팔로우 오사카·교토·고베·나라 - 2026년 최신판, 완벽 분권 ㅣ follow 팔로우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제이민 지음 / 트래블라이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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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번거롭고 동시에 가장 흥미로운 준비 과정이 있다면 바로 여행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왕 떠나는 여행, 후회 없이 다녀오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새벽까지 블로그를 헤매고 인스타그램을 뒤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수고를 단번에 덜어주는 책이 있다. 트레블라이크에서 출간한 제이민 작가의 『팔로우 오사카 교토』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책은 단순한 여행 정보가 아니라, 정말 여행자를 ‘팔로우’하듯 붙어서 동행해주는 느낌의 책이다. 



처음엔 ‘여행 가이드북이 다 그렇지 뭐’ 하고 별 기대 없이 펼쳤다가, 정작 책장을 덮고 나니, 내가 했던 질문들은 어디로 갔나 싶었다. 무언가를 읽고 나서 궁금한 게 하나도 남지 않는 기분. 이보다 더 촘촘한 정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안내된 구성이 인상적이다. 여행 일정은 물론이고, 교통편과 철도패스 사용법, 여행지의 계절별 매력 포인트까지. 단순히 정보를 주는 걸 넘어, 여행자의 성향까지 배려하며 안내해준다.


책은 한 권처럼 보이지만 실은 세 권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것도 억지로 찢은 듯한 형태가 아니라 굉장히 깔끔하게 분권되어 있다. 손에 들기 부담 없는 두께, 원하는 지역만 골라 들고 다닐 수 있는 실용성까지. 여행지에서 실제로 이 책을 꺼내 들었을 때의 편리함이 확실하게 계산된 구성이다.



첫 번째 권은 ‘오사카 교토 버킷리스트 앤드 플랜북’. 이 책을 읽다 보면 여행지를 고를 때 흔히 드는 질문들—벚꽃이냐 단풍이냐, 전망대냐 테마파크냐 같은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그저 훑어보기만 해도 어느 계절, 어떤 장소가 나에게 맞을지 감이 온다. 시간, 요금, 장소, 준비물, 옷차림, 쇼핑 포인트까지 다 나와 있어서, 다른 매체에서 정보를 뒤질 필요가 없다. 책 한 권 들고 있으면 끝이다. 교통편과 철도패스 사용 정보는 물론이고, 패스를 어느 상황에 쓰는 게 이득인지, 혼합할 수 있는지까지 알려준다. 정보량이 많으면서도 가독성이 좋고, 각 섹션별로 정리도 잘 되어 있어 어디를 펼치든 헤매지 않는다.




두 번째 권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지역들—오사카 난바, 도톤보리, 고베, 아리마온센 등이 등장한다. 도톤보리 맛집 리스트는 솔직히 ‘이 정도면 나 대신 밥 먹고 와준 거 아냐?’ 싶을 만큼 세세하다. 어디서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허비할 시간을 줄여주는 고마운 안내다. 고베의 경우, 유명한 베이커리나 스테이크집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첩첩 산중에 있는 아리마온센까지 자세히 소개한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구성이 돋보인다. 


세 번째 권은 내가 가장 정이 가는 파트. 교토, 우지, 나라, 오하라. 교토의 단아한 매력은 여행자마다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이 책은 교토의 여러 결을 담아낸다. 쇼핑 포인트와 숙소 정보는 물론, 시기별로 추천하는 루트도 있어,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아도 알차게 다녀올 수 있도록 짜여 있다. 나라 사슴공원, 우지 녹차까지 동선과 지역 특유의 분위기까지 잘 살려 놓았다. 오하라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치 이미 몇 번쯤 다녀온 듯한 친근함이 생겼다. 다음 여행지로 바로 찜.



나는 더운 날씨에 여행 다니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다. 뜨거운 햇빛 아래 돌아다니는 것보다, 선선한 바람 불어오는 계절에 천천히 걷고 사진 찍는 쪽이 좋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더운 한여름이지만 내 마음은 벌써 가을의 교토에 가 있다. 세 번째 권만 들고 슬쩍 떠나고 싶어진다. 교토 골목골목을 걷다 마주치는 감나무 아래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이 책의 몇몇 문장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팔로우 오사카 교토"는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경험에서 우러난 안목과 여행자에 대한 진심어린 배려가 느껴지는 책이다. 무엇보다 믿음직한 점은, ‘이 정도면 됐겠지’ 하고 던져 놓은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끝까지 책임지는 가이드북. 내 손에 책이 들려 있는 한, 여행은 이미 반쯤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남은 건 책장을 덮고 비행기를 타는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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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개선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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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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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가 교토에 살고 있다.

그것도 빅토리아 시대의 교토, 데라마치 거리 221B번지.

하지만 놀라운 건 주소가 아니다.

이 홈스는 사건을 풀지 않는다.

의뢰도 받지 않고 하숙집에 틀어박혀 슬럼프에 빠져 있다.

이 세계에서 명탐정은 더 이상 명탐정이 아니다.

"이상한데. 하늘에서 내린 재능은 어디로 갔지?"

모리미 도미히코의 『셜록 홈스의 개선』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셜록 홈스를 낯설게 만든다. 왓슨은 시모가모에 진료소를 차려 매일 하숙집을 오가며 홈스를 걱정하고, 윗집에는 모리어티 교수가, 맞은편에는 아이린 애들러가 탐정 사무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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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었던 모리어티는 슬럼프라는 공통의 문제를 가진 동지로 등장하고,

아이린 애들러는 홈스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홈스의 부재’를 감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계가 어디서부터 틀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이야기 속 왓슨은 단순히 친구를 걱정하는 동료가 아니라,

그동안 홈스의 활약을 글로 기록해왔던 창작자에 가깝다.

그리고 더는 홈스가 움직이지 않자, 왓슨은 ‘런던에 사는 또 다른 홈스’를 상상해낸다.

자신이 잃어버린 이야기를 되찾기 위해 만들어낸, 또 다른 이야기 속 이야기.

이중 구조의 메타 서사는 이 작품을 단순한 패러디나 오마주로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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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개선"은 탐정소설의 틀을 빌렸지만,

실제로 다루는 건 이세계를 이용한 창작과 정체성, 상실과 회복에 관한 문제다.

홈스는 슬럼프에 빠졌고, 왓슨은 그로 인해 글을 쓸 수 없다.

홈스를 일으켜 세우려는 왓슨의 집착은 결국 자신이 그간 얼마나 홈스에게 의존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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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는 그런 책임을 혼자서 도맡아야 하는 상황에 넌더리가 난 겁니다.”

홈스는 언제나 정답을 알아야 했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했으며, 세계의 질서를 회복하는 역할을 맡아야 했다.

그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해결 장치’였고, 그 무게에 지쳐 결국 멈춰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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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제47회 일본 셜록 홈즈 대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를 단지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세계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문학적으로 확장한 작품에게만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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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개선』은 이 상의 정체성과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독자로서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사건 해결의 짜릿함보다도 묘한 뭉클함이 남는다.

이야기는 결국 돌아온다.

창작자든 탐정이든, 멈췄던 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그리고 그때, 우리는 알게 된다.

“왓슨이 있기에 홈스가 있다”는 이 말이 단순한 우정의 표현이 아니라,

이야기를 되살리는 존재에 대한 헌사라는 것을.

읽는 나 역시 왓슨이며,

이 세계를 함께 유지해온 증인이다.

그렇기에 『셜록 홈스의 개선』은

단지 셜록 홈스의 귀환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의 귀환을 선언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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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보다 시코쿠
김환.김자람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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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작가는 연애를 시작한 지 11년째, 연애를 업으로 삼았다고 할 만큼 서로에게 충실하고, 결혼이라는 제도에 그다지 마음을 빼앗기지 않은 사람들. 사람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함께 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이 커플은 “꼭 그래야만 해?” 하고, 조용히 반문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관계는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으로 채워진 것이 아니다. 다만 오랜 시간, 한결같이 서로를 바라보고, 생활을 공유하며, 때론 침묵으로, 때론 농담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이들이다.

그렇다고 거창한 대안을 들이대진 않는다. 다만 삶을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 결혼하기 보다는 시코쿠에 가서 2주를 지낸다. 일본 4국 중 가장 작은 섬인 시코쿠의 몇몇 도시들을 여행한다. 하지만 여행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은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두 사람이 번갈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다.


이 책에는 관광지 사진이나 관광 정보가 담겨있는 책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스며드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한 커플의 비망록이다. 숙소 소개를 하기보다는 숙소에서 남편이 자전거를 배운 이야기, 여행 일정에 대해 이런저런 조잡한 일정들을 늘어놓는 대신 두 사람의 여행 루틴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커플은 늘 ‘우리답게’ 살아간다. 그리고 그 ‘우리’라는 작은 우주 안에서 여행은 아주 중요한 리듬이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서로의 온도를 확인하는 시간, 어떤 새로운 것을 함께 마주보고 반응하는 여유. 그런 시간 속에서 둘은 다시 스며들고, 새로워진다.


읽고 나면 마음이 이상하게도 정지 버튼을 누른 듯 멈춰 있다. 어디가 좋았는지, 뭘 먹었는지 같은 건 기억에 남지 않지만, 왠지 그 둘의 ‘느리게 걷는 삶’이 오래 남는다. 나도 내 삶의 속도를 한 번쯤 천천히 눌러보고 싶게 만든다. 책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과 나의 오늘이 교차된 흔적만이 남는다.

우리부부는 여행을 사진첩으로 기록한다. 사진찍는 역할을 맡은 남편이 훨씬 부지런하기 때문이다. 다음 여행때는 여행기록 기록을 담당하는 나도 좀 부지런을 떨어서 작은 책을 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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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언어들 - 세포에서 우주까지, 안주현의 생명과학 이야기
안주현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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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생각을 정리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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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배경이 아닌 주인공으로 바라보는 눈, 그게 바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작가 안주현은 바람에 나부끼는 잎사귀, 바다에서 무리지어 움직이는 물고기 떼, 밤을 깨우는 모기의 날갯짓까지도 그저 풍경의 일부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것을 "생명의 언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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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모든 존재가 말하고 있고, 우리는 그 말을 해석할 줄만 안다면 세상은 훨씬 더 흥미롭고 생생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믿음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바로 『생명의 언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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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부 생명과 과학의 대화, 2부 인체와 의학, 3부 생명의 다양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만 보면 다소 무겁고 학술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각 장에는 우리가 한 번쯤은 궁금해했거나, 아예 생각도 못 해본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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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물고기는 왜 무리지어 헤엄칠까? 그것은 단지 습성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의 문제다. 함께 움직이면 덜 지친다. 인간의 사회성에도 적용할 수 있는 교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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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흥미로운 이야기는 주사기의 등장이다. 우리는 그 얇은 바늘 하나 앞에서 잔뜩 긴장하지만, 주사기가 없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이 훨씬 낫다. 옛날에는 피부를 절개하고 약물을 넣어야 했다니, 주사기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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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특히 재미있는 이유는, 과학적인 정보를 마치 일상의 수다처럼 들려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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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독특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왜 그 땅엔 이상하고 독특한 생물들이 그토록 많은 걸까? 그 이유는 ‘대륙의 격리’에 있었다. 오랜 시간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로 진화한 생명체들은 호주라는 고유한 생태계 안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적응했고, 그 결과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생명 다양성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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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언어들』은 해양생물에서부터 의학의 역사, 인체에 관한 과학, 그리고 지리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넘나든다. 그러나 주제는 일관되다. "생명"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본다. 그 시선이 놀랍도록 따뜻하고 유쾌하다. 분명 과학 책인데,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오히려 "어, 이거 내가 몰랐던 사실인데?"라는 깨달음이 이어지는,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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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자연과학 상식서’로 분류할 수는 있겠지만, 딱히 그 틀에 가둘 필요도 없다. 짧고 간결한 글들 속에 배움의 기쁨과 사유의 여백이 있다. 어른들이 읽어도 좋지만, 특히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과학을 그저 시험과목이 아닌, 살아있는 언어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그래서 이 책은 교과서에 실린 지식보다 더 생생하고, 유튜브 속 짧은 영상보다 더 깊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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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유쾌하지만, 진지하다. 『생명의 언어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연을, 생명을, 과학을 조금 더 사랑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 번쯤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묻게 만든다. 

"나는 이 생명의 언어를 얼마나 잘 듣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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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해부학 수업 - 머리털부터 발가락뼈까지 남김없이 정리하는 인체의 모든 것 ㅣ 드디어 시리즈 7
케빈 랭포드 지음, 안은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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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생각을 정리한 서평입니다.>


출판사 현대지성에는 ‘드디어 만나는' 시리즈가 있다.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도 있고, '드디어 만나는 심리학'도 있다. 그리고 어느새 7번째 시리즈로 "드디어 만나는 해부학 수업"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해부학이나 의학용어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이 책을 펼치기 전엔 ‘내가 과연 이걸 읽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도 왠지 책장을 넘기게 되었고, 생각보다 훨씬 편안하고 친절한 설명에 조금씩 마음을 놓았다.




이 책은 생물학 교수이자 해부학 교육 전문가인 케빈 랭포드(Kevin Langford)가 썼다. 전문가이면서 가르치는 사람이어서일까, 의학 지식이 1도 없는 나 같은 일반인도 당황하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준다. ‘해부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근육이나 장기의 이름을 외우게 하려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왜 이럴까?’ 하고 궁금했던 몸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가령 아토피에 관심이 있다면, ‘피부’ 챕터를 펴서 보면 된다. 피부의 구조, 기능, 알레르기 반응까지 컬러 삽화와 함께 담겨 있어서 눈으로 보고 바로 이해가 간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앞에서부터 끝까지 완독’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책장에 두고, 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 때, 아니면 갑자기 궁금해진 인체의 어느 한 부분이 생겼을 때 꺼내 보는 ‘인체 사전’ 같은 책이다.


책은 세포와 조직부터 시작해서, 뼈, 근육, 소화, 생식, 면역, 신경계, 감각기관 등 사람 몸 구석구석을 다룬다. 설명은 친절하고 간결하며, 그림이 많아서 글만 있을 때보다 훨씬 이해가 쉽다. 무작정 정보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래서 우리 몸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하나하나 연결해 설명해준다. 덕분에 예전엔 그냥 ‘복잡해 보이는 그림’으로만 느껴졌던 인체 그림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장점은, 해부학을 ‘배우기 위한 책’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처럼 암기할 필요도 없고,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니까, 마음 편하게 ‘아~ 이런 거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예전엔 나도 인체라고 하면 예쁜 근육, 좋은 자세, 피로회복 같은 실용적인 정보들이나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몸의 여기저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하고, 그럴 때마다 ‘내 몸을 내가 너무 모르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 이 책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병원 가기 전, 혹은 병원에서 돌아온 뒤, 내 몸에 대해 스스로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을 때 꺼내보면, 복잡한 의학용어보단 ‘내가 궁금한 것’ 중심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훨씬 부담이 덜하다.


읽는 내내 “아하~” 하는 소리가 절로 났다. ‘그래서 그랬구나’, ‘그게 이런 원리였구나’ 싶어서, 뭔가 오래된 궁금증이 하나씩 풀리는 기분. 머릿속에 쌓여 있던 모래성 같은 몸에 대한 오해들이 하나둘 정리되는 느낌이다.




*"*드디어 만나는 해부학 수업"은 해부학이라는 단어에 주눅 들었던 나에게 아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내가 의사가 되진 않을 거지만, 나라는 사람의 몸을 내가 조금은 더 알고 이해하고 싶다면, 이런 책 하나쯤은 꼭 옆에 두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 무심했던 내 몸 구석구석에 대해 따뜻한 관심을 갖게 만들어준 책. 정말 ‘드디어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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