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남자 배우 루퍼스 스웰의 주연작 :베로니카-사랑의 전설 이 배송되었다.
디비디를 구입을 잘 안 하는 이유는 받으면 별 감동이 없다는데 있다.
책은 막 받은 순간 따끈한 그 표지를 부비는 강렬한 감동이 있는데 이건 뭐 플라스틱 덩어리니까.
재생을 해보니 잘되는 군...내가 얼굴을 잘 아는 배우들도 있고- 여러작품에 출연들을 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준주역 조역들이니까...루퍼스 스웰도 지금은 조역급이지만...워낙 터프한 귀공자였던 얼굴이 상한 티가 난 터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아니면 얼굴이 유행이 끝난 거던가...(아, 슬프다.)

2.

디비디가 감동이 없는 이유는 재생할 때까지는 안이 멀쩡한지 모르는 것도 원인이다.
그 좋은 예가 최근에 거금을 주고 구입한 미시마...되시겠다.
1번 코드인지 모르고 구입했다가 디비디 플레이어가 엉망이 되었다...;;;;;;;;;
1번 코드 푸는 법 알아내서 다시 봐야지...
예전부터 85년도작 미시마는 내가 구입하고픈 1순위 작이었다. 이 작품을 소개한 것이 하필이면 전여옥 여사라는 게 좀 그렇지만...전여사가 아니면 내가 언제 이걸 구입했겠어...

3. 센다 다쿠야의 책을 읽었다. 이 사람 책은 좋아하긴 하지만 양산형이라 그다지 신뢰는 안 한다.
     혼자 있는 게 강하다! 는 주장에는 별로 동의 못하겠다. 사람이란 혼자 있는 것이 강하게 되는 비법이라면 이 나라에는 그런 사람이 정말 많게? 그게 아니라 강한 사람이 혼자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다.
약한 사람은 주변에 사람들과 교류를 해서 살아남는 법이고...
내가 보기에는 센다씨는 거꾸로 논리를 사용한 것 같다.
뭐, 사람들이야 다들 다르게 사는 법이니 할 말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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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대형 마트에 가서 사무실 신발을 샀다. 여름이라서 일찍 구매했던 실내용 신발은 내 활발하다 못해서 지독한 뜀뛰기에 밀려 사망...그동안 사무실 여직원들 발을 유심하게 쳐다보다가 다들 스니커즈를 신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봤더니 슬립온이라는 종류라고 함. 혹시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운동화네...;;;;;;;
하여간 나도 슬립온 장만. 그 외에 편하게 신는 것도 하나 사고(슬링백이라고 하던가...)
그나마 인터넷에 올라오는 패션지 기사를 봐서 그런가(무료라는 것이 맘에 듬. 어차피 화보는 보지도 않으니까 패션지가 필요치 않음.)많이 센스가 좋아진 것 같다.
알라딘에서 야무님 블로그가 눈에 띈 것도 그 데일리 룩 덕분이다.


2.

그동안 모으기만 하고 읽어보지 않던 자료집을 읽었다. 자료집 만들기는 20년전부터 하던건데....;;;;;;
만들어놨던 거 이사가면서 잃어버리고, 치우고 하는 바람에 남은거라곤 400페이지 노트 하나 달랑...
읽어보니 참 별거별거 다 적어놨네...;;;;;;;


3,
오늘은 핑크의 전곡과 물랑 루즈가 함께 했다. 물랑 루즈 최근 것은 관련없는 것도 들어있어서 그다지...
핑크는 언제 들어도 참 이 언니 멋지다는 생각이...

4. 고독의 매뉴얼이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만에 다 읽음. 난 한때 철학은 돈 못 버는 학문에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음.
그런데 알고 봤더니 철학은 어디에나 있었다. 덕분에 철학의 철자도 모르는 나는 정말 말귀 알아듣기가 힘들다.
특히 라캉, 데리다! 못 알아들으니 대화가 안되니...
 그래서 작년부터 라캉 책은 하나 하나 모으기 시작.
한권으로 읽는 라캉은 지젝 설명으로 다 읽었고-아직 진행중인가? 한번 읽고는 안 봐서. 재미있었지만.
라캉은 확실히 너무 잘 알려져서 그런가, 고독의 매뉴얼은 재미있고 쉽게 느껴졌다.
철학책을 가끔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시적인 것 같다.
고독의 매뉴얼도 문장이 시적이라서 열심히 필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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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디어 난제인 어둠의 대륙횡단열차 고해(5,6)을 넘겼다...으어...작가로서 연재도 아니고, 그냥 생각날 때마다 올리는 건데도 진땀이 나는 구나.(2번을 고쳐썼으니..)옛날의 톱작가들이 연재를 했을 때는 얼마나 강심장들이었을까..

2.

명작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있다. 사실 어릴 때 안 읽은 게 많아서...
얼핏 보면 글에 파묻혀 살 것 같은 나지만 의외로 논픽션외에는 잘 안 읽으니...
그래서 아직도 데뷔를 못 하는 걸 수도 있고...
오늘 미장원에서 '테스'를 다시 읽었다. 정확히는 읽고 있다고 해야겠지만...
끝장면은 이제 2번째 보는데도 처음보는 느낌.
왜냐하면 중학교때 '죄와 벌'을 읽고,'테스'를 읽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죄와 벌'쪽이 나는 더 재미가 있었다.
'테스'는 나는 아직 모르는 저 편의 세계였고-애정관계에는 무지했다. 지금이야 치정소설에 가까운 걸 쓰지만.-관심도 없었던터라. 더더군다나 중2병이라지 않나...그 나이인데...
그러고보니 한 14년 전에는 문예영화를 참 많이 틀어줬었지...아, 좋은 시절이었어. 양질의 문화...;;;;;;
요즘은 좀 인기 있으면 아이언맨(싫어하진 않지만.), 시빌워, 엑스맨...틀어주는 통에 머리가 혼란스럽다.


3.

막상 톨스토이나 플로베르는 지금에야 읽고 있는 편이다. 부활은 읽었지만 전쟁과 평화는 지루지루해서 적당히 넘기고 있는 중인지라...그러고보니 네이버 드라마부분에서 방영하는 '전쟁과 평화'는 겉껍데기만 흉내낸 가짜같다.
피에르가 나폴레옹 주둔군이 물러가자 자기 집에서 식사를 다시 하는 장면이 있는데 하인이 너무 냉랭하고 딱딱하게 대꾸하는 게 영...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나 하인들이 붙임성있게 말을 걸고 수다떠는 장면이 많은데...
여기서는 그런 게 하나도 없으니...전형적인 영국식 하인이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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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주욱 비슷한 여인들의 이름이 나열되었다. 하지만. 그 여인들과 어떤 편지를 나누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들의 누드. 사진이 마치 예술품들을 진열하듯이 주욱 늘어서 있었을 뿐이었다.
설은 천천히 넘겼다. 조금 더 발전하면 그녀들의 몸을 결박하는 사진도 있었고, 꽁꽁 묶인 채로 채찍에 맞는 장면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마치 석고에서 태어난 것처럼 하얀 몸을 사진에 맡기는 것이었다.

걔중에는 그녀가 아는 인물들도 있었고(워낙 유명한 사람도 있었고)그녀가 모르는 유명인사들도 있었다.
수상쩍은 자살시도자도 있었으며, 끔찍하게 살해되어 발견된 사람도 있었다.
어떤 유부녀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하다가 유곽에서 거의 시체가 되다시피 해서 발견되기도 했다.
바로 그런 그녀의 사진도 있었다. 적어도 그 사진에 찍힌 순간만큼은 행복해보였다.
그 순간, 그녀는 진실한 생을 살았으리라. 모자란 것을 채운 그 순간.
단지 하선생이라는 모르핀만 없었다면 결핍의 아픔은 모르고 살았을 터였다.

죽은 여인들은 마치 석고를 뜨듯이 하얀 물에 몸을 담근 채로 사진에 찍혔다.
하선생이 찍은 사진속에 그녀들은 일본 전통 가부키의 여인들이었다. 실제로 하선생이 그런 옷을 입혀서 찍은 것도 몇점이나 있었다. 그의 사진속에서 그녀들의 죽음은, 어둠이 아니라 성상화를 연상케했다.

그녀는 천천히 그 사진들을 응시했다. 그 남자가 다른 여자들처럼 자신을 이렇게 만들고 싶어한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아니 어째서 이 남자는 여자들을 이렇게 학대하지 않으면 안되었던걸까...
마지막 장에서 그녀는 움찔했다. 마지막 여자는...
그리고 휙 하고 옆좌석을 돌아보았다. 한두는 달걀을 먹고 있었고, 하선생은 그녀가 그제서야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하고 안심했다.

"홍..."

그가 부르기도 전에 그녀가 그의 얼굴에 그 책을 집어던졌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당신에겐 좋은 일 아닙니까?"

그녀는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욕지기를 억지로 참았다.

"당신이 쓰레기라는 건 알았지만 설마하니 이런 짓까지 하는 사람인줄은 몰랐어요."

"뭘 그러는 겁니까. 내 요구에 응할 정도의 여인이라면 비슷한 사람이죠."

"그래서 당신은 그 비슷한 여자로 만드려고 내게 이 책을 보여줬나요?"

두 사람은 반도어로 마치 뺨을 서로 후려갈기듯이 대화했다. 반도어에는 조금 서투른 한두는 몇마디 정도 주워듣기는 했지만 별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톨스토이 성공했군~ 이 정도의 감흥 밖에는 없었다. 한두는 그녀가 그렇게 화를 낼 정도로 감정이 분명한 아가씨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당신때문에 우리 아버지가!"

"아아, 기누코 말씀이군요."

그는 천천히 수염이 있었다면 쓰다듬었을 턱 부분을 매만졌다. 그 자세는 굉장히 거만해 보였다.

"원하는대로 해줬을 뿐입니다. 영감님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불쌍해서 남겨두긴 했습니다."

"새어머니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에요!"

그녀의 외침에 그는 조용히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내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편지를 당신에게 넘겼습니다..그 이후는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심입니다..."

단지 당신을 마사코의 그림자로 볼 뿐이지만...

하선생은 책을 곱게 접어 가방에 고이 넣었다.

"기누코를 피해서 대륙행을 결정하는 건 위험합니다. 다행히 기누코는 비소중독이니,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비소중독이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한두와 설의 눈썹이 한번에 치켜올라갔다.

"무슨 말이에요!"

"백작이 죽은 것도 사실은 비소중독이죠...기누코는 좀 까만 편이라서 화장을 진하게 했었고, 나랑 만날 때도 진주분을 바르고 나올 정도였으니까요...나는 좀 더 하얗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고 비소량이 높은 화장품을 선물로 줬을 뿐입니다. 기누코 옆에 있는 늙은 백작이니 효과는 더 강했겠죠."

법적으로 살인범으로 몰아넣기에는 증거가 약했다. 더더군다나 그는 대륙과 제국에서 유력한 글쟁이다.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어떻습니까?"

하선생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거의 쪼그리다시피. 하면서  한두가 여유를 만들어주었다.

"나와 결혼할 생각은 없습니까?"

"내가 당신과 무엇때문에..."

"당신은 복수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고, 나는 ...당신에게 죽는다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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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연 책표지에는 분홍빛이 채 가시지 않은 벚꽃잎이 붙어 있었다. 홍설은 자신도 모르게 표지의 꽃잎을 연분홍 손가락으로 스르르 스쳤다.
책장을 넘기자 아름다운 필체로 적힌 제국어 시와 반도의 시가 여기저기 필사되어 있었다.
노천명의 시도 있었고, 그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이육사의 시도 있었다.
그가 그토록 호언장담하는 그의 인생이 이 시들이었단 말인가...? 잠시 그녀는 의심했다.

하지만 첫표지의 벚꽃이 계속 생각나는 것이었다. 이 시들이 벚꽃이라고?
글자체도 우아하다기보다는 끝물이 다 되어가는 노숙한 꽃잎 같았다. 떨어질 때를 알았던 꽃잎들.
잠시 넘기면서 하선생이 있는 쪽을 살짝 넘겨다보았지만 하선생은 한두와 대화 중인지 심각한 얼굴로 둘이서 뭔가를 종이에 적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페이지를 넘겼다. 매끄러운 가죽 장정에 잉크가 뚜렷하게 선을 그은 종이.
만약 자신이 무사히 결혼을 하고 나중에 정착하게 된다면 이런 종이를 쓴 가계부를 쓰고 싶었다.
그녀가 그렇게 안도하면서 시가 적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마지막 페이지에는 몸의 왼쪽에는 한복을 걸치고 다른 반쪽에는 기모노를 입은 여인의 초상화가 나왔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게...김소월의 '초혼'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 꼼꼼한 사내는 그녀가 실재했던 인물임을 보여주려고 했던 듯. 기모노 천 조금과 한복 천 조금을 붙여놓았다.

'누구일까?'

그리고 마치 미친듯한 사랑의 고백인 듯, 그 그림밑에 날려쓴 글씨가 있었다.
어느 쯔음엔가 그녀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으로 광포해진 듯, 사내의 손톱자국이 그 종이에 깊게 남아 있었다.
막 찢어내려고 한 순간에 억제했던 것일까...

이와시게 바카야로! 바카야로! 바카야로!!

일어로 미친 듯이 적힌 그 밑에 마치 커피를 엎지른 것 같은 자국이 있고...
그 밑에 미친듯했던 그 문장보다 침착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와시게 타츠히로(몰)
드디어 누이의 뒤를 따르다.
나는 그가 부럽다.

초혼을 할 수 있다면...
아니, 나도 저승으로 갈 수 있다면!
내가 그렇게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건만! 바카야로 타츠히로!
내 손에 피를 묻히게 하다니...

그리고 그 뒷장을 넘기는 순간, 그녀는 알았다. 이것이 그의 진짜 고백이란 것을. 첫페이지부터 읽지 않았다면 별 거 아닌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그의 책과 편지를 받고 읽었을 때 그 진면모를 알 수 있을까? 아마도 모를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모르는 것이 나았으리라.

그녀는 두번째 장에 붙여져 있는 하선생의 사진을 보았다.
좀 더 젊었을 때의 사진으로, 지나치게 핸섬한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으나 절반쯤은 슈트의 힘이었다.
그는 지금은 좀 더 몸이 붙어 인상이 좋아졌지만 그 사진에는 턱이 지나치게 각이 져 있었던 것이다.
흑백이라 그 단점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마치 명화의 한 장면을 흉내 내듯, 그는 후지산 위 구름 자욱한 가운데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당시 그의 연인인 듯한 게이샤 하나가 우산을 받쳐 들고 서 있었다.
그녀는 그림의 연인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와 주고받은 엽서를 노트에 붙여놓았다.

미츠코라는 그 게이샤는 미모에 비해 속이 허한 사람이었는지 그저 짤막짤막한 날씨 이야기나 해놓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의 애정을 다소 부담스럽게 생각한 듯, 단나가 되는 것은 포기해달라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하선생은 거의 전재산을 털다시피 하며 미츠코의 단나가 되었다.

미츠코의 마지막 편지에는 그를 원망하는 어조로 날 도망치게 만든 것은 당신이니, 날 원망하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그녀의 편지는 없었다. 
그리고 붙어 있는 대륙일보의 사진에는 애인과 동반자살한 미츠코의 최후가 찍혀 있었을 뿐이었다.
하선생은 매우 냉소적으로 그녀의 사진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난 도망가는 미츠코를 죽이고 싶었다. 그래서 죽였다. 이와시게 마사코에는 미치지도 못한 열화판이었으니...
증거가 없으니 아무도 모를 것이다. 더더군다나 함께 죽은 사람이 자신의 애인으로 알려져 있는 바에야.
완전범죄다." 

그리고 밑에는 그녀를 죽게 한 약물의 이름이 죽 나열되어 있었다. 그는 확신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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