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황제의 연인이 자살하는 대목까지 읽었다.

근데 애초에 후루룩 넘겼을 때와 느낌이 다른데?

내 속독으로는 애정이 식었다.->황제에게 다른 연인을 소개받기로 한다는 뜻?->총애를 잃었으니 인생의 의미를 잃고 자살한다.->황제 아직 사랑이 남아 있어 슬퍼함.

 

근데 본문을 제대로 읽으면

불행한 일이 닥칠거라고 여마술사가 경고->황제의 단명을 막기 위해 황제의 가축을 죽여서 그만큼의 수명을 덧붙여주려고 함.->매가 죽었으나 매 정도로는 황제의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없다고 생각함.->황제의 연인이 수영을 아주 잘 함에도 불구하고, 그 수명을 덧붙여주기 위해서 물에 빠져 죽어버림.->황제 격하게 슬퍼함...

 

...이게 어디 같은 책이냐...어설픈 눈을 가진 인간같으니...T.T

 

하여간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도 잔잔히 웃음도 주고 슬픔도 주는 책이다...

잔잔해서 내 취향이 아닌게 애석하지만, 기왕 이렇게 읽는 거 항상 미시마 유키오같이 사람 마음에 돌던지기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러고보니 미시마 유키오는 골수 우익이었지.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기도 하다...

금각사만 다 읽으면, 미시마 유키오를 몰아낼 수 있으려나...몰아낼려면 취향부터 바꿔야겠지만...

돌던지기 잘하는 작가 또 어디 없나요? 우익 아닌 인간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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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손목 및 손가락이 여전히 낫지 않고 있음...

그래도 이틀은 쉬었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쓰지 않으면 안되는 내 휘발성 두뇌때문에

한시간 정도 달개비꽃 접시를 두드리지만 않았으면 상황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왜 나는 마음 먹으면 그 자리에서 쓰지 않으면 안된단 말인가...T.T

 

2.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권 완독.

내가 평전류 소설은 안 좋아한다는 걸 깜빡 했다. 무슨 배짱으로 이 두꺼운 책들을 샀을까...(1권은 얇지만.)2권은 샀을 때 그 자리에서 대충 훑어서 1권보다는 조금 진도가 더 잘 나가겠지만...

2권부터 황제의 연인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자살할 때까지 분량을 제법 채울 듯.

평전류는 아직 한 개 더 남아있다. 괴테와의 대화...T.T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다 읽으면 그거 읽어야 되고...

그 다음에는 프로이트의 시리즈들을 다 읽어야 된다.(그것도 도대체 뭔 배짱으로 8권을...)

 

3.

 

 

온에어에 올라간 나는 30초가 다르다...는 책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앞으로도 그 앞에 책의 숲. 이라고 적혀서 올라가는 건 전부 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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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개비꽃 접시에 나오는 플로라 다니카는 조선일보에 나온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플로라 다니카는 덴마크 식물도감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로열 코펜하겐에서 막대한 기술력을 들여서 만드는 접시라고 하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플로라 다니카의 무늬 중 보라색이나 분홍색의 꽃그림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특히 뿌리가 있는 걸 선호한다고 하네요.
달개비가 뿌리째로 나오는 건 플로라 다니카 기사를 참고로 했습니다.
뿌리째 나오는 식물 이야기는 채운국에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채운국 작가의 이야기도 제 뇌속에서  섞여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2. 물론 저 노인 커플의 경우는 하이든의 일화도 섞여 있습니다.
하이든의 경우 악처와 결혼했다가, 부인이 죽을 때까지 기다린 후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었다는데 그게 너무 늦었다는군요...

3. 치킨 난방즈케는 참고로...일본 요리입니다. 맛있어요...(그래도 룸서비스로 난방즈케를 줄 것 같진 않지만, 제 달콤한 기억 중의 하나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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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눈을 뜨자마자 싸웠다. 이건 틀림없는 부부싸움이다. 결혼한지 이제 겨우 3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이게 다 그 신혼여행때문이다. 틀림없다.
아내의 분홍빛 귓불, 복숭아같은 빛깔의 살결...
나는 그녀의 모습을 사랑하고, 살결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울 마음씨도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 다는 아니지 않은가.
여자로서의 몸단장을 중시하는 것도, 남들앞에서 소박하게 웃는 모습도 좋아하지만, 여행지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웃음을 나누는 것이 결코 좋게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여행용이라고 일부러 좋은 옷을 구해서 입고 간 것도 낭비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아니, 왜. 그 옷을 입고 남자들과 시시덕거리는지...


하여간 그 신혼여행 이후부터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나마 갈라진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서 한적한 도시의 호텔 룸에 숙박해서 저녁은 룸에서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같이 있는 그 시간인들 서로 마음이 편할리가...
그래서 룸 서비스를 시켜놓고도 아내와 나는 시간대를 달리 해서 식사를 하고, 저녁 산책이나 쇼핑을 하거나 하면서 되도록 떨어져 있다.
지금은...그냥 신관으로 가는 길목의 정원을 거닐고 있다. 그때 도란거리는 다정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오, 이건 멋진 도자기인데...
남편인듯한 사람의 목소리와, 부드럽게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덴마크에선 로열 코펜하겐이 유명하더라구요...그 중에서 다니카...당신 생각이 나서 골라봤어요. 어때요. 마음에 드세요?"

"보라색이구려. 아주 아름다운 색이야. 뿌리까지 달렸군."

"당신도 뿌리달린 모양새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죠?"

"음...생물이 눈앞에 있으면 좀 안스럽겠지만 말이지..."

 그들은 정원을 천천히 거닐고 있었다. 보기 드물게 한복차림으로 고무신까지 갖춰신은 모양새가 고풍스러워보였다.
그래, 돈을 쓰면 저런데 써야지...시시덕거리는데 쓰지 말고...라고 생각했다가 내가 그 여행동안 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났다. 먹으러 다녔었지...먹으러...
술을 진탕 퍼마시고, 맛집을 돌아다니는 바람에 호텔에는 아내가 혼자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그 두사람의 산책은 천천히 하지만 길게 가고 있었다. 얼핏 대화를 들어보니 남편인 것같은 남자는 도예에 취미를 둔 은퇴 공무원이었고, 아내되는 사람은 해외를 자주 돌아다니면서 미술일을 하는 사람 같았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두 사람은 완벽한 한쌍같았다. 외모나 직업을 떠나서 그 두 사람의 은발은 깔끔하게 손질되어 있었고, 묘할 정도로 어조와 느낀 바를 이야기하는 것이 한사람을 보는 듯 했다.



"그래서 이번엔 덴마크를 갔다왔구려. 다음에 언제 출장 예정이오?"

"...음, 다음 출장은..."

"설마하니 또 그 대답인가? 못 돌아온다는?"

그 순간 나는 좀 뜨악했다. 저 부부는 원래 헤어져 살던 사람들이었단 말인가?

"어머나."

"20년전에 그런 대답이었으니 지금도 비슷할 수도 있겠군."

"이젠 저도 늙었어요.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죠."

"음..."

"출장은 덴마크로 끝이고, 그 이후에는 국내에 있을 예정이에요. 저도 곧 은퇴하게 되네요."

남자는 살짝 고개를 여자 편으로 숙였다.

"그럼 이제..."

"하지만..."

여자와 남자의 예상은 달랐던 모양이었다.

"이제 우린 이게 너무 익숙해지지 않았어요?"

여자의 말에 남자가 씁쓰레한 표정을 짓는 건 보지 않아도 뻔했다.

"그렇지...우린 그렇게 시간을 보냈지...당신 남편이 죽는 순간과 내 아내가 죽는 순간을 기다리면서 말이오. 하지만 그 기간동안 우리는 이 정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지. 그것만으로 충분했을 것을...내가 욕심이 과했던 모양이오."

"저도 이제사 꼽아보니 그게 욕심인걸 알게 되었어요."

"그럼 이게 마지막인거요?"

남자의 말에 그녀의 어조에 살짝 균열이 생겼다.

"아니오...앞으로도 한동안은..."

"......"

"그렇겠지.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게 될거요..."

단 한번이라도 그녀의 살갗을 가까이 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좀 더 젊은 시간에 그녀와 함께 면으로 된 티셔츠를 입은 채 일광욕을 할 수 있었더라면...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이거 받아요."

남자가 말했다.

"뿌리가 달린 달개비네요. 아주 예쁘군요."

" 내가 덴마크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직접 달개비 접시를 하나 만들거라오. 그걸 본따서 뿌리까지..."

"그 전에 저하고 할 일이 있었지요?"

나는 그들의 모습을 좀 더 뒤에서 관찰하고 싶었지만 그들보다 내 속도가 빨라 그들을 지나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뒤돌아보았을 때

"역시 여기에 잘 어울리는군,"

"그러게요."

두 사람은 호텔 산책로에서 살짝 떨어진 바위 틈에 달개비를 심고 있었다. 흔해서 볼 것도 없는 그 꽃이 어둠속에서 한들거리고 있었다.

"우리, 다음에도 여기서 다시 만나요...."

그들을 지나쳐 룸서비스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올때 난 좀 우울했던것 같다.
그런 우울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저렇게 완벽한 한쌍조차도 쉽게 하나가 되지 못했다는 건, 서로에게 다른 짝을 만나 일생을 불행하게 살았다는 건 우리 부부도 그럴지 모른다는 이야기 아닐까...
그렇게 문을 열었을때 침대에 엎어져 자고 있는 아내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좋아해서 시킨 치킨 난방즈케가 엉망진창으로 뜯긴 상태였다.
 나는 아내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보기 좋은 이마를 손으로 살짝 만졌다.
그녀가 좋은 꿈을 꾸는지 미소를 지었다.
치킨 난방즈케가 다 뜯겨져도 우리는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이다...
평생 이어질지, 아니면 뜯길 듯 뜯길 듯 하면서 이어질런지... 사람의 가족사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난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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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가 겨우 떨어졌다싶더니만, 이제는 손가락이...
오른손을 시작으로 왼손까지 아프기 시작해서...한동안 블로그는 무리인 듯...
빨리 나으면 1주일 안으로 돌아오겠지만...(,,,제발 그래라...)
아무래도 손상태가 안 좋아서...좀 오래 걸릴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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