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에서 돈이 떨어졌다. 1달러짜리 지폐가...

 

짝짝짝.

 

“여전히 멋진 놀이군. 젠틀맨 토마.”

 

예전같으면 잘 갖춰진 수트를 맵시있게 뽐내며 인사했겠지만 이제는 실크햇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오빠였다. 오빠는 그저 턱근육을 안으로 당기며 내키지 않는 인사를 했다.

 

“오래간만이군요. 닉 아저씨.”

 

“뭐, 그 정도면 차라리 업계로 다시 돌아오는게 낫지 않겠나? 자네의 가차없는 수놀음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겐 차라리 자네의 손장난이 나을지도 모르겠는데...”

 

“별로 재미없는 놀이죠. 요즘은 스마트폰이 더 낫답니다.”

 

오빠는 그렇게 대충 떼우고는 내 손을 붙잡고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나가서는 안 될 일이었다.

 

“잠깐. 토마."

 

"난 할 말 없는데요.“

 

“네가 할 말이 없다고 해서 변호사가 할 말이 없으리란 법은 잘 알겠지? 들어.”

 

“엘지.”

 

오빠가 황당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요? 엘지라면 몰라도 난 그 곡마단하곤 상관이 없는데.”

 

“자네가 모기지론으로 장난을 친 걸 알고 몇몇 사람들이 공공 변호사에게 부탁해서 민사법정에 널 세우겠다고 하더구나. 근데 서커스 곡마단이 유언장에 자네 것으로 되어 있었어.

그럼 그 사람들이 뭘 하겠니? 우선 그걸 차압을 하고...“

 

“차압하려면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요. 그래도 내 재산은 건드리지 못할테니까.”

 

토마 오빠는 그렇게 말한 후 내 손을 잡고 다시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블루 리본 서베이가 달아준 음식점으로 가서...”

 

“토..마. 끝까지 다 들어라.”

 

닉은 천천히 유언장을 들어올렸다.

 

“지분은 반이다. 반은 엘지의 것이야. 그리고 엘지는 네 친구들이 만들어놓은 모기지법 때문에 집을 잃었다. 지금은 집이 없지. 그래서 너한테 찾아온거고.”

 

깜짝 놀랐는지 토마는 갑자기 내 손을 놓았다.

 

“엘지. 톰은?”

 

“이혼했어.”

 

난 다른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말 만큼은 술술 나왔다. 애초에 톰은 토마에 대어놓으면 너무 억센 남자였다.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

 

토마는 그 말을 하다가 중간에 말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그때 띠링. 하고 토마의 블랙베리가 울렸다. 토마는 항상 성능이 뒤떨어지는 그 휴대폰을 예쁘게 만든 쓰레기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핸드폰은 언제나 핸섬하고 깔끔한 그를 생각나게 했다.

 

“요즘은 해고도 휴대폰으로 한다지.”

 

닉 아저씨는 힐끗 쳐다보고는 그 말을 했다.

 

“이런...”

 

토마는 통화가 끝나자 마자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니, 그거 진짜였나? 난 농담인 줄 알았는데...”

 

토마는 다시 우릴 쳐다봤다. 그리고 말했다.

 

“곡마단 재산가치가 얼마나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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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화랑 저 편에서 걸어온다. 그는 모를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아, 이 그림을 보고 있구나. 가만 있자. 작가가...”

 

“......”

 

“내가 사줄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니? 너희 집 작은 공주가 몇 살이더라...이제부터 미술에 대한 감각도 키워야 할 때지...오, 이런. 이건 모사품이군. 아깝군. 색채감각이라던가 굉장히 좋은데, 보나르 작품의 모사품이라니.”

 

“오빠.”

 

“응?”

 

번들거리는 대머리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그가 날 응시한다. 말은 상냥하게 하고 있지만 그의 머리는 항상 계산으로 가득 차 있다.

 

“또 무슨 일이 있었구나.”

 

“...정말 포기할 거에요?”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발등을 내려보았다. 뭔가 생각을 깊이 하면 벌어지는 일이다.

자연현상과 같아서, 그의 라이벌들은 항상 그의 행동을 주시하곤 했다.

 

“그 곡마단은 내 알바 아니야. 어차피 빚으로 처리될텐데. 너도 상속포기를...”

 

“토마 오빠!”

 

“엘지.”

 

한때 서커스단의 최고 진행자였고, 뛰어난 손재간의 마술사는 이제 없다.

그는 뉴욕보다 이름나진 않았지만 최고의 도시에서 증권 애널리스트로 일했다가 펀드 매니저로 일했다가 이제는 이름도 알수 없는 복잡한 수학의 세계에서 일을 한다.

물론 그는 능숙한 계산의 일인자이니 수학의 세계에 들어갔다 해도 그건 수학자의 세계를 가리키는 건 아니다. 돈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세계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엘지. 기왕 생각난 거 추억의 놀이 한번 할까?”

 

오빠는 화랑을 둘러보다가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십센트 짜리 동전 두 개를 얹어놓았다.

그리고 다시 내 손을 주먹 쥐게 하더니 숫자를 세고 손을 다시 펴게 했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빠? 이십센트는?”

 

예전에 하던 놀이 그대로 내가 되묻자 그는 싱긋 웃었다.

토마 오빠는 천정을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퉁.

 

천정에서 돈이 떨어졌다. 1달러짜리 지폐가...

 

짝짝짝.

 

“여전히 멋진 놀이군. 젠틀맨 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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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황제의 연인이 자살하는 대목까지 읽었다.

근데 애초에 후루룩 넘겼을 때와 느낌이 다른데?

내 속독으로는 애정이 식었다.->황제에게 다른 연인을 소개받기로 한다는 뜻?->총애를 잃었으니 인생의 의미를 잃고 자살한다.->황제 아직 사랑이 남아 있어 슬퍼함.

 

근데 본문을 제대로 읽으면

불행한 일이 닥칠거라고 여마술사가 경고->황제의 단명을 막기 위해 황제의 가축을 죽여서 그만큼의 수명을 덧붙여주려고 함.->매가 죽었으나 매 정도로는 황제의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없다고 생각함.->황제의 연인이 수영을 아주 잘 함에도 불구하고, 그 수명을 덧붙여주기 위해서 물에 빠져 죽어버림.->황제 격하게 슬퍼함...

 

...이게 어디 같은 책이냐...어설픈 눈을 가진 인간같으니...T.T

 

하여간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도 잔잔히 웃음도 주고 슬픔도 주는 책이다...

잔잔해서 내 취향이 아닌게 애석하지만, 기왕 이렇게 읽는 거 항상 미시마 유키오같이 사람 마음에 돌던지기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러고보니 미시마 유키오는 골수 우익이었지.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기도 하다...

금각사만 다 읽으면, 미시마 유키오를 몰아낼 수 있으려나...몰아낼려면 취향부터 바꿔야겠지만...

돌던지기 잘하는 작가 또 어디 없나요? 우익 아닌 인간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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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손목 및 손가락이 여전히 낫지 않고 있음...

그래도 이틀은 쉬었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쓰지 않으면 안되는 내 휘발성 두뇌때문에

한시간 정도 달개비꽃 접시를 두드리지만 않았으면 상황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왜 나는 마음 먹으면 그 자리에서 쓰지 않으면 안된단 말인가...T.T

 

2.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권 완독.

내가 평전류 소설은 안 좋아한다는 걸 깜빡 했다. 무슨 배짱으로 이 두꺼운 책들을 샀을까...(1권은 얇지만.)2권은 샀을 때 그 자리에서 대충 훑어서 1권보다는 조금 진도가 더 잘 나가겠지만...

2권부터 황제의 연인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자살할 때까지 분량을 제법 채울 듯.

평전류는 아직 한 개 더 남아있다. 괴테와의 대화...T.T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다 읽으면 그거 읽어야 되고...

그 다음에는 프로이트의 시리즈들을 다 읽어야 된다.(그것도 도대체 뭔 배짱으로 8권을...)

 

3.

 

 

온에어에 올라간 나는 30초가 다르다...는 책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앞으로도 그 앞에 책의 숲. 이라고 적혀서 올라가는 건 전부 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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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개비꽃 접시에 나오는 플로라 다니카는 조선일보에 나온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플로라 다니카는 덴마크 식물도감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로열 코펜하겐에서 막대한 기술력을 들여서 만드는 접시라고 하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플로라 다니카의 무늬 중 보라색이나 분홍색의 꽃그림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특히 뿌리가 있는 걸 선호한다고 하네요.
달개비가 뿌리째로 나오는 건 플로라 다니카 기사를 참고로 했습니다.
뿌리째 나오는 식물 이야기는 채운국에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채운국 작가의 이야기도 제 뇌속에서  섞여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2. 물론 저 노인 커플의 경우는 하이든의 일화도 섞여 있습니다.
하이든의 경우 악처와 결혼했다가, 부인이 죽을 때까지 기다린 후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었다는데 그게 너무 늦었다는군요...

3. 치킨 난방즈케는 참고로...일본 요리입니다. 맛있어요...(그래도 룸서비스로 난방즈케를 줄 것 같진 않지만, 제 달콤한 기억 중의 하나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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