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내가 적은 내용이 다른 사람의 별명이 되거나, 애완견의 별칭이 된다거나...혹은 본명일 경우...

황당한 경우인데 비슷한 일이 몇번 있었다.

이번도 비슷하다.

 

딜리셔스 샌드위치 저자명이 유병률이다.(그분한테 죄송하다고 생각했다...하필이면 악역과 이름이 똑같을 게 뭐냔 말이지...)

그분의 성함을 사용한 점에 있어서는 정말 죄송하지만, 난 어제까지 그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고, 저자명이 비슷한 경우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아마 병률이라는 저자는 생각보다 많은 게 틀림없다.)

 

하여간 기묘한 인연으로 적립금, 결제수단 톡톡 털어 딜리셔스 샌드위치 전자책을 샀다.

이름보고 산건 아닌데 사고 나서 보니...하필이면. 이었으니 말이지만.

왜 샀냐면 뉴욕의 문화와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대조가 흥미를 끌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리 최근에 나온 것은 아닌듯 10년전의 현실을 이야기하는데만 그치고 있다.

지금에 비교하면 좀 유감이지만, 10년전 인터넷 세상은 선진 세상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뛰어든 이야기들이 팔팔 살아넘치는 세상이었다.

그들은 뉴욕에 가서 직접 살아보기도 하고,세계의 음악가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인사하면서 실무를 진행하는 진행자들이었고, 혹은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가면서 요리사로 유학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난 그들을 통해서 외국인 음악가들이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에 오는지, 혹은 마카롱이라는 과자가 시작된 유래를 알기도 했다.( 그 블로그들이 아니었으면 내가 달로와요를 어떻게 알겠는가? 지금도 내 귀에는 달아요? 로 들리니까.)

요즘은 그 정도로 팔팔 살아넘치는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외국이나 우리나라나...(안 살아봐서 모르지만, 적어도 경제적인 면은 비슷해진것 같다.)

 

10년전의 현실과 지금의 현실. 딜리셔스 샌드위치가 되어라...라고 말하기는 조금 늦었다.

이미 그때의 문화는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스며들었고(안 바뀐 게 있다면 그건 재벌 정도겠지.)

...물론 카트 끌고 할인점 다니는 사람 아직도 많지만...

조금 조금 늦게나마 10년전을 돌아보는 책같기도 하다...조금 씁쓸한 기분.

시야나 조망하는 건 뛰어난데, 어째서 10년전에 미리 나오지 않았나 하는 복잡한 기분이다.

물론 나는 이 책의 뒷부분만 빼고는 거의 찬성한다. 추천도 누를 수 있다. 조금만 더 빨리 나왔더라면 하는 마음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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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비번일때도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요양원의 그녀가 말하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만약 그녀가 아는 것이 진실이고, 자신이 하는 일은 그저 그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려고 하는 행동 중 하나라면?

 

“밥 먹어라. 정의야.”

 

이모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정의는 꿈에서 깨듯 그 사고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그건 마치 기면증과 같아서 밥을 먹으면서도 그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얘좀 보게. 정의야. 국이 바닥에 떨어지잖니!”

 

어머니 사후에는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핑계로 독신인 이모가 그와 같이 살게 되었다.

처음부터 불안하다며 그의 진로를 막았던 어머니, 그리고 한때 어머니와 절연할 정도로 사이가 안 좋았던 정의. 어머니는 겨우 허락했지만, 그 이후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져서 이모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이모.”

 

“응?”

 

가끔씩 정의는 이모를 나이든 여자 왓슨(이건 작년에 같은 성격을 가진 여자왓슨이 나오는 뮤지컬 셜록 홈즈가 있었으니 아예 말이 안되는 일이라곤 할 수 없겠다.)이라던가, 아니면 미스 마플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추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모는 그 말이 뭔말인지 한마디도 알아듣지를 못했다.

그렇게 부를 정도로 이모는 명석했고, 감이 좋았다.

 

“어떤 사람이.”

 

“...에구, 또 사건인거니? 네 일이 아니면 신경을 좀 덜 쓰는게 어떻겠니?”

 

“고저택에서 진짜 총이 아닌 모조총으로 쏴서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그 사람이 한 일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피해자 측이나 그 변호인측에서 보상금을 요구하거나 형사상으로 걸고 넘어가지 않는다는 건 왜 그럴까요...”

 

“말이 복잡해서 뭔 말인지 모르겠다. 얘.”

 

이모는 그 말을 한 후 다시 설거지대로 돌아갔다.

 

“근데 이런 경우는 있는 것 봤다.”

 

이모가 독신이라고는 하지만 한 때 남자를 사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 남자 때문에 결국 이모가 독신이 되어버렸으니...

 

“어떤 정치가가 어떤 부자에게 여자를 부탁했지. 그런데 그 여자가 유부녀였단다. 억지로 헤어지게 할 순 없으니 여자를 협박해서 정치가에게 바쳤지. 남편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 여자가 임신한건 다른 남자의 아이였어. 그리고...얼마 안되어서 그 여잔 죽었단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그런데 그 남편도 알고 있었는지 보상금을 받고 형사고소하는 걸 취소했어. 누가했는지 뻔히 알면서...”

 

어떤 이야기를 듣기로 했을 때 나오는 이모의 상투어였다.

그건 아마 예전에 만났다 헤어진 남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리라.

아마도 아마도 그 비겁한 남자는 이모의 애인이었을 것이다.

 

“내 생각엔 그 사건은 이 사건과 비슷한 것 같구나. 애초에 다치길 원했던 거야. 그들이 노리는 건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단 이야기지.”

 

그렇다면 흥신소 직원들이 그곳으로 갔다는 것은 애초에 공격한 측에서 유인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오히려 그들이 공격을 당하기 위해서 간 것이라는 이모의 혜안에 그는 놀라고 말았다. 아니, 논리자체는 맞지만 일부러 공격당하러 간다는 것은?

그럼 그 배후는?

 

흥신소 직원들은 그럼 애초에 이용만 당한 것이었다.

그 배후는 누구인가.

요양원의 이사장으로 있는 이준구는 그럼 무엇 때문에 그 저택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나? 그리고 이사장 대리로 왔던 정은미라는 사람은?

 

<모두가 다칠 뿐이에요.>

 

<아니오. 모두 다치지 않습니다.>

 

대답을 수정해야 했다. 그 아름다운 여인에게.

 

<아니오. 올바른 사람들은 다치지 않습니다. 다만 배후가 다칠 뿐이죠.>

 

그는 결론을 내렸다.

이 뒤에는 큰 부자도, 그리고 총을 들고 날뛰는 흥신소 직원도, 그리고 모조총을 가지고 쏴버린 어떤 남자도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문제를 없애려고 하는 배후와

그리고 그에게 이 일의 처리를 맡긴 병률이었다.

 

유병률씨...

그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당신은 나를...속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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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2

 흐. 겨우 다 읽었네...

 사놓고 거의 1년만에 다 읽었다...;;;;;그것도 드문드문...

 아직 뒤의 참고문헌은 덜 읽었는데, 굳이 다 읽어야 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뒤의 참고문헌을 보면 앞의 내용에 대해서 가설과 작가가 덧붙인 완전한 허구, 혹은 전승 사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되새김질 할 수 있어서 좋을지도...

안티노우스 익사 사건은 전승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까, 악어에 물려죽었다는 이야기쪽이 좀 더 현실에 맞는 것일수도 있겠다.

하여간 뒷부분을 보니 내가 읽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한가득...어이쿠야...

한번 더 읽어봐야할지도...

 

2.

 

클램프의 만화작품들을 전자책으로 구매.

한때 열광했었지만, 지금은 좀...싶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역시나 오카와 나나세의 스토리가 빛이 나누나...여러가지 작품들을 해서 그런가 그 다양성이 마음에 든다.

물론 X 같은 작품도 있지만.(이건 연재를 덜 해서 그런 것일수도. 뒷부분으로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데...T.T)

오카와 나나세는 소설가로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스토리 작가로서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생각이 다양한 것도 놀랍고.

다만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좀?

 

3.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은 괴테와의 대화, 금각사...

역시 1년쯤 걸리겠지...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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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미모의 여성이 우선 말을 걸자 겁을 집어먹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여기 열린 요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은미라고 합니다.”

 

“아, 요양원이요...”

 

“저희 이사님이 오실 예정이었는데...어쩌다보니 제가 왔습니다.”

 

“아,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우선 안으로 들어가시죠...”

 

얼마나 어설픈 대응인지.

은미는 그제서야 왜 병률이 정의를 선택했는지 알 거 같았다.

애초에 사건 조사용으로 일만 키울 셈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얄미울 정도로 뻔뻔한 남자야. 병률.’

 

윗선에서는 병률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병률은 앞으로도 사용될 말이어서, 그가 연계된 일은 되도록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했다.

물론 그들이 길준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는 그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아는 건 병률이 정의에게 부탁해 일을 더 키우는 것이 어쩌면 길준에게도 유리할수도 있다는 것.

 

“아니오. 우선 여기서 이야기하죠.”

 

그녀는 정의를 응시했다. 짙은 갈색 눈동자가 묘한 느낌을 주었다.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다짐하는 눈동자.

하필이면, 하필이면. 그 눈동자를 가진 사나이가 병률의 편이 되어버렸을까.

그녀는 그게 너무 분했다.

 

“송정의씨.”

 

“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얼마 전 있었던 흥신소 직원 사건을 그냥 넘어가주세요. 윗선에서도 넘어가고 있을테니 굳이 정의씨가 잡아야 할 일은 없을 겁니다.”

 

“아...하지만 이건 특별한...”

 

“지금 이 사건에 끼어들어봤자 힘들어지는 건 정의씨 뿐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혹시 요양원이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고 들어도 괜찮겠습니까? 제 귀에는 반 협박으로 들리는데요...”

 

물론 말의 내용이 좀 험해지긴 했지만 정의는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그도 또한 병률에게서 흔치 않은 뭔가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은 말려들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정의의 손을 무심결에 잡았다.

 

“하지만 이 상태대로라면 모두가 상처를 받아요...지금이라도 포기해주시는 것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의는 냉정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갈색 눈동자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가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해결해보겠습니다. 이름에 걸맞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겠어요.-

 

“어쨌건 믿어주십시오.”

 

정의가 말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진 모르겠지만.”

 

“.....”

 

“저 하나 다치고 제대로 된 진상을 알 수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은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 진상을 밝힐지 밝히지 않을지는 제가 조사를 마친 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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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우리는 유언장 건에 대해서 잠깐 넘어가야 한다.

현재 등장한 인물들 중, 은미나 정의에 대한 내용은 축소된 면이 많이 있으므로, 은미 이야기는 나중에 하더라도 정의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유언의 내용은 후에 서서히 밝히기로 하고...

우선은 병률의 손이 닿은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하자.

 

“누구 맘대로 여길 들락거려?”

 

사건은 서장의 저지로 무산되었다. 조사는 미제사건으로 돌아가고, 서장은 은밀하게 정의에게만 모종의 지시를 내린 상태였다.

당연히 기존 사건을 맡던 형사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치고 들어온 유약한 정의가 눈에 들어올 턱이 없었다.

 

“여긴 네 자리 없어. 당장 꺼져!”

 

같은 자리에 근무하지 않아도 누가 누구의 입김이 닿은 인물인가 정도는 서로가 잘 아는 이야기였다.

 

“못 나갑니다.”

 

정의가 평소의 유약한 표정을 지우면서 대꾸했다.

 

“서장님이 말씀...”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군가가 의자를 정의에게 집어던졌다. 과격한 폭력이었지만 정의는 그 정도에 겁먹지 않았다. 의자는 정의를 살짝 스치고 지나가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졌다.

 

“나가자. 나가서 이야기하자. 정의야. 우선은 싫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팀장이 정의를 끌고 나갔다.

그리고 그때 은미가 송정의가 근무하는 경찰서 문 앞에 서 있었다.

 

“호, 여기가 그 사람이 근무하는 곳이구나.”

 

그녀는 혼잣말을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 유학시절이나 사무원으로 근무할때나 주변 사람들과는 항상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 혼자서 혼잣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잣말을 하게 된 자신이 오히려 더 충실감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도 길준이나 준구에게 업무지시를 받긴 하지만, 업무의 성격상 그들의 지시는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았으므로 그녀 스스로 알아서 하는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서 뭐 하시게요?”

 

민원대의 경찰은 불친절했지만, 은미 자신도 예전에 아르바이트할 때 그런 적이 많았으므로 아르바이트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계급은 잘 모르겠고, 혹시 송정의씨라고 계시는지...”

 

“아, 정의씨요? 방금 잠깐 나가셨는데요...”

 

은미는 자신이 길준과 병률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병률에게는 길준을 최후에 배반하게 하는 수단이고, 한때 자기가 사랑했던 여자를 닮은 대체품이었다. 길준에게는 역시 아내를 닮은 여자지만, 자기를 무너뜨리기 위한 여자에게 마음은 열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도 아직 길준보다는 병률쪽에 마음이 더 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병률이 그 말실수를 한 후에는 더 이상 사랑해야 하는 마음이 없어졌다.

두 남자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아직도 평균대 정도에 불과했다.

그녀가 그들을 돕거나 그들을 위기에 빠뜨린다면 그것은 단지 언니의 복수만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거나 저렇거나 간에 두 사람의 문제에서 송정의는 굉장히 특별한 인물이었다.

병률은 정의에게 길준을 조사하게 만들 것이고, 길준은 송정의가 일을 진행하는지는 모르지만 뭔가 미심쩍어하면서 조사할 게 뻔했다.

 

“자 이제 됐나?”

 

팀장은 정의에게 뭔가를 건네고는 서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는 정의를 기다리고 있는 은미를 보았다. 굉장히 낯이 선 느낌, 하지만 처음 본 건 아닌 것 같은 그 얼굴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그리고 정의가 서 안으로 발을 들이려고 한 순간 은미가 그를 불렀다.

 

“송정의씨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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