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을 읽었다.
문학동네 블로그에서 부분을 읽었을 때는 영 별로였는데, 도박하는 기분으로 어제 이북으로 나오자마자샀다. 그리고 잡자마자 다 읽어버렸다.
내용은 너무 급하게 읽어서 잘 생각나지 않는데, 그나마 기억나는 건 굉장히 유머러스했달까.
아니ㅡ 그 이전에 이동도서관에서 지지 않는다는 말을 미리 읽어서인지도 모르지.
사실 몇년전에 김연수 작가의 단편 소설을 읽었는데  그게 좀 취향이 아니어서 그동안 별로 였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편이 있는데, 너무 성급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맘에 들어하는 작법책을  쓴 작가들은 애초에 나랑 거리가 백만년이나 떨어져있는지도 모르고.
참고로 내가 최고로 치는 작법서 작가들은 김탁환, 조정래, 김연수되시겠다.
저런!
하여간 굉장히 감동깊게 읽었고-성공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매일 쓰기도 하니까 조금은 기대를 가져도 되나? 나도 계속 쓰는 작가지망생이니까.-즐거웠다,
프로작가에게서 그런 힘든 시기가 있다는 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아마추어 작가는 희망을 얻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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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자전거는 눈덮힌 위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곧 밑으로 굴러떨어져 속도를 내어 미끄러지기시작했다. 중2병에 걸린 녀석들같으면 스노우보더같다고 생각했겠지.물론 자기들은 나보다 더 잘탈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게 다 일기 떄문이다. 하필이면 어머니에게 일기장을 걸릴 게 뭔가.
일기에 날씨부분이 빠져 있었기 떄문에 어머니는 다른 숙제들도 비슷한 꼴이 되어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기상청에 전화했지만 그건 역시 구시대의 유물인지 자동응답기로만 연결되어 있었다.
누군 내게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인터넷이 되어서 안되는게 없는데, 왜 하필 그렇게 어처구니 없이 기상대로 달려가느냐고


우리 동네는 기상청 아래 가장 가까운 동네다. 가끔 장을 보다보면 기상청 직원들을 몇명 만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걔중에는 교회누나라고까지 불리며 주말에 교회까지 나오는 직원도있다. 그러니까 가장 가까운걸로 따지면...
아니,솔직하게 이야기하자. 기상대 바로 밑 동네가 전기를 안 쓴다는 건 좀 이해가 안 가지만.
우리는 한달에 일주일은 점등하지 않는다.
그말인즉슨, 겨울에도 춥게살고, 봄에는 그거보다는 좀 덜 춥게 살고, 여름에는 덥게 살며
가을에는 좀 덜 덥게 산다는 말이다.
학교도 그런 점에서는 충실해. 이 동네의 조그만 분교들은 오후 4시만 되면 모든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그 점에서는 초, 종, 고가 어김이 없다.
그런고로 학교에서 더 공부하겠다고 울부짖는 아이들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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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인 2015-01-22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몇일이 지나서야 30분초쓰기로 돌아왔군요. 그동안 조금 피곤했고 게을러져서요....
그래도 근래의 성현들의 말씀하신대로 작파삼일이라고 삼일 지나 다시 시도합니다.ㅎㅎㅎㅎ
 

은미는 길준에게서 요양원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파악하기 시작했다.

정금실. 길준이 발급받아온 가족관계증명서 상의 그의 어머니.

병률에게 속아 길준을 병원으로 보내버렸던 사람.

길준은 자기를 감싸고 죽은 어머니를 잠시 경악의 표정으로 보았지만, 이내 그것도 가라앉아버렸다. 그 죽어버린 감정의 바다에.

정금실에게 투약된 약, 용량, 빈도수 등이 그 서류에 꼼꼼히 적혀 있었다.

은미는 이 정도로 일을 꾸민 병률이 지긋지긋해졌다.

 

“서류 만지는 거 지겹지?”

 

어느새 왔는지 털보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서류를 손으로 쿡쿡 찔렀다.

 

“바쁩니다. 술상대는 다른 사람 알아보세요.”

 

“아, 차갑고 따끔하다.”

 

털보는 그렇게 말한 후,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놀려고 온 건 아니야.”

 

“그럼요?”

 

“준구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근데요?”

 

“유언장, 비밀문서, 다 찾아서 그 위치를 알아냈는데 말이야...”

 

“...그건 다 남자들의 어린애같은 장난이에요.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요.”

 

그녀의 말에 털보가 약간 울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건 뒤이은 웃음을 위한 거짓 표정이었다.

 

“난 말이야.”

 

“예.”

 

“당신이 우리 적이라고 생각했어.”

 

“...예리하시군요.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근데 생각이 바뀌었어. 나중에야 어떻게 될 값에라도 당신은 지금 우리 편에 있으니 사정을 좀 알아야 할 것 같아.”

 

“같은 편이라서 금괴놀이를 하자는 건가요? 거절입니다.”

 

“...놀이가 아냐.”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어느 누가 먼저 살아남느냐지. 우선은 상대편도 대충은 아니까, 놈들이 와서 차지하기 전에 아버지의 유산을 먼저 구해야 해. 그리고 당신도 우리 편이니까 이젠 우리하고 같이 일을 해야 해. 모레, 폭포수 밑에 있는 모래를 다 들어내고 금괴를 차에 실어나를 거야.

차 배정하고, 믿을만한 사람 부르는 건 당신이 좀 해줘야겠어. 그리고 그 역사적인 순간을 위해서 같이 있어줘야지.“

 

“......”

 

그녀가 침묵하고 있는 동안 털보가 말했다.

 

“폭포를 걷어내는 용제는 다 구해놨어. 우린 아무도 오지 않는 새벽 2시에 그 작업을 시행할거야. 길준이 재주좋게 몇 달 전부터 그 주변 땅을 다 사들였기 때문에 방해받을 일도 없고. 그 놈은 돈 굴리는 거나 돈으로 구워삶을 걸 배우지도 않았는데 진짜 잘한단 말이야?”

 

“그럼?”

 

“이제부터는 진짜 전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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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언이 도움이 되었나?”

 

좋아하는 기네스 맥주를 앞에 둔 채 털보는 코를 벌름거렸다. 자랑스러움의 표현이리라.

 

“음...”

 

길준은 맥주잔에 맥주를 따른 후 잔을 높이 들여보였다.

 

“이번만큼은.”

 

“호오, 인색하시군. 하지만 대단해.”

 

“뭐가 말입니까.”

 

“해직 당한 기자가 할 수 없는 인맥을 당신이 동원했어. 대단한 일이야.”

 

기자가 인맥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막이 있는 경우에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정치인들은 기자들에게 ‘용돈’을 풀어서 관리하니까.

당연히 털보는 그 용돈을 거부했고, 큰 몸통된 비리를 기사로 올리려다가 해직당했다.

 

“아직은 아닙니다.”

 

길준이 맥주잔을 내려놓았다.

 

“난 재벌도 아니고, 당신 아버지의 유산을 일시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당신 아버지가 내게 맡긴 복수가 끝나면 다 내려놓고 다시 돌아갈 생각입니다. 적어도 그때는 마음 홀가분하게 일반인으로 돌아갈 수 있겠죠.”

 

“...너무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유언장에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금괴를 찾으면 적어도 당신 몫은 정해준다고 하셨으니.”

 

“그리고 방심할 순 없습니다.”

 

길준이 기네스 맥주캔을 우그러뜨렸다.

 

“내가 친 건 적의 머리가 아니라 꼬리니까요. 상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테니 다음에는 몸통을 막대기로 세게 두드려줄까 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몸조심 해야 할 겁니다.

불까지 낸 놈들이 무슨 짓을 못하겠습니까?“

 

“역시 경찰출신이군. 냉정한 것이.”

 

털보가 하하 웃었다.

 

“걱정할 정도로 일을 만들진 않을테니 걱정마. 강원도에 금괴는 다 찾았는지, 준구한테 전화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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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길준은 증거를 없애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았다. 산들바람 요양원에 대한 그의 대처는 놀라울 정도로 신속했다. 환자들 사이에서 원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불평이 나돌고, 길준의 손이 닿은 기자 몇 명이 몰래 병원을 취재해갔다.

길준의 인맥은 놀라웠다. 한때 소설을 사랑하는 평범한 경찰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 일에 대해서는 은미조차도 놀랐다. 웬만한 일은 보고도 놀라지 않던 그녀는 길준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캐물었지만, 길준은 입을 다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거야?”

 

병률은 산들바람 병원 비리사건이 언론에 터지자 크게 당황했다.

더더군다나 알려온 바에 의하면 길준과 길준의 형이라는 준구가 핵심명단을 빼갔다는 것이었다.

 

“당신 바보인가?”

 

독대한 원장을 향해서 병률이 분노를 터뜨렸다.

 

“그 놈이 어떤 놈인지 알면서 그 자료를 넘겨줘?”

 

“...하지만 비상벨도 울릴 수 없었고...”

 

금괴에 넘어가 이렇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원장은 순간적인 탐욕으로 일을 처리하려다가 크게 당하고 있는 중이었다.

거기에 대해서라면 병률도 할 말이 없었다.

평범한 경찰, 그것도 비번인 날에는 한가롭게 소설이나 쓰던 놈이 도대체 어디서 인맥을 구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짐작가는 바가 없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병률이 사무실 책상에 손을 얹었다. 원장은 자기 책상에 올라와 있는 손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 놈들은 자기 정체를 드러냈으니,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몸을 빼는 게 좋겠어.”

 

병률의 손에 힘줄이 불거졌다.

 

“돈은 이쪽에서 대줄테니, 멀리 하와이라도 갔다오는 게...”

 

“...병원은요!”

 

“내가 윗선에 말씀드려서 처리를 해주지. 조용해지면 다른 곳에 원장으로 보내줄테니 너무 걱정은 말고...”

 

병률은 그렇게 말하면서 원장을 보냈다. 물론 길준만큼이나 병률도 증거를 없애야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정확히 3달후 원장의 시체가 콘크리트에 들어간 채로 울산 앞바다에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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