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끝줄 소년
후안 마요르가 지음, 김재선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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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연극은 텍스트보다는 연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몇몇 현대 희곡을 읽는 것은 영화 대본 혹은 드라마 대본을 읽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텍스트만 읽어서는 무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짐작이 잘 가지 않는다. 연극 자체는 고전은 못 될 것 같지만 그럭저럭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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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육체의 악마 - 개정판
레이몽 라디게 지음, 양진성 옮김 / 문파랑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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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전쟁터에 있는 유부녀(십대 후반)와 십대 중반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 10대 소년이 썼다기에는 수준급의 심리 묘사를 보여주지만 깊이가 조금 얕지 않나 싶다. 30~60대 남자가 글씨 하나 다르지 않게 동일소설을 발표했다면 오늘날에는 잊혔을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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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타우크 - 막스 프리쉬 소설 서양문학의 향기 8
막스 프리쉬 지음, 이정린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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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요소가 강한 소설. 작중 영어가 많이 등장하니 나도 한마디 외쳐본다. ˝So what?˝ 작가가 자기 자신에게 취하는 것도 정도 것 이다. 문장마다 ˝나는 지식인에이에요, 너희들과 달라요˝ 와 같은 허세가 묻어나온다. 훨씬 위대한 자전소설을 쓴 고리끼와 푸르스트는 이렇게 거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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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플로리앙 젤레르 지음, 임선옥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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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모로 영화감독이 쓰고 연출을 기획한 티가 나는 작품이다. 화면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영화에서 쓰일법한 기법들을 상당히 자연스럽게 무대에 적용 시킨 작가의 기획 및 연출 능력은 상당히 경이롭다. 현실과 망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어머니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아니면 실제로 일정 부분은 현실에서 일어난 일인지 독자로서 분간하기가 힘들었다. 상징과 무대장치의 활용 능력도 극히 우수하고, 적어도 극의 정교함에 있어서 만큼은 대작가 스트린드베리와 입센을 젤레르가 뛰어넘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는 늙고,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으며, 할 일도 별로 없어 심심하지만 별다른 몰입거리를 찾지 못한 여성과 살아보거나 오래 곁에 있어본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 분이 이 작품의 "어머니"와 유사한 언행을 보이기 때문에 작가의 관찰력과 묘사력에는 다소 경의가 들기도 하였다.


 치명적인 단점은 텍스트의 깊이가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입센과 스트린드베리가 평범한 인간들을 극무대로 올렸다고 하나 그 평범하다는 인물들은 예사롭지 않은, 비범하고 시적인 대사들을 내뱉는다. 체호프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은 평범하지만, 대화의 속도 및 호흡 조절 능력에 있어서 작가는 독보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다. 젤레르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우리 평범한 인간들의 그것처럼 상당히 공허하고 무의미하다. 노망난 할망구의 허망함을 제법 잘 구현했다고 순간적인 인상을 줄 순 있지만,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필력을 작가는 갖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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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뷔 왕 동문선 현대신서 128
알프레드 자리 지음, 박형섭 옮김 / 동문선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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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극들을 여럿 접했던 독자들은 제목만 보고 영웅적인 등장인물의 통치에 관한 극으로 착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막이 열리면 처음부터 위비가 상스러운 욕설을 내뱉고, 매우 초라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그는 천박한 부인의 말에 홀려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왕위를 찬탈한다. 그는 사치를 부리고, 가혹한 세금을 부과하며, 반항하는 자들을 모조리 몰살시켜 버린다. 그러나 반대 세력의 반격을 맞고 위비 왕은 도주길에 오르며 비겁한 행태를 보이는데......


 맥베스 부인이 맥베스가 왕의 지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행동하는 것과 달리 위뷔 부인은 그냥 배가 고프고 소세지를 마음껏 쳐먹기 위해서 남편의 악행을 부추긴다. 위뷔는 왕이 되고서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마음껏 쳐먹고 돈이나 긁어모으며 마음에 안드는 놈들을 죄다 숙청해버리는 기분파다. 망명길에서 곰을 만나자 그는 높은 곳으로 도주하며, 부하가 곰을 처치한 뒤에는 내가 주기도문을 외워서 곰을 처치했다고 하며 고기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한편 아내는 위뷔가 자리를 비운 사이 국고 재산을 훔친 뒤 도주를 시도하는 천박한 면모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교양이 없고 상스러운 언어나 내뱉으며, 비겁하고 욕심만 가득 찬 "위뷔왕" 의 캐릭터성은 몰리에르, 셰익스피어등의 대가들의 등장인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기존 극문학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대단히 강렬한 인간상을 묘사해낸 "위뷔 왕"은 극의 본질을 잊고 현대 미술, 철학처럼 변질된 대다수 부조리극들 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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