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뷔 왕 동문선 현대신서 128
알프레드 자리 지음, 박형섭 옮김 / 동문선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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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극들을 여럿 접했던 독자들은 제목만 보고 영웅적인 등장인물의 통치에 관한 극으로 착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막이 열리면 처음부터 위비가 상스러운 욕설을 내뱉고, 매우 초라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그는 천박한 부인의 말에 홀려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왕위를 찬탈한다. 그는 사치를 부리고, 가혹한 세금을 부과하며, 반항하는 자들을 모조리 몰살시켜 버린다. 그러나 반대 세력의 반격을 맞고 위비 왕은 도주길에 오르며 비겁한 행태를 보이는데......


 맥베스 부인이 맥베스가 왕의 지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행동하는 것과 달리 위뷔 부인은 그냥 배가 고프고 소세지를 마음껏 쳐먹기 위해서 남편의 악행을 부추긴다. 위뷔는 왕이 되고서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마음껏 쳐먹고 돈이나 긁어모으며 마음에 안드는 놈들을 죄다 숙청해버리는 기분파다. 망명길에서 곰을 만나자 그는 높은 곳으로 도주하며, 부하가 곰을 처치한 뒤에는 내가 주기도문을 외워서 곰을 처치했다고 하며 고기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한편 아내는 위뷔가 자리를 비운 사이 국고 재산을 훔친 뒤 도주를 시도하는 천박한 면모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교양이 없고 상스러운 언어나 내뱉으며, 비겁하고 욕심만 가득 찬 "위뷔왕" 의 캐릭터성은 몰리에르, 셰익스피어등의 대가들의 등장인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기존 극문학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대단히 강렬한 인간상을 묘사해낸 "위뷔 왕"은 극의 본질을 잊고 현대 미술, 철학처럼 변질된 대다수 부조리극들 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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