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이 본 세계사
스기야마 마사아키 지음 / 학민사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기존의 역사의식을 뒤집어 놓았다.
우리는 언제나 정착민,농경민,강대국,승리자들이 기록해온 역사를 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살고 있다.그래서 약소국, 패자 혹은 유목민들의 역사는 왜곡되고 잊혀져 왔다.그러나 역사는 모든 민족의 정체성의 근거이며 인류사를 고려해 볼 때도 다양성의 측면에서 작은 역사라도 존중되어야 한다.

'유목민이 본 세계사'는 이런 측면에서 소외되어 왔던 유목민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우리 역시 중원 중심의 사관에 길들여져 북방 민족을 야만인 ,미개인으로 생각해 왔다.하지만 세계사를 고려해봤을 때 유목민들은 분명 자신들의 색깔을 갖고 또한 강력한 힘으로 여러 민족에 영향을 미쳤다.다리우스의 대군을 무너뜨렸던 스키타이,로마 제국을 해체시켰던 훈족,중화세계를 압박했던 흉노,인류 최대의 제국을 건설했던 몽골 등은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강대한 유목 제국이었다.다만 유목민들은 그들 스스로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에 기록자들에 의하여 축소되고 왜곡되었을 뿐이다.우리는 역사를 볼때 이점에 주목해서 한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그래야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것이다.우리 고대사 역시 강자(중국)의 기록해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상대적 사관의 필요성은 남의 일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팔사략
박희창 / 동신출판사 / 1993년 4월
평점 :
품절


'십팔사략'은 역사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왔던 이름이겠지만 일반대중에게는 생소할 것이다.하지만 책의 내용은 오히려 일반대중에게 적합하다.태고부터 송나라 말기에 이르는 4천년 동안의 역사를 간략하면서도 적당한 분량으로 증선지가 솜씨좋게 담아 놓았다.등장하는 인물들이 지극히 다채로울 뿐 아니라 각각 개성을 지니고 약동하여 흥미롭기 그지없고,웅대한 스케일은 독자를 끌어당긴다.또한 고사성어가 풍부하고 자세한 주석이 붙어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그러나 간략하다는 점에 대하여 너무 사건들이 단순한 면이 있어 자세한 중국 역사를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부적당할 수도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평천하 한국문학대표작선집 14
채만식 지음 / 문학사상사 / 199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랄한 비꼼,사투리의 구사,걸쭉한 비속어를 늘어놓고 있는 '태평천하'에서 채만식 소설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채만식의 특징이라고 하면 웃음과 풍자를 들 수 있다.우선 웃음은 한국 문학의 미적 특질로서 탈춤,판소리'평민소설 등에서 보여진다.채만식은 그런 우리 웃음의 뿌리를 이소설에서 생생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그의 또다른 특징인 풍자 역시우리의 전통이지만 근본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쓸 수 없는 일제치하라는 현실에 기인한다.억압적인 현실의 상황에서 채만식은 긍정적인 것은 부정하고 부정적인 것은 긍정하여 역설적으로 사회 모순을 경계하고 고발하고 있다.사회 모순과 불합리의 강조를 위해 윤직원이라는 희화적 비판의 대상이 등장한다.

수령과 화적패들에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한과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윤 직원은 일체치하의 현실을 가장 살기 좋은 '태평천하'로 인식하고 있다.그는 만석꾼이지만 인력거 삯을 깍고 버스에 무임 승차하는 지독한 구두쇠이다.또 며느리나 손자 며느리에게 상스런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증손자와 나이가 같은 소녀를 꾀는 추태도 보여 준다.이런 타락은 윤 직원의 아들 창식과 맏손자 종수에게가지 이어진다.타락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던 어느날 유일한 긍정적 인물이자 윤직원이 경찰서장감으로 여기고 있던 종학이 사회주의자가 되어 경찰에 잡혀 들어 간다.결국 동물적 욕망과 경제적 부만 추구했던 윤 직원과 그 일가가 몰락하는 것이다.

채만식은 윤 직원을 통해 역사의식을 상실한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개인과 사회현실을 질타하고자 했다.그것도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무지한 부유층의 눈으로 역사와 현실에 대해 지독한 비소와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탁류 한국문학대표작선집 4
채만식 지음 / 문학사상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금강......탁한 물이 항해로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시가지 하나가 올라 앉았다.이곳이 군산이라는 항구요,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문자 그대로 탁류같은 현실 속에서 초봉이라는 가려린 한 여성을 중심으로 온갖 인물 군상들이 부딪힌다.절세 미인을 중심으로 하는 성문제와 미두와 금광사업이 상징하는 경제문제가 1930년대 우리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보여 주는 방식도 채만식답다.

풍자(아이러니)의 대가답게 그는 부정적 인물인 태수,형보,재호같은 인물들을 정면으로 내세우고 긍정적 인물인 계봉,승재 등은 숨켜 놓는다.이는 '치숙'을 비롯한 채만식의 여타 작품에서도 확인되는 바로 한국 문학사에 채만식만의 위치를 독창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탁류'가 구성면에서 전반부와 후반부가 끊긴다는 단점이 있지만 채만식의 대표작이자 우리 소설이 거둔 성과임은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대 한국문학대표작선집 2
염상섭 지음 / 문학사상사 / 199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30년대에 쓰여진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참신했다.춘원 이광수의 소설들은 당대에는 참신하고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베스트셀러였지만 오늘날 읽었을 때는 그런 면모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하지만 횡보의 소설들은 지금 읽어도 현대 소설에 못지 않는 신선미를 지니고 있었다.

염상섭을 김동인과 함께 사실주의를 완성한 작가라고 하는데 '삼대'를 읽기전에는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었다.사실 우리 소설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삼대'를 탐탐치 않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자기 색깔을 내면서 어울리는 횡보의 세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작중인물들(조의관과 상훈, 덕기의 삼대, 병화,수원집,홍경애...)이 안고 있는 시대적,사회적 배경들이ㅡ유교적 부권주의라든가 그 부권주의에 접목된 기독교 사상,일부다처제와 일부다처제에 도입된 자유 연예 사상,또는 일본 제국주의와 공산혁명운동 등ㅡ당시의 어느 소설에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첨예하게 빚어 지고 있다.

더욱이 '삼대'의 문학적 연출 효과는 독자들에게 의미 생산을 하게 한다.다른 작가들은 자신의 문학적 재능으로 작품을 창조하는데 반하여 염상섭의 경우에는 철저한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소설 속의 인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한다.소설 전편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긴장은 여기서 비롯된 것 같다.밋밋한 스토라고 여겨지기 쉽지만 어느 대중 소설보다 재미있고 읽다 보면 어느새 1930년대를 살아가는 한 인물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 하게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