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천하 한국문학대표작선집 14
채만식 지음 / 문학사상사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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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한 비꼼,사투리의 구사,걸쭉한 비속어를 늘어놓고 있는 '태평천하'에서 채만식 소설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채만식의 특징이라고 하면 웃음과 풍자를 들 수 있다.우선 웃음은 한국 문학의 미적 특질로서 탈춤,판소리'평민소설 등에서 보여진다.채만식은 그런 우리 웃음의 뿌리를 이소설에서 생생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그의 또다른 특징인 풍자 역시우리의 전통이지만 근본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쓸 수 없는 일제치하라는 현실에 기인한다.억압적인 현실의 상황에서 채만식은 긍정적인 것은 부정하고 부정적인 것은 긍정하여 역설적으로 사회 모순을 경계하고 고발하고 있다.사회 모순과 불합리의 강조를 위해 윤직원이라는 희화적 비판의 대상이 등장한다.

수령과 화적패들에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한과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윤 직원은 일체치하의 현실을 가장 살기 좋은 '태평천하'로 인식하고 있다.그는 만석꾼이지만 인력거 삯을 깍고 버스에 무임 승차하는 지독한 구두쇠이다.또 며느리나 손자 며느리에게 상스런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증손자와 나이가 같은 소녀를 꾀는 추태도 보여 준다.이런 타락은 윤 직원의 아들 창식과 맏손자 종수에게가지 이어진다.타락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던 어느날 유일한 긍정적 인물이자 윤직원이 경찰서장감으로 여기고 있던 종학이 사회주의자가 되어 경찰에 잡혀 들어 간다.결국 동물적 욕망과 경제적 부만 추구했던 윤 직원과 그 일가가 몰락하는 것이다.

채만식은 윤 직원을 통해 역사의식을 상실한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개인과 사회현실을 질타하고자 했다.그것도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무지한 부유층의 눈으로 역사와 현실에 대해 지독한 비소와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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