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e Des Hommes : 인간의 대지 불문학작품 24
생 텍쥐페리 지음 / 신아사 / 197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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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들의 글은 언제나 감성을 자극한다. 차가운 이성으로 추론된 허무와 냉소 속에 가슴과 머리가 지쳐갈 때, 프랑스 작가들의 농밀한 속삭임을 듣노라면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 든다. 그들의 감성에는 칸트의 논리보다 더 큰 호소력으로 삶을 자극한다.

프랑스 작가들 중 나는 생 텍쥐페리를 가장 좋아한다. 나근나근한 그의 목소리를 통해서 비로소 진정한 사랑과 추억, 나아가 살아야 할 이유까지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대지'는 힘들던 시절, 존재의 허무를 극복하는 원천이 되었다. 그의 글에서는 생명에 대한 한없는 애정이 묻어 난다. 그 진실한 상상력 앞에 삶의 고통이나 어둠은 위치할 자리가 없다. 생명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삶의 좌표를 삼고 인생을 사는 법을 배운다.

인간은 장애물 앞에서 자신을 들어 낸다는 그의 말은 아직도 내 영혼의 계명이 되고 있다. 생 텍쥐페리가 비행기라는 연장으로 삶의 장애들과 충실히 대면해 나갔듯이 우리도 우리만의 연장을 으로 삶에 대결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타인과 삶에 대하여 싸워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과 손을 맞잡고 미처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삶의 진정한 맛을 온전히 맛보는 것이다.

서설이 많았지만 결론은 명성 만큼이나 <인간의 대지>는 귀중한 책이란 말을 하고 싶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생 텍쥐페리와 <인간의 대지>는 인생의 도정에서 한번쯤 만나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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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소크라테스의 변명 - 삼성세계사상 6
플라톤 / 삼성출판사 / 199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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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는 선생님의 권유로 읽게 되었다. 결론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중 가장 어려운 책이라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적지 않은시간을 투입했건만, 부분적으로는 이해가 갔지만 플라톤이 무얼 말하고자 했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겨우 뒤에 해설을 보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플라톤은 중우정치로 타락해 버린 아테네의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를 현인으로 여겼는데,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체제 하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자 아테네의 잘못된 민주정치를 더욱 비판했다.) 바람직한 정치 체제를 모색해보고자 했다. 어려서부터 체계적 교육을 받은 철인왕이 통치하는 정치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자식이나 재산 심지어 아내까지 공동소유로 하고, 시민들은 계급에 따라 분업을 하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플라톤의 사상은 반민주적이라고 치부되기도 하고, 파시즘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플라톤은 서양의 모든 학문에 시조라고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저작을 남기지 않았기에 소크라테스의 사상마저도 플라톤에게서 알 수 있다.(사실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구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긴 하다.) 플라톤 사상의 집결인 이 책에서도 형이상학, 미학, 정치학 등 많은 학문이 담겨 있다. 참고로 이 책을 보려는 사람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미리 배경 지식이 필요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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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알베르 카뮈 전집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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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는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장편소설이다. 까뮈는 기록이라고 작품 속에서 밝히고 있지만, 내용이나 형식 면에서 소설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한 듯하다. 일단, 까뮈가 실존주의 문학의 거두로서 20세기의 세계는 물론 특히 1950년대 한국 문학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장용학, 오상원 등 우리 한국문학사에 커다란 장을 장식하고 있는 많은 50년대 작가들이 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아마도 실존주의가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 것처럼 우리도 6.25라는 전쟁의 경험이 공통 분모가 아니었을까 한다.따라서 '페스트'는 참담한 현실을 겪은 전후 한국 사회에 하나의 등불과도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작품의 배경을 보면,까뮈는 오랑의 알제학교를 다녔고, 오랑에서 교편을 잡았던 적도 있다. 그래서 현실에 존재하는 작품의 배경에 사실성이 가미되어 극적인 효과를 낸다. 또한 바다와 사막 사이에 위치한 오랑시는 페스트가 만연하여 극도의 상황에 몰리는 작품의 상황에 정확히 어울린다.

그런 오랑에서 자유가 철저히 억압된, 마치 전시 상황이나 감옥 생활을 방물케 하는 부조리 속에서 다양한 군상의 모습이 드러난다. 신에게 의존하는 파늘루 신부, 현실을 벗어나려는 랑베르 기자, 오히려 현실을 즐기는 코타르 등 억압의 현실에 대처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그러나 까뮈가 가장 애착을 갖고 부조리의 상황에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인물이 의사 리유다. 그는 타루와 더불어 페스트가 도시를 죽음으로 휩쓰는 과정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는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 준다. 단순히 희생정신이 가치로운 것이 아니고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가 제한된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리유의 집에서 타루의 질문에 리유가 대답하는 부분은 가장 인상깊었다. 왜 그렇게 희망도 없는 일에 열심인가라고 묻자 리유는 그저 어둠 속에서 보고자 할 뿐이라고 대답하는데 아마도 까뮈가 이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이런 리유의 인생관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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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 우래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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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는 헤세의 자전적 요소가 짙은 작품으로서 국가 시험, 신하교 입학, 신학교 탈주 사건 등은 작자 자신의 체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주인공 한스는 어른들, 즉 부친과 목사와 목사의 허영심과 그를 뒷받침하는 국가적 요청에 의해서 장차 싹트려는 창조적 천분을 가차없이 짓밟아 버리는 사회 기구의 수레바퀴에 희생되는 비참한 존재인 것이다.

자전적 요소가 짙기 때문에 헤세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나는 나면서부터 어린 양과 같은 성격으로 비눗물 풍선처럼 터지기 쉬운 나약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소년 시대에는 규율이라고 하면 그 어떤 종류의 것이든 간에 그것에 대하여 언제나 비뚤어진 태도를 취했다. 하지말라는 말을 듣기만 하여도 내 마음은 외면했고, 난 완전히 얼어 있었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주인공 한스의 익사를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자신이 겪어야 했던 절망을 피를 토하듯 서술하고 있다. 학창시절에 읽어서 그런지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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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핀의 모험 홍신 엘리트 북스 79
M.트웨인 / 홍신문화사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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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마크 트웨인을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로 알고 있다. 그러나 마크 트웨인 문학의 정점에 있는 것은 '톰 소여의 모험'이 아니라 '허클베리핀의 모험'이다. 전작에서 허크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여 톰 소여와 모험을 하는 허클베리핀이 '허클베리핀이 모험'에서는 주동 인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때문에 어린이용으로 번역된 것이 많지만, 미국에서는 본래 어른용이었다.

이 작품의 첫머리에 마크 트웨인은 '이야기에서 동기를 찾고자 하는 자는 기소될 것이고, 교훈을 얻고자 하는 자는 추방될 것이며, 줄거리를 찾고자 하는 총살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그것은 영혼을 상실한 졸부세계의 타락, 금붙이 도금 시대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서 태어난 유우머이다.주인공의 타고난 순수함과 선량함이 타락한 사회와 벌이는 갈등을 죽음과 삶, 자유와 구속, 개인과 사회라는 관점에서 재미있고 감명깊게 그리고 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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