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리 부인 혜원세계문학 15
플로베르 지음 / 혜원출판사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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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는 주인공 엠마를 자기 자신이라고 했다. 즉, 엠마의 불행한 삶이 결국 현실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가 역시 '보바리 부인'이라는 작품으로 인하여 당시의 현실에 의해 고통을 받았었다. 이 작품을 그가 처음 발표했을 때 미풍양속을 해치는 저속한 작품이라고 하여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어쨌든 플로베르는 현실을 매우 중시하고 창작에 전념한 작가였다 . 그가 '보바리 부인'이라는 작품을 쓸 때 4년 동안 계속 읽으면서 퇴고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결과적으로 플로베르의 이런 창작관이 그를 사실주의의 거두로 많든 것이 아닌가 한다. 환상에 빠진 한 여인의 사랑을 그린 진부하기조차 한 소재로 당대의 부르조아 사회를 사실주의적 방법으로 그린 '보바리 부인'에서 이런 특징이 특히 잘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이 작품이 현대 사실주의 소설의 시작이라고까지 했다. 그러나 너무 세밀한 배경 묘사로 무미 건조한 느낌이 든다. 또 플로베르가 사실주의적 스타일만을 너무 강조하다가 보니 소설적 재미는 떨어지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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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엘리트 북스 63 홍신 엘리트 북스 63
A.단테 지음 / 홍신문화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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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곡'에서 단테가 가장 미워하고 있는 것은 원래 청렴결벽해야만 할 성직자들이 세속적인 물욕에 눈이 어두워서 영달을 꾀하거나 재물을 모으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은연중에 작품 곳곳에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그리고 단테는 로마의 대시인과 지옥계, 연옥계, 천국계를 순례하면서 예언자 파리나타 델리 우베르티라든가 자신의 증조부 카챠귀타의 영혼과 만나며 피렌체의 미래에 대하여 묻고, 암담한 예측을 들을 때마다 낙담하곤 한다. 이는 단테가 열렬한 가톨릭 신자임과 더불어 피렌체의 애국자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흥미롭다.

'데카메론'으로 유명한 보카치오는 '단테전'에서 인간 단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공식석상에서나 가정에서나 단테의 태도는 놀라울만치 단정하고 간소하였다. ...... 음식은 검소하고 식사시간은 일정하여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거나 좋고 나쁨을 말하는 일도 없었다. 사람에게 질문을 받기 전에는 별로 말하지 않았다. ...... 사색하는 도중에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였다.' 대시성으로서만이 아니라 인간 단테의 모습 역시 그의 시만큼이나 완전무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위대한 시집 '신곡'을 쓴 시인이라는 점에서 단테의 이름은 빛나다. '신곡'은 철학, 천문학, 역사에 대한 단테의 방대한 지식이 나타나 있다. 또 '신곡'은 이를 바탕으로 단테의 자전적 이야기와 당대의 정치 상황에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 기독교가 삶의 바탕이었던 중세의 세계관과 종교관을 총체적으로 집약하고 있는 대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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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상 세계의 문학 3
G.보카치오 지음 / 을유문화사 / 199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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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8년 이탈리아를 휩쓴 페스트가 피렌체까지 들어왔을 때, 성 마리아 노베르라 교화의 미사에 참석한 일곱 명의 귀부인은 세명의 신사를 권유하여 전염병이 가라앉을 때까지 교외의 별장에 틀어박혀 살기로 한다. 그리고 이들 10명의 젊은 남녀는 권태를 물리치기 위해 각자가 매일 한가지 이야기를 10일간씩, 도합 100가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종합한 것이 데카메론(10일 이야기)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우선 담화 형식으로 설화를 구성하였다는 것인데 그 설화들은 보카치오가 전부 창안한 것은 아니고 '아라비안 나이트', 일곱명의 현인의 서' 등 동방으로부터의 영향을 다분이 받고 있다. 또한 내용으로 인간의 본능, 허위 등을 폭로하여 신의 길을 설파하여서 단테의 '신곡'에 대하여 '인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이야기의 등장 인물도 매우 풍부하여 교황, 추기경, 왕, 제후, 귀족, 신사, 숙녀, 기사, 병사, 수도원장, 재판관, 시장, 예술가, 도금업자, 공증인, 의사, 요리사, 농부, 도둑 등 사회의 온갖 계층의 인물을 망라하고 있어 흥미롭다.

옛날부터 '데카메론'의 내용이 호색적이라고도 하는데 3일째 제10화나 9일째 제10화 등 그런 경우가 있긴 하지만 미담, 모험담 등 다른 내용이 더 많아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10일간 10명의 화자가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서 매일 한 사람의 사회자를 선출하고, 그 사회자가 매일 교대하여 이야기가 끝나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하여 하루 행사를 끝내는데 그 진행과정이 산뜻하고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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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홍신 엘리트 북스 62
B.L.파스테르나크 지음, 이원전 옮김 / 홍신문화사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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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지바고'는 1917년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 때의 인텔리가 겪어야 했던 상황을 그리고 있다. 지바고는 당시의 지식인의 대표다. 여기에 파스테르나크가 표현하고자 한 비극적 사랑이 더해져 있다. 시인으로도 유명한 파스테르나크는 지바고의 비극적 운명을 서정시적 아름다움과 서사시적 전개, 조화와 억제에 의한 문체 등을 알맞게 사용하여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의사 지바고'는 시소설이라고도 한다.

작품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지바고의 독백은 과도기에 처한 러시아인의 독백이자 나아가 현대인이 당면해있는 문제에 대한 사색이다. 또한 지바고를 중심으로 러시아가 거친 격동의 시대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전쟁과 혁명, 죽음에 대한 공포, 사랑의 환희, 제도에 대한 회의 등 광범위한 주제들이 얽혀 있어 의미를 발견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가치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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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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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대부분의 비극작품은 '햄릿'이나 '리어왕'의 경우처럼 주인공이 겪는 갈등으로 인해 나라가 흔들리고 주인공의 죽음과 더불어 국가사회의 질서도 회복되고 주인공의 영혼도 구제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오셀로의 경우만은 주인공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 사실 이점이 오셀로의 가치를 도욱 높혀 주는 면이 아닌가 한다.

'오셀로'는 현상과 실체 사이에서 생기는 파행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아고는 부정적이고 냉소주의자적인 사악성을 발휘하여 오셀로의 애정과 영혼을 파멸시켜 우매하고 취약한 인물로 만들어 버린다. 악마성의 대표로 나오는 이아고는 겉은 강하지만 속은 여린 오셀로의 인생을 저주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오셀로는 아내인 데즈데모나를 의심하여 죽이고 만다. 하지만 나중에 진실을 깨닫고 자살한다. 그런데 오셀로의 죽음은 절망 속에서 죽은 멕베스와는 달리 죽음으로서 영혼을 구제하고 있다는 데 또하나의 차별성을 지닌다.

비극의 절정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카타르시스'의 진수를 알게 해주는 작품인 것같다. 또한 좁은 공간적 배경과 등장인물의 수에도 불구하고 고차원의 비극을 창조한 셰익스피어의 작가적 재질이 돋보인다. 정말로 인도와도 바꿀 수 없는 대문호의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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