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버스 - 명문 대학으로 직행하는 초등 공부 전략서
분당강쌤 지음 / 다산에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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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표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그 대상이 '대한민국'에서 아이가 원하는 대학을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로 한정되어 있다. 영재교육이나 해외유학을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사교육 재벌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은 역설적이게도 '명문대가 성공을 보장해주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저성장 시대의 대한민국에서 입시에 매달리지 말고 해외로 뻗어나가거나 창업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사교육 절벽이 올 것'이라 예언했다. '사교육을 통해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더 이상 효용성 없다' '글로벌하게 가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미래세대를 걱정하는 그의 진심이 느껴진다. 인구구조와 전체를 아우르며 시대를 바라보는 그의 통찰에 감탄한다.



그러나 각자가 처한 배경과 상황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스스로 국내에 있는 더 좋은 대학에 가길 원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국내에 있는 더 좋은 대학이라면 이 책이 최고의 전략서가 될 수 있다. 명문대 입학을 위한 황금열쇠가 여기에 있다. 20년 이상 분당과 대치동에서 서울대에 학생 한 트력을 보냈다는 분당강쌤이 '최소의 시간, 비용, 노력'을 들일 수 있는 공부전략을 알려준다.



몇년전 '공부가 머니?'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전문가가 가르쳐준 자녀 교육 특급 솔루션을 '나만 알고 싶다'며 공개하지 않은 적이 있다. 제작진의 의도가 어찌되었건 간에 실망스러웠고, 그 이후에 그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게 되었다.



강남의 학원에서 잠깐 일했던 적이 있는데, 내가 자라왔던 교육 환경과는 많이 달라서 적잖이 놀랐던 경험이 있다. 서울과 지방은 교육격차가 클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원하는 대학은 정해져 있고 그 문은 좁기에 경쟁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망가뜨리고 무너뜨리는 경쟁이 아니라 공평한 조건과 정정당당한 승부가 이루어지는 열린 경쟁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경쟁을 하도록 도우려면 정보 제공 역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었겠지만, 분당강쌤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하우를 모두 공개했다. 교육만큼은 모두가 평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저자의 어릴 적 결심이 정보 나눔의 시작이 된 것 같다. 주고, 나누고, 도움이 되고 싶은 그 마음이 소중하다.



분당강쌤의 유튜브 몇몇 영상을 보았기에, 읽는내내 똑부러지고 강단있는 분당강쌤의 음성이 지원되는 것 같았다. 술술 읽혀서 쉽게 쓰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순간 힘들게 써 내려간 책이라고 한다. 고민, 염려하고 끊임없이 확인을 반복하며 쓴 책이라서 그런지 군더더기가 없고 눈에 쏙쏙 들어온다.



"독서는 입시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독보다 중요한 건 탐독입니다. 필독서 리스트에 집착하기보다 한 권을 읽더라도 아이가 온전히 생각하며 깊게 이해하는지 살피시기 바랍니다."


"대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독서는 교과서 읽기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교과서만큼 훌륭한 책도 없습니다."



'독서보다 교과서 읽기가 더 중요하다'는 말에 의문이 들었다. 알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는 주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꾸로 '왜 아이가 독서를 하기 원하는가?' 질문해 보았다.


나는 그동안 아이에게 '서울대 권장 도서 목록'을 들이밀며 강요하지 않았는지 반성했다. 나의 경우 '책을 많이 읽으면 명문대에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가 아주 없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독서는 인생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강요된 독서는 입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로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독서든 공부든 스스로 원해서 하는 자유의지가 바탕이 되어야 그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코로나로 학생들의 문해력과 기초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런 뉴스를 들으면 '요즘 아이들이 옛날이 비해 공부를 못하나보다,' '이제 대학에 가기 쉽겠네'라는 착각을 하기 쉽다. 학령인구가 줄었으니 전체 경쟁률 자체만 높고 본다면 입시가 쉬워졌을지 모르겠지만, '그 대학'의 문은 여전히 좁다. 아니, 오히려 더 치열해졌는지 모르겠다.



요즘의 수능을 보면 내가 시험을 봤던 약 20년 전에 비해 그 문제의 수준이 비교도 안되게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2022학년도 수능 국어지문을 보면 '헤겔의 변증법'이 나오는데,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읽어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약 30년 동안 이어진 수능의 데이터가 문제은행식으로 쌓여 학생들의 경험치가 쌓였고 이에따라 문제의 수준이 조금씩 더욱 어려워졌을 수도 있고,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받으며 공부해온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졌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입시를 위한 공부로 한정했을때 그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줘야 할까? 분당강쌤은 지피지기백전불태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입시를 정확하게 아는 힘' 말이다.


"입시를 알고, 내 아이를 아는 것" 이 문장은 이 책의 처음과 끝을 관통합니다.



이 책은,


1부 버스를 기다리며: 입시전문가가 초등 학부모에게 꼭 전하고 싶은이야기


2부 버스를 타고: 부모에서 초등 학부모로, 마인드셋 3단계


3부 목적지를 향해: 초등 학부모가 알아둬야 할 과목별 공부법




이렇게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을 받은 부분은 3부, 그 중에서도 뒷부분에 많이 있었다. 모든 과목에 대한 분명하고 정확한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주시는데, 특히 국어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실제로 학생들이 매년 무너지는 이유가 바로 이 비문학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린 문제를 뽑아보면 비문학이 70~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수능 국어의 운명은 비문학에 달려 있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각 전문가들이 비문학을 잘 풀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여러 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중 유력한 주장이 바로 책읽기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책책을 많이 읽지 않아 비문학에 약한 것이라는 근거를 붙여서 말이죠.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은 좋지만, 수능 국어를 위해 책 읽기를 한다는 것은 다소 위험한 발상입니다."


"비문학의 내공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회와 과학 교과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회와 과학 교과서에는 철학, 경제, 역사, 지리, 정치, 법,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등 굉장히 다양한 내용의 깊이 있는 지식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회 및 과학 교과서는 그 어떤 권장도서나 필독서보다도 방대한 양질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이런 이런 변화들이 있었다. 학년이 끝나면 교과서를 버리고 왔었는데, 꼭 집으로 챙겨오라고 했다. 책장의 사전을 꺼내 소파 옆에두었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함께 사전을 찾아본다. 사자소학을 조금씩 쓰게 했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이 있는데 수능과 내신의 두 마리 토끼이다.


"수능과 내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다 놓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속도와 능력을 파악한 뒤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아직은 초등학생이라서 결정하기에 이른 시기인 듯 하다. 아이의 성향을 좀 더 파악한 후에 수능과 내신을 함께 갈 지, 하나만 선택하여 집중할지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이어령 선생님은 한 인터뷰에서 "천재 아닌 사람이 어딨어?"라고 말씀하셨다. 내 아이도 천재이다. 자신만이 가진 재능을 꽃피우고, 원하는 그라운드를 자유롭게 즐기며 누비면서, 가진 것을 나누며 사는 건강한 삶을 바란다.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하려고 마음 먹은 아이를 코칭하는데 이 단순한 책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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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Diary for lifetime For 30years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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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의 시작을 새로운 다이어리와 함께하게 되었다.

이번에 내 손에 있는 건 다른 여느 1년 짜리 다이어리와 다르게 훨씬 방대한 역사를 다룰 '30년 일기 쓰기 프로젝트'라는 차이가 있다. 매일 쓰는 다이어리가 아닌 일주일에 단 한번 일요일마다 기록하는 Sunday Diary for Lifetime. 일주일에 딱 한 번이니 부담되지 않는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일기장이 될 거라는 기분이 든다.

제법 두껍긴 하지만 '어떻게 한 권으로 30년을 쓸 수 있다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36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니 '360페이지 = 12개월 x 30년' 이렇게 30년이 맞다. 년도는 월 옆에 직접 기입이 가능하다.



일단 표지 겉모습부터 살펴보았다. 견고한 양장제본이고 부드러운 벨벳커버에 반짝이는 금박 장식은 클래식하고 예뻐서 마음에 든다. '떡제본'은 오래쓰다보면 갈라지고 찢어지기 쉬운데 '실제본'이라서 그럴 걱정이 없고, 180도로 쫘악 펼쳐진다. 


내지가 또 중요할텐데 '백색'으로 깔끔한 느낌이고, '모조지'로 종이의 두께가 적당하며 강도나 질감이 필기하기에 좋다. 이리저리 꼼꼼하게 만져보니 30년은 거뜬히 쓸 수 있도록 탄탄하게 만들어져 있다. 금색의 가름끈도 다이어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30년 일기를 쓰기 전에, 첫 장을 넘기면 갑자기 먼저 나에 대해 잘 알아볼 수 있는 자문자답 Question List가 등장한다. 40여년 이상을 나로 살았지만 아직도 사실 나를 잘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좀 더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수십 가지의 질문이 중에 유독 하나가 눈에 확 띄었다.

Q. 어떤 감정 때문에 가장 많이 울었던 날은 언제인가요?

흠... 일단 울보인 내가 울었던 날들을 떠올리건 자체가 어렵지 않다. 그중에 가장 많이 울었던 날을 떠올리는 게 어려울 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는 것도 굉장히 체력을 요하는 일인지라 젊었을 때보다 울음이 줄어든 게 울고 싶은 일이 적어진 것보다 내 체력이 떨어진 것이라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어떠한 기록들이 이 일기장에 남아 나의 30년 역사를 기억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성실하고 의미 있는 내 인생의 기록이 남아있기를 바라본다. 또한 이 일기쓰기 프로젝트처럼 30년 건강하게 살고 싶고 기왕이면 이런 책 두세권 앞으로 더 쓸 수 있을 만큼 장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이 다이어리의 저자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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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 - 조선 후기 ~ 근현대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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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부터 한국사의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율이 50:50 에서 30:70 으로 변경되었다. '근현대사'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개인적으로는'선사시대'부터 '조선'까지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뒤에 나오는 근현대사 파트는 대충 넘어가기 일쑤였다. '개항, 일제, 현대'로 이루어진 근현대사가 어둡게 느껴지기도 했다. 일제의 침략에 맞선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꼭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대문형무소와 고문을 떠올리면 침울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소홀히 하고 편견을 가졌던 근현대사의 이야기. 우연히 '신미양요'로 부터 시작하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면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근현대사는 판단, 평가, 해석에 있어 이념적 논란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가까운 시기에 있었던 일들을 공부하는 것은 지금 삶의 반성에 아주 훌륭한 수단이며,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친일파 문제처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민감한 일들도 피하지 말고 함께 생각하고 공론화했으면 좋겠다.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자주, 많이 생각해 봅시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는 '조선후기'부터 '근현대'를 다룬다.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이 이 파트를 팩트 위주로 드라이하게 다뤄주실지 아니면 한쪽에 치우친 생각을 전해주실지, 과연 어떻게 풀어주실지 궁금했다. 결론적으로는 놀랍도록 균형감있고 시의 적절하게 풀어주신 것 같다. 생각할 거리를 주는 총 12장의 주제가 있는데, 저자의 의도대로 역사적 인물과 사실을 통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다.


<병자호란>

"시간이 지나자 청을 본받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어요. 청에 비해 발전하지 못한 조선을 비판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때는 이미 병자호란이 끝난지 백여 년이 흐른 뒤였어요. 왜곡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무려 백 년이나 시간을 낭비한 거지요."

영화 《남한산성》을 보며 참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인조와 신하들은 백성들의 삶은 안중에 없었고 자신들의 기득권, 자존심을 지키는데 골몰했다. 민생을 뒤로하고 정쟁에 매달리는 지금의 뉴스와도 닮았다.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었던 바리새인들이 생각난다. 체면과 자존심만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백성들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았던 당시 조선을 다스리던 지배층에게 영화 속 대사를 날리고 싶다. "뭣이 중한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정약용>

정조의 소울메이트였던 정약용은 잘생김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뜬금없지만 정약용 6대손이라는 배우 '정해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정약용 선생님을 상상해본다. 정약용은 법, 의학, 지리, 언어 등 온갖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교되기도 하는 그의 천재성은 안타깝게도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껏 펼쳐지지 못했다. 유배생활을 하며 세상을 원망하고 세월을 흘려보냈을 수 있었겠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때 오히려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을 했다고 한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이외에도 의학서, 시집 등 오백 권이 넘는 책을 썼다.

관직의 길이 막히고 유배를 당한 죄인이 되었지만,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남긴다.​

"너희들에게 바라기는, 중요한 사람들과 다름없이 향상 마음을 화목하고 평온하게 가지도록 해라. 하늘의 이치는 돌고 도는 것이라서 한번 쓰러졌다고 해도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정약용


​<갑신정변>

탐관오리에게 벌을 주고 신분제도를 없애자는 '동학 농민 운동'의 주장은 '갑신정변'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신분제 사회에서 태어났다면, 나는 양반이었을까 아니면 상놈이었을까? 후기로 갈수록 높아지지만, 조선 시대 양반의 비율이 1.9%였다고 하니, 확률상 양반은 아니었을 것 같다. 사람이 사람을 구별하고, 억울하게 만들고, 차별하는 불공평한 세상에서 평등 사회를 만들겠다는 백성들의 희망은 외세를 끌어들인 관군에 의해 짓밟힌다. 하지만 저자는 실패한 시도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이렇게만 보면 동학 농민 운동은 갑신정변과 마찬가지로 실패로 끝난 것처럼 보여요. 그렇지만 갑신정변과 동학 농민 운동은 그저 실패한 사건이 아니에요. 그들이 꾸었던 꿈은 사라지지 않았거든요. 그들이 꿈꾸던 세상은 다음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훌륭하게 살았나요?>




아이들에게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려준다.

을사늑약 체결에 찬성한 '을사오적'도 '대한 광복회'를 만든 '박상진'도 모두 판사 출신이라고 한다. 을사오적 (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박제순, 권중현)과 독립운동가 '박상진'은 똑똑한 머리를 가지고 같은 직업을 가졌으나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

"여러분의 꿈은 명사가 아니라 움직이는 동사였으면 해요. 어떤 직업을 가질지보다 그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꿈꿔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각자 가진 탈렌트, 재능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도움울 주는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것은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신분제를 없애기 위해 /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위해 /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 땀, 눈물'을 흘리며 자산이 살아가는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을 감사하며, 나는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 빚진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다. 실수투성이에 나약한 사람이지만 시인 윤동주처럼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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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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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움직일 수 없었다. 걷기조차 힘든 통증에 놀랐고 당황스러웠다. 일상생활을 하기 불편할 정도였다. 병원에 가보아도 별로 차도가 없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요통 관련 스트레칭을 찾아보았다. 허리통증을 없애준다는 말에 속는셈 치고 따라해 보았다. 결과는 대성공! 며칠 만에 혼자서는 나름 심각했었던 요통에서 해방되었다. 스트레칭의 놀라운 효과를 체험했던 것은 바로 그때였다.

어렸을 때부터 숨이 차는 강도 높은 운동을 기피해왔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체육시간이 나는 가장 싫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팔랑귀인 나는 내 취향이 아니라 그때그때 친구들의 취향에 맞춰서 헬스장, 수영장, 테니스장 등을 다녀봤지만 좋았던 기억이 그다지 없다. 나는 땀이 뻘뻘 나는 운동을 하고나면 하루 종일 피곤하다. 고강도 운동을 하면 엔돌핀이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하던데, 그런 기분좋음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런 나에게 그나마 가장 잘 맞는 운동을 찾았으니, 바로 '걷기' 와 '스트레칭'이다. 걷기는 계획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멋이 있고, 스트레칭은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명상하듯 호흡에 집중하여 내 몸에 오롯이 집중하는 맛이 있다.


스트레칭만으로 병원에 갈 일이 없을 리 만무하지만, 죽기 전까지 그나마 품위를 유지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나에게는 스트레칭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 끌렸고, 이런 내 생각을 강화해주고 지지해 줄 수 있는 문장들을 만나 반가웠다.

40대 들어 갑작스럽게 나타난 몸의 노화에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야겠다. 뻣뻣해진 몸을 나이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지금 당장 일어나서 나에게 적당한 운동을 하며 오래쓸 수 있는 몸을 만든다.​

"노년에 누워서 생활하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지 여부는 근육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60대에는 젊었을 때 근육량의 30%가, 80대가 되면 50%가 사라집니다."

"노년층 근력운동은 강도보다 빈도입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주 하는 스트레칭이 최적의 운동인 것입니다."

​책을 보면 여러가지 자세들이 나오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스트레칭에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해두고, 그것들 위주로 따라했다. 내 몸과 호흡에 집중한다. 삽화가 자세하고 친절하게 그려져 있어 좋았다. 특히 좋았던 점은 스트레칭 자세를 할 때 공략하는 근육군에 따로 표시가 되어 있어 그 근육을 느끼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효과를 많이 봤던 스트레칭은 "고양이 자세, 누운 자세에서 척추 비틀기, 앉은 자세에서 상체 비틀기"이다. 시원하기도 하지만, 아팠던 허리가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서 신기했다.

상상속의 나는 헬스장에서 탄탄한 근육을 가진 몸짱이 되고, 산 정상을 극복하고, 마라톤 풀코스를 뛰지만, 현실속의 나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비교는 금물이다. 내 몸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지속해서 할 수 있는 매일 스트레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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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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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성향인 나는 '해리포터'같은 판타지 소설에 별로 흥미가 없다. 극장에서 '반지의 제왕'을 보며 꾸벅꾸벅 졸았다. '어차피 진짜 이야기도 아니잖아?'라는 멋모르는 생각이 바탕이 된 것 같다.

구술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다. 고려 후기의 승려 일연은 버려졌을 지도 모르는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삼국유사'를 썼다. '삼국유사'는 고구려, 백제, 신라는 중심으로 삼국시대의 신화와 전설을 담고 있다. 어디서 한번쯤 들어봤던 많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나같은 사람만 있었더라면 우리의 소중한 이야기들이 기록되지 못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삼국유사라는 제목에서 '유사'는 빠뜨린 일, 남겨둘 일 혹은 버려진 일 등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빠뜨린 일들을 애써 모은 것일까?

최태성 선생님은 '역사의 쓸모'에서 '신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힘이 있다', '지금의 올림픽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최근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축구 대표팀 또한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16강에 올라 감동을 주었고,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신화'와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다.

역사상 최대의 제국이라는 몽골이 세운 원나라 간섭기인 고려 시대에 단군신화는 민족의식,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일제 강점기에도 단군을 모시는 대종교라는 종교가 만들어져 독립운동을 이끌었다고 한다. '삼국유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단군신화를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삼국시대를 알려주는 두 개의 창에는 김부식의 '삼국사기', 일연의 '삼국유사'가 있다고 한다. '삼국사기'가 정사라고 한다면, '삼국유사'는 야사에 가깝다. 정사와 야사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야사의 쓸모이다.

역사는 승리자들의 기록이고, 문자를 알지 못했던 피지배층은 기록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었다. 한글이 창제되기 이전의 시대라면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글을 쓸 수 없었던 당시의 일반 백성들은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를 전달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변형되거나 과장되었을 것이다. 재미를 위해서 msg도 많이 첨가되었을 것이다.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신화나 전설, 설화를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하고 무시한다면, 우리는 반쪽짜리 고대사 밖에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팩트가 아니라고 해도, 그 당시 사람들을 통해 전해진 스토리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유추해볼 수 있고, 통찰력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 상상력의 거대한 힘을 알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도 좋지만, 우리 신화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외화보다 한국영화가 정서에 잘 맞는다.) 왠지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아서 미리 겁먹고 피해왔는데, '삼국유사'에는 생각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었다. 일연의 '삼국유사'를 나도 읽을 수 있도록 현대어로 부드럽게 만들어주신 번역가님께 경의를 표한다.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대로 읽어도 좋다. 우리네 찬란한 판타지 '삼국유사'에 도전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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