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 선사 시대 ~ 남북국 시대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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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별 🌟 최태성 선생님은 'EBS 한국사 강의'와 'KBS 역사저널 그날'로 워낙 유명하시다. 그동안 선생님의 강의를 많이 들었기에, 책을 읽으며 선생님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역사의 쓸모 ... 정말 좋아서 끊지 못하고 한 번에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이 나열된 책이 아니다. 나에 대한 질문과, 생각할 재료들이 풍성하게 들어있는 최고의 인문학책이다. 최태성 선생님은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12장에 걸친 여러가지 질문들을 통해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고,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고, 삶의 방향을 정한다. 생각하는 힘, 그것이 바로 '역사의 쓸모'이다.



<영웅 vs. 독재자>

당나라의 백만대군을 (백만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숫자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군인들이 쭉 늘어서 있는 셈이라고 한다.) 떨개 한 고구려의 연개소문 장군. (고구려는 기적과 같은 승리로 수와 당을 막아냄으로서 백제와 신라까지 지키는 방패의 역할을 했다. 이 때 고구려가 무너졌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연개소문 장군은 '대륙을 호령했던 구국의 영웅'일까 아니면, '쿠테타로 권력을 잡은 역적'일까? 단재 신채호 선생은 그를 '조선 역사 4천년 이래 최고의 영웅'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일제 시대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역사를 연구한 학자들에게는 당연한 해석일테다. 시대상황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가 영웅인지 독재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연개소문 사후 아들들 간의 권력다툼으로 고구려는 멸망의 길로 가게 된다.

나는 연개소문을 보며, "자식보다 나은 부모는 실패한 부모다." "스승만 못한 제자는 스승에 문제 있다."라는 김동호 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연개소문은 죽으면서 세 형제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고 화합하고 다투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그 유언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그의 아들들의 권력다툼으로 동북아시아를 호령하던 고구려는 분열되었고, 아쉽게도 당시 세계 최강대국 고구려는 멸망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연개소문의 아들들이 잘했으면 우리나라의 영토가 몇배는 더 넓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또한, 중국에 굴복하지 않았으나 내분으로 망한 고구려를 보며 나는, 우리 가족은, 우리 나라는 이 전쟁같은 삶에서 어떻게 분열하지 않고 마음을 모아 함께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조선은 한글창제 하나만으로도 그 존재의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왕 세종대왕님! 그런데 나는 세종대왕을 생각하면 먼저 그의 아버지인 '태종 이방원'이 떠오른다. (여말선초 사극을 많이 봐서 그럴 수도 있다.) 킬방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있지만, 그가 아들의 앞길을 미리 닦아놓지 않았더라면, 세종대왕님이 애민정책에 그토록 몰입할 수 있었을까 싶다.

혈육의 죽이고 왕이 되었다는 점에서 종종 '태종'과 '세조'를 비교하기도 하는데, 나는 두 분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방원은 세종대왕의 길을 열어주었고, 세조는 그의 측근들을 의해 폭군 연산군을 탄생시켰다. 아이를 보면 부모가 보인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수 있다.

나는 나보다 나은 자식을 둔 성공한 부모가 되고 싶다.


<누구나 자신만의 때가 있다>

신라는 삼국 중에서 가장 발전이 늦었다. 지리적으로 한반도 남동쪽에 위치하여 중국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골품제라는 폐쇄적인 신분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뒤처졌던 나라, 신라의 선덕 여왕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꿈을 꾼다. 단순히 혼자서 꿈을 꾼 것이 아니라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워 백성들과 함께 그 꿈을 나누고, 그 꿈을 보여준다.

선덕 여왕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신라에서 아웃사이더였던 김춘추와 김유신을 발탁한다. (김춘추는 왕위에서 쫓겨난 왕의 손자였고, 김유신은 멸망한 금관가야의 왕족이었다.) 선덕 여왕은 김유신과 김춘추를 차별하지 않고 편견 없이 중요한 자리에 앉힌다. 그녀의 눈은 틀리지 않았고, 그들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결국 선덕 여왕의 꿈대로 가장 뒤처져 있던 나라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고 최후의 승자 된다.

남들보다 느릴 수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때가 있다. 그것이 옆의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불안해 할 필요가 없는 이유이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80세에 개인전을 열고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된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좋아한다. 그녀의 말처럼 , 나만의 속도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천천히 태연하게 매일을 맞이하고 싶다.


<복수 대신 개혁>

고구려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광활한 땅을 정복하고 고구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광개태 태왕이나, 그의 뒤를 이어 나라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고 남진정책으로 한강 유역을 차지한 장수왕이 생각난다.

그런데... 소수림왕은 어떤가? 소수림왕은 원통한 삶을 살았던 고국원왕의 아들이다. 고국원왕은 백제와의 전투에서 화살에 맞아 전사한다. 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냐 하면, 고구려의 왕이 전쟁 중에 죽은 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갚고 싶었던 소수림왕.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복수심에 당장 백제로 쳐들어갔을까?

고구려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한 소수림왕은 '복수' 대신 '개혁'을 선택한다. 불교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태학이라는 대학교를 세우고, 율령을 반포한다. 그의 개혁은 금방 효과를 발휘해서 혼란스러웠던 고구려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다. 분노를 누르고 지혜로운 선택을 했던 소수림왕. 그의 선택은 옳았다. 비록 그에게 반짝이는 명예는 남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가 뿌린 씨앗은 그의 조카인 광개토 태왕때에 이르러 열매를 맺는다. 광개토 태왕이나 장수왕도 기억해야겠지만, 소수림왕도 잊지 않고싶다. 나에게 당장의 기분, 감정에 치우친 잘못된 선택과 결정은 없는지 살펴본다.


<구석기인의 스마트폰?>

수능 한국사 선사시대 문제의 단골 문제중 하나는 연천 전곡리에서 발굴된 '주먹 도끼'이다. 나는 주먹 도끼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시험에 그렇게 자주 나오는 것일까 하는 짧은 생각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주먹도끼가 단독으로 귀하게 전시되어 있다. 대충 보니 투박한 돌덩이처럼 보이는 주먹 도끼는 내게 구석기 시대의 원시성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런데, 주먹 도끼는 지금의 스마트폰과 비슷했다고 한다. 호미, 칼, 가위, 망치, 송곳, 톱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편리한 도구였던 것이다. 모양이 거친 편인데, 그 이유가 내 생각처럼 기술의 부족이나 원시성이 아니라고 한다. 추운 환경에서 먹을거리를 찾아 끊임없이 떠돌아다녀야 했던 그들에게는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으로 최대의 기능을 얻을 수 있는 도구가 최적이었던 것이다. (한류 미학/ 최경원) 나라면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만들어 사용했을까?

주먹 도끼를 만들어 사용한 그들은 '원시인'이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나는 '문명인'일까?

나태주 작가의 시를 빌리자면, 주먹 도끼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주먹 도끼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조선 시대쯤 있었던 잉카 제국. 그들은 석기를 사용하고, 문자도 사용하지 않았다. 미개인... 이었을까? 마추픽추의 사진을 보며 그들의 건축기술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들이 '철'이 아닌 '돌'을 이용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알맞은 방식으로 문화를 발전시킨 것이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나는 우월하고, 너는 미개하다.' 이러한 마음으로 일본은 조선을 침략했다. 드러내지 않지만 은연중에 탈북민이나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민 노동자를 깔보고 무시하는 마음이 없는지 생각해본다. 나누고, 분리하고, 판단하고, 깔보고, 무시하는 마음은 싸움, 분열, 전쟁을 일으킨다.



1권은 선사시대부터 남북극시대의 이야기이다. 사극을 많이 봐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조선의 역사가 친숙하고 흥미롭다. 조선의 이야기가 포함될 '역사의 쓸모 2'도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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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국어 1등급을 위한 중학 국어 만점공부법
서정재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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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국어' 수능 되나…

한껏 어려워진 ‘불국어’

수능 불국어에 망했다


수능 난이도에 대한 신문 기사의 제목들이다. 불국어를 뛰어넘어 마그마 국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무엇이 국어를 이렇게 어렵게 하는가?


수능 난이도에 대한 신문 기사의 제목들이다. 불국어를 뛰어넘어 마그마 국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무엇이 국어를 이렇게 어렵게 하는가?

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만 있다면...?

아주 먼 옛날 수능 시험을 보던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수능시험을 여는 1교시에 배치되어 있는 국어는 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내가 수능을 보던 시절에는, 영어 시험처럼 국어에도 듣기 평가가 있었다. 분명히 나는 한국어 네이티브 스피커인데 왜 국어듣기평가를 하면 스크립트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국어는 당연히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을 읽고 어휘 학습을 한 학생에게 유리하겠지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반드시 수능국에서 1등급을 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단기간에 성적향상이 어려운 국어이기에 미리미리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곧 중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나로서는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우리말이니까 왠지 쉬울 것 같으면서도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너무도 어려운 게 사실인 우리 국어를 어떻게 공부 시킬지 때로는 너무 막막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국어에 대한 수학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만점 공부법이라니 제목만으로도 무척 탐이 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현직 중학교 교사가 저자인 이 책은 현재 중학교 국어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학, 문법 등 전 국어영역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법을 여러 예문과 함께 다루고 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챕터별로 들어가는 글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소개해 준다는 것이다. 목적지를 알고 길을 가면 헤매지 않을 수 있다.


중학교 교육과정 이야기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읽기 영역의 성취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편의 글을 읽어내는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읽기의 가치와 즐거움을 아는 능동적인 독자를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p. 74


구체적인 용어 설명과 함께 실전 문제와 해설을 함께 다뤄주기 때문에 학습 적용과 내용 이해가 한결 용이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독서교육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첫째 훑어 읽기의 단계, 둘째 질문하기 단계, 셋째 읽기 단계, 넷째 되새기기 또는 암송하기, 다섯째 복습하기의 여러 단계가 있다는 사실은 독서라면 단순히 그냥 ‘읽는 것‘ 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상당히 신선한 지적 충격을 선사해 주었다.

이 책을 통한 다양한 국어 교수법과 수학법은 자녀 국어 교육에 있어서 뿐 아니라 자녀가 국어 수업을 받음에 있어서도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만 읽고 끝낼게 아니라 어서 아들 책상에 올려놓고 주말에 한번 읽어 보라고 적극 권해 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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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존버 중입니다 - 자존감, 관계, 감정에 휘둘리는 십 대를 위한 마음 처방전 알고십대 1
웰시 지음 / 풀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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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으로 몸까지 아픈 그녀를 보며 난 참 많이 힘들어했다.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에, 차라리 처방이 분명한 몸이 아픈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마음을 굳게 먹어'라고 말한다. 이런 조언은 안 하는 게 낫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의지박약 나약한 존재로 규정하는 폭력이 된다.

십대를 위한 마음 처방전이라지만, 어른인 나도 빠져서 읽었다. 술술 읽히는 쉽게 쓰여진 글을 선호한다. 평소에 많이 하던 생각들이 글로 정돈되어 펼쳐져 있으니 얼마나 공감이 되던지...

어른인 나도 가끔 마음이 이렇게 요동치는데, 발달 단계상 감정이 이성을 앞선다는 십대는 오죽할까.

"너 때문에 내가 산다." 착하다는 칭찬과 함께 참 많이도 듣고 자랐다. 그때부터 나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될 수 없었다. 무거운 돌처럼 책임감이 나를 눌렀다. 솔직한 속마음은 더 이상 꺼내놓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 착한 가면을 쓰고 살았다. 상담 심리학을 공부했더라면... 감정의 쓰레기통 역할을 덜 힘들어했을까?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도 모든 게 처음인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겠다. ‘부모는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확고했던 나의 전제에서 나의 상처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부모가 되어보니, 어찌할 줄 몰라 아파하고 힘들어했을 나약한 한 사람이 보인다.

이래서 사람은 책을 봐야 하나보다. 나를 객관화시켜 바로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내 고통을 과대포장하지 않기 위해.

빛나는 재능으로 언제나 당당해보여서 세상 부러웠던 자우림의 김윤아님. 가정폭력의 아픔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그녀가 대단한 것은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를 택하기보다, 그 슬픔을 음악을 통해 적극적으로 토해냈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음악이 더 좋아졌다.

"삶은 원래 고통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가 갈망하는 행복과 안전은 마치 긴 여행길에 잠시 들러 원기를 회복하는 여관과도 같다."

-C.S.루이스

삶은 원래 행복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원래 고통으로 가득 차 있음을 인정할 때 역설적이게도 순간순간을 감사히 느끼며 충만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나이를 들면서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 둘 일어난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원인 찾기에 급급했다.

책에서처럼 ‘Why me?’가 아니라 ‘Why not me?’로 옮겨가려고 노력한다. ‘불공평’에 분노하며 이유를 찾기보다는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순간순간을 뿌듯하게 채워가려고 한다.

‘마음의 상처’를 모른 척 덮어놓으면 썩는다. 고스란히 밑바닥을 드러내고, 책을 통해 웰시님과 만나 상담을 받아보았다. ‘몸’을 고쳐주는 의사처럼, ‘마음’을 치료해주는 심리상담가라는 직업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all or none!" 육아, 살림에서도 이분법적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고 자주 자괴감에 빠졌는지 모르겠다. 퍼센트로 바꿔 생각하는 연습하기 필요하다.




웰시님의 글처럼 '존버 (네 마음을 존중하며 버티기)'하며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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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 놀라운 인체 구조 대백과 - 내 몸이 궁금할 때 찾아보는 어린이 인체 관찰 도감 바이킹 어린이 도감 시리즈
에밀리 도드 지음, 양수정 옮김 / 바이킹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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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해 뭐해 말해 뭐해 역시 DK 출판사. 인체 구조 대백과 대.박. 실망시키지 않더라구요.

일단 글씨가 큼지막해요. 안그래도 과학 서적이라 한자용어가 많아 어려운데, 깨알글씨로 빡빡하게 채워져 있으면 읽기도 전에 나가 떨어지잖아요. 글씨 사이즈 보시라고 모나미 볼펜 놓고 찍어봤는데, 왕글씨 잘 보이시나요?




'몸이 십할이면 눈이 구할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진짜로 '눈은 몸에 있는 감각 수용체 중 7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DK의 퀄러티 눈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작아진 동공'과 '커진 동공'을 비교하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몸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더라구요. 인체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을 때 / 아는대로 대충 말해주며 녹색창 검색해서 보여주고, 얼버무려 넘어가기 보다는 / 대백과 함께 펼쳐서 찾아보며 용어 하나하나 정확하게 짚어주고, 호기심 채워주고, 주변으로 확장까지 이어지니 참 좋습니다.

 


목차입니다. 세포에서 시작해서 조직, 기관 꼼꼼하게 알아서 챙겨서 알려줍니다. 질문만 읽어도, '어머... 이건 진짜 왜 그럴까?'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곳곳에 퀴즈가 많이 나옵니다. "도넛처럼 생겼고 산소를 운반하는 세포는 무엇일까요? -p.13"

7살 아이와 "단추? 튜브?적혈구? 백혈구?" 이야기 하면서 많이 웃었네요.


이 책이 신기한게, 유치원생이 읽기에도 무리 없이 좋고 (물론 이해를 다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들춰본다는 뜻입니다.), 초등 고학년이 읽기에도 힘들이지 않고 재미있다는 점이에요. 어른인 제가 봐도 재밌었으니까요.


순서가 상관 없으므로, 펼쳐지는 대로, 궁금한 대로, 자기 순서에 맞게,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번 들춰보게 될 것 같습니다.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습니다. 흥미성 재미만 넘치지도 않고 유익한 정보만 넘치지도 않습니다. 짜집기한 백과사전 아니더라구요. 이상, 이해하기 쉽고 생생한 퀄러티 일러스트가 가득한 완급 조절이 잘 된 대백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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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3 - 읽다 보면 저절로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과 ‘도형’ 이야기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3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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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비슷한 문제끼리 묶어 유형화해서 암기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통하지 않는 방식이다. 학교 내신 문제까지는 모르겠지만, 수능문제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수학 문제들이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나온다. 그래서 불수능, 불수학 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도대체 누가 풀 수 있는 것인가? 공들여서 생각하는 연습이 된 학생이다. 생각하는 능력이야 말로 인간이 인공지능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이며,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에서 수많은 문제들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해결력을 키워줄 것이다.

'몰입'의 저자 황농문 교수님은 몰입을 연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미지의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라 했다. 단순히 풀이과정을 암기하는 것은 수학이 아니다. 수학을 수학답게,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생각하는 즐거움을 배운다.

1, 2편에 이어서 이번에는 3편이다. 평면에 갇힌 생각을 떠나 공간의 세계로 날아간다. 최영기 교수님이 생생하게 풀어주신 '아름담고 신기한 수학이야기'로 들어간다. 1차원 -> 2차원 -> 3차원으로 점점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사고의 재료가 풍성해지면서 갇힌 생각에서 벗어나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지구라는 공간에는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는데 각 생명체가 나름의 입체도형의 모습을 띠고 있어. 그들의 표면적과 부피에 대하여 알아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돼. 예를 들어 추운 곳이라 피부를 통하여 열이 방출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하는 자연환경이라면 같은 덩치를 가진 생명체 중에서 피부 표면적이 작은 생명체가 생존에 유리하겠지. -p.106"

"입체도형에서 가장 작은 표면적을 갖는 도형이 구리므로 이슬이나 비눗방울들이 구의 모양을 띠게 되는 거야.

-p.65"

동물이 몸을 구 모양으로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는 것, 추운 지방에 갈수록 크고 둥그런 모습을 한 동물이 많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북극에 사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그렇게 동굴동글 귀여운 이유도 알게 되었다.​

"수학은 자연 속에 숨어 있는 비밀들을 알려주는 비밀의 문 같아! -p.65"

"2차원 공간에서 놓인 삼각형은 2로 나누고, 3차원 공간에 놓인 뿔은 3으로 나누지. 무언가 연관성이 있는 것 같지 않아? 그래 맞아! 2와 3은 삼각형과 뿔이 놓인 곳의 차원을 반영하고 있어. -p.74"

아이스크림 콘이나, 키세스 초콜릿이 원뿔 모양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재료가 3분의 1만 들어갔던 것이다. 요즘 4차원에 대해서 부쩍 관심이 많아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볼 재료가 풍성해졌다.

(수학에 눈뜨는 순간 2)

우리는 부피의 비가 길이의 세제곱의 비임을 배웠다. 그런데 생리학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는 길이를 세제곱한 것의 제곱근 이라고 한다. 걸리버의 키가 소인의 키의 약 12배 이므로 생리학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는 12의 세제곱의 제곱근인 42배 정도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소설에는 소인 1728명에 해당하는 음식을 매일 제공했다는 재미있고도 수학적인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이 소설이 쓰인 지가 거의 300년이 지났지만, 최근이 되어서야 어느 생리학자가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을 보면, 사람들은 수학을 쓰면 그냥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 -p.86

걸리버가 말한다. "생각보다 적게 먹어." 걸리버 여행기 다시보기를 읽으며, "틀린 질문에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다."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의 한 대사가 떠올랐다. 우리는 사실 책으로 인쇄되어 나오는 글씨는 무척이나 관대해서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문제가 나오면 그저 빨리 풀기에 급급하지 않은지 생각해본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문제집을 풀 때 오탈자, 문제나 정답에 오류를 찾으면 선물을 주겠다고 한다. 책을 만드는 출판사의 직원들도, 저자도, 다 사람이므로 자세히 찾아보면 오류가 꽤 있다. 정오표는 반드시 있다.

"학생들이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즐거움을 쫓으면서, 여유롭고 안정감 있는 일상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 -허준이 교수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는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아무래도 순수 학문을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의 부모님처럼 아이들에게 예측가능 한 안정감을 주고 싶다.

수학 머리가 없다면서 아이를 수포자로 만드는 것은 최악이다. 우리 아이들이 최영기 교수님이 들려주는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이야기를 읽으며 천천히 느리게 재미있게 수학의 매력에 빠져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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