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3 - 읽다 보면 저절로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과 ‘도형’ 이야기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3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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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비슷한 문제끼리 묶어 유형화해서 암기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통하지 않는 방식이다. 학교 내신 문제까지는 모르겠지만, 수능문제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수학 문제들이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나온다. 그래서 불수능, 불수학 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도대체 누가 풀 수 있는 것인가? 공들여서 생각하는 연습이 된 학생이다. 생각하는 능력이야 말로 인간이 인공지능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이며,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에서 수많은 문제들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해결력을 키워줄 것이다.

'몰입'의 저자 황농문 교수님은 몰입을 연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미지의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라 했다. 단순히 풀이과정을 암기하는 것은 수학이 아니다. 수학을 수학답게,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생각하는 즐거움을 배운다.

1, 2편에 이어서 이번에는 3편이다. 평면에 갇힌 생각을 떠나 공간의 세계로 날아간다. 최영기 교수님이 생생하게 풀어주신 '아름담고 신기한 수학이야기'로 들어간다. 1차원 -> 2차원 -> 3차원으로 점점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사고의 재료가 풍성해지면서 갇힌 생각에서 벗어나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지구라는 공간에는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는데 각 생명체가 나름의 입체도형의 모습을 띠고 있어. 그들의 표면적과 부피에 대하여 알아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돼. 예를 들어 추운 곳이라 피부를 통하여 열이 방출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하는 자연환경이라면 같은 덩치를 가진 생명체 중에서 피부 표면적이 작은 생명체가 생존에 유리하겠지. -p.106"

"입체도형에서 가장 작은 표면적을 갖는 도형이 구리므로 이슬이나 비눗방울들이 구의 모양을 띠게 되는 거야.

-p.65"

동물이 몸을 구 모양으로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는 것, 추운 지방에 갈수록 크고 둥그런 모습을 한 동물이 많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북극에 사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그렇게 동굴동글 귀여운 이유도 알게 되었다.​

"수학은 자연 속에 숨어 있는 비밀들을 알려주는 비밀의 문 같아! -p.65"

"2차원 공간에서 놓인 삼각형은 2로 나누고, 3차원 공간에 놓인 뿔은 3으로 나누지. 무언가 연관성이 있는 것 같지 않아? 그래 맞아! 2와 3은 삼각형과 뿔이 놓인 곳의 차원을 반영하고 있어. -p.74"

아이스크림 콘이나, 키세스 초콜릿이 원뿔 모양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재료가 3분의 1만 들어갔던 것이다. 요즘 4차원에 대해서 부쩍 관심이 많아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볼 재료가 풍성해졌다.

(수학에 눈뜨는 순간 2)

우리는 부피의 비가 길이의 세제곱의 비임을 배웠다. 그런데 생리학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는 길이를 세제곱한 것의 제곱근 이라고 한다. 걸리버의 키가 소인의 키의 약 12배 이므로 생리학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는 12의 세제곱의 제곱근인 42배 정도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소설에는 소인 1728명에 해당하는 음식을 매일 제공했다는 재미있고도 수학적인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이 소설이 쓰인 지가 거의 300년이 지났지만, 최근이 되어서야 어느 생리학자가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을 보면, 사람들은 수학을 쓰면 그냥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 -p.86

걸리버가 말한다. "생각보다 적게 먹어." 걸리버 여행기 다시보기를 읽으며, "틀린 질문에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다."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의 한 대사가 떠올랐다. 우리는 사실 책으로 인쇄되어 나오는 글씨는 무척이나 관대해서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문제가 나오면 그저 빨리 풀기에 급급하지 않은지 생각해본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문제집을 풀 때 오탈자, 문제나 정답에 오류를 찾으면 선물을 주겠다고 한다. 책을 만드는 출판사의 직원들도, 저자도, 다 사람이므로 자세히 찾아보면 오류가 꽤 있다. 정오표는 반드시 있다.

"학생들이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즐거움을 쫓으면서, 여유롭고 안정감 있는 일상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 -허준이 교수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는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아무래도 순수 학문을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의 부모님처럼 아이들에게 예측가능 한 안정감을 주고 싶다.

수학 머리가 없다면서 아이를 수포자로 만드는 것은 최악이다. 우리 아이들이 최영기 교수님이 들려주는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이야기를 읽으며 천천히 느리게 재미있게 수학의 매력에 빠져들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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