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
아다치 히로미 지음, 최현영 옮김 / 사람in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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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부지런히 장을 보고 영양소 따져가며 밥상을 차린다.

'마음'에 좋은 '말'을 귀에 담아주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부모의 말에 따라 그 후 아이의 회복력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니 부모되기 쉽지 않다. 마음을 지켜주고 싶고, 회복탄력성력을 키워주고 싶다. 몸 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근육이 생기기를 바란다.


수학에 정석이 있다면 이 책은 부모 화법의 정석이 아닐까 싶다. 형광펜과 색연필을 준비하고 밑줄을 긋고 별표를 친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모를 때마다 펼쳐서 봐야겠다. 작가가 제안하는 화법을 필사하고 연습하고 암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자연스럽게 술술 튀어나오지가 않는다. 듣고 자란 말들이 아니라서 왠지 낯간지럽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N회독하여 이 책의 말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물론, 외워서 말한다고 해서 쉽사리 통할 것 같지는 않다. 화가 난 매서운 눈을 하고서 입꼬리만 위로 올리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니 기괴하고 불편하다. 말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야한다. 사람은 표정, 바디랭귀지, 목소리 톤 등의 '비언어적 표현'에서 메시지를 더 감지하기 쉽다고 하니 '일관성 있는 태도'로 아이들과의 신뢰를 쌓아가야겠다.



집에 장난감이 어질러져 있다. 공부는 하지 않고 놀고만 있는 아이를 보니 갑자기 화가 올라온다. "숙제는 다 하고 노는거니?" "내가 도대체 몇 번을 말해?!" 판단하고 비난하는 말들을 쏟아낸며 지적하고 명령한다. 40살이 넘은 나는 아직도 해야할 일들을 제대로 못하고 헤매면서,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겠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첫째가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서 둘째에게 한다는 것이었다. '거울신경세포'라는 것이 있다고 하더니, 그새 엄마가 하는 말을 복사해서 마음속에 저장하고 있었나보다. 내가 들려주었던 날선 말들, 아이들이 그 말들을 나중에 스스로에게 그대로 해줄까봐, 그것이 자기 스스로를 규정하게 될까봐 무섭다. 부모인 나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서, 화법을 예쁘게 고쳐야 한다.


사소한 일들을 교정하려다가 아이에게 상처를 준다. 천사처럼 예쁘게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제 정신으로 돌아온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후회한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는 잘도 한다. 그래놓고 다음날 또 그런다.) 나도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 연습하다보면 잘 되겠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쫑알쫑알 즐거웠던 일들을 말해준다. 집안일을 하느라고 바쁠때는 건성건성 대충 듣는다. 앗차! 실수했다. 지금 급한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이 긍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놓쳐버렸다. 긍정적인 감정이 회복력을 기른다.


책을 읽고 온 아이가 "4차원에서 빵조각을 던지면 3차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라고 묻는다. 속으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지?' 생각하며 관심분야가 아니라서 대충 듣는다. 또 실수했다. 아이에게 가치있게 느껴지는 것을 함께 느끼고 공유해야 한다. 앞으로 4차원 세계는 강제로 내 관심분야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그것이 곧 '미래를 위한 최선의 투자'이다.


"역시 대단해! 엄청 똑똑하다. 천재 아니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기에 칭찬을 남발했다. 묻지마 칭찬에는 부작용이 생김을 알고 깜짝 놀랐다. 책 제목만 듣고 실천했다가 큰일 날 뻔했다. 책을 읽었어야 했다. '잘했다'고 칭찬말고 '노력했다'고 칭찬하자. 기량, 능력이 아니라 '성격의 강점'에 칭찬의 초점을 둔다. 괜히 막연하게 칭찬해서 아이를 불안하게 만들지 말자.


살아내기란 만만치않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끊임없이 생길 것이다. 내게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능력도 없지만, 있다한들 끝까지 계속 같이 있어줄 수도 없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비록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 통장은 만들어줄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꺼내쓸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워주고 싶다. 역경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자기 힘으로 다시 스스로 일어나 당차게 살아낼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인용]

<회복력을 키우려면?>

"즐거웠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즐거움을 '공유'하면 긍정적인 감정이 증폭된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즐거운 활동을 하는 것을 대단히 좋아한다"

​"우리는 좋은 것보다는 못하는 것, 잘되지않는 것에 의식을 집중하기 쉽다"

"비판과 비난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비판적인 부모 슬하에서 자란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부모가 자녀의 강점에 주목하면 자녀의 행복도가 상승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회복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약점을 고치는 것 이상으로 강점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칭찬의 초점을 성격에 강점에 둔다. 기량이나 능력 등에 관련된 강점은 시기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성격의 강점을 주목받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다움'을 내면에서 성장시켜 갈 수 있다"

"성공 경험을 많이 쌓게 해 주고 싶은 생각이 앞서서 목표의 기준을 낮추어서는 안 된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로 성공 경험을 쌓는다면 아이들의 의욕과 자기효능감이 향상되는 효과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

"현재 수준보다 조금 어렵지만 도전하여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면 몰입 상태에 들어가기 쉽자 개선된 감정을 느낀다"

"감정을 글로 쓰는 행위 자체에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불쾌한 사건에 관한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다"

플랜 B를 세운다. "차선의 선택이 있으면 희망도 품을 수 있다. 그것이 곧 회복력으로 이어진다"

"해석이 감정에 영향을 주고 그 감정이 이후 행동에 영향을 준다"

"시련과 역경에 직면했을 때 부모의 말이라는 예방접종을 받았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 아이 마음의 향방을 크게 좌우한다."

"필요 이상으로 도움을 주거나 앞질러 가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안전기지로서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화법교정>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힘내!" (x)

---> "오늘은 5분만 해 볼까?"(o)

근거나 현실성이 없는 과장된 격려는 역효과목표가 너무 크게 느껴지면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 정도면 할 만하다라고 느낄 수 있는 첫걸음을 설정해 주는 것이 좋다. 큰 목표를 잘개 쪼개서 성공 경험을 쌓게한다.


"지금 당장 치우지 못해?!" (x)

---> "갈아입은 옷이 그대로 널브러져 있네" "어떻게 하기로 약속했더라?" (o)

명령하지 말고 약속을 상기시킨다. 일방적으로 규칙을 강요하거나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규칙이 왜 필요한가에 관해 자세하게 가르쳐준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래?" (x)

---> "위험한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o)

나 전달법 I-message '나는 ~라고 느꼈다. 나는 네가 ~해 주었으면 좋겠다'으로 자기 생각을 전달한다.

너 전달법 You-message '너는 ~이다' 주어가 '너'가 되면 상대방을 책망하거나 비난, 지시가 되기 쉽다.


<양면을 보자>

"화내고 고집이 센 사람 = 열정적이고 정의감이 강하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 =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이 있다"

"걱정이 많은 사람 = 신중하고 배려심이 있으며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

"긴장, 불안, 초조는 아이가 연약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제부터 착수해야 하는 일의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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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책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의 못다한 이야기
매트 헤이그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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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침묵은 고통이다. 하지만 그 고통에는 출구가 있다. 말할 수 없다면 글을 쓰면 된다. 쓸 수 없다면 읽으면 된다. 읽을 수 없다면 들으면 된다."

얕은 종지같은 생각이 드러날까 걱정되고 부끄러워 글쓰기를 피해왔다. 그런데 요즘들어 부쩍 잘 쓰지도 못하는 글을 마구 쓰고 있다. 사실 예전부터 쓰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매트 헤이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고통'이 너무 컸나보다. 그 고통에서 '도피처'를 찾아서 책을 찾아 읽고 있고, 지금 이 리뷰도 쓰고 있다. 묵힌 응어리가 조금씩 풀린다. 우울과 불안의 터널을 지나온 매트 헤이그의 위로는 나를 나무라지 않아서 좋다. 그래서 자꾸 들여다보고 싶다.

<장님처럼 걷다>

"이 지구, 우주에는 경이로운 것들이 넘쳐나지만 너무 많이 우리는 무감각해져 버렸다."

흔해서 시시해 보이던 풀꽃도 핸드폰 사진을 찍기위해 초점을 맞추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물과 햇빛이 재료가 되어 포도송이가 되고, 또 다시 변하여 포도주가 되는 기적이 보인다. 대학병원에 가보면 아픈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 내가 이 순간 숨쉬고 움직이고 먹을 수 있음이 '당연함' 아니라 '기적'임을 깨닫게 된다.

"하루씩 지나가고 한 해씩 사라지건만,

저희는 기적들 사이를 장님처럼 걸어갑니다." - 마커스 보그

<미움받을 용기>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자"

"자폭하는 것보다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것이 다 낫다"

"넬리 블라이, 그녀는 세상이 요구하는 역할을 전부 거부하고 스스로 되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자신이 아닌 무언가가 되려고 하면 항상 실패할 것이다. 자신이 되려고 하자."

"멋지게 보이려고 애쓰면서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질 것인지, 삶을 맛보고 즐기면서 자신만의 진실을 찾아갈 것인지."

엄마는 나만 보고 산다고 했다. 착하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부모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이, 친구들이,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실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원하지 않는 일에도 '아니오'를 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누가 그러라고 시킨것도 아니다.

가짜는 힘이 없었다. 가짜 꽃은 향기도 나지 않았고, 열매도 없었다. 짝퉁은 쓰이다가도 결국은 버려진다.

딸로,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 요구되는 역할들이 있다. 거부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역할을 하자. 바로 그것이 '나 자신'일 것이고, 그래야 '억울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비로소 '나를 아낌없이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이 시키는대로 살다보면 우울해진다. '나'로부터 소외되지 말고, '나'다움을 찾자. '나'와 가까워지자." - 김미경

<용서>

"남들이 잘못을 인정해야만 당신이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묘지에 누울 때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자기 안에 증오를 간직하고 있으면 누구도 아닌 자신을 벌하는 것밖에 안 된다."

"실수를 용납하자."

마음 상하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끝까지 사과를 받아내려고 했다. 아무리 화가나고 슬퍼도 이미 일어난 사건이란, 변하는 일이 없었다. 나는 상처 속에 머물기로 선택했었다. 결국, 내 선택은 내 시간과 에너지를, 마음을 갉아먹었다. 용서는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나의 실수도, 타인의 실수도 용납하자.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은 내버려두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역경>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건 역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경이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준다고 믿었다."

원하지 않지만, '약함이 강함이고, 고난이 위장된 축복이고,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다.'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는 견디기 힘든 고난이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뒤돌아보니, 그때 그 고난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꼼짝없이 죽었겠구나 싶은 경험들 때문이다. 가정에 고난이 닥쳤을때 오히려 하나로 똘똘뭉쳐서 서로 위로해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성장하고 싶지 않다고, 이겨낼 힘이 없다고,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고난을 치워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 어린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간다.

<현재>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닫힌 문만 바라보느라 열려 있는 문은 보지 못한다."

"현재는 확실하지만 미래는 추상적이다.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망치는 건 아직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지금 가장 소중한 걸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

한 쪽 문이 닫혔을 때 앞이 깜깜해져서 닫힌 문만 바라보고 세상이 끝났노라고 엉엉 울었다. 고3때 수능시험을 보고 왜 그렇게 세상이 끝날것처럼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던지... 그때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위로해주던 엄마의 말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살아보니 나빴던 일이 다 나쁘게 흘러가는건 아니었다. 오히려 나빴던 일이 더 좋은 일로 가기도 했다. 인생사 새옹지마, 모른다. 좋은 일이 생겨도 거만할 수 없는 이유이다. 좌절은 다른 길로 가라는 신호일 수 있다. 닫힌 문만 바라보지 않겠다. 여기저기 찾다 보면 다른 열린 문이 보일 것이고, 하늘 위는 항상 열려 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날려버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한다. 현재만이 과거도 바꾸고 미래도 바꿀 수 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 드라마 대사, <눈이 부시게>

<불확실함에 머물다>

"시인 존 키츠가 만든 '소극적 수용력'negative capability이라는 말은 '조급하게 사실이나 이유를 찾으려 애쓰지 않고 불확실함, 불가사의함, 의심 속에서 머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신의 취약함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걸 해결할 필요는 없다. 그저 아름다운 무언가를 바라보라."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다. 선한 사람이 고통을 당한다. 악한 사람이 승승장구한다. 살다 보면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 투성이다. 불행이 닥쳤을때 '나에게 도대체 왜 이런일이 생겼는가?' 그 원인이나 이유를 찾느라 급급했다. 작가는 '불확실함 속에서 머물 수 있는 능력'에 대해 말한다. 나의 취약함을 수용하고 아름다움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추운 겨울이 오면 또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따뜻하고 포근한 눈이 내리는 것 같다. 언제고 꺼내보고 싶은 '글'과 '그림'이 순서에 상관없이 언제고 위로하고 감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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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 공부 - 세 번에 한 번은 죽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루시 폴록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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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치라고 우기고 싶은 흰 머리가 차곡차곡 잘도 올라온다. 몸도 예전과 같지 않다. ‘나이 듦’은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책의 작가 루시 폴록은 우리에게 “더 늦기 전에 나이 듦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미루고 싶은 대화를 굳이 지금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나이 듦과 죽음을 인식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할 때, 오늘의 삶을 더 잘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이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곳은 병원이 아닐까 싶다. 일상을 살다보면 모두 다 건강하고 무탈하게 살 것만 같지만, 막상 대학병원에 가보면 아픈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다양한 환자들과 의사들의 스토리가 등장하는데, 저마다 다른 각자의 사연들로 우리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이 책에서도 저자가 30년간 노인의학과 의사로서 만났던 수많은 환자, 죽음을 앞둔 노인분들, 그들의 가족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고, 의연한 이야기들이 여기에 덤덤하게 모여 있다.

“저한테 묻지 마세요! 제가 어떻게 결정할 수 있겠어요? 저한테 아버지 생명줄을 끊어버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요!”

“그저 전달하는 것이 어렵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정보를 숨겨서는 안 된다.”

부모님과 차마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 아직은 멀게 느껴지고, 불편하고, 꺼려지는 이야기들... 저자는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못 하겠어.”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할 거야”가 맞다고 한다.

“여기 있는 내가 네 미래다.”

“잠시 멈추어보면 우리는 현재의 노인이 미래의 우리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노인 수습생이다. 노인을 위한 조치는 모두한테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

현재의 노인과 나누는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한 대화는, 미래의 우리 자신과 나누는 대화이기도 하다. 우리가 기억해야할 사실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에 솔직 것’, ‘바라는 것을 알릴 것’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함께 계획을 세울 것’ ‘누구도 빠짐없이 모두가 가장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금부터 세 번에 한 번씩은 내 무덤을 생각할 것이다.”

“다른 두 가지 생각은 지상에서 즐겁게 지내기 위해 남겨두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오늘을 즐기기 위해.”

계속 살 것만 같은 착각이 욕심을 낳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음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착취하고, 깔보고, 낮추어 보고, 업신여기고, 서럽게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가장 힘들고, 절박한 순간에 의사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환자 위에 있는 것 같은 의사를 만난 적이 있다. 환자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 도대체 무엇을 안다고 그렇게 쉽게 단정하고 말하던지... 큰 상처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의사는 좋으신 분들이었다.)

“환자한테 무엇이 중요한지를 전부 안다는 듯한 태도는 끔찍한 오만일 것이다.”

“바로 그때 나는 결심했다. 절대로, 다시는, 어떤 사람의 정신이나 신체 기능을 근거로 그 사람의 삶의 질은, 그 삶과 살 권리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당연히 나이를 근거로도 말이다.”

나는 작가의 이러한 의사로서의 태도와 겸손이 마음에 든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의 바람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결론 내리지 않았었는지 반성한다.


“대다수 사람이 바라는 것은 독립성을 100퍼센트 유지하면서 활기차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다.”

그래프를 보면 나이가 들수록 독립성이 떨어진다.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삶의 필수적인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좋은 음식도 중요하겠지만, 작가는 엉덩이를 떼는 일, 바로 '운동'에 그 비법이 있다고 말한다. 움직이기, 조금 더 움직이기! 지금. 당장. 바로. 실천해야겠다.

“빠를수록 죽음은 멀어진다.”

“빨리 걷는 사람은 사신과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기대수명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그렇게 조금 더 얻은 시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요인은 엉덩이를 떼는 일이다.”

“손주들을 어찌나 안아주고 싶은지. 우리가 바라는 건 친구들이 다들 우리 집 식탁에 팔을 올리고 둘러앉아 있는 거란다.”

코로나로 오랫동안 부모님 집에 방문하지 못했다. 방역 수칙을 최대한 지켜보겠다고 했던 결정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아이들을 얼마나 보고 싶어하시던지... ‘평등’이 곧 ‘공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도, 사회적 합의도, 좀 더 주의가 필요함을 느낀다.

“아빠가 세상을 뜬 뒤, 책상에는 나중에 있을 일을 깔끔하게 적어둔 A4용지 만한 공책이 남아 있었고, 그 안에는 변호사의 이름과 유언장이 있는 곳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전기, 가스, 수도 회사에 각각 사용하는 계좌번호와 같은 은행 업무와 관련된 것들, 집에 배관이 터졌을 때 사용하는 중앙 수도꼭지의 위치, 아빠가 지원했던 자선단체들이 있다. 아빠가 고른 장의사, 목사와 교회 이름도 있었다. 엄마도 이것을 알았지만, 아빠가 비용을 다 지불했다는 것까지는 전혀 몰랐다.”

내가 세상을 떠난 뒤 누군가 나의 유품을 정리하게 될 나중을 생각하면, 좀 더 정리하고 미니멀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죽음은 삶에서 신앙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 중 하나이며, 믿음은 모든 신체적 걱정을 초월하고 누군가를 이 세상에서 영원한 세계로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올려 보내 준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임종 전에 나는 누구를 떠올리고, 누구를 의자하며 떠날 것인가? 악쓰지 않고, 찌푸리지 않고, 평온한 얼굴을 하고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순간을 떠올리며 오늘을 산다.

“대체로 심폐소생술은 성공률이 매우 낮으며 심폐소생술에 따르는 부담과 위험으로는 갈비뼈 골절과 장기 손상처럼 해로운 부작용, 저산소성뇌손상처람 부정적인 임상 결과, 신체장애의 악화를 포함하는 환자가 겪는 여타 안 좋은 결과가 있다. 만약 심폐소생술로 심장이나 호흡을 다시 가능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다시 원활하게 하는 데 실패한다면, 환자는 존엄이 사라진 방식으로 사망하게 될 수도 있다.”

심폐소생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도 나의 마지막 순간을 미루지 말고 미리 결정해놔야겠다. 나도, 미래의 나인 노인도 모두가 존엄을 지키며 살 권리가 있는 존중받아야 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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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끝내는 힘 - 세계 최고의 행동과학자가 18년 연구 끝에 밝혀낸 목표 달성의 과학
아옐릿 피시배크 지음, 김은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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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나는 왜 그럴까? 공부, 운동, 정리정돈... 새해가 되면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하지만 흐지부지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마음먹은 대로 무엇이든 척척 해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나와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동기 과학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라는 피시배크의 말을 들어보고, 작심삼일을 일삼아 오던 나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이 책이 매우 특별했던 점은 학계에서 인정받는 과학자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근거를 '과학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고로, 감성보다는 논리에 의해 설득당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추천이다.

"어떻게 자발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환경을 바꿔야 한다. 만약, 심리학자, 사회학자, 경제학자를 한 방에 모아놓고 동기부여 방법을 묻는다면 하나같이 환경을 바꿔야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기본 원칙을 정답이라고 내놓을 것이다."

이 책은 자발적 동기부여에 대한 명료한 답으로 시작하는데,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환경'을 바꿔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야채를 많이 먹이고 싶었던 나는,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채소코너를 돌고 돌았고, 요리를 할 때 야채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고민하며 식탁을 야채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거실에서 TV를 치웠고, 아이들의 손이 닿는 곳에 책을 가까이 두었다. 이러한 것들은 참 잘했구나 싶다.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집안의 '환경'을 바꿔 '선택지'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것들이 더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목표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수단에는 투자를 꺼린다. / 사람들은 수단에 투자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 목표 달성은 신나고 즐거운 일이지만 수단을 처리하는 과정은 성가신 일이다."

나 또한 ATM에서 돈을 뽑을 때 은행수수료가 나가는 것을 꺼린다. 택배비가 붙으려고 하면 무료배송을 만들려고 물건을 더 담기도 한다. 우리는 수단에 비용이 나가는 것을 꺼린다. 은행수수료나 택배비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이다. '공부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공부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버린다. 쉽지 않겠지만, 공부 그 자체를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누군가 관심을 두지 않더라도 본인 스스로 한없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울 일 말이다.

"스스로 목표를 정해야 최선을 다한다. / 다른 사람이 목표를 설정해주면 열정이 떨어질 염려가 있다. / 자신이 정한 목표가 아니라면 쉽게 목표를 거부하는 핑계가 된다."

아이들에게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해주면 스스로 선택권이 없는것처럼 느껴서 심리적 저항, 반항심이 생길 수 있음에 유의한다. 다양한 질문을 통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다짐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자발적 동기가 필요할 때 나는 차이라떼를 마신다. 이 5달러짜리 음료수는 리포트를 끝내거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출근한 자신에게 주는 보상과도 같다. 내 딸도 버블티를 마시며 힘겨운 의대 시험 공부를 버틴다. 자신의 장기적 목표가 무엇이든 값비싼 커피 한잔은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보상물이다."

요즘 새벽기상을 습관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새벽에 일어난 나에게 즉각적인 보상물인 '에이스, 초코파이, 마카롱' 등을 선물로 준다. 나를 따라서 덩달아 새벽에 일어난 아이에게도 좋아하는 간식을 내어놓는다.

때론 보상이 적절하지 않을 때 잘못된 행동을 낳기도 하는데 각자의 상황에 맞춰서 세심하게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작가 또한 제대로 된 보상을 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한다. 유인책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양보다 질에 대해 보상할 수도 있으며, 가장 쉬운 보상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잘못된 유인책을 사용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한다.

"과잉 정당화 효과란 행동에 정당성 혹은 유인책을 부여한 후 이를 제거하면 동기가 약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 유인책이 추가된 것만으로도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핵심 이유가 훼손되거나 희석되는 것이다. / 희석 원리에 따르면 목표 지향적인 활동에 새로운 목표를 추가하면 활동과 원래 목표 사이에 연관성이 약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주의깊게 읽었던 파트이다.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보상을 주면, 나중에 그 보상이 의미 없어지거나 주어지지 않을 때, 공부의 원래 목적을 잊은 채 더 이상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될 수 있다. 역시나 보상을 사용할 때 매우 주의해야겠다. 아이에게 유인책을 추가할 때 그 유인책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지 아니면 그 목적을 모호하게 하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 후에 결정해야겠다.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할 때 유인책을 통해 구분하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 자신에게 어떤 일을 시키면서 대가를 준다면, 그 일은 내가 하기 싫은 일일 것이다."

유인책을 활용하면 당장은 효과가 좋겠지만 역효과가 만만치 않다. 조금 멀더라도 돌아가야겠다. 독서나 공부의 즐거움, 성취감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더 연구해야겠다.

"당근이 건강에 좋다거나 시력 개선에 도움된다는 이유보다 아삭아삭한 식감, 달콤한 맛, 향긋한 향기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당근의 특징에 집중한다면 당근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나는 그동안 야채를 먹이기 위해서 야채의 무엇이 몸에 얼마나 이로운지에 대해 조사하고 열변을 토하며 아이들을 설득했다. 이제 아이가 좋아하는 야채의 특징에 집중시키기로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물론 좋아하는 특징이 별로 없으므로 쉽지 않겠다. 그래도 야채를 좋아하게 될 아주 작은 틈새라도 찾아서 파고들어야겠다.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더 오래 기다리는 경향을 보였다.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어른이 약속을 지킬 거라고 믿는다."

마시멜로를 앞에 두고 기다리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너는 왜 인내심이 없니?' '의지력을 키워라' 라고 말하기 이전에 나는 아이 앞에서 말과 행동이 일치했는지, 약속을 잘 지켰는지 반성하게 된다. 참을성 또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가정 환경에서 온다니, 부모로써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목표가 모호하고 명확한 숫자로 명시할 수 없으면 측정하기가 어려워 동기를 유발하지 못한다./ "측정 가능한 목표는 알아보기도 쉽고 점검하기도 쉽도록 의미 있는 숫자로 명시된 목표다. / 목표를 수치로 나타내면 이해하기도 쉽고 실천하기도 쉽다."

우리는 이미 숫자를 활용하고 있다. 하루에 30분 요가하기, 영어단어 10개 외우기 등 때로는 '양'으로 때로는 '시간'으로 이해하기 쉽고, 확인하기 쉬운 목표를 정하고 해나가고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미 시험 범위의 반을 공부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아직 공부할 분량이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 비해 시험 공부에 대한 동기가 높았다. 몰입은 앞을 내다볼 때보다 뒤를 돌아볼 때 강해지는 법이다."

"목표에 확신이 없을 때는 컵에 물이 반쯤 찼다고 생각하면 동기를 유지할 수 있다. 목표에 확신이 있을 때는 컵에 물이 반쯤 비었다고 생각하면 동기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인간은 중간 항목보다 처음 몇 개의 항목과 마지막 몇 개의 항목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 중간 과정을 짧게 만들어야 한다. 목표를 세울 때 중간에 너무 오래 머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월 보다는 주 단위의 계획표를 짜서 공부법에 활용해야겠다.

"성공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려면 처음에 성공했던 대로 반복하면 된다. 실패로부터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 말하지 말아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우려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사고의 전환은 어렵다. 과거에 했던 실패들을 나열하며 사고의 전환을 하기 보다는 성공했던 일들을 기억하며 성공했던 대로 반복하도록 작은 성취들을 잘 기록해두고 칭찬하고 반복하도록 격려해야겠다.

​반드시 끝내는 사람들의 비결을 알아내고, 원하는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 책에 결과가 상반되는 다양한 실험들이 수록되어 있어 혼란스럽기도 했다. 사람마다 각자 지나온 과거가 다르고, 처한 환경이 다를진데 동기부여의 방법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도 공부법도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 나와 내 아이를 자세히 살피고 때마다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드시 끝내는 힘'을 갖도록 나만의 해답을 만들어 가야겠다.​ 게으른 완벽보다 완성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 



​반드시 끝내는 사람들의 비결을 알아내고, 원하는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 이 책에는 결과가 상반되는 실험들이 함께 나열되어 있어 혼란스럽기도 했다. 사람마다 각자 지나온 과거가 다르고, 처한 환경이 다를진데 동기부여의 방법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도 공부법에도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 나와 내 아이를 자세히 살피고 때마다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드시 끝내는 힘을 갖도록 나만의 해답을 만들어 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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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영어 교과서 씹어 먹어 봤니? - 상위 1% 아이들만 알고 있는 영어 교과서 100% 활용법
이지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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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과서는 내게 참 가혹했다. 일 년 정도 영어 교과서팀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적이 있는데 일 년 내내 밤낮없이 야근을 한 탓이다. 아침 일찍 출근을 하고 밤 12시에 퇴근을 하는 날들이 계속되다보니 이것이 과연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일정인가 싶었다.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도 없이 사생활은 거의 반납하듯 했고, 건강검진에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이 책을 읽으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 때의 나는 꿈에서까지 원고를 들고 일을 했었다. 애증의 영어 교과서를 그동안 잊고 지냈다.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며 많은 영어원서와 영상을 이용했는데, 정작 영어교과서는 활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역시 등잔 밑이 어둡다. 

국정 교과서는 정부주도형이고, 검정교과서나 인정교과서는 사기업인 일반 출판사에서 만든다. 매우 짧은 경험이었지만, 출판사에서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자면, 실력 있고 유능한 여러 명의 교수님들로 집필진을 꾸린다. 교수님들이 써주신 원고를 가지고 함께 모여서 오랫동안 마라톤 회의를 한다. 실제 수업에서 잘 적용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모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마련해준 교육과정과 성취 기준을 바탕으로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친다. 물론 편집자도 여러 번 확인하지만, 선생님, 원어민 등 여러 명의 교정을 많이 거치기 때문에 오류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합격과 불합격을 검정한다.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교과서는 일반 문제집에 비해서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투자되는 셈이다.

요즘은 미국의 교과서를 이용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실제로 미국에는 교과서라는 개념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개입해서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검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교과서를 만들고, 그것을 시장에서 판단하게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영어 교과서의 경우 영어가 약간 억지스럽다는 말이 있다. 이는 교과서 집필 과정에 정부 개입이 많다 보니 생긴 일이다. 정해진 개수의 권장 어휘, 정해진 문법의 틀 안에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문법 규칙이 뒤에서 나올 수 없다. 엄격한 통제 하에 문장을 만들고 단원의 순서를 정한다. 특정 시제나, 문법, 복합문 등은 초등 권장이 아니라서 초등 교과서에 나올 수가 없다. (현 교육 체계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한 필요한 방법이라고 한다.)

<영어다운 영어 vs 시험에서 통하는 영어 >

실용영어와 입시영어 둘 다 모두 잘하면 좋겠지만, 내 아이의 성향이나 상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면, 초등 고학년때 쯤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아이의 선택이 학교 내신이나 수능에서 통하는 영어라고 한다면 최고의 선택은 단연 영어교과서일 것이다. 

“수능 만점자들은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모두가 우습게 보고 쉽게 넘기는 교과서를 절대로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교과서가 교육과정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초등권장 어휘 목록>

“초등 영어 교과서에서 사용하도록 권장된 여휘 목록은 800개이다. 권장 어휘는 권장할 뿐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숫자 800개가 안이라 '숨겨진 어휘'들이 존재한다. 권장 목록 외 어휘는 교유 명사, 호칭, 요일, 달, 계절명, 숫자, 단위명, 외래어, 파생어이다. 특기 파생어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 품사가 바뀌는 경우에도 모두 한 단어로 본다. 접미사나 접두어가 붙어 의미가 바뀌는 어휘조차도 하나의 단어로 인식한다. 그래서 중고등학생이 될수록 새로운 어휘가 더 많이 나온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 권장 어휘 뿐 아니라 어근, 접미사, 접두어 등으로 파생된 어휘까지도 암기가 필요하다.


<서술형 대비>

“교과서 속 문장과 다르거나, 어휘의 스펠링에 오류가 있거나, 문법적으로 오류가 발견되었건, 단순 구두점 실수 등 감점을 한다. 평소 대소문자, 줄임말, 구두점 등을 소홀히 하지 말자. 실제로 쓰이는 문장, 문장의 자연스러움, 원어민이 자주 쓰는 표현 등은 내신 시험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교육부의 검정이 끝난 교과서 안의 문장을 얼마나 정확하게 사용했느냐가 서술형 또는 수행 평가의 주관식 답변에서는 더 중요하다.”

-> 강남의 아이들은 미국으로 유학도 많이 가고 하니 영어다운 영어를 할 줄 알았는데, 영어내신으로 유명한 강남의 한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을 보았는데, 학교 교과서를 완전 씹어먹고 있었다. 


“라이팅 연습이 필요할 때는 문제집을 이용하기 보다는 교과서 속 문장을 정확하게 따라 써 보는 것부터 추천합니다.”

->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에서 쓰기가 가장 고민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교과서를 이용하기로 했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전화 통화를 할 때의 대화가 필수 표현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어쩐지 듣기평가문제집을 풀고 있는데, 전화 통화 대화가 잘 안 나왔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10종이 넘는 교과서가 존재하고, 출판사 이름과 대표 저자의 성을 모르면 내신 교재를 구입할 때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해당 출판사에서만 내신 교재를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한다.”

-> 가고자 하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채택한 교과서를 미리 확인하고 미리 교과서를 씹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미리 교과서를 구입하고 싶은 부모는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쇼핑몰을 이용하면 된다.”


“현재 우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따르고 있다. 2022년 개정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예정이다.”


“2015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시기에 진로를 탐색해보고 가능하면 미리 정해놓는 것을 권장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융합’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각각의 분야에 응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융합을 하라고 한다.”


“의사소통 표현 목록, 어휘 목록, 언어 형식(문법) 등을 보고 체크하며 아이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디지털과 생태'가 아닐까 싶다.”


“에듀넷 티클리어 사이트에 들어가면 디지털 교과서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여러 과목 중에서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가 가장 높이 것이 영어와 과학이다. 듣기, 말하기 활동뿐 아니라 문화에 관련된 영상이나, 각종 게임, 프로젝트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학생이 되면 초등학생 때는 없던 내신 시험이라는 것이 생기고, 수행평가의 난도나 수행의 정도가 높아지고, 모든 것이 수치와 점수로 평가된다. 리딩 본문을 한 번씩 필사하는 연습을 하면 중등교과서 학습시 도움이 된다.”

유명한 인강이나 학원을 다니는 것도 좋지만, 내가 선택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지 전적으로 학원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옆집 엄마, 입시설명회, 학원의 말만 ‘듣고’ 팔랑귀가 되지 말고, 오리지날 텍스트인 평가원 교육과정의 목표 속 행간을 잘 ‘읽고’ 로드맵을 짜야겠다. 듣지 말고 읽자. 

정성으로 만든 영어 교과서, 너 씹어 먹어 봤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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