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싹둑! 코알라 미용실 1 - 무기력하거나 화가 날 때 고민 싹둑! 코알라 미용실 1
윤정 지음, 박현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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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기회가 생겨 만나게 된 분들이 있다. 사회적 기준으로 성공했으며 나이가 지긋하신 사업가, 변호사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분들이 모두 느린 말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고,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특유의 차분하고 온화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분들의 태도를 유심히 지켜본 것은 바로 '나'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나도 쉽게 화내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목소리가 커졌고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사실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인데, 한두 번 잔소리해서 안들으면 소리를 지르게 된다. 화를 내는 주된 원인은 정리정돈이나 취침 시간, 숙제 등이다. 사소한 문제를 교정하려다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 같다.


고민이 있는 어린이 앞에만 나타나는 미용실이 있다. 미용실의 주인은 코알라 아줌마다. 코알라 아줌마는 모든 일을 느리게 한다. 그녀는 워낙 느리다. 느릿느릿 걷고, 느리게 말한다. 아무리 긴 이야기라도 천천히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다.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서 고민인 '유나' 그리고 툭하면 욱하고 화를 내서 고민이 '욱이'가 있다. 어느 날 그들 앞에 코알라 미용실이 나타난다. 호기심에 문을 열고 들어간 그곳에서, 코알라 아줌마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아이들은 코알라 아줌마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코알라 아줌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찌나 잘 들어주던지 ... 느리게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공감하며 토닥여 준다.



"저런, 왜 울상이 된 거야? 괜찮아. 무엇이든 나에게 다 말해 보렴. _p.20"

"저런,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야? 괜찮아. 무엇이든 말해보렴. _p.58"

아이에게 <코알라 미용실>을 읽어주면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코알라 아줌마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나의 성급한 태도 때문이다. 엄마 지금 바쁘니까 용건만 간단히 말해줘.' '엄마 지금 밥하는 거 안보여?' '뭐해, 빨리빨리 말해!' 아이들 앞에서 어지간히 바쁜 척을 했다.

"유나는 다른 때와 다르게 종알종알 말을 많이 했어. 무슨 얘기를 하든 코알라 아줌마가 '그럼, 그럼!' 하면서 다 들어 주었거든. _p.23"

코알라 아줌마는 '그럼, 그럼!' 하면서 다 들어준다.

"고민이 있는 어린이에게만 나타나는 코알라 미용실, 그곳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어. _p.10"

옆에 앉은 아이가 책에게 대답했다, "어, 나도 고민 있는데?!"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빨아주는 옷 입고, 너는 편하게 학교만 다니면 되는데 도대체 무슨 불만이고 고민이 있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한숨 쉬지 말라고, 울지 말라고 윽박지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네 한숨 덕분에 내 드라이기가 오늘도 켜졌구나. 고맙다. _p.15"

"그럼, 그럼! 눈물도, 한숨도 다 필요하다니까. 호호. _p.23"

코알라 아줌마는 아이들의 한숨도, 눈물도, 다 필요하다고 이해하며 긍정하고 고마워한다.


책을 다 읽어주자, 아이는 코알라 미용실부터 찾았다. 아직 산타할아버지가 베란다를 통해서 들어오신다고 믿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는 우리 동네에도 코알라 미용실이 어딘가 있을거라고 두리번거린다. "코알라 미용실, 어딨지?"

급히 반성 모드가 되었다. '이제부터 엄마가 코알라 아줌마처럼 네 이야기 잘 들어줄게. 엄마에게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천천히 들어주고 느리게 말할게.'


'귀여운 건 못 참아!' 귀여운 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이가 책 표지를 보자마자 읽고 싶다고 해서 골랐던 책인데, 이렇게 엄마의 반성으로 끝나게 될 줄 몰랐다. 요즘 아이가 머리를 빗겨주고 땋고 하는 미용실 놀이를 한참 좋아하는데, 미용실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아이가 혼자서 읽어도 좋겠지만, 부모가 읽어주기 정말 좋은 책이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머리를 맞대고 읽어주면 아이의 마음 문을 자연스럽게 열 수 있고 표현이 서툰 아이라도 마음속 감정을 드러나게 할 수 있다. 책이든 영화든 인트로가 중요한 것 같은데, 이 책은 프롤로그를 읽어주자마자 스토리 속으로 금새 빠져들었다. 입에 달라붙는 구어체로 쓰여 더 술술 읽어주기 좋았던 것 같다.

미용실에 다녀오면 독특하고 멋진 헤어스타일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혼자서 끙끙대던 고민이 뚝딱 해결된다는 점에서 <브레드 이발소>가,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가게라는 점에서 <전천당>이 떠오르기도 한다. 요즘은 이렇게 가게를 중심으로 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나 만화가 트렌드인 것 같다. 그중에서도 이 책이 좋았던 것은 '순한맛'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악당이 나오는 자극적인 이야기보다는 <코알라 미용실>처럼 일상적이고 따뜻한 이야기가 좋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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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지 마 맞춤법 1 - 정신줄 월드컵이 열리다! 놓지 마 맞춤법 1
신태훈 지음, 나승훈 그림, 정상은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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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지마 정신줄> 웹툰이 아무리 재밌다고 해도 그렇지 맞춤법을 소재로 어떻게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까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대박이다. 들이밀지 않아도 알아서들 찾아 읽는다. 뭐가 그렇게 웃긴 건지 깔깔거리며 읽고 또 읽더니, "맞춤법 2권은 없어요?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 당장 2권을 내놓으란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고학년도 진짜 재밌다고 극찬이다. 신태훈 작가는 스토리를 나승훈 작가는 작화를 담당한다고 하는데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콤비가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기막히게 재미있는 학습만화가 탄생한 것 같다. 남을 웃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더군다나 페이지마다 계속 웃기는 건 진짜 어려운 일일 텐데, 그걸 해내다니 대단하다. 작가님은 개그천재가 아니실까 싶다.

 




등장 인물 소개가 있어 놓지마 정신줄 웹툰을 몰라도 아무 문제없이 읽을 수 있다.

 


인생 역전을 꿈꾸는 정신이 가족이 인생을 건 맞춤법 서바이벌 게임, 정신줄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놓지 마 맞춤법 1>>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토리 흐름만 보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연상되기도 했다. 생존 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아이들 책이니까 당연히 오징어 게임처럼 잔인하지는 않다. 아무리 작정하고 웃기려고 하는 책이라고 해도 설정이 과하면 눈살이 찌푸려지는데,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수위 조절을 잘한 것 같다.

 


금일(今日)을 금요일(金曜日)로 잘못 알고, 보고서 제출이 늦은 정 과정의 당황한 얼굴 표정. 시작부터 빵빵터진다.





당신 앞에 두 개의 문이 있다. 문장이 올바르게 쓰인 문을 골라 들어가면 된다.


명예를 쫓는 젊은이 vs. 명예를 좇는 젊은이


아이들 책이라고 문제를 쉽게 봤는데 뭐가 맞는지 자신할 수가 없었다. '어떤 문으로 들어가야 할까?' 두근두근 ... 스토리 라인을 잘 짜서 그런지 읽으면서 괜히 나까지 긴장이 됐다.





문제가 어려운지 탈락자가 속출하고, 멘탈스톤을 획득하는 사람도 나온다. 과연 위기의 정신줄 월드컵은 어떻게 될 것인가 ...ㅎㅎ



믿고 보는 '주니어 김영사'의 책답게 학습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어떤 어휘가 수록되었는지가 중요할 텐데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는 물론 EBS 문제집에 자주 나오는 중요 어휘까지 모두 실었다고 한다. 스토리가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구성도 짜임새 있다. 총 8장의 만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맞춤법 교실' '맞춤법 놀이터'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맞춤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만화만 보고 정작 맞춤법은 그냥 스쳐갈 수 있으니 그 부분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맞춤법 장기기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아이들과 책에 나온 맞춤법 문제로 퀴즈대회를 하려고 한다.

 


학부모의 입장으로는 아이가 학습만화보다는 글밥 많은 두꺼운 벽돌책을 읽었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만날 몸에 좋은 채소 과일만 먹고 살겠는가. 때로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기도 하고, 자극적인 떡볶이도 당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책은 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놓지 마 맞춤법>>으로 책에 대한 좋은 기억과 습관을 더해주었고, 무심하던 한글과 맞춤법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확장되었다. 가장 큰 수확은 물론 아이들의 큰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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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아이와 가볼 만한 곳 1193 - 유아, 초등 교과 추천 여행지를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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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는 아린아이를 데리고 좋은 곳에 가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요, "애들은 다 잊어버릴 텐데?"

그것에 대해 가장 좋은 답은 "좋았던 감정은 남는다."

부모와 함께 바다를 갔고 그 바다에 대한 좋은 감정은 남아서, 어떤 해수욕장이었는지 뭘 먹었는지 구체적인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중에 바다에 가면 굉장히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듯 좋은 감정은 남는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형편상 여행은 많이 다니지 못했지만, 드문드문 떠오르는 몇 가지 행복한 기억이 남아 있었다. 남이섬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하며 먹었던 닭죽, 남산타워 꼭대기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먹어봤던 피자 ... 그러고 보니 여행과 음식이 함께할 때 행복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아이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돈을 모아서 많이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지라도 좋은 곳에 함께 가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었던 좋았던 기억을 남게 해줄 수 있다면 행복한 유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책자가 거기서 거기지 싶었는데 이 책을 보고 그런 편견이 깨져버렸다. 누가 썼길래 이런 책이 나올까 싶었는데, 역시나 아빠가 내 아이를 위해 기획하고 집필한 책이었다. 2년에 걸쳐 분류하고 분석해서 전국의 여행지 1193개를 골라 추천했단다. 학부모로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여행지 추천의 이유이다. '누리과정'과 '교과과정' 어디에 해당하는지 또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쓰여있다. 고로 여행 계획을 짤 때 서칭하고 정리하느라 받는 스트레스를 확 줄여준다. '여행 가서 놀기도 전에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도록 해주는 여행 비법책'이 될 것이라 장담했는데, 독자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꿀책이 맞는 것 같다.

책 표지의 앞날개를 펼치니 저자 이정기 대표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아날로그는 나쁘거나 불편한 것이 아니라는 그의 고집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책을 들고 KTX 가족석에 앉아 기차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한 번의 여행은 수십 권의 독서보다 중요할 수 있다.



요즘은 학교에 아무 때라도 15일 이내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여행이 끝나고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교육과정을 만족시키는 여행지라면 보고서를 쓰기가 아주 용이해진다. 책에 나와 있는 연계 교육과정을 살포시 얹어놓기만 해도 보고서가 풍성해진다.


지식별 여행지

여행책자에 지식별 여행지라니 지식은 구색 갖추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훨씬 더 깊이 있고 보기 좋게 잘 쓰여있었다. 여행지 소개이다 보니 역사나 사회과 대부분의 연계 주제일 줄 알았는데, 과학이 의외로 많았고 미술과 체육 등의 전교과가 알차게 연계되어 있다.

아이들이 알면 좋은 지식이 제시되어 있고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주제의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있다.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좋은 양이 수록되어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삽화의 퀄러티 또한 훌륭했다. 페이지 하단에는 해당하는 여행지를 간략하게 추천한다. 여행지를 골랐다면 장소별로 페이지가 적혀 있으니 필요하다면 바로 그 페이지로 넘어갈 수도 있다. 어떤 책이 아이와의 여행을 위한 좋은 책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몇 번을 뒤엎었다고 하는데, 그 치열한 고민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 같다.


파충류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페이지 p.33을 읽어본다. 페이지 상단 오른쪽을 보면 연계교육과정 '초등 과학 3-2. / 2. 동물의 생활'을 확인할 수 있다. 하단에 추천 여행지로 나온 곳들 중에서 아이와 가봤던 '국립생태원'이 눈에 띄었다. 적혀있는 대로 p.313 으로 간다. 국립생태원은 정말 만족스러워서 다시 가봐야지 했었는데 역시나 '무조건 가봐야 할 대형 생태 테마파크'라고 강추되어 있다.

핵심문장이 하늘색 말상자 안에 있다. "기후에 따라 식물이 다르게 자라난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하늘색은 과학이다. 사회, 국어, 미술 등 과목별로 색을 분류해서 사용했는데, 볼수록 감탄하는 게 허투루 편집한 곳이 없다.


여행 지도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은 에이든이 유일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에 실려있는 지도들이 따로 구입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 아이와 가볼만한 곳 전국 MAP이 서울, 수도권,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제주 모두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다. 빽빽하기만 한 지도가 아니라 여행지 위주로 한눈에 보기 좋게 되어 있어 가독성이 뛰어나다. 다만 책을 180도로 쫙 펼칠 수 없으니 안 보이는 부분이 생겨 유일하게 아쉽다.

책이 유도하는 대로 '지도'와 '교육과정'이 결합된 다각적인 접근방식은 장기기억을 도와줄 것이다.


인스타그램 키즈탐험에 들어가 팔로우 해두었다. 때에 맞춰서 필요에 맞춰 올라오는 주제별 여행지 소개와 감성이 넘치는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책 뒤쪽에 보면 교과별 여행지 매칭표가 있는데, 교과 여행지 인덱스가 학년별로 되어 있어서 공부하기에도 학년별 여행지를 찾기에도 좋다. 어떤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책만의 특장점 인덱스가 아닐까 싶다.


책의 대부분은 지역별로 찾을 수 있게 되어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어떤 여행지가 소개되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취향저격 표지부터 시작해서 내용, 구성, 편집, 글씨체, 지도, 그림, 사진 모두 좋고 마음에 든다. 다루는 내용이 많아서 산만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일관된 느낌으로 예쁜 책이다. 여행에 대한 압박감 없이 편하게 넘겨보면서 가족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눌 수 있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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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는 4단계 초등연산 곱셈·나눗셈 2 (초등 3~4학년) - 수학은 원래 처음부터 재미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4단계 초등연산
초등 수학 교육 연구소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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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입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올해 수능부터 킬러문항을 배제한다는 뉴스가 떴다. 초고난도 문항이 사라진다고 해도, 준킬러 문항이 킬러 문항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학은 20년 전에도 어려웠지만, 요즘의 수능 수학 문제 4점짜리를 풀어보면 진짜 손도 못 댈 정도로 어렵다. 해답지와 강의를 보면서 이해하기를 시도해 봤는데, 한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대체 몇 시간이 걸렸는지 모른다. 수학은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해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과목이다. 그래서 수학을 선행시키는 게 이렇게 유행처럼 번지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대학 간판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시대에서 입시에서 수학의 중요성이 아니라도 수학적 사고는 꼭 필요한 능력이다. '몰입'의 저자 황농문 교수는 몰입을 훈련하고 경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학문제 풀기를 추천했다. 생각하고 몰입하는 힘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수 역량이다.​


사실 초등 저학년의 수학은 어렵지 않다. 다만 덧셈과 곱셈이라도 기계적으로 암기해서 풀기보다는 수의 개념을 충분히 익히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 사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 이른바 수포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연산은 기본이다. 연산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역량이 중요하다. ​​


수학은 계통성이 매우 강한 과목이라 곱셈 나눗셈의 내용은 이후 분수 소수 등으로 연결됩니다. 이들 연산 능력이 부족하면 복잡해지는 다음 연산에 대응이 힘들어져 결국에는 수학을 어려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아이가 좋아하는 연산을 내세우고 있다. 책 표지에서부터 "수학은 원래 처음부터 재미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4단계로 거쳐 체계적으로 실력을 쌓아갈 수 있다.




📎 step 01) 원리가 쏙쏙

선생님이 옆에서 가르쳐주는 것처럼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좋았다. 그대로 따라만 가면 될 정도로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그림과 수식은 직관적 이해를 돕는다.

📎 step 02) 적용이 척척

step 1에서 학습한 원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해 본다.

📎 step 03) 풀이가 술술

원리 학습을 마친 상태에서 드릴 형식의 연산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한다.

📎 step 04) 실력이 쑥쑥

연산 실력을 높이고 사고력도 함께 키울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온다.

챕터가 끝나고 '연산의 활용' 코너가 있는데 그동안 4단계 훈련을 통해 키운 연산 실력을 바탕으로 크기 비교, 빈칸 추론, 수 만들기, 문장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저학년이 푸는 문제집은 사이즈가 큼지막한 것을 선호한다. 큼직큼직해서 시원시원하고 자신감 있게 풀 수 있다. 하루에 푸는 양은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1학년에게는 하루 2장 정도가 적당했다.

연산문제지는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일일수학처럼 무료로 프린트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이 문제집만이 가지는 장점은 분명한 것 같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연산이 자연스럽게 숙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재미와 이해를 돕는 다양한 그림, 도표, 수식과 다양한 형태의 문제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답은 책 속의 책으로 분리가 가능하다. 책 뒷부분에 있으니 손쉽게 뜯어낼 수 있다. 엄마 입장에서는 편리한 채점이 중요한데 책과 같은 디자인으로 답지를 만들어줘서 아주 고마웠다. 힘들게 찾아가지 않아도 바로 보고 바로 채점이 가능하다.



많은 연산문제집이 있지만,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드는 것 같다. 같은 연산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도록, 스스로 이해하도록 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첫 단추부터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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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 밥상머리 대화법 - 아이의 50년을 결정하는 하루 5분 식탁 대화의 비밀
김종원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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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에 관한 책은 많지만 <<66일 밥상머리 대화법>> 처럼 근본적인 이해를 돕는 책은 흔치 않다. 수학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은 개념을 때려잡지 못하고 문제 유형별로 스킬만 익혔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책들이 수학의 '유형서' 같았다면, 이 책은 원리를 꿰뚫는 '개념서' 같은 느낌이었다. 본질을 파고들어 응용력,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준다.

상황별로 해줄 수 있는 예쁜 말을 암기해 보기도 했었는데, 변수가 생기면 적절한 말을 찾아내기 힘들었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이런 상황은 책에서 못 본 것 같은데...' 한계에 부딪히면 다시 잔소리를 시작하거나, 침묵이 금이라며 입을 꾹 다물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읽고 난 후 제시된 예시와 다른 상황에서도 응용이 가능했다.

김종원 작가님은 치열하게 사색하며 글을 쓴다고 한다. 그의 글은 간결하고 정확하다. 어려운 단어가 없어서 사전을 찾을 일은 없었지만, 이상하게 멈추게 된다. 멈추고 생각하고 나를 뒤돌아보게 했다.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나갔나?’ 싶을 정도로 삶에 바로 적용되는 문장들이 많다. 머리가 아니라 삶으로 쓴 글은 마음을 움직인다.

"어쩌면 이 책을 쓰기 위해 제 인생 전체가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p.7)

이 책은 그의 인생 전체로 썼다고 한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치열한 사색의 결과물임이 느껴진다. 허투루 쓰인 문장이 없어 필사하기에 좋다.

66가지의 대화법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끊어서 읽기는 힘들었다. 읽기 시작하면 빨려 들어가서 끝까지 읽게 된다. 아무래도 66일은 낭독과 필사를 통해 책 속 언어를 내 것으로 만드는 습관의 시간인 것 같다.



명절이 되면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많은 음식을 장만해 놓고 밥상머리에서 꼭 싸우는 집이 있다. 싸우려고 모이는 건 아닐 텐데 모임이 가족 싸움으로 번지는 이유는 대화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유대인의 위상을 만들어 낸 하브루타 대화법이 떠올랐다.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형 하브루타를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책이 아닐까 싶었다.

학교에서 부모와의 대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한 시간은 훌쩍 넘으니 난 참 괜찮은 부모구나 싶었는데, 돌아보면 식탁에서의 대화가 빠져있었다. 각자 책을 읽거나, 뉴스를 보며 밥을 먹기도 했다.

식탁을 무대로 하는 대화는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서로를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아이가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주제와 지식으로 아이생각을 자극하고, 삶의 자세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 식탁은 부모와 아이의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최고의 현실 밀착 교육 장소이다. (p.6)



혼자서는 귀찮아서 있는 반찬도 안 꺼내먹게 되지만 아이들 밥상만큼은 정성을 쏟는다. 밥상을 잘 차리려다가 내가 가진 능력보다 오버하다 보면 지친다. 젖은 솜처럼 무거워진 몸은 깃털만큼의 스트레스만 더해져도 버티지 못하고 못된 말을 내뱉는다.

중요한 것은 밥을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는 것이다. 밥상은 음식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밥상은 '음식'과 '말'로 차려진다. 오늘은 또 무슨 반찬을 해야 하나 여전히 고민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식이 '부모의 말'임을 잊지 않고, 말을 잘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몸에 좋은 음식이 아이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처럼, 마음에 좋은 부모의 말은 아이에게로 전해져서 아이의 미래를 가장 건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p.34)

음식을 만들다 보면 몸이 지쳐서 밥상을 느긋하게 즐기기보다는 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식탁 대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즐거움'이라고 한다. 바쁘게 해치우고 때우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눈을 마주하고 즐기는 시간을 만든다.

“식탁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즐긴다’라는 표현에 있어요.” (p.19)

유대인들은 어떤 잘못을 해도 밥상에서 아이를 혼내는 일이 없다고 한다. 밥상에서의 대화를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식탁대화에서 온갖 멋진 지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나누고 일상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소한 일상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나누는 말이 쌓여 나와 가족의 삶의 철학을 구성하는 농밀한 재료가 된다. (p.21)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다양한 말을 통해서 아이에게 필요한 수많은 지적 감각을 가장 높은 곳으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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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처럼 명령어만 남발한다면 식사 분위기만 망치게 될 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잔소리가 듣기 싫어 일부로 부모를 피하기도 한다. 심지어 부모의 말에 상처받고 연을 끊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자식이 미워서 하는 소리는 아니었을 텐데, 우리네 부모님들이 말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말이 그런 식으로 밀이 까칠하게 나가는 경우가 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말은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부모라는 존재는 결국 세상을 떠나지만, 부모가 남긴 말은 여전히 아이를 키웁니다." (p.115)

나에게도 아이에게 루틴처럼 반복하는 잔소리 세트가 있다. 잔소리 참 많이도 했는데 아무리 해도 통하지 않는다. 소리치고 화를 내봤자 언 발에 오줌 누기 ... 실제로 삶의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 입바른 소리 해 봤자 괜히 사이만 나빠지고 효과는 없이 부작용만 늘어간다. 잔소리하다 보면 마음에도 없는 못된 말이 나오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천사처럼 자는 아이를 보며 담지 못할 후회를 반복하며 죄책감에 시달린다.

"가르치는 것과 윽박지르는 것은 다르고, 잘못을 알려주는 것과 분노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p. 43)

아이가 자기 행동을 바꾸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부모가 자기 말을 바꾸기도 똑같이 어려운 일이다. (p.205) 듣고 자란 말이 아니어서 그런지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처럼 어렵다. 그래서인지 "낭독하고 필사하며"는 작가가 예외적으로 반복해서 하는 말이다. 새 신발처럼 불편한 언어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작가는 사랑하면 습관대로 익숙한대로 말하지 말고 필사하고 낭독하고 외워서 말해주라고 말한다. 그러면 아이의 인생이 바뀔거라고.

이 책은 언어의 가치와 본질을 파고든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본질을 해결해야 수많은 문제가 풀린다. 당장 적용하게 만든다.

"잔소리와 지적이 아이들의 식사 예절을 바르게 바꾸지 못한 이유는, 그 안에 있는 본질을 바꾸지 않고 포장지만 바꾸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p.39)

"내 것이 더 작아요!" 음식을 똑같이 나눠줘도 자기 것이 더 작다고 불평하고 투정 부리는 아이에게 논리를 대고 수학을 하고 증명을 하며 승부를 겨루듯 말했다. 소리치지 않고 아이를 바꾸는 방법은 먼저 아이의 마음을 수용하는 마음으로 다정하게 말하는 것이다.

유튜브나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를 억압해봤자 중독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다. 본질이 무엇인지 보면 답은 저절로 풀린다. 가장 먼저 마음을 이해하려고 다가가야 한다. 아이의 마음이 반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면 아이의 마음을 열게 된다. 스스로 시간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만든다. 본질에 닿아야 비로소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본질을 건드려주는 기본의 말을 자주 활용하면 지적하는 말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지혜로운 표현을 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된 태도를 고치게 할 수도 있다.



본질에 다가서 반복해서 간단하게 말하는 것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내 인격보다 큰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사랑은 지치지 않고 우리를 원하는 곳으로 인도해 준다.

아이에게 들려주는 말은 내 안에 '상처받은 어린아이'에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나를 치유하는 과정이 된다. 사색의 가치와 언어의 힘을 알게 되면 아이의 인생뿐 아니라 나의 삶도 바꿀 수 있다.

“아이에게 예쁜 말을 들려 주는 일은, 곧 여러분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p.129)

"김치도 좀 먹어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부모가 나서서 "넌 김치를 안 먹는 아이야."라고 확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가 스스로 바뀌길 바란다면 확정의 언어를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한다. '확정의 언어'를 '가능성의 언어'로 바꿔서 반복해서 들려준다.

온 가족이 공부를 잘하는 집안을 보면서 역시 공부머리는 유전인가?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은 '좋은 태도와 언어'를 가진 부모가 말을 통해 자식의 태도를 변화시켰을 확률이 높았겠다는 것이다. “수학은 원래 어려운 과목이야” 가 아니라 "수학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과목이지"라고 말해주면, 수학에 대한 아이의 태도를 바꿔줄 수 있다.

"부모가 던진 질문의 수준과 방향이 아이 삶의 깊이와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p.90)

“오랫동안 하나를 꾸준히 생각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근사한 일이야.” (p. 281)


내가 하지 않아도 아이는 세상에 나가서 비교당하고 평가받으며 살게 된다. 나는 부모라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한다. 검열, 지적, 비난, 억압, 명령의 수준 낮은 말버릇으로 아이의 생각을 가로막지 말고 '생각을 자극하는 말'로 아이를 격려해주고 싶다.

내 말에 토 달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는 순종적인 아이가 되길 바란 적이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왜'를 삭제하면 아이가 '왜'를 묻지 않게 되면서 생각을 멈추게 된다고 말한다. 큰일 날뻔했다. 우리나라의 유교적인 문화에서 어른의 말꼬리를 잡는 것은 버릇이 없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말꼬리를 잡는 것은 언어의 뒷덜미를 잡을 센스가 있어야 가능한 일로 대문호와 지성인들은 말꼬리 잡기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 주변의 소리에 맞춰서 내 아이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전에 자신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다. 최고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유일하게 키운다.

믿기 힘들었지만, 김종원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 국어와 독서를 그렇게나 싫어했다고 한다. 그를 80권의 책을 쓰는 사람으로 이끈 것은 부모님께 그리고 할머니에게 자주 들으며 자란 '말'이라고 한다. 팬으로서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었는데 아쉽다.

책장에서 부모의 말에 대한 책 중 단 한 권만 남겨야 한다면 나에게는 단연코 이 책이 넘버원이다.

"아이는 지금도 무럭무럭 크고 있고,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랑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요." (p. 13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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