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든 아이와 가볼 만한 곳 1193 - 유아, 초등 교과 추천 여행지를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tvN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는 아린아이를 데리고 좋은 곳에 가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요, "애들은 다 잊어버릴 텐데?"

그것에 대해 가장 좋은 답은 "좋았던 감정은 남는다."

부모와 함께 바다를 갔고 그 바다에 대한 좋은 감정은 남아서, 어떤 해수욕장이었는지 뭘 먹었는지 구체적인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중에 바다에 가면 굉장히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듯 좋은 감정은 남는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형편상 여행은 많이 다니지 못했지만, 드문드문 떠오르는 몇 가지 행복한 기억이 남아 있었다. 남이섬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하며 먹었던 닭죽, 남산타워 꼭대기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먹어봤던 피자 ... 그러고 보니 여행과 음식이 함께할 때 행복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아이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돈을 모아서 많이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지라도 좋은 곳에 함께 가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었던 좋았던 기억을 남게 해줄 수 있다면 행복한 유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책자가 거기서 거기지 싶었는데 이 책을 보고 그런 편견이 깨져버렸다. 누가 썼길래 이런 책이 나올까 싶었는데, 역시나 아빠가 내 아이를 위해 기획하고 집필한 책이었다. 2년에 걸쳐 분류하고 분석해서 전국의 여행지 1193개를 골라 추천했단다. 학부모로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여행지 추천의 이유이다. '누리과정'과 '교과과정' 어디에 해당하는지 또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쓰여있다. 고로 여행 계획을 짤 때 서칭하고 정리하느라 받는 스트레스를 확 줄여준다. '여행 가서 놀기도 전에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도록 해주는 여행 비법책'이 될 것이라 장담했는데, 독자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꿀책이 맞는 것 같다.

책 표지의 앞날개를 펼치니 저자 이정기 대표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아날로그는 나쁘거나 불편한 것이 아니라는 그의 고집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책을 들고 KTX 가족석에 앉아 기차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한 번의 여행은 수십 권의 독서보다 중요할 수 있다.



요즘은 학교에 아무 때라도 15일 이내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여행이 끝나고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교육과정을 만족시키는 여행지라면 보고서를 쓰기가 아주 용이해진다. 책에 나와 있는 연계 교육과정을 살포시 얹어놓기만 해도 보고서가 풍성해진다.


지식별 여행지

여행책자에 지식별 여행지라니 지식은 구색 갖추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훨씬 더 깊이 있고 보기 좋게 잘 쓰여있었다. 여행지 소개이다 보니 역사나 사회과 대부분의 연계 주제일 줄 알았는데, 과학이 의외로 많았고 미술과 체육 등의 전교과가 알차게 연계되어 있다.

아이들이 알면 좋은 지식이 제시되어 있고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주제의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있다.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좋은 양이 수록되어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삽화의 퀄러티 또한 훌륭했다. 페이지 하단에는 해당하는 여행지를 간략하게 추천한다. 여행지를 골랐다면 장소별로 페이지가 적혀 있으니 필요하다면 바로 그 페이지로 넘어갈 수도 있다. 어떤 책이 아이와의 여행을 위한 좋은 책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몇 번을 뒤엎었다고 하는데, 그 치열한 고민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 같다.


파충류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페이지 p.33을 읽어본다. 페이지 상단 오른쪽을 보면 연계교육과정 '초등 과학 3-2. / 2. 동물의 생활'을 확인할 수 있다. 하단에 추천 여행지로 나온 곳들 중에서 아이와 가봤던 '국립생태원'이 눈에 띄었다. 적혀있는 대로 p.313 으로 간다. 국립생태원은 정말 만족스러워서 다시 가봐야지 했었는데 역시나 '무조건 가봐야 할 대형 생태 테마파크'라고 강추되어 있다.

핵심문장이 하늘색 말상자 안에 있다. "기후에 따라 식물이 다르게 자라난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하늘색은 과학이다. 사회, 국어, 미술 등 과목별로 색을 분류해서 사용했는데, 볼수록 감탄하는 게 허투루 편집한 곳이 없다.


여행 지도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은 에이든이 유일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에 실려있는 지도들이 따로 구입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 아이와 가볼만한 곳 전국 MAP이 서울, 수도권,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제주 모두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다. 빽빽하기만 한 지도가 아니라 여행지 위주로 한눈에 보기 좋게 되어 있어 가독성이 뛰어나다. 다만 책을 180도로 쫙 펼칠 수 없으니 안 보이는 부분이 생겨 유일하게 아쉽다.

책이 유도하는 대로 '지도'와 '교육과정'이 결합된 다각적인 접근방식은 장기기억을 도와줄 것이다.


인스타그램 키즈탐험에 들어가 팔로우 해두었다. 때에 맞춰서 필요에 맞춰 올라오는 주제별 여행지 소개와 감성이 넘치는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책 뒤쪽에 보면 교과별 여행지 매칭표가 있는데, 교과 여행지 인덱스가 학년별로 되어 있어서 공부하기에도 학년별 여행지를 찾기에도 좋다. 어떤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책만의 특장점 인덱스가 아닐까 싶다.


책의 대부분은 지역별로 찾을 수 있게 되어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어떤 여행지가 소개되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취향저격 표지부터 시작해서 내용, 구성, 편집, 글씨체, 지도, 그림, 사진 모두 좋고 마음에 든다. 다루는 내용이 많아서 산만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일관된 느낌으로 예쁜 책이다. 여행에 대한 압박감 없이 편하게 넘겨보면서 가족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눌 수 있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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