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날 미워해도 사랑하고 있다면 상관없었어. 어설프게 잘못을 빌었다가 너를 또 잃으면 어떡해? 차라리 평생 너한테 의심을 받는 게 나아. 네가 내 곁에서 날 증오해주는 게 나아."
형식은 설핏 두려움을 느꼈다. 지환은 도연을 갖기 위해 주변을 교묘하게 통제하고 그녀의 약점까지 서슴없이 이용했다. ‘좋아했기 때문에’라는 허울 좋은 변명은 통하지 않았다. 형식은 단호하게 말했다. 지환이 도연을 괴롭힌 거라고.
“나는 누가 널 좋아하는 게 싫어. 네가 누굴 좋아하는 것도 싫고.” 지환은 허공에 무의미하게 떠 있는 손을 거두며 말했다. “넌 내가 혼자가 됐으면 좋겠어?” “네가 왜 혼자야?” 지환은 진심으로 의아해했다. “내가 있는데.” -알라딘 eBook <구원의 미학 1권> (연이은 지음) 중에서
무의식은 그녀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무진장 애를 쓰고 있었지만, 그게 뭔지는 분명히 잡히지 않았다. 그게 뭘까? - P264
왜 아직 체포하지 못하느냐? 살인자를 잡는 게 뭐가 그리 어렵냐? 사람들이 이렇게 조바심을 내는 것은 모두 미국 범죄드라마 CSI 때문이었다.거기 나오는 프로파일러와 법의학연구원, 컴퓨터 분석가들이 최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아무리 복잡한 사건도 몇 시간, 또는 길어야 며칠 안에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자료 몇 개만 컴퓨터에 입력하면 범인이나 피해자의 사진과 이력, 현주소, 계좌번호, 통화 내역, 현재 위치를 금세 파악할 수 있다고 착각했다. 현실은 달랐다. 그 작업들은 하나같이 산더미 같은 기록과 자료를 정밀히 연구하고 조사 해야 가능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절대 그냥 넘기지 않으면서. - P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