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 체포하지 못하느냐? 살인자를 잡는 게 뭐가 그리 어렵냐? 사람들이 이렇게 조바심을 내는 것은 모두 미국 범죄드라마 CSI 때문이었다.
거기 나오는 프로파일러와 법의학연구원, 컴퓨터 분석가들이 최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아무리 복잡한 사건도 몇 시간, 또는 길어야 며칠 안에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자료 몇 개만 컴퓨터에 입력하면 범인이나 피해자의 사진과 이력, 현주소, 계좌번호, 통화 내역, 현재 위치를 금세 파악할 수 있다고 착각했다. 현실은 달랐다. 그 작업들은 하나같이 산더미 같은 기록과 자료를 정밀히 연구하고 조사 해야 가능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절대 그냥 넘기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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