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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그의 특기는 단연 희극 오페라.

낙천적이고 포도주와 여자를 좋아하는 당대의 쾌남아는 그의 경력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악을 하나 남겼다. 바로 이 곡이다.

곡이 작곡된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워낙 아름답고 기품이 있으니까.

물론 여기서도 벨간토 창법이 동원되며 종교적 깊이는 좀 덜하지만, 그 대신 선율미가 좋고 풍부해서 이런 종류의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들이 접근하기에는 제격이다.

줄리니의 이 음반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곡의 결정반으로 꼽히고 있다.

자칫 세속적으로 흐르기 쉬운 이 곡을 줄리는 끝까지 종교적 감수성과 음악적 깊이를 잃지 않고 풀어내고 있다. 성악가들의 노래도 일품이다.

고인이 된 줄리니는 생전에 여러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는데, 내가 듣기로는 필하모니와의 연주는 어느 음반이나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미 정평을 받은 음반이니만큼, 그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의문은 접어두고, 그저 이 곡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만큼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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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페르골레지 : 스타바트 마테르
마샬 (Margaret Marshall) 노래, 페르골레지 (Giovanni Battist / DG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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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 지휘자들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는가 보다.

아바도가 세상을 떠난 후, 지금 남아 있는 지휘자들도 물론 훌륭한 인물들이지만, 그 무게와 비중에서 아바도를 능가하는 지휘자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수많은 걸작들을 남긴 아바도이지만, 이 음반은 좀 특별하다.

 아바도의 디스코그라피에서 단연 빛을 발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말러 교향곡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들자면 브람스 교향곡, 말년에 녹음한 베토벤 교향굑 등도 꼽을 수 있겠다.

 아무래도 거장들은 대편성에서 진검승부를 내려고 하는 성향이 있기 마련이니까.

 반면 카라얀이 그랬듯, 아바도 역시 바로크 시대의 음악에 대해서는 큰 족적을 남겼다고 보기 어려운데, 적어도 이 음반 만큼은 예외이다. 영감에 찬 비통한 감정과 선율미가 조화된 이 곡의 슬픈 감정을 아바도는 기가 막히게 풀어내고 있다.

 사실 나는 종교음악을 별로 듣지 않았다. 별다른 신앙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서양의 종교와 더불어 성장한 종교음악이 21세기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별로 달갑지도 않다. 그러나 이 음반은 예외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정평을 받아온 음반이지만, 이 번에 다시 들으니 간결하면서도 명쾌하게 음악을 풀어내는 아바도의 특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훌륭한 음반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관현악과 솔로의 조화는 뛰어나고, 슬프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종교적 아름다움은 단연 압권이다. 

 이 분야의 음악읗 좋하하는 분이건, 그렇지 않은 분이건, 필청을 권한다. 

 아마 아바도는 천상에서도 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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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프 - 술의 과학 사소한 이야기
아담 로저스 지음, 강석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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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술을 좋아한다. 많이 마시기보다는 자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만, 결국 알코올 총량은 비슷할 듯하다. 過飮이나 多飮이나 자랑할 만한 일도, 권할 만한 일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 애주가들은 싸고 맛 좋은 안주를 푸짐하게 제공하는 대포집에 관한 정보에는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있지만, 막상 그 술이 인체에 어떤 작용을 하고, 술을 빚는 과정에는 어떤 원리들이 작용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그런 정보를 늘어놓아야 '닥치고 술이나 먹어' 하는 핀잔이나 들을 것이고, 그런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사람들도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 유물론자 주당들은 그런 영양가 없는 정보나 지식보다는 당장 현금이나 안주로 치환될 수 있는 실용성 있고 유용한 정보에 관심이 있으니까.

 이 책은 술자리에서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술의 과학'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알려주고 있다. 효묘, 당, 발효, 증류, 숙성 등 술 제조공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맛과 향, 술이 몸속에 들어가 일으키는 화학작용, 그리고 주당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그 지겨운 숙취에 관한 정보까지 일목요연하고 충실하게, 그것도 아주 재미 있게 소개되어  있다. 어려운 말 별로 쓰지 않고, 요령 있게 잘 알려주는 저자의 능력도 출중하고, 번역도 좋다.

 애주가들이여, 족발 한 접시 값도 안 되는 돈을 이번에는 책에 투자하자. 내가 목매고 마시는 술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자. 가끔 책이라도 읽으면, 매일 술먹는 모습보다 좀 폼이 나지 않을까?

 경고 한 마디. 아무리 술의 과학에 대해 잘 알게 된다고 해도 과음하면 숙취에 빠진다는 사실 만큼은 변하지 않으니, 음주도 조금 절제하시기를.

 한 가지 걱정. 이 책을 읽고나면 술에 대한 사랑이 두터워져, 가뜩이나 좋아하는 술을 더욱 맹렬하게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약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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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의 책은 일단 상세하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 싶을 정도로 재료 고르기에서부터 시작하여 마무리까지 상세하게 잘 나와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핵심은 일본식 튀김.

중국식 고기튀김이나 생선튀김은 없다.

그러나 채소, 생선, 고기에 이르는 다양한 재료를 일본식으로 튀겨내는

상세하고도 친철한 방법을 보여주는 아주 친절한 책이다.

한때 국내에서도 연예인을 내세운 요리책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연예인이 요리방송에 나와 칼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 책은 절대로 그런 책이 아니다. 책을 보고 따라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도 했다.

튀김앗이 좋다고 식구들에게 칭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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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신화 - 클래식 음악의 종말과 권력을 추구한 위대한 지휘자들
노먼 레브레히트 지음, 김재용 옮김 / 펜타그램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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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번역서가 쌓이고 쌓여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정말 이 번역은 추천한다'고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지식의 엄청난 부분을 번역서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번역서에 대한 신뢰는 더더욱 중요한 데도 말이다.

이 책은 음악에 정통한 번역자가 원문을 훌륭하게 옮겼고, 덧붙여 역자의 훌륭한 해석도 덤으로 붙여놓았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한데 책의 말미에는 '지휘자 약력'과 '한국의 지휘자들'이라는 글도 추가해주었다.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한국의 지휘자들' 하나만으로도 책값은 건졌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필독을 권한다.

번역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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