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니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그의 특기는 단연 희극 오페라.
낙천적이고 포도주와 여자를 좋아하는 당대의 쾌남아는 그의 경력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악을 하나 남겼다. 바로 이 곡이다.
곡이 작곡된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워낙 아름답고 기품이 있으니까.
물론 여기서도 벨간토 창법이 동원되며 종교적 깊이는 좀 덜하지만, 그 대신 선율미가 좋고 풍부해서 이런 종류의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들이 접근하기에는 제격이다.
줄리니의 이 음반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곡의 결정반으로 꼽히고 있다.
자칫 세속적으로 흐르기 쉬운 이 곡을 줄리는 끝까지 종교적 감수성과 음악적 깊이를 잃지 않고 풀어내고 있다. 성악가들의 노래도 일품이다.
고인이 된 줄리니는 생전에 여러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는데, 내가 듣기로는 필하모니와의 연주는 어느 음반이나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미 정평을 받은 음반이니만큼, 그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의문은 접어두고, 그저 이 곡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만큼 아름다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