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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 울다
데이비드 플랫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9년 10월
평점 :
p.245
그곳에서는 누구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 쉽다는 착각에 빠져 있지 않았다.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문화적으로 허용해서 그곳에 찾아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가장 편안한 삶이어서 그곳에 찾아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날 그 방에 모인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고생을 하며 곤란한, 심지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줄 분명히 알고서도 예수님을 온전히 따르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먼 발걸음을 했다. 각자 앞에 성경책을 펴고 앉은 그 모임에서 나는 이곳이야말로 하나님이 의도하신 교회라는 생각을 했다.
p.298
내가 이 모든 이야기를 나눈 것은 당신의 길이 내 길과 같아야 한다고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오히려 같을 수가 없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선교 단체 리더나 목회자, 다른 나라의 선교사로 부르시지는 않는다. 물론 하나님은 분명 우리 중 일부를 그런 일로 부르시며, 나는 하나님이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을 그렇게 부르시기를 위해 기도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름은 리더나 목사, 선교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부름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당신이 교사든, 송어 똥 전문가든, 비즈니스 리더든, 가정주부든, 학생이든, 은퇴자든 하나님은 당신의 삶을 절박한 세상에 필요한 도구로 창조하셨다.
그러니 하나님이 현재의 자리에서 당신을 부르시는 역할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하나님이 당신을 이곳에 두신 데는 다 이유가 있음을 기억하라. 당신이 현재의 도시나 마을에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당신의 직장, 학교, 사는 동네, 사는 집, 재능, 기술, 능력, 자원은 다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진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에게 주변 세상에 복음의 소망을 전할 독특한 기회들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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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절, 나는 내가 속한 교회 대학부의 워십팀으로 매 학기 방학마다 해외 아웃리치를 갔었다. 아웃리치를 가기전에는 몇달간의 연습과 여리고 기도회와 팀모임으로 준비했고 아웃리치 기간에는 개인 여비는 모두 반납하고 개인 관광이며 쇼핑도 금지하고 철저히 예배와 전도에 집중하는 선교였다. 돈이 없어 따로 관광을 할수도 없고 현지를 잘 알지도 못했기에 할수있는 것은 오로지 머물고 있는 교회나 숙소에서 말씀을 읽고 예배하는 것과 노방전도와 워십팀 공연이 전부였다. 그래서 더 순수하게 그 시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도 청년부에 소속되어 나름 활동도 하고 국내 아웃리치도 다녀오고 했지만 대학생 시절만큼으 순수함과 열정은 없었다. 사회생활은 상당히 큰 변수였고 거기에 결혼과 임신 출산까지 이어지자 그야말로 나는 선데이 크리스찬(때로는 그보다도 못한) 상태가 되었다. 회사 발령으로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도 육아로 인해 순모임 소속이나 참여는 힘들었고 예배도 간신히 참석하는데 의의를 둘 뿐이었다.
나와 수많은 아웃리치를 함께 가셨던 대학부 시절 목사님께서 작년에 말씀하신 것이 생각난다. "너 우리 대학부 시절 대만이니 일본이니 아웃리치 가던거 생각나지. 이제는 네가 사는 그 곳에서, 네 삶에서 아웃리치를 하는거다. 방학때만 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매일의 삶 가운데 영적전쟁이 있고 네 삶으로 하나님을 나타내야 하는거야."
데이비드 플랫 목사님의 "복음이 울다" 가제본을 받아 읽으면서 나는 나의 대학부 시절의 아웃리치와, 목사님이 작년에 해주셨던 말씀이 번갈아 생각났다.
주일이었지만 역시나 예배때는 난리를 치는 딸아이로 인해 설교를 반의 반도 듣기 힘들었고, 기도시간에도 애가 사고를 칠까 눈도 감기가 힘들고, 개인기도도 당연히 할 시간이 없다. 낮에는 기분이 괜찮으시던 따님은 오후에 급격히 기분이 안좋아져 또 역대급의 진상을 갱신하며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셨고 나는 짜증을 미친듯이 내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다.
지금 이 곳에서 매일 엉망진창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도, 말씀과 기도는 커녕 그저 종교란에 기독교라고 적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종교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더라도, 하나님이 보내주신 귀한 은총이를 키우며 나는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정지되다 못해 이미 한참 퇴보한 것 같지만, 이곳은 이전과 같지 않은 나의 새로운 아웃리치 장소임을 잊지 않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