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올린카 비슈티차.드라젠 그루비시치 지음, 박다솜 옮김 / 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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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고 다들 남자친구를 만들고 데이트를 할 시기가 되었음에도 나는 짝사랑 전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었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관심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늘 알고지냈던, 대학생이 되고 그야말로 돌변하여 연애의 달인이 된 한 친구는 내게 연애의 비법을 한마디로 말해주었다. "그냥 별로여도 일단 만나봐. 그러다보면 정들게 돼." 나는 그 "일단 만나보는"게 잘 안되는 사람이었다. 


2006년, 크로아티아에서는 독특하고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이별'을 기념하는 전시.4년간 사귄 연인이었던 올린카 비슈티차와 드라젠 그루비시치는 사랑이 끝나고 남은 물건들의 처분을 고민하다 이별 보관소를 만들기로 한다. 그들은 남겨진 물건을 폐기하거나 서로 소유를 구분하여 나누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보관소에 "이별의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박물관은 작은 선박용 컨테이너 박스에 전시된 40점의 물건들로 시작되었으나 곧 전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별을 상징하는 물건과 그에 얽힌 사연을 보내왔다.


이 책은 이별의 박물관에 전시된 203가지의 이별의 잔해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아름답고 애틋한 물건도, 뜬금없고 기괴한 물건도 있다.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분노와 상처만이 남은 사연도 있다. 


내가 겪은 이별들과, 그 관계들은 과연 내게 무엇을 남겼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많고 다양한 연애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게는 잘 된 일이었다. 나는 워낙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에, 하나님께서는 내가 상처를 덜 받으라고 가장 사랑할 사람을 가장 마지막에 보내주셨다. 그리고 그를 통해 태어난 또 다른 사랑은 비록 오늘 나를 엄청나게 힘들게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엄마니까...오늘도 아이의 시험에 무참히 패배한 엄마는 그저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랑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내일은 좀 더 나아져보리라 다짐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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