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잘 자 작은 곰자리 52
핫토리 사치에 지음, 윤수정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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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밤만 되면 졸린게 분명한데 안자려고 버티는 은총이.
잠자리 독서가 하루 독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책을 읽다가 또 지나치게 흥이 오르기 시작하면
더 잠이 깨버리고 더 늦게 자고 다음날 아침 더 못일어나고
난 회사 지각 일보직전이 되어 결국 눈물의 등원이라는
악순환이 반복이 되는지라
요즘은 잠자리 독서를 조금 줄이거나
잠과 관련된 책을 메인으로 읽어주고 있다.

그동안 은총이가 읽었던 자기전 책은
#꼬까신아기그림책 <잠 온다>
#하야시아키코 <달님 안녕>
#차일드보물상자
<사랑스러운 잠꾸러기> <모두 잘 시간이예요> <아직 자고 싶지 않아요>
#여원 <잠잘 시간이예요> <자장자장 릴리> <베개가 좋아>
#키즈엠 <잠자기 싫은 루카스>
#토들피카소 <잘자들쥐야>
#비룡소사각사각 <깜깜한 밤이 오면>
#몬테소리세계창작 <잠이 오지 않는 러셀> 등이었는데

#책읽는곰 에서 맘에 쏙 드는 잠자리독서용 그림책이 나왔다♡

엄마 취향을 완벽히 저격해주는 예쁘장한 그림체.
잠옷으로 갈아입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마친 아이가
아빠, 오빠들, 작은 새, 친구에게 잘자라고 인사하는 모습에
수시로 침대에서 뛰쳐나와 아빠한테 잘자라고 인사하고
요즘은 인형 친구들에게 "얘들아 잘자" 하는게 습관인 은총이는
역시나 관심 폭발 ㅎㅎ

친구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빨간 우체통과 길모퉁이.빵집에도 잘자라고 인사하고
매일 건너다니는 다리에서 밤하늘의 달님에게까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세계에 다정한 밤 인사를 건네는 그림책,
<너도 잘자>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 잠자리에 든 아이들 그림이 펼쳐지는데
은총이는 이 부분을 엄청 좋아해서 늘 한참 보고 있곤 한다.
이 친구는 누구지? 은총이는 어디있어? 하면 누군지 알려주고
은총이랑 똑같은 애착인형을 가지고 자는 아이를 보며
"어? 두두랑 똑같아!" 소리도 질러주고.

이젠 우리 은총이 핑크핑크침대도 준비중인데
머리맡에 이 책을 올려놓아야지. 매일 밤 읽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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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books_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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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곁에 두고 읽는 책 - 하루 한 장 내 마음을 관리하는 습관
스칼릿 커티스 지음, 최경은 옮김 / 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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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중반에 시작한 나의 첫 사회생활은 내 영혼을 갉아먹는 것이었다. 

처음 일을 해보니 미숙한게 당연한데도 나는 환자 앞에서 차트로 머리를 맞거나 망신을 당하기 일쑤였고 바쁜데 식사시간을 챙겨 식당에 가겠다 말하는 것은 또라이취급을 당했기에 배고파도 참았다. 넓은 길을 놔두고 좁은 길로 걸어간다며 지적당하고 출근길이 추워 어그부츠를 신었다고 까였다. 웃으면 웃음이 나오냐고 욕을 먹고 울면 징징대지 말라고 욕을 먹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선택이었던 첫 직장의 시작과 동시에 하필 내 신앙에도 제일 큰 위기가 닥쳐, 나는 안팎으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초등학교때부터 체중변화가 거의 없었던 나는 반년만에 5키로가 빠졌고 발등 살까지 빠져 신발도 헐렁해졌다. 


학수고대하던 오프날이 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갔다. 남들처럼 주말에 쉬는게 아니었기에 보통 다들 등교하거나 출근하고 난 평일의 거리를 돌아다녔다.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에 가서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구경하고 혼자 까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그냥 집에 틀어박혀 울거나 잠을 자기보다는 일어나 움직이고 뭐라도 읽고 써야 그 지옥같은 날들을 버틸 수 있었다. 


원래도 나는 내 자신을 가만히 놔두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우울함이나 무기력함이 나를 엄습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도와줄 손길 하나 없는 워킹맘으로 살며 하루하루 한계를 경험하고 폭삭 늙어가는 느낌에 우울해지다가도,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아 내 감정을 깊게 들여다볼 틈이 없어 일단 넣어두고 움직였다.


코로나로 가뜩이나 고단한 일상에 거리두기, 긴급보육, 예배금지 등의 상황이 계속 추가되며 나 역시 어느 시점부터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회사 일은 밀리고 집안은 엉망이고 온몸은 아프고 애는 말을 듣지 않고...건드리기만 하면 눈물이 나오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나는 내가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우울함을 벗어나게 된 계기는 웃프게도 더 고되고 빡세진 매일 덕분이었다. 힘들다고 울며 여름을 보내던 나는 가을이 되어 우리 가정에 쉴틈없이 밀려오는 상황들로 인해 우울하다고 울 틈조차 없어져버렸다. 세미독박은 풀독박이 되어버렸고 예전에 힘들다고 울 던 때가 그나마 양반인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저 웃음이 나는 해탈의 순간이 찾아왔다. 매일이 지쳐 나가 떨어져버릴것같은 하루하루였지만 오히려 예전보다 아이한테 화를 덜 내게 되었다. 이십대의 나처럼 여전히 나는 잠을 자기보다는 그 시간을 줄여 어떻게해서든 책을 읽고 무언가를 끄적였다. 예배도 갈 수 없었기에 회사에 출근해서 짬짬이 말씀을 눈에 담았다. 죽지못해 살던 20대의 내가 워싱턴에서 만났던 르네 마그리트의 <인간의 조건>도 가져다놓았다. 점점 말괄량이로 변신해가는 우리 딸의 개구진 모습과 함께.


<우울할 때 곁이 두고 읽는 책>은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 시간을 살아냈는지 각자의 말로 쓴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의사, 배우, 작가, 사업가, 자원봉사자...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잠시 잊고 있었던 지난 여름의 나의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당장 기도밖에는 방법이 없는 나의 걱정거리와 근심, 불안, 분노, 그런 감정들에 대해서도. 원래 나는 상당히 부정적인 인간이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하여 미리 걱정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지금 역시 그런 상황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 스스로에게 이야기해본다.

그런 상황이 될까봐 걱정해도

삶이 바랐던 만큼 완벽하지 않아도

시도했던 것들이 실패하더라도

겁이 나더라도

괜찮아.

괜찮지 않더라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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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 - 수술실에서 찾은 두뇌 잠재력의 열쇠
라훌 잔디얼 지음, 이한이 옮김, 이경민 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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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친구들과 뮤지컬을 보고 귀가하던 중 영동고속도로에서 4중추돌사고가 났다. 조수석에서 안전벨트를 대충 메고 있었던 나는 아 이렇게 죽나보다 싶었다. 천만다행으로 친구와 나 둘다 크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사고 직후 왼팔이 위로 올라가지 않았기에 일단 근처 아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brain CT등을 찍었다.

아산 응급실은 경증 교통사고 환자를 취급하는 곳이 아니기에 우리는 곧장 내가 살던 목동 쪽 H병원으로 이동하여 며칠 입원했다. 왜 여기로 갔었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아마 경증의 교통사고 환자들(일명 나이롱환자;)이 입원하기 수월한 병원이어서 였을것이다. 실제로 이 병원은 brain CT결과를 묻는 내게 의사가 도리어 "아산에서 뭐래요?"라고 되물을 정도로 한심했기에 그냥 미련없이 퇴원하여 내가 소속되어 있던 대학병원 외래로 물리치료를 받는 쪽을 택했다. 

어차피 사고 이후 왼팔 운동성은 금방 회복되었기에 외상으로 인한 염좌등으로 자가진단 하고 마침 안면이 있던 신경외과 교수님께 내 brain CT를 보여드렸다. 

"어? 잠깐만 정선생. 이거 정선생꺼 맞아?" "네 왜 그러시는데요?" "어 좀 이상한데? 이거 다시 좀 봐야겠는데?"

결국 나는 brain MRI를 다시 찍었고 뇌의 양성종양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라 실감도 안나고 이렇게 자가증상이 없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되었기에 연대세브란스 외래로 옮겨 한번 더 확인한 결과 더 황당한 결과가 나왔다.

"정민영씨는 뇌에 양성종양이 있는게 아니라, 일부분이 결손된겁니다. 여기 하얗게 보이는 부분 있죠? 이게 종양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여기가 말 그대로 비어있는거예요. 일부분이 이렇게 없는겁니다. 근데 뭐 그렇다고 크게 문제될 건 없어요. 흔치 않은 케이스긴 한데, 살면서 지금까지 뭐 어디 문제된거 있어요? 아무 문제 없었죠? 선천적인 것 같은데 애초부터 이렇게 생겨서(?) 성장해왔는데 특별히 문제된게 없었다면 그냥 그대로 살면 되는거예요."

뭐지..뇌의 일부가 없어도 괜찮은건가 싶었으나 각 지역의 중환자들을 보는 대학병원에서 너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셨기에 나도 그런가보다 하고 나왔고 지금까지 뇌의 일부가 결손된 상태로 멀쩡하게 살고있다. 


이 책을 보니 잊고 있었던 나의 뇌 상태가 떠올랐다. 저명한 신경외과 전문의의자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뇌부정맥발작으로 더이상 다른 방법이 없는 제니퍼에게 뇌의 우반구 전체를 제거하는 반구절제술을 시행한다. 흡인기로 가래나 피가 아닌 뇌를 흡인하는 수술 묘사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우측 뇌 절제후 당연히 신체 절반이 마비가 온 제니퍼는 그러나 3년 후 정상적으로 걷고 웃으며 학교를 다니고 축구도 하게된다. 절반만 남은 뇌는 그녀의 좌측 신체를 통제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것이다. 절반이 남은 뇌를 가지고도 이렇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데 하물며 아주 일부분이 결손된 나의 뇌 같은 정도야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이 당연했던 것이다.

뇌에 얽힌 다양한 임상사례들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뇌의 기능과 뇌를 건강하게 보호하고 유지하는 방법까지 제시해주는 책, <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때> 는 비단 나같이 특수한 뇌를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당히 흥미롭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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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흑역사 -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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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월 딸이 초등학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어느날 올라왔던 국민청원에 비슷한 또래를 키우는 나를 포함한 많은 엄마들이 분노에 떨며 동의를 눌러댔던 적이 있었다. 53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던 이 글은 가짜였다.


코로나가 퍼지며 각종 모임으로 인한 확산이 주목받기 시작하던 3월, 경기 성남시의 한 교회에서 분무기에 소금물을 넣어 신도들의 입안에 뿌려대던 황당한 모습이 뉴스에 보도되었다. 소금물이 코로나를 퇴치한다는 거짓 정보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거 아직 오픈하기로 한 얘기는 아니라...민영씨만 알고있고 비밀로 좀 해줘." 물어보지도 않았던 내용을 굳이 지나가는 나를 불러 미주알고주알 얘기하고는 비밀을 지켜달라던 과장은 알고보니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다 한 상태였고 결과적으로는 내가 가장 늦게 알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타 할아버지한테 뭐 받고 싶어?" 

"난 인형!"

그러나 언제나 크리스마스날 산타 할아버지가 내게 주고 간 선물은 색연필이었다. 엄마가 그걸 사놨었으니까.


굳이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사람은 태어나서 말과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무한히 많은 거짓말을 듣고 또 하고 살아간다. 

#인간은_입만_열면_거짓말을_한다 라고 적혀있는 부제처럼, 이 책은 유사 이래 끊이지 않았던 거짓말과 개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곳곳에서 탈진실 post-truth 시대의 암울한 경고가 들려온다. 정치인들은 거짓말하고, 언론은 잘못된 정보를 보도하고, 인터넷은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별하기란 점점 힘들어진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가만히 생각해보면 과거의 언제가 '진실'의 시대였는지 아리송해진다. 넘쳐나는 거짓 속에 살아온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며 아주 오래전부터 이지경이었다는 것만 확실해진다.


지적이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뼈 때리는 톰 필립스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지긋지긋한 특성을 간파하게 된다. 마침 요즘의 나도 그 지긋지긋한 인간들의 지겹고 또 지겨운 분위기에 흠씬 젖어 있는 상태기에, 이런 상황의 내가 이런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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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셀 - 죽음을 이기는 첫 이름
아즈라 라자 지음, 진영인 옮김, 남궁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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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87

미래는 최후의 암세포를 쫓는 게 아니라, 첫 번째 암세포를 알리는 극초기 표지자를 밝혀내어 암을 예방하는 데 있다.


p.76

암 문제에는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몇 주 동안 더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더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p.81

환자가 환자의 처지에 공감해주는 의사를 만나면 놀라다니, 우리의 의학 문화는 무슨 이유로 어쩌다 이렇게 변태적인 방식으로 진화했을까. 공감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이 되어야한다.


p.137

모든 암 환자의 문제는 암이 초기에 외과수술로 제거 가능한 고형 덩어리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몸속을 돌아다니는 몇 안 되는 암세포를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치료법은 몇 개 안 되는 비정상 세포보다 더 많은 정상 세포랄 파괴하는 화학요법이 전부다. 


p.166

필멸이 영원을 향한 불타는 욕망을 천천히 침식했다. 레이디 N.의 몸이 수없는 모욕을 단번에 쌓아 올렸다. 부패하고, 망가지고, 혹사당하고, 괴롭힘을 당한 그녀의 몸. 그 장대한 골격은 온갖 장치가 가득한 중환자실 침대에 묶인 채 수백 가지 튜브와 관으로 둘러싸였다. 그녀는 삶과 죽음 사이의 기묘한 상태에 발이 묶인 채 머릿속으로 장례식과 싸웠다.


p.312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첫 단계는 우리가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암은 너무 복잡한 문제이므로, 치료법 개발을 위해 고안한 단순한 임상 전 시험 플랫폼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50년간 달라진 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50년 동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계속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말이다.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무엇보다도 가장 보편적으로 환자를 배려하며 암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질병의 말기 단계에만 맞춘 치료법 개발에서 눈을 돌려 개시 단계의 암 진단과 암 증식 예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 세포를 쫓는 데서 손을 떼고, 첫 번째 세포가 남기는 발자국을 밝혀내야 한다.


잘 쓰여진 책을 읽을때면 가끔, 이렇게 정성들여 쓴 책을 내가 이렇게 대충 읽어도 되나 미안해질때가 있다. 이 책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또 고통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어 읽기 수월하지는 않았으나 어떻게해서든 시간을 내어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가 궁금해졌다. 평생 암이라는 질병에 헌신해왔으나 그 암으로 남편을 잃은 세계적 종양 전문의. 아즈라 라자 교수는 이 책에서 현존하는 암 치료의 맹점에 대해 꼬집는다. 암환자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사망하는 것은 결국 지난 50년간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걸. 획기적이라는 신약도 엄청난 신체적, 재정적 비용을 치르며 환자를 고작 몇 개월 더 살게 해 줄 뿐이라는 것을. 

책의 각 챕터는 그녀가 만나고 떠나보낸 암 환자의 이름이다. 생사의 기로에서 신약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으며 애쓰다가, 마지막까지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며 죽어가던 자신의 환자들을 기억하면서 왜 과학은 그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관심이 없는지 묻는다. 환자의 깊은 고통에 공감하는 것만이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제목처럼 the first cell, 인체에서 암의 기원이 되는 첫 번째 세포를 찾아내는 것, 초기 암보다도 더 일찍, 맨 처음 종양 세포가 암을 형성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졌을 때, 그 세포를 어떤 방식으로든 찾아서 소멸시킴으로써 환자들을 지금과 같은 고통과 경제적 비용에서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비록 아직은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희망일 뿐이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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