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경제학 제 2 장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으로 행동한다 | 합리적 결정의 어려움
‘인간의 실수야말로 인간을 진실로 사랑해야 할 존재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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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격언과 반성’ 『괴테 격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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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도 죽음에도 모두 우연의 요소가 들어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계산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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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렐 허프(Darrel Huff) 『확률의 세계』
| 몬티 홀(Monty Hall) 딜레마 |
마릴린 보스 사반트(Marilyn vos Savant)는 아이큐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IQ 228) 사람으로 『기네스북』에도 실린 유명한 천재다.
마릴린은 『퍼레이드(Parade)』라는 잡지에서 ‘마릴린에게 물어보기’라는 인기 칼럼을 담당하면서 독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했는데, 어느 독자가 질문한 내용이 제`1장의 문제`1이다.
이 문제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문이 세 개 있고, 그 중 하나가 행운(자동차)의 문이다. 하나의 문을 선택하면 사회자는 나머지 두 개의 문 가운데 염소가 들어 있는 문 하나를 알려준다. 그리고 처음 선택을 변경할 기회를 주고 참여자에게 선택을 바꿀 것인지 묻는다.
이 문제는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계속 방영되고 있는 인기 쇼 프로그램 ‘거래를 해봅시다’와 매우 흡사하여 프로그램 사회자의 이름을 따서 ‘몬티 홀 딜레마(Monty Hall Dilemma)’라고 부른다.
이 문제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대답은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다’이다. 그 근거는 처음에 A문을 선택한 상태에서 C문이 당첨이 아닌 것을 알았을 때, A나 B가 당첨될 확률은 1/2씩이기 때문에 선택을 바꿔도 유리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필자가 학생들에게 질문한 결과, 다수가 똑같은 답변을 했다.
그러나 이 선택은 잘못된 것이다. 정답은 선택을 바꾸면 당첨될 확률은 2/3로 올라간다. 따라서 ‘선택을 바꾸는’ 것이 올바른 행위이다.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음 설명을 들으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A문이 당첨될 확률은 1/3, B문 또는 C문이 당첨될 확률은 2/3이다. 그리고 C문(자동차)이 당첨이 아닌 것을 안다면 B문이 당첨될 확률이 2/3가 되므로 선택을 바꾸는 것이 맞다. 이 설명이 불충분하다면 다음 페이지의 표를 보면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A
|
B
|
C
|
| ①당첨 |
비당첨 |
비당첨 |
| ②비당첨 |
당첨 |
비당첨 |
| ③비당첨 |
비당첨 |
당첨 |
발생 가능한 경우의 수는 위의 ①`∼`③`의 중 하나이다. 그리고 당신이 A문을 선택한 경우, 나머지 2개 문 가운데 당첨되지 않을 1개의 문은 알 수 있다(사회자가 알려주므로). ①`번 상황에서는 선택을 변경하면 떨어진다. ②`번 상황에서는 선택을 변경하면 당첨되고, ③`번도 변경하면 당첨된다. 그러므로 3가지 상황 중 2가지는 선택을 변경하면 당첨되기 때문에 당첨 확률이 2/3가 된다.
반대로 변경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①`번 상황에서는 선택을 변경하지 않아야 당첨되고(당첨 확률 1/3), ②`번과 ③`번의 경우에는 선택을 변경하지 않으면 당첨되지 않는다(당첨 확률 2/3).
그러면 『퍼레이드(Parade)』지의 칼럼 ‘마릴린에게 물어보기’에서 마릴린의 대답은 당연히 ‘선택을 바꾸세요.’가 된다(정답의 설명 방식은 위와 달리 훨씬 더 간단했다).
그런데 이 정답이 지면에 게재되자마자 미국 전역으로부터 마릴린의 답이 틀렸다는 항의가 쇄도했다. 그 중에는 돈 에드워드(Don Edward)도 있었고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나 대학의 수학 교수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항의의 태반은 1/2이 정답이며, 마릴린의 답은 틀렸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일생 동안 1,500편의 논문을 쓰고 수많은 기행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수학자 폴 에르되시(Paul Erdo¨s)조차 정답을 맞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저명한 경제학자까지 오답을 내고 말았다.
< 출처 : 행동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