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시각에서 보자면, 우리는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고통을 겪고 나서야, 무엇이 본인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고 나서야, 비로소 뭔가를 진정으로 배우게 된다. 92
어쨌든 나치스에게 민족공동체 내의 출산 장려와 후원은 민족 부흥의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었다. 우생학에 몰두한 나치 정권의 의사들은 의도적인 산아 제한을 기질적인 과오로 보았으며 심지어 윤리적 타락으로 설명하기까지 했다. 이런 점에서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의 관계는 베르크호프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개인적 욕구가 민족공동체라는 규범에 종속되고 개인적 행동을 유대적이고 자유주의적이라는 이유로 유죄 선고를 내린 정권에서 정작 히틀러는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전혀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더구나 히틀러 스스로 인간에게 가장 신성한 과제는 신이 부여한 혈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선전한 정권에서 말이다. 230-231
당신을 지금의 당신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다. 다시 말해서, 무엇이 당신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만들며, 오늘의 당신과 내일의 당신을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버호벤-슈워제네거의 대답은 당신의 기억이다. 138-139
독일의 철학자 칸트가 그랬던 것처럼, 아널드는 이후로 수많은 아류를 낳았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이마누엘 칸트`와 `아널드`라는 단어가 하나의 문장에 함께 등장한 적은 없었으리라 확신한다. 그런데도 철학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참나. 134
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많은 부분은 결코 말이라는 단순한 언어로는 표현될 수 없다. 따라서 그것은 선과 색, 소리와 움직임 등의 다른 언어를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것들에 정통하게 되면 우리는 우리의 전반적인 본성이 똑똑히 소리를 내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와 영토에 있는 자신의 내밀한 실재를 폭로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는 인간을 이해하게 된다." 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