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굴은 이미 만테냐가 그의 작품들의 가장자리에 슬쩍 드러낸 얼굴들과 같습니다. 일종의 얼굴 서명이지요. 그것은 자신의 작품 속에 있는 화가의 얼굴, 즉 자기 작품의 증인입니다. 그의 시선은 우리를 가스파르의 시선-늙은 백인 동료의 형태에 약간 놀랐고, 왠지 퍼뜩 놀란 듯한 시선-으로 보냅니다. 마치 성도마 다음으로 믿기 위해서는 보아야만 했고, 보는 것만을 믿어야 했던 상황을 알려주려는 듯이. 회화의 고견이라고 하겠습니다. 117-118
수전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대실패로 끝났다해도, 흐지부지되었다 해도, 아예 시작도 못했다 해도, 처음부터 모두 마음속에만 있었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단 하나의 이야기였다. 341
평등주의 아래 여성을 근대국가의 국민으로 인정하게 되면 권력의 배분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존 체제의 입장에서는 여성이 근대적 주체로 부상하는 것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여성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려는 기존 체제의 세력에 의해 여성들은 ‘불량‘이라는 단어로 재정의되었던 것이다. 이 움직임은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었다. 특시 미디어와의 공조 아래 효과적으로 ‘불량‘이라는 단어가 여성들에게 덧씌워졌다. 430
그러나 이렇게 낙담하고 있는 중에도 로베르또의 머릿속에서는 또 하나의 망상이 자리를 잡아 각 있었다. 그것은, 그 고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어차피 다리를 놓을 수 없는 공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시간에서 찾아보자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렇다면 열심히 수영을 익혀 섬까지 헤엄쳐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제 그의 목표는 과거 속으로 사라진 카스파르 신부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었다. 무서운 속도로 달아나고 있는 저 자신의 내일을 찾는 일이었다. 449
나는 사람은 누군든 그렇게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으면 헤라클레스가 된다고 믿는다. 말하자면 강보에 쌓은 채로도 배암의 목을 조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