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유물을 보존하고 관리한다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합리적 판단과 결단에 없어서는 안 될 역사의식을 일깨워주는 학습장이 된다. 박물관은 기억의 문화에 있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갖춘 하나의 완결된 체계다. 따라서 전시와 구성에서 드러나는 박물관의 완성도는 그 사회의 역사의식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현대사박물관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지만,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전시를 위한 지난한 토론 과정은 또 다른 형태의 민주주의다. 역사란 지나가버린 사실을 복원하는 것도, 개별적으로 기억된 과거를 전달하는 행위도 아니다. 역사는 다양하고 이질적인 현재에 의해 재구성되는 과거 아닌 과거이며, 역사 박물관은 역사의 이러한 특성을 경험하고 학습하는 장이 될 수 있다. 218-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