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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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6 ~ 2024/06/27

어쩌다보니 연달아 일본 소설들만 계속 보고 있는것 같아 서평 목록을 보니 느낌만 그러한게 아니라 실제로 그러했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이번의 이 책과 같은 현대 일본 미스터리 소설들을 읽다 보면 스토리 전개나 향후 흐름이 눈에 보이는듯 하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주인공 기세의 사촌형인 소이치는 맥거핀일것 같고, 또한, 여탐정 기타미 센빠이는 주인공급일것 같다는 예상을 했는데 제대로 적중했다.


짧은 프롤로그를 지나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된다.

법대 대학생이 된 기세는 어느 날, 과거 자신을 가르쳤던 과외 선생님이자 동경했던 의대생 형인 마카베를 만나게 되는데, 마카베는 4년전의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과거의 모습과는 매우 달라져 있었다.

마카베를 돕기 위해 기세는 탐정 사무소를 찾게 되고 거기에서 기타미 센빠이를 다시 만나 그녀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그리고 기타미 센빠이는 4년전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에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사건의 진상에 조금씩 다가간다.

이 소설의 특이점은, 화자가 기세, 그리고 기타미 센빠이로 바뀐다는 점이다.

그러나 챕터마다 서로 번갈아가며 바뀌진 않고, 대략 80%정도는 기세가 화자이고, 20%정도는 기타미 센빠이이다.

이러한 화자 분량의 비대칭성은 그만큼 이 소설이 단순히 탐정이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스토리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는걸 의미한다.

기세는 집안이 모두 법조계인데다 자신도 법대생인만큼 정의감이 있으며 어떤 문제든 해결할때 법과 규범에 맞게 해결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으나,

반대로 기타미는 중학생때부터 탐정일을 계속 하고 있어서 기세와는 성향이 달라, 합법과 불법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느낌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기세를 옹호하고 기타미가 잘못 되었다 할 수 있는가?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사촌형 소이치의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학폭 사건에 대한 기세의 생각과 해결 방안이 맞는걸까?

정말 그게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는가?

제도적으로 충분히 뒷받침 되어 있다는데 왜 아직도 학폭 문제는 끊이질 않는가?

기타미의 (도덕적으로, 규범적으로) 그릇된 방법으로 사건은 사이다처럼 해결된다.

피해자는 그 모습을 보고 좋아하면 안되나?

피해자는 이제서야 드디어 그 지옥같았던 학폭에서 해방됐으니 미소 좀 지을수 있는거 아닌가?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늘 범죄자에 대해 관대하다.

나라의 지도자들부터 온갖 전과자들이 득실득실하니 뭐 아예 이해가 안가는것도 아니지만, 뉴스에 범죄자들의 형량이 정해지는 꼴을 보고 혀를 차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이정도면 검사, 판사, 변호사들도 2천명씩 늘려야되는거 아닌가?

OECD 평균보다 훨씬 적던데.



이젠 스토리가 눈에 보이는 수준이다.

이런 류의 일본 소설들이나 일본 드라마들을 너무 많이 보긴 했다.

중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대략 이 정도에서 어느 정도 눈치를 깠다.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기타미 센빠이의 모습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건 아마도 그동안 너무 히가시노 게이고 월드의 엄청난 능력자들에 길들여져 있어서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나름 개연성 있게 스토리를 차분히 풀어 내서 몰입감이 많이 떨어지진 않고, 가독성이 좋아 쉽게 쉽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이 소설은 가장 아쉬운 점은 결말 부분이다.

스포 때문에 자세히 쓸 순 없지만, 정말 내가 가장 싫어하는 류의 결말이라 너무 안타까웠다.

아니 왜 여기서 이런 결말을.

근데 어쩌면 이 소설의 두 주인공인 기세와 기타미 센빠이, 의외로 좋은 콤비가 될지도?

진지한 기세와 다소 코믹스러운 느낌의 기타미 센빠이가 좋은 합을 보여준다.

주변 인물들이 은근히 기타미 센빠이를 밀어주는걸로 봐선 둘이 알콩달콩한 모습이 나올 수도 있겠고.

작가가 시리즈물을 고려중인지는 모르겠으나, 괜히 혼자서만 상상해봤다.

뭐 이런게 소설의 묘미 아니겠는가.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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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 - 나이대로 흘러가지 않고 죽는 날까지 나답게
김원곤 지음 / 청림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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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6/24 ~ 2024/06/25

내 나이를 생각한다면 아직은 이런 책을 볼 필요가 1도 없지만, 그래도 이 책에 끌린건 순전히 소개글 때문이였다.

서울대학교 흉부외과 교수를 하다 정년퇴임 이후에 코로나 시국에도 페루, 프랑스, 일본, 대만을 돌아다니며 각각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어학연수를 했다하니, 어찌 이런 소개글을 보고도 이 책을 안볼 수 있으랴!



미친 능력자다.

그저 어학연수만 했다 해도 대단한데, 이미 이를 위해 10여년전부터 혼자 독학으로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를 모두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에 어학연수를 가서 저 시험들을 모두 통과했다 한다.

다른 언어들은 내가 잘 몰라서 뭐라 이야기 할 수 없지만, JLPT N1 합격이라니.

정말 대단한 분이다.

JLPT N1이야 나도 합격했고, 널리고 널린게 JLPT N1 합격인데 뭐 그리 호들갑이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50세에 혼자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공부도 해가며, 정년 퇴임 이후에 70이라는 나이에 홀로 일본에 가서 반년간 어학연수를 하고 JLPT N1 합격했다는걸 생각해보자.



각각의 나라에서 어학연수 체험기가 너무 재밌고 흥미로웠다.

스페인어 어학연수를 위해 스페인이 아닌 페루 리마에 가서 공부한 내용들부터 프랑스어 어학연수를 유명한 도시가 아닌 툴루즈라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에서 공부한 내용들까지 유럽 및 남미에 대한 내용들은 내가 겪어본 적이 없어서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가장 내가 관심있게 봤던 부분은 역시나 일본에 대한 내용들이였다.

내 은퇴후의 삶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막연히 가끔 생각해봤을때 가장 나에게 그럴듯하게 다가온건 역시 일본이나 일본어와 관련된 그 무언가였다.

일본어과나 일문과같은 국내의 대학을 다시 다니던지, 아니면 아예 일본으로 유학을 가볼 수도 있는거고.

아니면 예전에 살던 캘거리로 다시 넘어가 거기에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도 있는거고.

인생이란 그 누가 알겠는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였다.



중국어 어학연수를 위해 대만을 선택한 것도 상당히 좋아 보인다.

사실 지금이야 짱깨 어쩌고 하면서 중국을 혐오하지만, 어린 시절 홍콩 전성기 시절의 르느와르와 장만옥, 주윤발, 장국영 등의 배우들로 대표되는 홍콩 영화에 대한 향수 때문에 중국어에 대한 생각은 어느정도 있긴 하다.

그러나, 역시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을 가는건 좀 거시기하다.

그런 차원에서, 물가도 우리나라보다 싸고 치안도 안전한 대만이 충분히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다만, 갑자기 일본과 대만 파트에서 역사 이야기가 많이 나온건 다소 아쉽다.

역사에 대한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기보다는,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다.

은퇴후의 삶과 어학연수에 대한 체험과 후기를 잔뜩 기대했고 그에 걸맞게 책이 구성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역사라니.

구지 저런 세계사 이야기가 필요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직 은퇴라는걸 이야기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고, 언제 은퇴하게 될지 알순 없지만, 친구들과 주변 지인들중에서는 그래도 벌써부터 은퇴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꽤 있다.

언제 은퇴할것인지,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경제적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평균 수명이 늘어나서 이젠 은퇴하고서도 한참을 더 살아가야하는데,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꿈꾸는 노후는 어떤 모습일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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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네 도시락 레시피 -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228가지 맛있는 선물
박선화 지음 / 책밥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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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6/24 ~ 2024/06/25

가끔 아이가 유치원에서 소풍을 가거나 나들이를 갈 때 아이 엄마가 도시락을 싸주곤 한다.

되게 귀찮고 번거롭고 그럴거 같긴 한데, 뭐 1년에 몇번 되지 않는 연중 행사라 아이 엄마도 기꺼이 도시락을 만들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였던가.

대략 작년즈음부터였던거 같다.

아이가 도시락을 예쁘게 싸달라고 엄마에게 조르기 시작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모양의 도시락은 아이 엄마도 해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를 위해 인터넷 좀 찾아보고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도 받으면서 어찌어찌 만들어냈었으나, 1달전에는 급기야 아이가 엄마에게 유치원에서 가장 예쁜 도시락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엄마가 난감해했었다.

그래서 아이 엄마는 소풍 전날까지 밤에 도시락 연습을 하고, 소풍 당일날 새벽부터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했다.

그러던중에 이 책이 눈에 띄었으니!!

이건 운명과도 같은 책이다!



요리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라 사실 이런 요리책은 처음 들춰봤다.

근데, 원래 요리책이 이렇게 고퀄인가?

아니면 이 책만 이렇게 퀄리티가 좋은건가?

정말 깜짝 놀랬다.

목차부터 시작해서 정갈하고 아기자기한 사진들, 깔끔한 레시피 까지.

저자가 일본 생활을 오래한 사람이라 그런지, 일본 장인의 솜씨가 느껴진다.



소개되어 있는 도시락 하나하나 모두 화려하면서도 너무 예뻐 아이들이 이런 도시락을 받는다면 정말 너무 좋아할게 뻔하다.

주변 친구들까지 난리 날 것 같다.

엄마의 사랑이 물씬 느껴진다.

저런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아이만을 생각하며 애를 썼을까.

아이 엄마에게 이 책을 줬는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이렇게 따라 한다 한들 저대로 만들수 있을까 싶다며 책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라 한다.

역시 이런 쪽에서도 금손과 똥손은 나뉘나보다.

하기사, 아무리 자세하고 구체적인 레시피가 있다 해도, 누구나 다 그렇게 만들 수 있다면 세상에 못 할 사람 누가 있겠는가.

아이는 벌써부터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엄청나게 기대중인데, 과연 아이의 기대에 엄마가 부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예정이다.

화이팅!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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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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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6/17 ~ 2024/06/18

일본 소설들을 많이 내고 있는 '북다' 에서 이번엔 '청춘' 을 주제로 일본 근대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2명의 단편 소설집을 출판했다.

두사람은 모두 도쿄제국대학 출신에다가 젊은 나이에 자살을 했고 소설가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토대로 하는 '사(私)소설' 장르로 소설을 썼다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실상 두사람은 집안의 배경이나 자라온 성장 과정이 하늘과 땅 차이로 격차가 많이 나며 활동 시기도 다르고 추구하는 문학의 방향성도 아예 전혀 다르다.

그런데도 과연 '청춘' 이라는 이 애매모호한 단어로 이 두 작가를 한데 묶어서 비교해도 되는걸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의문점을 안고 두 권의 책중, 뭘 먼저 볼까 고민하다 시간 순서로 보는게 제일이다 싶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예전부터 이름은 무척 많이 들어봤지만 좀처럼 이 작가의 소설들을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학부 시절에는 아예 번역본 자체가 없었고, 일문과 애들이 원서 카피본을 들고 다니며 공부하는걸 본적은 있었으나 그 당시에는 내가 원서를 막 볼 정도로 일본어를 잘하질 못해서 읽어보질 못했다.

그러다 수년전에 국내에 처음으로 소설집에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아뿔싸!

출판사가 민음사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젠 원서를 읽을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구지 원서를 구해서까지 읽고 싶진 않아 그냥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가 이렇게 좋은 기회에 드디어 이 유명하디 유명한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소설집에는 총 12개의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첫번째로 등장하는 '첫사랑' 이라는 소설부터 역시 심상치 않았다.

나 역시 내 첫사랑이 영화관에서 처음으로 봤던 장만옥이였기 때문에, 소설속 오토쿠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되기도 했으며, 마지막에 비밀스러운 그 무언가를 풍기는 오묘한 결말도 매우 매력적이였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전설이나 설화를 주제로 삼아 소설들을 썼다 하며, 그중에 '게사와 모리토' 와 '갓파' 가 이 소설집에 실려 있다.

이러한 류의 소설중에서 유명하기로는 '라쇼몽' 이 훨씬 더 유명하긴 하나 이 소설집에는 실려있지 않다.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까웠다. 꼭 이 '라쇼몽' 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이러한 아쉬움은 '귤' 이라는 이 7페이지의 짧은 소설 하나로 모두 사라져버렸다.

이 소설집 12개의 소설중 가장 인상 깊었던 소설이며, 어떠한 의미인지 배경을 찾아보기도 하고 몇번이고 다시 읽었을 정도로 너무너무 좋았다.

염세적이며 우울한 분위기와 권태감이 한껏 풍기는 소설속의 주인공 '나' 는 어느 날 저녁 요코스카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탄다.

기차가 출발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촌뜨기 소녀가 헐레벌떡 기차로 뛰어 들어오게 되고 공교롭게 '나' 의 건너편 자리에 앉게 되는데 이 소녀 표가 삼등석 표다.

촌스러운 소녀의 외모도 마음에 안들었는데 거기에다 이등석 자리에 삼등석 표를 가지고 탄 것도 거슬린다.

그래도 애써 무시한 채로 잠깐 눈을 붙였는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잠에서 깨어나보니,

아니 이 소녀가 곧 있으면 터널을 들어갈 예정인데 갑자기 창문을 열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던중, 터널에 진입하기 직전에 기어코 소녀는 창문을 열어 버리고 안그래도 기관지가 좋지 않던 '나' 는 이 소녀 때문에 기침이 터져 나오게 된다.

화가 나서 소녀에게 뭐라고 하려던 찰나, 터널을 지난 기차가 건널목을 지날 무렵, 건널목에 소녀처럼 뺨이 발그레한 남자 아이 셋이 소녀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고, 소녀는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가지고 있던 귤들을 남자 아이들에게 던졌다.

상황을 비로소 파악한 '나' 는 잠시나마 권태로움과 지루함을 잊을 수 있었다며 소설은 끝난다.

아쿠타가와를 지배하고 있던 저 권태로움과 지루함은 무엇일까 궁금해 찾아봤다.

아쿠타가와는 대학을 졸업하고 요코스카에 있는 해군기관학교에서 영어 교관으로 1년간 일했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한다.

당시 아쿠타가와는 이미 나쓰메 소세키의 격찬을 받으며 문단에 데뷔를 한 상황이였고, 해군기관학교에서 일하는걸 무척 싫어했다 한다.

또한, 아쿠타가와는 일본 설화중 하나인 모모타로를 주제로 하여 '모모타로' 라는 소설까지 썼을 정도로 반전 사상이 강했다는걸 생각한다면 해군학교에서 일하던 아쿠타가와의 저 권태로운 모습이 일견 이해가 된다.


혼란스러웠던 센고쿠 시대에 일본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선교사 오르간티노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쓰여진 '신들의 미소' 라는 소설도, 일본 특유의 외래 문물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나타내며 그것이 마치 일본인들만의 오리지널리티인것처럼 묘사하는게 아주 재밌었다.


'라쇼몽' 은 못 봤지만, '갓파' 를 봐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갓파' 도 엄청난 글이였다.

철저히 정신병자의 눈에서 바라본 이상 현상을 '갓파' 를 소재로 하여 판타지 풍의 느낌을 주고 있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긴 소설로 1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다.

인간이 '갓파' 의 세상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판타지적으로 묘사하였는데, 1927년에 쓰여졌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갓파' 와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의 눈에는 다른 사람들이 정신병자로 보일 것만 같다.

그 외에도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쓴 '점귀부' 라는 소설도 아주 좋았고,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의 소설인 '꿈' 도 점차 미쳐가는 작가의 정신 상태와 연관시켜 읽어보니 작가의 몽롱한 정신이 투영되어 읽혀졌다.

그러나, 사실 '갓파'에서부터 조금씩 느꼈지만, 책의 후반 3개 작품인 '신기루', '톱니바퀴', '어느 바보의 일생' 은 너무 읽기가 힘들었다.

아무리 작가의 정신 상태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글이 지리멸렬하게만 느껴질 뿐이였다.

여러 해설들을 읽어보기도 하였으나 대충 그런갑다 하는 정도만 있지, 와닿은 느낌이 없었다.

어려운 소설들이다.

전반적으로 아쿠타가와 글들은 초중반은 나름 내 마음에 쏙 드는 편이였고, 그중에서도 '귤' 과 '갓파' 가 가장 좋았으나, 후반부 소설들은 내 문장 이해력이 부족해 소화하기가 힘들었다.

'청춘' 이라.

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쿠타가와 소설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어서 읽을 예정인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들이라면 충분히 '청춘' 이라는 키워드로 읽어볼만 하겠지만, 아쿠타가와 소설들은 '청춘' 의 어떤 느낌으로 읽어야 하는걸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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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청춘 세트 - 전2권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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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6/19 ~ 2024/06/20

다자이 오사무는 정말 최고의 글쟁이다!

일전에 다자이 오사무의 가장 대표적인 소설인 '인간 실격' 을 보고 난 뒤에도 이 작가 정말 글 잘 쓴다는 생각은 했지만, 역시나 인간 자체가 워낙 개차반이기 때문에 비호감인 작가였는데, 이번 이 단편 소설집을 보고 난 뒤에는, 그냥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집도 마음에 들긴 했지만, 중후반 넘어서는 그다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소설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감탄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뭐 하나 그냥 지나가는 소설이 없다.

"청춘" 이라는 테마를 내세운만큼 그에 어울리는 소설들이 대부분이였으며 그에 어울리는 문장들이 넘쳐났다.


두번째로 실린 소설 '어릿광대의 꽃' 에서는 '인간 실격'" 에도 등장했던 오조 요바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놀라운건, 오조 요바가 주인공인 3인칭 시점의 소설인데 중간 중간 소설을 쓰는 작가가 직접 등장하여 소설을 쓰는 당시의 감정들에 대해 설명한다.

어이없는건, 분명 이러한 점이 소설의 흐름을 방해하는데, 전체적인 시선으로 보면 다자이 오사무의 당시의 감정이 느껴지며 소설에 더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이 소설은 1930년에 다자이 오사무가 어느 바(bar) 직원이였던 유부녀 타나베 시메코와 동반 자살을 기도했다가 여자만 죽고 다자이 오사무는 살아남아 살인방조죄로 기소되는 사건을 토대로 쓰여졌으며, '인간 실격' 에도 이 사건이 등장하는데 이때 여자의 이름은 시메코와 발음이 유사한 츠네코이다.

1930년이면 다자이 오사무가 도쿄제국대학 다닐 때인데 22살에 이런 소설을 쓴다고? 진짜 미친 인간이다.

쓰레기같은 인성의 또라이인 점에 대해서는 구지 더 이야기하는건 의미가 없다. 어차피 그거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냥 이 작가의 글에 놀라기만 하면 된다.



'여학생' 이라는 소설은, 엄밀히 말하면 다자이 오사무가 쓴 소설이라기 보다는, 당시 다자이 오사무의 빠였던 아리아케 시즈라는 14살 소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일기를 다자이 오사무에게 보냈는데, 그걸 다자이 오사무가 소설로 다시 쓴 것이다.

그저 단순히 베낀 것이라고 까이기도 하던데 난 그 일기를 보질 못해서 그건 모르겠고, 이 소설 역시도 읽다 보면 빠져들고 만다.

'인간 실격' 에서도 느꼈던 부분인데, 다자이 오사무는 늘 안정적인 가정과 정상적인 삶은 꿈꿔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결혼 전, 망나니처럼 살 때야 상관 없었겠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다른 여자를 만나 또 아이를 낳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부럽지 않았을까?

이 '여학생' 이라는 소설에서도 그러한 다자이 오사무의 바램이 들어 있는듯 하다.

14살 소녀의 눈에서 쓰여진 1인칭 소설이지만, 다자이 오사무답지 않게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들과 사춘기 소녀다운 감정 표현들. 그리고 '아빠' 를 그리워하는 모습들.

평범한 소녀의 하루동안의 아무것도 아닌 일상을 그린 소설이지만, 따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설이다.

이 작가는 이쪽으로도 글을 잘 쓴다. 미친다.


일본 교과서에도 실려 있고 수차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유명한 '달려라 메로스' 는 이 단편 소설집을 읽기 전, 가장 기대하던 소설이였고, 기대대로 정말 만족했던 소설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들중 가장 쉽게 쓰여진 소설이고, 해피엔딩에다가, 주제 의식조차도 우정과 신뢰라는 다자이 오사무 답지 않게(?) 정의로운 내용들이기 때문에 허들이 낮아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 가장 대중적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의 끝에 쓰여져 있는 대로, 다자이 오사무의 순수 창작 소설은 아니고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며, 다자이 오사무의 그 유명한 얼착없는 말인,

"기다리는 사람이 괴로울까,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괴로울까."

..가 이 소설에서부터 나왔다.

"청춘" 이라는 테마는 과연 무엇일까?

그게 무엇이길래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들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난 여전히 다자이 오사무의 '청춘' 을 그저 치기 어린 철없는 시절이라고 보진 않는다.

설령 그때 당시와 지금의 시대적인 분위기나 모랄 해저드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의 젊은 시절과 인생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난 평범한 사람이고, 그는 위대한 천재적인 작가겠지만.

그저, 이 작가의 소설 자체에만 빠져들어도 충분할 정도로 대단한 글이기에 두고두고 음미하고 싶다.

이 양반 다른 소설 원래는 안읽으려 했는데, 안읽을 수가 없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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