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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프랑스사 ㅣ 역사를 알고 떠나는 세계인문기행 2
제러미 블랙 지음, 이주영 옮김 / 진성북스 / 2025년 1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2/07 ~ 2025/02/13
내가 갖고 있는 프랑스에 대한 느낌은 호와 불호가 동시에 존재하는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여러 인상주의 화가들부터 시작해서 프로방스 지역의 화사함, 레미제라블,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와 여왕 마고 등등
이런 낭만 넘치는 호(好)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유럽의 짱깨, 더러운 파리 지하철, 불어를 못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불친절한 프랑스 사람들 등등
불호도 함께 존재한다.
이러한 불호는 생각해보면 주로 너무나도 복잡하기 짝이 없는 프랑스 역사 때문인것 같기도 하다.
진짜 세계사 공부할때 가장 어려운 파트중 하나가 프랑스쪽 아닐까 싶다.

처음에 중세 유럽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을때 부딪혔던 첫번째 고비는 바로 프랑크 왕국이였다.
머리가 진짜 쥐가 날 정도로 어려웠다.
어려운 이유는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남아 있는 관련 자료들이 많지 않은데다 제대로 모르면서도 막 내뱉는 유튜브 강의들이나 책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진짜 지금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대부분의 이 부분 역사는 엉터리인 경우가 아주아주 많다.
설명하는 사람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엉성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잘못된 내용을 마치 정답인것처럼 내뱉기도 하고 개판 오분전 수준이다.
암흑기라 불리울 정도로 남아 있는게 별로 없어 국내 서적들은 거의 다 이 부분을 대충 수박 겉핥기 느낌으로 흘려버린다.
책을 쓰는 사람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 이러한 상황 때문에 나 역시도 진짜 이 부분 공부할때가 너무 힘들었다.
이 책은 현지의 저명한 역사 교수가 쓴 책이니만큼 안의 내용들이 매우 풍족하고 정확하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이해한다면 정말 세계사 전공자 수준이 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역시나 번역의 한계는 어쩔수 없는 법이다.
예를 들어, 이 페이지에서도 잠깐 살펴보면,
카롤링거 왕조는 카롤루스 왕조와 동의어이며,
페펭 3세라고 쓰여져 있는 인물도 국내에는 주로 피핀3세라고 쓰여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랑스어로 Pepin 으로 표기가 되기 때문에 페펭이라고 번역한듯하다.
뭐 프랑스어로 페펭이라고 발음하니까 그렇게 번역한게 맞긴 하지만 이러한 경우엔 짧은 주석을 달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분명 남는다.

프랑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체 역사를 전부 다 400페이지 안에 때려박아야하다보니 축약되어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읽기에 매우 까다롭다.
모르는 인물들이 셀수도 없이 많이 등장해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이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축약된 부분들을 추가적으로 찾아보며 공부해가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이 지역과 이 시대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게 된다. 그것도 아주 확정적으로.
내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위 페이지에 등장하는 카트린 드 메디치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게 된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는데, 보통은 카테리나 데 메디치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성만 봐도 알수 있다시피, 피렌체 공화국의 메디치 가문 출신으로 태어났을 당시 메디치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로서 근본력은 좀 없어보이지만 돈만큼은 어디가서 절대 밀리지 않는 신분이였으나 부모가 모두 일찌감치 사망해서 인생이 굴곡지게 된다.
같은 가문의 친척 아저씨뻘인 교황 클레멘스 7세가 갑자기 흑화하면서 카테리나는 죽을 뻔 하기도 했으나 수녀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살아 남았고,
또한 가문이 몰락하면서 재산을 대부분 잃어버려 결혼에 있어서도 가치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가는 법이라 그래도 꽤 많은 재산이 남아 있어 앙리 2세와 결혼하며 발루아 왕가로 들어가게 된다.
그 이후, 바람난 남편을 지켜보면서도 아들을 잘 키워냈고 어이없에 마상 창 시합 도중 남편이 죽어버린 뒤에도 남편과 바람난 불륜녀 푸아티에에게 복수하지 않고 관대하게 재산만 좀 몰수하는 선에서 정리했다.
그리고 섭정으로서 왕권 강화를 위해 힘썼으며, 매우 중요한 사건인 위그노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위그노 전쟁이야 이미 충분히 공부할만큼 많이 공부한 편이라 생각했는데도, 이 책은 따라가기가 버거울 정도이다.
과거에는 분명 카테리나가 위그노 전쟁 당시 위그노들을 학살한 주범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였다.
이 책에서도 대놓고는 아니지만 카테리나가 반개신교도들을 부추겼다는 식으로 쓰여져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요즘 학계의 정설에 따르면 카테리나 또한,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유럽의 짱깨인 프랑스가 외국인 왕비를 까내리려고 일부러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바람에 손해본 인물이다.
카테리나는 학살의 주범과는 매우 거리가 멀고 오히려 가톨릭과 위그노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려 한 인물이자 이탈리아 출신임에도 프랑스 발루아 왕조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이라고 봐야 한다.

이 책은, 그 이후 부르봉 왕조를 거쳐 앙시엥 레짐과 프랑스 대혁명, 그로 인한 공화국 창립과 그 이후의 나폴레옹 제국 시절, 그리고 연이은 공화국 시절을 지나 제2차 세계 대전과 현대의 프랑스까지, 그야말로 프랑스 전체의 역사에 대해 다 설명되어 있어 분량이 실로 엄청나다.
그러나 책의 제목과는 다른, 약간 쌩뚱맞은 파트가 특별 부록으로서 책의 가장 뒷쪽에 있는데, 그건 바로 프랑스에 있는 48개의 유네스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소개와 간략한 프랑스 여행 루트 소개이다.
여행 책자가 아니라 엄연한 인문학 프랑스사에 대한 책인데 왜 이게 있나 좀 의아하기도 한데, 의외로 또 보는 맛이 있다.
흔한 프랑스 패키지 여행 코스가 아니라 특성 주제에 따른 루트로 프랑스 여행 코스를 6가지 정도로 소개하고 있으며, 그 외에 각 지역별로 추천 여행 스팟들도 포함되어 있다.
일주일간 프랑스 역사에 대해 심도 있게 파고 들어가볼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물론, 곁가지로 많이 찾아보고 추가로 더 넓게 공부해야만 그 만족감을 느낄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프랑스사라고 했지, 가장 '쉽다' 고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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