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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잡사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화에 담긴 은밀하고 사적인 15가지 스캔들
김태진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7월
평점 :
기간 : 2024/07/26 ~ 2024/07/27
세계사 공부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미술 공부까지 같이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음악도 같이 해야하긴 하는데, 음악은 아무래도 세계사적으로 미술만큼의 비중이 없을 뿐더러 음악까지는 도저히 할 자신이 없다.
게다가 음악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난 B급 감성이라 어려운 클래식 같은거 들어봐야 졸리기만 하고 재미가 없어 음악은 포기했는데, 웬걸? 미술은 처음엔 좀 어려웠으나 공부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재밌어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대 갈걸. 미대오빠 소리나 들어보게.
이번에 기회가 닿아 읽어본 이 책은 내가 딱 바라는 취향의 책이여서 너무 맘에 들었다.
명작들과 그에 관련된 인물들이나 사건들에 대하여 뒷 이야기들이 쓰여져 있어 세계사와 함께 공부하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였다.
게다가 유튜브에 이 책의 저자가 '아트인문학' 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던데, 이 채널도 꽤 볼만하다.
저자의 목소리 톤이 좋고 설명 방식이 명료하고 깔끔하여 귀에 쏙쏙 박힌다.
책은 크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은 종교개혁과 르네상스의 시대
2장은 그 이후부터 산업 혁명과 프랑스 혁명까지
3장은 혁명 이후부터 벨 에포크 시대까지
4장은 19세기, 20세기의 비극의 시대
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의 시대별로 3~4개의 작품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그 배경이 되는 세계사적 이야기들이 실려져 있다.
책의 표지에도 실려 있는 제인 그레이의 모습을 그린 폴 들라로슈의 '제인 그레이의 처형' 이라는 작품이다.
헨리 7세에서부터 시작된 잉글랜드 튜더 왕조는 역대 다른 왕조들에 비해 가장 이야기거리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에 걸맞게 가장 지저분하기도 하다.
그래서 여태 튜더 왕조에 대한 이야기들은 여러 영화나 드라마들에서도 계속 등장하는 편이라 잉글랜드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만한 내용들로 1장은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내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제인 그레이에 대한 내용이였다.
제인 그레이는 익히 알려진대로 피의 메리와 엘리자베스 1세의 5촌 여동생으로 에드워드 6세가 사망한 뒤, 딱 9일간만 여왕으로 있었던 인물이다.
원치 않은 결혼을 하고 남들이라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을 법한 여왕 자리도 너무나도 싫어했던 그녀.
피의 메리가 다시 즉위를 한 뒤, 거기에 놀란 제인 그레이의 부모마저도 딸을 버리고 도망쳐버렸고 홀로 남겨진 그녀는 결국 사형을 당한다.
이 어찌 기구한 운명인가.
아름답고 총명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던 인물이였다 하며, 심지어 피의 메리마저도 제인 그레이를 죽이기 싫어 임신 여부를 확인하였다 한다.
임신했으면 처형을 유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 라는 소설에도 등장하는 인물로 다 제 정신이 아닌것 같은 튜더 왕조에서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인물로 보여진다.
내가 세계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가장 결정적 계기는 저 빌어먹을 신성로마제국 때문이였다.
도무지 저 제국의 정체를 알 길이 없어 포기해버렸던 소설이 있었는데,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정말 많았다.
'아니 로마에 있지도 않고 이탈리아나 로마와는 별 상관도 없어 보이는 왜 로마 제국인거지?'
'앞에 신성은 또 뭐야?'
'지금은 독일의 전신이 신성로마제국이라는건가?'
'바이에른은 뭐고 프로이센은 또 뭐야?'
'합스부르크는 또 어디서 튀어난거야?'
이러한 수많은 궁금증 때문에 결국 그 소설을 포기하고 세계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저 물음들에 대한 모든 해답을 다 명쾌하게 아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좀 윤곽이 보인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명작들을 함께 공부할 수 있으니 공부한 보람이 있다.
제임스 티소라는 화가에 대한 부분은 세계사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
그저 제임스 티소와 그가 사랑했던 여인 캐슬린 캘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전부인데, 그래서 다소 이 책에서는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유독 눈에 들어오고 가슴에 박히는듯 하다.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고, 그 여인을 잊지 못하여 이렇게 상상 속의 그림으로 다시 그려내는 이 화가의 마음이 어땠을까.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배에서 내리는 캐슬린의 모습이 매우 우아하다.
정말로 캐슬린이 저런 미소로 제임스 티소를 바라봤겠지.
둘의 사랑이 어떤 모습이였을까. 몹시 궁금해진다.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 정도의 사랑이라니. 그것도 마흔 다 되서.
정열적인 사람이였나보다.
아, 책에는 캐슬린이 폐렴을 앓다 죽었다고 표현되어 있는데, 찾아보니 폐렴이 아니라 폐결핵이라 한다.
이렇게 또 이런 책들은 처음 접하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있어 더 만족스럽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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