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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424/pimg_7746391764270791.jpg)
기간 : 2024/04/21 ~ 2024/04/24
책의 제목은 정욕(情慾)이 아니라, 정욕(正欲)이다.
바른 욕망이라.
약간은 일본식의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하는 제목과 영화로 개봉이 되었고 여주가 각키이다.
이런건 안볼수 없는 조합이지!
..라며 달려들었다가 호되게 당했다.
450페이지나 되는 분량만큼이나 결코 쉽지 않은 소설이다.
누군가의 나래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도대체 누가 주인공이며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이 사건의 핵심인지, 초중반까지는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소설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넘어가는 시기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며, 그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세명의 등장인물의 시선에 따라 흘러간다.
그 첫번째 인물은, 번듯한 직장에 번듯한 가정의 가장인 검사 데라이 히로키로서,
소설의 제목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정욕(正欲). 바른 욕망이다.
정석적이고도 딱 FM적인 인물로서 사회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올바른 욕망의 소유자들을 나타낸다.
두번째 인물은,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간베 야에코이며,
야에코는 기본적으로는 정욕(正欲)대로 살고 싶지만, 자의이든 타의이든 그게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
쿵쾅거리는 그 어떤 의태어나 의성어가 머리속에 문득 떠오를수도 있는데, 그거 맞다. 그 생각대로이다.
세번째 인물은, 무언가 음침한 비밀을 숨기고 사는것 같은 침구 전문점의 직원 기류 나쓰키이다.
나쓰키는 사회적으로 통칭 일컫는 정욕(正欲)과는 매우매우 벗어난 다른 욕망의 소유자이며, 정욕(正欲)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에 정욕(正欲)만을 바른 길이라고 칭송하는 지금의 이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가는게 힘들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424/pimg_7746391764270792.jpg)
사실 소설의 순서에 따르면 나쓰키를 두번째 인물로 언급해야하는데, 사실상 이 소설에서 가장 핵심 포인트가 되는 인간 분류가 나쓰키와 같은 사람들이라, 부러 조금 더 강조하고자 가장 뒷 순서로 미뤄보았다.
히로키나 야에코는 애초부터 정욕(正欲)에 묶인 사람들이라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소설상의 중요도는 매우 떨어진다.
소설 자체의 스토리는 어렵지 않았으나 매우 난해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대칭의 불균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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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키와 야에코는 이 소설속 주요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이 대칭적으로 등장하며, 대칭적 인물과의 관계가 갈등이나 화해로 승화되나, 히데키는 애초에 약간은 쌩뚱맞다.
구지 대칭적 인물을 꼽으라 하면 꼽지 못할 것도 없지만, 그 인물들이 사건과는 전혀 접점이 없다.
소설을 읽는 내내 무언가 접점이 있을거라 기대하여 읽었는데 약간은 김 빠지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소설속에서 가장 첫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이면서도 뭔가 가장 핵심적 역활을 할 것만 같은데, 막상 아무것도 없다.
그냥 정욕(正欲)만 상징할뿐.
이럴거면 애초에 왜 이 캐릭터가 등장했나 싶다.
구지 정욕(正欲)적 인간을 표현하기 위해?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웬만하면 다 알거 같은데.
야에코는 다양성과 타인과의 연대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학생이라고 좋게 포장하자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냥 단순하다.
쿵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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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쓰키가 가장 입체적이면서도 소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며, 실질적 가장 중요한 핵심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각키가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 아니다.
'이혼녀인가? 단순한 독신녀인가? 애가 있다고? 이 여자 정체가 뭐지?'
오만 상상을 다 하며 책을 읽다가, 의외의 인물을 만나게 되고,
'이거 각키가 당하는거 아냐? 뭔가 불길한데?'
..싶다가도, 그 의외의 인물과 새로운 연대감을 통해 같이 살게 된다.
그리고, 둘만의 물놀이와 유사 섹스 체험은 정말이지 이 소설의 최고 백미였다본다.
전율스러운 둘의 교감!
비록 이 세상이 인정하는 세계는 아닐지라도, 둘만의 그 세계는 분명 그들이 처음 맛보는 새로운 세계였으리라.
그래서 사사키가 잡히고 난 뒤에도 둘은 같은 생각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었겠지.
어둡고 음울하고 음침하기 짝이 없는 소설이긴 하지만, 각키의 모습을 생각하며 책을 봐서인지 일본 영화 한편 본다는 기분으로 재밌게 읽었다.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기도 하지만, 정욕(正欲)과 비(非) 정욕(正欲)을 어떻게 구분하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어서 그 점도 나름 괜찮았다.
영화는 아직 국내에 개봉을 하지 않아 보질 못했는데, 일본 사이트들을 보다가 정말 깜짝 놀랬다.
아니 각키가 이렇게 늙었다니 ㅠㅠ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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