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왕릉실록 - 왕릉 스토리를 통해 읽는 역사의 숨소리
이규원 지음 / 글로세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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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4/08 ~ 2024/04/11

역사를 이렇게나 좋아하는 내가 세계사만 재밌게 느끼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역사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해본적이 있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짧게 정리해보자면,

너무 지엽적이고, 권력다툼이 지저분한데다, 중국에 반 예속된 역사일뿐더러, 낭만조차도 없다.

죽고 죽이고 뺏고 빼앗고 중국한테 아부하고 밉보이면 침략당하고.

이게 전부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는 참 재밌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더 깊이있게 공부를 하며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어렸을때 공부했던 국사는 그저 국뽕만이 가득찬 허울 좋은 역사일뿐이라는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재미가 없어졌다.

통일신라의 경우도 그러하다.

기억의 왜곡일수도 있겠지만, 내 기억 속의 통일신라는 찬란한 천년 신라 어쩌고 저쩌고, 혼란스러웠던 삼국을 모두 통일해 당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발해와 함께 밝게 빛나던 국뽕이 넘치다 못해 분수처럼 쏟아내는 역사였다.

그런 왜곡된 기억을 산산조각내어 진짜 리얼 역사를 보여주는 책이 여기 있다.

시간의 순서대로 통일신라의 왕들에 대한 설명들과 그들의 왕릉에 대한 소개가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찾아보면 아무리 오래된 과거의 역사라 하더라도 통일신라에 관한 책들도 은근 되게 많다.

그러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지저분했던 역사 속 인물들의 혈통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당, 일본, 발해와 같은 당시 주변국들의 동시대적인 상황들에 대한 요약이 곁들여져 있고, 각 왕들의 왕릉을 모두 직접 답사하여 일일히 사진을 찍고 왕릉에 대한 풍수지리적 설명을 추가했다는 점이 특별한 차이점이다.



통일신라의 역사 뿐만 아니라, 양귀비로 대표되는 '안녹사의 난' 과도 같은 당의 역사도 실려져 있다.



책의 마지막에 실려 있는 가계도인데, 이게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역사학계에서는 신라의 역사를 상대(上代), 중대(中代), 하대(下代) 로 구분한다는데,

상대는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부터 28대 선덕여왕까지이고,

중대는 백제를 멸망시켰던 29대 태종무열왕부터 37대 선덕왕까지,

하대는 38대 원성왕부터 마지막 56대 경순왕까지이다.

그렇다면 통일신라는 중대와 하대를 합친 기간인데 구지 38대 원성왕에서부터의 가계도를 이렇게 따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성골, 진골이 아닌 신라의 귀족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며, 이때부터 이 복잡한 가계도만큼이나 어지럽고 더럽기 짝이 없는 권력 다툼이 시작되었다.

158페이지부터 시작되는 이 혼란한 시기는 정말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을때마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혼탁하다.

형제, 가족, 친족들끼리의 살육은 뭐 기본이고, 42대 흥덕왕의 경우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42대 흥덕왕은 조카(40대 애장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인물로, 자기가 자기 손으로 직접 죽인 그 조카의 여동생을 부인으로 맞이했다.

근데 이 왕후가 죽은 뒤, 흥덕왕은 너무너무 슬퍼 정국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고 한다.

크킹3 통일신라판이다 정말.

모드 만드는 능력자들이 이 당시의 시나리오로 모드 하나 만든다면 그게 바로 진짜 현실성 있는 게임이지 않을까 싶다.

이 당시의 사람들은 지금 우리 현대인과는 사고 방식이 다르다고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장보고에 대한 부분도 매우 흥미로웠다.

알고보니 장보고 사후, 장보고의 세력들을 죄다 전북 김제로 보내버렸다한다.

완도에서 활동하다 김제까지 떠밀려간 사람들.

나만 홀로 알고 있는 친숙함이 있어 반가웠다.

장보고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걸까?

힘 좀 썼던 지방 군벌?

통일신라를 멸망케만든 주범?

요즘의 역사학계에서는 이런 단순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훨씬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듯하다.

당 - 통일신라(청해진) - 일본 해상 무역의 중심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했으며, 한반도의 역사가 중원과 일본으로 더 뻗어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라고까지 보고 있다.

실제로도 장보고의 전성기에 해상 무역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었고, 장보고가 해상권을 완전 꽉 틀어쥐고 있었기 때문에 통일신라의 국제적 위상도 상승했다 한다.

실제로도, 장보고의 높은 위상은 천년이 훨씬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역대 한국 왕조의 모든 인물들중에서 왕이나 연개소문처럼 왕에 근접한 인물들을 제외하면 장보고만 유일하게 한중일 모든 정사 역사서에 그 기록이 실려 있으며, 또한, 전남 완도, 중국 신라방, 일본 쿄토 삼국에 모두 장보고의 기록들이 현재까지도 생생히 남아 있다.

심지어, 장보고의 세력들중 일부는 김제로 끌려가지 않고,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했다는 기록까지도 일본의 정사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다.

장보고를 까는 주제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서라벌에서 멀리 떨어진 청해진에서 힘이 키워 왕권을 약화시키고, 반란을 일으킨 뒤 서라벌까지 가는 동안 길목을 완전 다 황폐화 시켰다는 내용들인데,

하나하나 반론을 해보자면,

왕권은 이미 장보고 그 훠어어얼씬 이전에 약화되어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또한, 장보고가 거느리던 만명의 병사도 서라벌에서 지원받은게 아니라, 장보고가 해적 소탕하고 중국 왔다 갔다 하면서 모은 병력이라 서라벌의 병권과는 1도 상관이 없다.

반란 이후에 장보고가 서라벌까지 가는 동안, 각 지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정사엔 전혀 나오지 않는 썰에 불과하다.

오히려, 삼국 해상 무역을 통해 사병 만명을 거느릴 정도로 부가 넘쳐나던 장보고의 입장에서 보자면, 김경은은 배은망덕한 놈이다.

하루라도 빨리 쫓아가 때려 잡아야되는데 어느 세월에 완도에서 경주까지 가는 길목의 마을마을을 하나하나 깨부수고 약탈하고 지나간단 말인가.

반란을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나?

어불성설이다.

내 사견으로는, 지역감정에 매몰되어 있는 일부 인간들이 까내리는 수작에 불과하다.

국뽕에 취해있는 사람은 이 책을 보기 힘들다.

그만큼 적나라하게 통일신라의 실상을 까발리고 있기 때문이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압박감이 들 수도 있지만, 사진이 중간중간 많이 실려 있어 페이지 넘기는 속도도 그렇게까지 느리지 않다.

어려운 한자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 관계로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의외로(?) 어렵지 않다.

문맥에 의존해 대충 앞뒤 짜맞추다보면 의미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훙서(薨逝) 라는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낯선 단어이긴 하다.

풍수지리적인 부분과 왕릉에 대한 묘사 부분은 내가 아는 바가 1도 없어서 무슨 의미인지 도대체 알아먹기가 힘들었지만, 그 분량이 많지가 않았다.

때문에 통일신라의 역사를 제대로 일독했다는 점에 이 책의 의미를 두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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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빨래
남개미 지음 / 올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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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4/06 ~ 2024/04/06

지난 겨울에 아이와 함께 읽었던 '와, 눈이다!' 이후로 또 다시 보게 된 올리의 그림책이다.

올리의 그림책들은 원래 이렇게 다 비닐에 싸여져 나오나?

활동지같은게 같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가보다.

아이의 감정에 대처하는게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당연히 마냥 귀엽고 마냥 사랑스럽긴 하지만, 간혹, 혹은 가끔씩, 내지는 자주, 짜증이나 심술을 부리거나, 울고 불고 난리일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예 더 어렸을 때에는 오히려 대처하기가 쉬웠던것 같은데, 그때에는 그저 안아주며 달래서 그랬을까?

이제는 그때에 비해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아이도 더 커져서인지, 난감할 때가 많다.

나중에 사춘기 들어서고 더 커지면 그땐 정말로 어째야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내 아이 또래의 귀여운 주인공 라미는 새 옷을 입고 기분 좋게 집을 나서지만, 집을 나서자마자 새똥을 머리에 맞는다.


게다가 친구들과 함께 놀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놀이터에 왔는데 친구들은 아무도 없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비까지 온다.

슬퍼서 우는 와중에도 비를 피하려고 라미는 어느 나무 기둥 속으로 들어갔는데, 이상한 곳으로 빠지고 만다.



나무 속으로 들어갔는데 세탁기라니!

그것도 옷의 얼룩이 아니라 마음의 얼룩이 씻겨져나가는 세탁기이다.

라미는 나무 기둥속의 마음 세탁기에서 마음 속 얼룩을 마주보게 된다.

과연 라미는 이 얼룩을 어떻게 했을까?

감정변화가 당연히 많을 나이이니만큼 아이의 들쑥날쑥한 기분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어떻게 마음 다스리는걸 알려줘야할지, 어떻게 지금의 마음 상태를 설명해줘야할지 참 어렵기만 한데,

이 책이 아마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아직은 아이가 한번 읽고 그 이후로는 큰 흥미를 못 느끼고 있는데, 몇차례 더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책을 읽어준다면 언젠가는 아이도 라미처럼 마음 속의 얼룩을 마주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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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깜짝이야! 버스 제제의 그림책
안영은 지음, 한호진 그림 / 제제의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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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4/06 ~ 2024/04/06

엄마, 아빠가 다 출근해야 해서 항상 아이는 아침에 유치원에 갈 때는 통학 버스를 타고 간다.

가끔씩은 외조부모가 등원을 도와주고 계시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통학 버스를 이용하는것 같다.

아이를 물가에 내어놓은 부모의 마음이란 이런 것일테다.

늘 불안하기만 하고 늘 걱정된다.

그나마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비교적 얌전하게 크고 있는것 같아 그 점에서 약간의 안도를 해보긴 하지만, 그래도 사건사고가 많아서인지 걱정되는건 도통 줄어들질 않는다.

그래서, 아이에게 안전 교육도 해줄겸, 그림책도 같이 읽을겸 해서 고른 책인데 부모와 아이 모두 만족할 수 있었다.



지구에 불시착한 오징어 닮은 외계인 두명이 우연찮게 유치원 버스에 숨어들게 되었다.

타고온 우주선을 챙기는 모습이나, 버스에 숨어 있는 모습등 숨어 있는 디테일이 많다.

아이들은 버스에 탈 때부터 안전 사고가 날 뻔 했으나, 외계인들이 도움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긴다.

그래도 아이들이 어디 가만히 있던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질 않아 사고가 일어날 뻔 한다든가,

버스 안에서 아이들이 심한 장난을 친다던가,

창문 밖에 날아가는 풍선을 잡으려 창밖으로 손을 내민다던가,

..위험한 순간들이 속속 생기고, 그때마다 외계인들이 시의적절하게 잘 도와줘 무사히 유치원에 도착한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순간은 가장 방심할때라고 했던가.

도착해서 아이들이 버스 문이 열리자마자 급하게 뛰어내리다 줄줄히 넘어지게 되고,

마침 버스 뒤에서 따라오던 자전거가 부딪히려는 그 순간!!

외계인들은 정체를 밝히고 아이들을 구해준다.



아이들은 이번엔 반대로 외계인들을 도와주기 위해 우주선을 고치기 시작한다.

깨알같은 종이접기까지 실려 있다니.

귀여운 책이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통학 버스 안전 교육들 12가지가 그림과 함께 실려 있어 매우 교육적이다.

안전 교육에 관해서는 계속계속 강조해서 아이에게 많은 것들을 반복해서 얘기해주려 하지만, 아이가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도 잘 몰라 어렵기만 한데, 그럴때마다 이런 그림책들의 도움을 받곤 한다.

안전 교육, 그중에서도 교통 안전이라는 분야에 대해, 간결한 그림체과 귀여운 오징어 외계인 캐릭터를 내세워 직관적이면서도 쉬운 내용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나이대의 아이들의 부모라면 누구에게나 권장할만하다.

비슷비슷한 창작 동화 그림책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아이에게 읽어줄 수도 있고, 읽고 나서 아이와 교통이나 안전, 규칙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도 생길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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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최전선 - 재난의 시대를 항해하는 책 읽기
홍성욱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기획 / 알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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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4/06 ~ 2024/04/07

즐겨보던 서평 전문 계간지인 서울리뷰오브북스 (이하 서리북) 가 나온지 어느새 3년이 지났다.

이번에 나온게 13호이다.

13호 모두를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동안 꽤 몇차례 이 서평지를 읽으며 서평을 먼저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어보는 재미가 매우 쏠쏠했다.

특정 주제에 대해 견문을 넓히기도 했고, 전혀 몰랐던 세계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고, 짧은 글이나마 신선한 에세이들도 보는 맛이 있었으며, 신작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들까지.

점차 풍성해져 가는 이 계간지에 그동안 실린 총 198권의 책에 대한 서평이 156편이나 된다.

이번에 나온 이 '읽기의 최전선' 이라는 책은 그 156편의 서평들중에 몇 가지 주제별로 분류하여 총 21편의 서평을 따로 묶어 출간된 책이다.

서리북의 애독자로서 이런 책은 안보고 넘어갈 수가 없다.

1부 기후, 환경에 대한 책의 서평들부터 심상치 않았다.

가볍게 통계 자료 몇개 좀 제시하고, 대충 위험하다, 조심하자, 바뀌자 라는 식의 책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가 있는 책들이다.

넷플릭스에서 재밌게 봤던 '체르노빌' 에 대한 감상 마저도 인문학적 내용과 시사적 내용들을 결합해 쓰여져 있어 드라마에 대해 훨씬 풍부한 느낌을 준다.



2부 과학에 관련된 부분은 4개의 서평 모두, 극단적인 이과 인간으로서 무척 재밌었지만, 이중에서도 '클라라와 태양' 이라는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에 대한 두사람의 대담이 가장 재밌었다.

이 대담에 언급되어 있는 소설들 외에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소설들 모두 인근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

이 모두 일단 리스트업 해두었다.

쌓이는 책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 버겁기도 하지만, 단순히 리스트업 하는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



4부 자본주의 부분에서 바로 이 '감시 자본주의 시대' 는 아직 읽어보진 않았어도 워낙에나 유명한 책이라 진작에 메모해두었던 책이다.

구글,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들이 단순한 음모론을 넘어 실재하는 위험과 그에 대한 경고임이 드러난 책이라 할 수 있다.

도구주의, 행동잉여 등의 생소한 용어들이 나오나, 이 서평에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들이 쓰여져 있어 추후 이 책을 읽을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부분의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 대한 부분은 가난, 탄압, 억압, 차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가끔 TV나 인터넷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며 기부를 유도하는 기부 단체들의 홍보들을 보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기부 단체들의 비리와 진상에 대해 알고 난 뒤로는 더 이상 기부 단체들에게는 단 1원도 기부하지 않았다.

이제는 주민센터 등에 직접 기부한다. 더 이상 기부 단체들을 믿지 않는다.

양동에서 바라보는 힐튼호텔의 모습은, 포이동 판자촌에서 바라보는 타워팰리스를 연상케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은, 심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내 친척을 연상케한다.

빈자와 장애인.

은연중에 나 역시도 어쩌면 그들을 차별하고 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대혐오의 시대이다.

가면 갈수록 화합이라는 숭고한 단어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범죄자, 범법자인 노숙자들을 어디까지 사회적으로 보호해줘야하는지,

우영우가 정말 자폐가 맞는지, 자폐의 스펙트럼 안에 있다고 봐야 하는지,

..와 같은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이러한 의문 제시에 대해 너무 지엽적으로 매몰되지 말라는건 또 다른 폭력적인 억압일뿐이다.

피해자 내지는 피해자의 가족들의 심정 또한 충분히, 아니 오히려 더욱 더 많이 배려해줘야하는 문제이고,

자폐아의 가족들의 심정 역시나 마찬가지이다.

깊이 있는 책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서평들.

대부분의 서평들이 풍부하게 느껴져 만족스러웠으나, 국내에 미출간된 책에 대한 서평이라던가, 명확히 책에 대해 밝히지 않는 비평들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이번에 대표로 뽑힌 서평들의 출간 시기를 보니 대부분 2021년과 2022년이였으며, 상대적으로 2023년에 나온 서평들은 매우 적었다. (1개뿐이다.)

공교롭게도 나 역시 2021년과 2022년에 나온 책들은 매우 재밌었는데, 2023년에 나온 책들은 좀 많이 실망했었다.

우연일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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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3호
송지우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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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4/05 ~ 2024/04/06

매우 많은 기대를 한 계간지였고, 그 기대와 궁금증으로 책을 읽어보았으나 내 취향과는 맞지 않는것 같아 관심을 끊었었다.

그러다 다시 이 서평지에 눈길이 가게 된 건, 역시나 민주주의 때문이다.

코 앞으로 다가온 선거 때문인지, 시끄러운 요즘 분위기 때문인지, 억압받고 있는 우리쪽의 종사자들 때문인지.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 콕 찝어서 말하긴 쫌 그렇지만, 민주주의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첫째,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 혹은 규범 준수에 대한 의지 부족

둘째,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셋쩨,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넷째,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성향

어?????

이거 완전?????

누가 딱! 떠오르는데?

이번 편에서는 특집 리뷰로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서평들이 전체 책의 1/3 정도 분량을 차지할 정도로 줄지어 쓰여져 있다.

사실, 정치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소시민이라 그동안 이 분야의 책을 몇 권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 기회에 어렵지 않은 책들 위주로 좀 읽어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점찍어둔 책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이다..

도서관에도 비치되어 있어 추후 읽어보려고 리스트업해두었다.


디아스포라 문학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긴 했으나 대충 짐작은 갔다.

이산 문학이라는 말이 버젓이 있는데 유대인도 아니고 디아스포라라는 거창한 말을 구지 써야되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정식으로 있는 말이였다.

역시나 무식이 죄다.

디아스포라 소설은 사실 '파친코' 외엔 읽어 본 적이 없다.

뭔가 이런 류의 책을 읽어본 기억이 살짝 남아 있으나, 확실히 기억 나질 않는다.

독후감을 꼬박꼬박 열심히 써야되는 이유다.

나도 이민을 꿈꾸며 해외에 체류했었고, 여권 바꾸냐 마냐 마지막 기로의 선택까지 갔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민자가 바라보는 시선, 그들의 2세, 3세가 바라보는 시선.

이런 쉽게 접하기 힘든 문학들이 실려 있는 웹진이라니.

https://www.diasporabook.or.kr/index.do

책으로 출간해봐야 전 세계로 퍼트릴수 없으니, 웹진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했다.

직접 들어가서 보니 매우 깔끔한 디자인데다 지난호까지도 모두 다 열람이 가능하여 접근성이 좋다.

다만, 기획특집 부분은 난해한 면이 많아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들의 경우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것같다.

문학에 관심이 많아 용어에도 익숙한 국내인으로만 타겟팅을 맞춘다면야 상관 없겠지만, 디아스포라 문학의 취지에는 맞지 않을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좀 더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이번 책 덕분에 이런 좋은 사이트를 알게 되어 너무 기분이 좋았다.


언제부터였던가? 최근 들어 쇼펜하우어나 니체와 같은 서양 철학 열풍이 갑자기 불고 있다.

나도 시류에 편승해 서양 철학 기본에 불과한 너무나도 기초적인 책을 읽어보기도 했으나 여전히 너무 어렵기만하다.

좀 뜬금없는 면도 있는것 같다. 갑자기 쇼펜하우어, 니체 바람이라니.

아무튼, 그 선두주자에 해당하는 책이 이번 서평의 주인공인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이고, 나온지 꽤 된거 같은데 아직도 베스트셀러 인문 부문 4위이다. (교보문고 기준)

너무나도 궁금해서 인근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생각날때마다 검색해보는데, 늘 풀예약 & 풀대출이다.

예약도 안될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어떤 책인지 매우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이번 서평을 보게 되었다.

단언컨대, 이번 호에서 가장 재미있다.

단순한 서평이 아니라,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의 저자에 대한 공개적인 공격 수준이다.

난 이쪽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누구의 의견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얼마전에 읽은 기초적인 서양 철학에 대한 책은 이 서평을 쓴 박찬국 교수의 의견과 동일하다.

베스트셀러가 쓰레기인건가? 아니면 이 교수의 주장이 틀린 것인가?

이거 후속편같은거 있으면 좋을것 같다.

반대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의 저자인 강용수 교수의 반박이라던가.

또한, 중동 책들에 대한 서평도 매우 재밌었다.

중동, 특히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하여 얼마전 매우 긍정적인 행복 회로를 미친듯이 돌리는 책을 읽었었는데, 이번 서평을 보자니, 나가리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우디의 모습.

과연 네옴 시티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번 호의 마지막에 있는 에세이 두편도 정말 맘에 들었다.

부희령 작가의 글은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신비로우면서도 애잔한 느낌이 드는 문체가 참 좋았으며, 심완선 작가는 나와 동류인 것 같으나 나와는 반대로 글 잘 쓰는 인간을 알게 된건 같아 재밌었다.

전반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던 구성과 책들의 리뷰였다.

여태 읽는 서울리뷰오브북스중 최고였다.

그동안 참 실망만 안겨주던 계간지였는데, 이렇게나 큰 기쁨과 즐거움을 주다니.

발전해가는 모습이 있는것 같아 앞으로도 더욱 더 기대가 된다.

부디 지금의 모습 변치 않고 늘 풍성한 계간지로 남아 있어 주길.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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