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 TRACK 1.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향한 달리기 ㅣ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1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은주 옮김 / 사파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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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 『고스트』를 봤을 때는 유령이 나오는 공포물일 것이라 생각했다. 책 표지에 한 소년이 힘 있게 앞으로 달려 나가는 모습에서는 밝은 에너지가 느껴져 더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그 다음 책의 이력과 수상을 보게 되었고, 긴 목록에 순간 주춤하면서도 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다. 작가 제이슨 레이놀즈는 대학교에서 청소년 창작문예를 가르치면서 소설을 쓴다. 『고스트』는 캐슬이라는 소년이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꿈을 찾아 가는 과정을 그린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캐슬이 꿈을 찾고 성장해 가는 모습과 더불어 청소년들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어른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캐슬 크랜쇼는 술에 취해 총을 든 아빠에게서 도망치는 순간 평소보다 빨리 움직이는 다리의 반응을 느끼면서, 그 순간 달리는 방법을 터득한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트랙을 달리고 있는 아이들(루, 써니, 파티나)을 보게 된다. 가장 빠른 루의 달리기를 본 후 루의 옆에서 달렸고 둘은 무승부로 결승점에 들어온다. 육상 트랙 팀 디펜더스에 들어오겠냐는 코치(브로디)의 제안에 캐슬은 농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한다. 달리기를 하면 농구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코치의 꼬임에 빠져 코치와 함께 엄마의 허락을 받고 육상 트랙 팀에 들어가게 된다. 육상 팀에 들어간 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조건을 지키기 위해 캐슬은 수업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도 참아내려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괴롭힘을 이기지 못하고 브랜던을 때려 교장실로 불려간다. 브로디 코치의 도움으로 학교에서 나온 캐슬은 코치와 함께 트랙에서 훈련을 받는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코치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캐슬은 자신이 진짜 무서워하는 것은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다. 자신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인간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 코치는 자신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디펜더스 신입생 환영 회식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원들의 비밀 이야기를 알게 된다. 캐슬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편견 없이 대해주는 트랙팀 아이들과 코치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진짜 나, 진정한 내가 될 수 있었다’(166페이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캐슬은 트랙 팀에 들어가면서 처음 어딘가에 소속된 느낌을 받는다. 매일 코치가 정해놓은 훈련을 받으면서 힘들지만 훈련과 팀에 적응해간다. 시합이 있기 전 단체복을 나눠주는 날, 코치는 캐슬을 제외한 모든 팀원들에게 단체복을 나눠준다. 왜 자신의 단체복은 없느냐는 캐슬의 질문에 코치는 스포츠용품점에서 캐슬이 물건을 훔치고 나가던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여준다. 화가 난 코치는 캐슬에게 벤치에 앉으라 말하고 캐슬을 외면한다. 야단치는 코치에게 캐슬은 자신의 어려운 환경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이 말에 코치는 자신의 불운했던 과거를 이야기해준다. 약물에 중독된 코치의 아버지는 폭력까지 휘두른다. 코치는 달리기로 우승을 한 후 금메달을 받았지만, 약물중독자 아버지가 메달을 팔아버린다. 메달이 없어진 후 브로디 코치는 진짜 메달 대신 몸에 메달을 문신으로 새겨 넣는다. 캐슬이 살고 있는 집 건너편에 있는 집이 코치가 어린 시절에 살았던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달리기를 하면서 얻었던 걸 너도 똑같이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189페이지, 브로디 코치)고 말하는 코치에게 캐슬은 “달리면 뭘 얻을 수 있는데요?”라 묻는다. 캐슬의 질문에 “너란 사람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다. 그 대신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을 향해 달려갈 수는 있다.”(190페이지)라 답한다.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슬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돌아보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들여다본다.

‘화가 나고, 슬프고, 절규가 가슴속에 가득한 놈이다.’(190페이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반성하는 캐슬을 용서한 후 코치는 벌로 택시 트렁크 청소를 시킨다. 청소를 하다 코치가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찾게 되고 고맙다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치가 아버지를 미워하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도 술에 취하지 않았던 모습의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택시 트렁크 청소가 끝난 후 코치는 캐슬을 데리고 스포츠 용품점을 찾아간다. 진심으로 직원에게 잘못을 빌고 용서를 받은 후 운동화 값을 계산하고 돌아온다.(운동화는 코치가 계산함)

드디어 첫 경기 날, 엄마는 경기장에 가기 위해 음식을 만들고 그 모습을 본 캐슬은 엄마가 응원하러 온다는 사실에 마음이 들뜬다. 그리고 사고 이후 들어가지 못했던 자신의 방에 들어가 단체복을 갈아입는다. 경기장 가는 길, 버스를 놓쳐 걸어가는 길에 찰스 할아버지 가게를 들러 인사를 한 후 해바라기씨를 선물로 받는다. 100미터에 출전하게 되어 트랙으로 간 캐슬은 그곳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브랜던을 보게 된다. 루는 ‘나하고 너만 있다고 생각해’라 말하면서 캐슬을 응원한다. 출발선에 선 후 캐슬은 출발 신호인 총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린다. ‘탕’!, 아버지가 자신과 엄마를 죽이려 했던 총소리는 캐슬에게 상처와 공포의 소리로 남았다. 하지만 트랙 위에서 들리는 총소리는 캐슬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희망의 소리다.

 

캐슬에게는 엄마와 찰스 할아버지, 브로디 코치와 디펜더스 팀원들이 있었다. 이들의 지지와 도움은 캐슬이 바른 길로 나아가면서 꿈을 찾게 해주었다. 꿈을 꾸는 아이들과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지지해주는 어른들에게 『고스트』를 추천한다. 지지와 관심이 한 아이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깨닫기를 바래본다.

 

■ 발췌글

“문제는 말이지, 너 자신에게서 도망칠 수는 없다는 거야. 거참 안타깝지만 그 정도로 빠른 인간은 아무도 없거든.”(69페이지, 브로디 코치)

 

“고스트, 내 말 기억해라···. 내일이면 아무 일도 아닐 거야. 다시 새로운 날일 거다. 새로운 기회!”(95페이지, 트랙에서 넘어진 캐슬을 위로하는 브로디 코치)

 

“너란 사람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다. 그 대신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을 향해 달려갈 수는 있다.”(190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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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초록 식물 잘 키우면 소원이 없겠네 - 선인장도 못 키우는 왕초보를 위한 4주 완성 가드닝 클래스 ㅣ 소원풀이 시리즈 15
허성하 지음 / 한빛라이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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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하 작가는 “성하 씨는 언제가 가장 행복해요?”라는 질문에 “고양이들과 함께 옥상에 올라가 식물을 가꿀 때가 제일 행복해요.”라 대답한다. 식물을 만나기 전 가구디자인, 인테리어, 건축 일을 했던 작가는 식물을 만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고 식물로 공간을 완성하는 ‘플랜테리어’가 된다. 플랜테리어는 공간을 이해하고 식물이 놓일 환경을 생각하며 조화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일(4페이지)을 하는 사람이다. 허성하 작가는 삼성전자, 삼성연수원, 엘지 디자인센터, 네이버, 성수연방, 가로골목, 빈폴, 프레쉬 등의 공간에 플랜테리어를 진행했다. 이런 경험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가드닝 클래스를 진행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책을 출간한다. 『나도 초록 식물, 잘 키우면 소원이 없겠네』는 <하나씩 차근차근, 4주간의 가드닝 클래스>에서는 4주 동안 각 주 별로 ‘초록식물, 관엽식물, 다육식물과 선인장, 허브’ 키우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제 나의 취미는 홈가드닝>에서는 홈가드닝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물을 소개한다. 부록 <식물 초보자가 궁금한 모든 것>에서는 식물 초보자를 위해 ‘물 주기, 분갈이, 관리, 식물 선택 등’에 대해 알려준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이파리 끝이 갈색으로 변색되면서 점점 시들어 갈 때가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찾아보면 ‘햇빛’이 원인일 때가 있었다. 식물은 햇빛을 쬐어주어야 한다는 편견으로 인해 햇빛이 잘드는 곳에 두었는데 오히려 식물에 해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식물마다 햇빛을 받아야 하는 정도와 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식물을 키울 때 햇빛만큼 중요한 것이 물주기와 습도관리다. 물을 너무 적게 주면 말라 죽고, 너무 과하게 주면 뿌리가 썩어 죽는다. 햇빛이 강렬한 시간에 잎에 물을 뿌리면 잎이 타거나 시들어 식물에 해가 된다. 4주 가드닝의 첫 주에 ‘초록식물’ 편에서는 식물에게 필요한 햇빛 조절하기, 물 주는 방법, 습도관리법, 가드닝을 위해 필요한 흙·마감재(이끼, 나뭇잎, 돌 등)·물뿌리개 등 가드닝 도구·화분 고르기, 분갈이 과정과 방법, 초록식물(몬스테라, 아메리칸 블루) 심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두 번째 주 ‘관엽식물’ 편에서는 실내에 어울리는 식물과 식물을 놓는 위치, 각 장소별 어울리는 식물, 관엽식물 관리법, 병충해 관리와 영양제, 반려동물과 함께 기를 수 있는 식물과 해로운 식물, 관엽식물 키우고 관리하는 법(휘커스 움벨라타, 고무나무, 켄차야자)에 대해 설명한다. 세 번째 주 ‘다육식물과 선인장’ 편에서는 다육식물 종류와 관리법, 다육식물 키우기에 필요한 흙과 도구, 다육식물 심는 방법(만세선인장, 을녀심, 대경, 에어플랜트)을 적고 있다. 네 번째 주 ‘허브’ 편에서는 허브의 종류와 심고 관리하는 방법(로즈메리, 라벤더), 미니허브 정원 만들기, 허브를 요리에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홈가드닝 편에서는 키울 때마다 식물을 죽게 만드는 사람들을 위해 관리하기 쉽고 까다롭지 않은 식물을 추천한다. 관리하기 쉽고 잘 죽지 않는 식물인 수경재배식물, 이끼, 필레아, 아스파라거스, 고사리, 덩굴식물에 대해 알려준다. 난이도는 높지만 노란 꽃이 예쁜 오스트레일리아의 국화 아카시아(와틀), 유칼립투스, 올리브나무, 산이나 들에 피는 야생화, 드라세나, 페라고늄, 황칠나무, 꼭지윤노리나무, 고무나무, 무화과, 쉐프렐라 등 다양한 식물을 소개한다. 이 중 올리브나무(책 표지 사진 속 나무)와 무화과 나무를 직접 키워보고 싶다.

<식물 초보자가 궁금한 모든 것>에서 물을 얼마나 자주 정기적으로 주어야 하는지를 질문과 대답으로 나누어 실었다. 분갈이는 언제 하는지 어떻게 하고 어떤 흙을 선택해야 하는지와 화분을 고르는 방법 등 분갈이 할 때 궁금한 점을 알려준다. 화분에 심어 놓은 식물에 생기는 병해충과 영양제와 비료를 주는 방법, 죽은 나무를 처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처음 식물을 키울 때 어떤 식물을 선택해야 하는지가 고민일 때 집안 환경에 맞는 식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질문을 실었다.

『나도 초록 식물, 잘 키우면 소원이 없겠네』는 ‘당장에라도 식물을 들이고 싶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당신을 위한 식물 키우기의 모든 것!’(책 뒷표지)이라는 말처럼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어떻게 어떤 식물을 키워야 하는지 알 수 없어 고민인 분들께 도움이 되는 책이다. 앞으로 식물을 키우고 싶은 분들 뿐만 아니라 식물을 키우고 있는 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식물을 키울 때 잎이 마르거나 시들시들 죽어갈 때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식물이 죽어가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순간들이 있다. 이런 경험이 계속되다보면 식물 키우기를 포기하게 된다. 이런 분들을 위해 『나도 초록 식물, 잘 키우면 소원이 없겠네』를 강력 추천한다.

식물을 보고 있으면 행복하다. 식물은 싹이 나는 순간부터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런 식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면 더 오랜 시간 식물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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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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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숨 작가의 『L의 운동화』는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운동화는 실제로 복원가의 손을 거친 후 이한열 기념관에 전시되고 있다. 복원가는 운동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운동화에 얽힌 일화를 알기 위해 이한열 열사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운동화를 복원할지 한참을 고민한다. 이 작품을 통해 ‘복원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작품 속 복원가가 실존 복원가를 모델로 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더 흥미롭게 읽었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는 회화보존을 전공하고 미술관의 보존가로 일했던 작가 김은진이 A부터 Z까지 미술 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총망라해서 들려준다. 다양한 작품들과 복원사례를 읽고 복원의 이론적 지식도 함께 알 수 있어 더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에서는 다양한 작품과 복원 사례와 미술작품과 복원의 이론적인 내용을 알려준다.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는 미술 복원에 사용되는 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작품에 영향을 주는 빛과 색, 과학기술 등에 대해 알려준다. <미술관의 비밀>은 미술관의 미술품 관리 시스템 등 미술관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

보존가들이 정한 보존의 원칙은 작품의 원형에 대한 존중이다.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역사적 의미에 맞게 되돌릴 것인지 현 상태로 둘 것인지 결정한 후 보존처리를 한다. 작품의 복원에 앞서 ‘왜 복원해야 하는가,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질문할 필요가 있다. 보존 또는 복원의 이유가 명확하고 어떤 모습을 남길지, 어떤 모습으로 되돌릴지 결정했다면 그 다음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렘브란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야간 순찰>(원제 : 프란스 반닝 코크와 빌럼반 루이텐부르크의 순찰대)이 심하게 훼손되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몇 번의 테러로 인해 손상된 렘브란트의 <야간순찰>은 엑스레이 촬영과 380년 전 사용한 재료와 기법을 조사해 복원 과정을 거쳤다. 그림 표면을 보호하기 위한 바니시로 인해 그림의 색은 어두워졌고, 렘브란트의 그림은 원래 대낮의 순찰 장면을 묘사했던 것이 바니시로 인해 빛을 잃어 ‘야간 순찰’이 되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복원은 단순히 그림에 대해 아는 것을 넘어 그림의 상태와 재료 등의 과학적인 부분까지 알지 못하면 복원은 불가능하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는 오랜 세월동안 여러 번의 보존처리와 수정 작업을 거쳐 현재 우리에게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먼지와 그을음을 제거한 것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반응과 거부하는 쪽으로 나뉘기도 한다. 시스티나 천장화는 보존 처리 과정에서 훼손된 부분이 많다는 의견도 있지만 담당 복원가는 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독일의 침공에 대비해 그림들을 영국 외곽 지역에 위치한 탄광으로 피신시킨다. 이 기간 동안 보존가들은 보존 작업을 계속했고, 전쟁이 끝난 후 그림을 전시한다. 전시회 이후 원작품의 훼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미술 역사상 첫 번째 클리닝 논쟁) 이 클리닝 논쟁으로 사람들은 미술관이라는 곳에서 과학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이후에 ‘현미경’과 ‘과학자’가 없는 미술관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57페이지)

침과 빵, 감자로 그림 표면의 먼지를 제거하는 것은 과학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이런 방법이 쓰였다. 현대에는 레이저로 그림의 오염을 제거한다. 레이저를 이용한 오염 물질 제거 방법은 대부분 돌로 만든 조각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지금도 계속 연구되고 있다.

 

구본웅의 <친구의 초상>의 모델은 시인 이상이다. 이 그림을 국립현대미술관이 사들여 1980년 즈음 보존처리를 했다. 왁스를 접착제로 사용해 배접하는 과정에서 그림의 색이 변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베르메르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1994년 그림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검은 배경에 지금은 퇴색되어 보이지 않지만 초록색 커튼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엑스레이로 그림을 촬영했을 때 지금은 복원되어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원래 그림에서 떨어져 나간 물감층이 검게 보인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그림을 더 정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되면서 복원 기술도 발달한다. 덧그려진 그림의 물감층을 지층과 비교해서 설명하니 더 쉽게 이해가 되었다.

 

고흐가 그린 세 개의 <침실> 그림은 처음 그렸을 때의 색이 퇴색되어 원래의 색에서 멀어졌다.(94~95페이지의 그림과 96페이지의 고흐의 편지글) 색은 사람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같은 색도 다른 색으로 인식된다. 색은 객관적이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색의 마술사로 불리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로스코가 사용한 안료의 특성상 색이 쉽게 퇴색되었고, 복원가들은 로스코의 그림에 대한 보존 처리 방법을 고민한다. 그들이 찾은 방법은 ‘디지털 색맞춤’으로 프로젝터에서 그림에 빛을 쏘아 그때 그 색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빛으로 변색된 그림을 빛으로 복원하는 순간을 볼 수 있다.(111페이지)

 

2016년 뉴욕 현대미술관의 한 직원이 수장고를 정리하다 나무막대 더미를 발견한다. 이 나무틀은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처음 부착했던 뼈대로 밝혀진다. 캔버스 천이 늘어지면서 탄력을 잃으면 그림을 다시 당겨서 매거나 나무틀을 바꿔야 한다. 1964년 뉴욕 현대미술관은 <게르니카>의 그림틀을 교체했다. 스페인 내전 시절 독일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사람들이 사망하고, 피카소는 독일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게르니카>를 제작했다.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던 그림은 스페인 내전이 끝난 후 스페인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림틀은 그림의 뒤를 보아야 보인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과 더불어 그림틀 또한 그림의 일부다. 이 둘이 모여 그림의 전체가 된다.

 

백남준을 시작으로 미디어 아트가 만들어진다. 캔버스가 아닌 텔레비전에 그려진 그림이 미디어 아트다. 1988년 백남준이 설치한 <다다익선>에 사용된 텔레비전은 시간이 흐르면서 제조사도 서비스 센터도 없어 하나 둘 꺼져가고 있다. 이를 두고 꺼져 가도록 두자는 쪽과 요즘의 텔레비전으로 교체하자는 쪽과 심지어 작품을 없애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미술관은 작품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방법을 찾아 계속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미술품 복원에서 미디어 아트의 복원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상아로 만든 당구공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틱 당구공은 플라스틱의 시작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품은 앙투안 페브너와 나움 가보를 시작으로 1960년대 이후 작품 제작에 쓰이는 흔한 재료로 자리 잡는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품이 늘어나면서 보존과학자를 중심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다.

 

뭉크는 그림을 야외에 한참을 걸어두고 숙성과정을 거친다. 뭉크는 지붕이 없는 공간에 작품을 걸어두었고 그로 인해 작품들의 보관상태가 좋지 않았다. 뭉크는 작품이 훼손되거나 오염되었더라도 그대로 두기를 원했다. 작품의 원작자가 보존처리와 복원을 원치 않을 때 복원가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뭉크는 미술품 복원에서의 선택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

 

2012년 80세 할머니 세실리아는 자신이 다니던 성당 벽의 훼손된 예수 그림을 복원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할머니의 의도와 달리 그림은 심각하게 망가지고 예수 그림은 ‘원숭이 예수’라는 조롱을 받게 된다.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게 된 이 사건은 새로운 반전을 불러온다. 이 그림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 덕분에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이 경우는 비전문가가 무모하게 복원을 했던 사례다. 전문가의 복원 실패 사례로 유명한 사건은 바넷 뉴먼의 <누가 빨강, 노랑, 파랑을 두려워하는가>의 복원 사건이다. 보존가 다니엘 골드레어는 작품에 롤러로 바니시를 칠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작품을 망가트려놓았다. 숙련되지 않은 사람과 숙련된 전문가일지라도 잘못된 판단으로 작품을 망가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벽에 바나나를 테이프로 붙여 놓은 작품을 누군가가 먹어 치운 후 행위예술이라 한다. 이 작품의 가격은 12만 달러가 넘었고 3명이 이 작품을 구매한다. 바나나를 먹어 치운 후 작품을 전시하고 있던 갤러리는 다른 바나나를 사서 붙이면서 “바나나 자체가 작품은 아닙니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예술입니다.”라 말한다. 바나나 작품과 상어작품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작가의 아이디어도 예술 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작품이 사라졌는데 아이디어가 예술이라는 말로 작품을 판매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지만 이것 또한 나의 편견과 무지가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복원가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은 18세기 후반부터다. 18세기에 프랑스에서 보존가가 독립적인 직업으로 등장한다. 훌륭한 복원가가 되기 위해서 미술과 과학에 대한 지식과 정교한 손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정직한 마음이 필요하다 말한다.

 

●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피카소의 <비극>을 복원한 복원가는 완벽하게 복원을 한 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인화된 사진 속 그림은 분홍빛을 띠었고 이것의 원인은 복원가가 사용한 안료가 빛에 반응을 했기 때문이다. 빛에 반응하는 색에 대한 정보가 보존가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튜브 물감이 발명되기 전 화가들은 물감을 그날그날 만들어 사용했다. 남은 물감은 돼지 방광에 보관했는데 이것은 충격에 약해 쉽게 터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1814년에 미국의 화가 존 랜드가 튜브형 물감을 발명한다. 이때부터 화가들은 야외로 나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복원가는 그림에 쓰인 안료의 종류를 파악하고 그 특징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1949년 미국의 물리 화학자 리비가 발명한 방사성탄소연대특정법은 고고학과 미술품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대측정법이다. 미술품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미술품을 손상시카지 않는 ‘비파괴분석’이 원칙이다. 미술품 분석이 아무리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더라도 미술품을 훼손시킨다면 분석은 의미가 없다.

 

작품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직접 보존 처리하는 보존가와 보존가에게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연구해 알려주는 보존과학자의 협업이 필요하다. 미술품 보존을 위한 과학적 실험과 분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2명의 레슬러’를 그렸다는 것을 적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크뢸러뮐러 미술관에서 1974년에 수집한 <들꽃과 장미가 있는 정물>은 고흐의 작품이었다. 2003년 큐레이터가 고흐의 작품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 후 ‘작가 미상’으로 되었다가 2012년에 다시 고흐의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그렇게 된 근거는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으로 그림을 분석한 결과 꽃 그림 아래 레슬링하는 두 명의 남자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223페이지) 과학의 발달로 그림 속에 숨겨진 또 다른 그림과 지워진 부분이 발견되기도 한다.

 

유명한 화가의 작품은 비싼 값에 팔린다. 이를 노리고 위작을 만들어 진품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미술품의 진위 감정을 위해 전문가의 의견과 과학적 데이터에 더해 보존과학자의 의견을 종합해 진위여부를 가린다. 하지만 이런 종합적인 진위여부도 100프로 맞고 틀리다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의 판단과 과학적 데이터에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술관의 비밀

그림이 물에 젖어 발생하는 문제는 심각하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은 습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그림의 습도가 높으면 그림이 축 처져서 울고, 습도가 낮으면 수축하면서 그림이 틀어지거나 찢어진다. 완전히 젖게 되면 급격하게 줄어들어 건조 후에도 원래의 크기로 돌아가지 않는다. 건조되는 동안 물감층에 균열이 발생하고, 물감이 떨어져 나간다. 물은 그림을 망가트리기도 하지만 중요한 보존 처리의 재료이기도 하다. 물을 뿌리거나, 물에 담그거나, 물로 닦아 내는 형태의 보존 처리는 미술품의 오염물을 제거하는 기본적인 과정 중 한 방법이다. 물과 그림의 특성을 잘 알고 활용할 때 물은 최고의 물질이 된다. 물은 그림에게 치명적인 독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약이기도 하다.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로 불타 없어졌다.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 첨탑 부분을 보수하던 중 발생한 작은 불씨로 인해 지붕이 무너지고 성당 안에 있던 유물이 피해를 보았다. 2018년 2000만 점에 달하는 유물을 보유한 브라질 국립박물관이 화재로 90%의 유물을 잃었다. 이 화재로 1만 20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간 두개골 ‘루지아’가 소실되었다.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은 ‘불’이다.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을 보호하기 위해 불에 대한 대비를 반드시 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술관을 습격하는 것에는 벌레들이 있다. 파리의 분비물은 그림 표면에 남아 그림에 황색 반점을 만든다. 거미와 곰팡이 포자도 그림에 해를 끼친다. 먼지더듬이와 빗살수염벌레는 책을 먹고 사는 벌레다. 이외에도 바퀴벌레, 좀, 흰개미 등도 미술품에 해를 끼친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방충과 살충을 위해 정기적으로 청소와 소독을 실시한다.

 

미술관과 박물관에는 수많은 작품과 유물들이 있다. 그 유물을 한꺼번에 전시하기에는 전시 공간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수장고에 작품을 보관하고 정기적으로 작품을 회전시켜 전시한다. 그리고 관람객들로부터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수장고에 작품을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오랫동안 일을 하면 휴식이 필요하듯 작품들도 오랜 시간 전시된 후 수장고로 들어가 휴식기를 갖는다. 수장고는 대부분이 폐쇄적이고 보안이 철저히 유지되던 것이 요즘은 개방형 수장고도 생겨나면서 더 많은 작품을 만나 볼 수 있게 설계하고 있다. 미술관은 미술작품을 보호하고 전시하는 기능을 하고 있지만, 작품이란 관람객들이 찾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미술관에서 관람객이 더 가깝게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미술품을 다른 곳에 전시하기 위해 이동하려면 안전상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작품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전시 공간, 이동수단, 포장, 보안 등 점검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노력이 있어 우리는 외국에 나가지 않고 여러 나라의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액자는 작품의 보존, 전시, 이동을 위해 쓰이는 틀로 작품을 보호하는 역할과 작품을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화가에 따라 액자까지 직접 선택하고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미술작품을 만드는 재료도 다양해지고 있다. 나무에 그림을 그리던 것이 캔버스천과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물감도 다양한 성분과 형태로 변화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모니터를 활용한 작품과 플라스틱을 재료로 하는 작품이 등장한다. 현대 미술에서는 바나나, 상어, 사탕까지도 작품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재료와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보존(복원)가들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연구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인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낡고 퇴색되어간다. 작품에 새로운 숨을 불어 넣는 보존가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 놓고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L의 운동화>>에서 복원가가 왜 그렇게 운동화를 복원하기 전 고민하고 또 고민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작품을 보존하고 복원한다는 것은 한 번 손을 댄 이상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작업을 시작하기 전 수많은 연구와 복원가의 고민이 함께 했던 것이리라.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을 읽고 난 후 미술 작품에 대해 단순히 작품을 넘어 작품을 보존하고 복원 과정까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미술 전공자를 포함해 나와 같은 일반인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게 쓰였다. 그렇다고 내용이 절대 얕지는 않다. 들어갈 내용은 다 들어가 있음에도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신기한 책이다.

 

 

■ 발췌글

14

무엇을 보존한다는 것은 보존 대상이 가진 가치의 지속성을 보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14

테세우스의 배라고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나무판자 몇 개를 바꾸면 테세우스의 배가 아닌가?

사물이 변화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새롭게 복원한 숭례문은 언제의 숭례문인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모나리자는 정녕 다빈치가 500년 전에 그렸던 그림과 똑같을까?

 

 

24

“잘못된 한 명의 복원가는 비행기 폭격보다 더 큰 피해를 남길 수 있다.”-이탈리아 미술사학자 페데리코 제리, <<이지지의 이면>>에서 발췌

 

49

지키기로 한 것은 지키면서 복원하고 왜 그렇게 복원했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은 인정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92

색은 영원불변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다. 색은 매 순간 물체를 비추는 빛과 대상물의 상태 그리고 색은 인지하는 사람의 경험과 주변 환경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게 표현된다.

 

93

색은 미술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사람들은 그림 속의 구체적 형태와 구조를 읽기 전에 제일 먼저 색을 접한다. 어떤 색을 어떻게 전달하는가는 모두의 관심사다. 하지만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복원가라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래서 그림의 색이 변했다면 왜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 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원래의 색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이 보존가의 역할이다.

 

145~146

보존처리에 대한 모든 결정이 신중해졌고, 재료와 기법에 관한 깊은 연구가 선행되었다. 작품의 태생적인 가치가 보편적인 시각에서 볼 때 부정적으로 보인다고 할지라도 파괴하지 않고, 엄격한 윤리적 기준에 따른 판단과 보존의 원칙에 따라 접근하게 되었다.

 

148

작가의 작업이 새로움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보존가의 작업은 작품의 상태 유지 혹은 상태 회복을 위한 복원에 있다.

 

148

현대미술의 보존에 관한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의사결정 문제이다. 미술품의 전통적인 보존 처리 과정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문제는 느닷없이 보존가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한다.

 

159~160

작품의 보존 처리가 필요하다면, 보존가의 기술적 능력은 물론이고 보존 처리를 위한 재료와 방법의 선택이 올바른지 살펴봐야 한다. 근본적으로 무엇을 보존하고자 하는지 함께 방향을 설정하고, 현실적인 한계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질문을 던지는 태도를 가진 보존가를 찾아야 한다.

 

177

훌륭한 보존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H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Head, Hands, Heart', 머리와 손과 그리고 가슴이다.

 

218

보존가가 직접 작품을 다루고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보존과학자는 보존가의 활동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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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나도 줌 zoom 마스터 - 화상회의, 온라인 Live 교육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최강 줌 활용 가이드북
김기진 지음 / 흔들의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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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들을 때 강의실을 방문해 강사를 직접 대면하는 오프라인 수업을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강의는 대부분이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고 있다. 강사(교수)가 녹화한 강의를 반복해서 듣던 온라인 강의는 비대면 실시간 영상 수업으로 바뀌면서 ‘줌’을 활용한 수업이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강점 코칭 수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줌’을 활용한 수업을 들었다. 처음에는 낯설어 긴장하면서 들었는데 막상 해보니 화면상으로나마 사람들을 만나 수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즐겁게 수업을 마쳤다.

 

『아하 나도 줌 마스터』은 쌍방향 온라인 Live 방송 운영 방법을 다루고 있다. 총 7장으로 나뉘어 온라인 Live HR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1장은 온라인 Live HR에 대해 설명하고, 2장은 Zoom을 활용한 강의를 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필요한 역량과 역할에 대한 내용이다. 3장 Zoom활용 방법에서는 Zoom의 11가지 기능, 기본 설정, 필요한 장비에 대해 알려준다. 4장은 수업 진행 시 발생하는 돌발사고에 대응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5장 온라인 Live HR 운영 프로세스에서는 수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사전준비, 직전준비, 운영점검, 결과보고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설명한다. 6장은 학습자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오픈채팅방 만들기, 패들렛 활용법, 구글 설문 만들기, 구글 스프레드 시트 활용법, 구글 문서 활용법, 에버노트 활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7장은 Zoom을 활용한 온라인 Live HR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 필요한 실전 연습에 대해 알려준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 필요한 준비항목과 운영 체크리스트, 결과 정리와 마무리를 단계별로 정리해 놓았다.

 

온라인 Live HR은 교수와 참여자 간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실시간 온라인 Live 교육을 말한다. 교육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교육 운영 경험, 교육과정 설계 경험, 강의 경험, 퍼실러테이터 역할, IT 역량’이 필요하다. 온라인 Live 교육을 시행한 후 만족도 조사를 했을 때 ‘보통’으로 응답한 이유는 다음의 다섯 가지가 원인으로 나타난다. ‘온라인 Live 교육과정으로의 전환 능력의 부족, 강사의 Live HR 진행 스킬 부족, 학습자의 온라인 Live HR 참여 시 정보 전달의 부족,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의 활용 미숙, 온라인 Live 교육 운영의 미숙’, 이렇게 다섯 가지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사와 수강자 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Live 교육은 소통의 부재를 가져오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Live 교육을 하기 전 사전 준비 과정을 거친 후 수업 30분 전에 최종 리허설을 통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5장 온라인 Live HR 운영 프로세스 참고) 수강자의 경우에도 시스템을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수업 시 수강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첫째, 비디오 켜기다. 실시간 영상 수업을 하기 위해 강사와 학습자들 간 서로 얼굴을 보면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둘째, 음소거 하기다. 학습자가 음소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 잡음이 들려 수업 진행에 방해가 된다. 셋째, 이름 쓰기다. 이름은 출석 체크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강의 진행 과정에서 질의응답을 해야 할 수 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실명으로 기재되어야 한다.

 

온라인 Live HR 수업을 진행할 때 Zoom을 사용하는 이유는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학습자가 수업에 참여할 때 발생하는 상황 전체를 확인할 수 있고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Zoom의 11가지 기능은 ‘음소거, 비디오 중지, 참가자, 채팅, 화면공유, 기록, 소회의실, 반응, 더보기, 보안, 회의정보’가 있다.(44~57페이지 참고) 강사는 안정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Zoom의 11가지 기능은 반드시 숙지해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Zoom을 활용한 온라인 Live HR 운영할 때 미리 준비해야 할 Zoom의 기본 설정은 일반, 비디오, 오디오, 화면공유, 배경 및 필터, 녹화, 프로필, 접근성이다.(58~67페이지 참고) 설정은 한 번 해두면 되기 때문에 매번 조작할 필요는 없지만 수업 전에 미리 체크해야 한다. Zoom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때 Zoom의 기능, 설정을 미리 숙지하거나 체크하기 전 반드시 필요한 것은 수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필수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노트북 또는 PC를 준비하고, 듀얼 모니터, 스마트 폰이 필요하다.

 

온라인 Live HR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 & 직전 준비, 운영 점검, 결과 보고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81~117페이지 참고) 수업 전 사전 준비를 위해 ‘과정 및 안내문, 강의 슬라이드, 오프닝 설문, 참여식 학습 설문, FTP 학습 설문, 학습자 기본정보, 호픈 채팅방 개설, 오픈 채팅방 초대문자’를 체크한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오픈 채팅방 개설, 오픈 채팅방 공지사항, 오픈 채팅방 명단 체크, Zoom 초대장 공지, Zoom 입장 사전 안내, Zoom 입장 안내, Zoom 초대장 재발송’ 등의 과정을 체크한다.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 동안 ‘음소거, 비디오, 기록, 참가자 모두 수락, 대기실 비활성화, 참가자 간단 인사, 과정 운영 안내, 강사 소개, 참가자 모니터링, 패들렛 의견 참여 URL, 학습 참여 구글 설문 URL, FTP학습 참여 구글 설문 URL, FTP클로징 구글 설문 URL, 온라인 Live HR 종료’까지 체크하고 점검한다. 수업을 마친 후 결과 보고를 위해 ‘비디오 캡쳐, 패들렛 참여 결과, 학습 참여 설문 결과, FTP학습 정리 설문 결과, FTP클로징 설문 결과, 참가자 Zoom 접속현황’을 체크한다. 수업 전, 중, 후의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체크하고 진행한다면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바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할 때 기본적으로 50분 수업 후 10분의 쉬는 시간을 갖는다. 온라인 Live HR은 화면을 장시간 보면서 수업을 하다 보면 학습자가 힘들어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45분의 수업 후 15분의 쉬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온라인 Live HR 수업은 ‘핵심이론(15분)-사례(10분)-질문(10분)-설문 및 피드백(10분)의 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자료를 준비할 때 이 순서와 시간에 맞추어 준비하면 된다. 학습이 진행되는 동안 학습자의 참여도를 높이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질문과 답변을 적을 수 있게 한다. 수업에 대한 느낌도 함께 적어 모두와 공유할 수 있다. 강사는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해 미리 숙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하 나도 줌 마스터』는 부제 <화상회의, 온라인 Live 교육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최강 줌 활용 가이드북>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실시간 쌍방향의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수업은 진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기존에 일방적인 온라인 수업이 아닌 쌍방향 비대면 온라인 수업은 강사와 학습자가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쌍방향 비대면 수업은 계속될 것 같다. 강사와 학습자 모두 이동에 소모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면서 지루하지 않게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업의 형태가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된다.

 

『아하 나도 줌 마스터』는 Zoom 수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예정인 강사와 학습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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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 처음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고전 입문서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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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을 최고의 고전 입문서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첫째, 동양 인문학에서 필독서라 할 수 있는 주요 고전이 총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동양 인문학의 모든 것, 즉 철학, 역사, 문학 등을 중심으로 주요 학자와 사상, 역사 인물과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5~6페이지) 셋째, 근대 이후 세계를 지배해 온 서양 인문학과 구별되는 동양 인문학의 주요한 특징을 명심보감을 통해 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을 풀이하면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7페이지)을 갖고 있다. 명심보감을 통해 삶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삶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명심보감 인문학』은 ‘성찰하는 삶에 대하여’, ‘지혜로운 삶에 대하여’, ‘실천하는 삶에 대하여’,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삶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내용을 구성했다.

 

● 성찰하는 삶에 대하여

<사람의 얼굴은 알 수 있다 해도,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28페이지)는 당나라 시인 두순학의 시 <감우>의 한 구절이다. ‘사람의 얼굴은 알 수 있다 해도,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사람의 얼굴’과 ‘열 길 물속’은 확인할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 속 생각은 알 수 없다. 당나라 말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두순학은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살았을 것이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해 솔직한 마음을 내비치지만 간혹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 상처 받은 마음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점점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자신을 굽히는 사람과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사람>(37페이지)은 송나라 때 간행된 ‘훌륭한 행실의 기록’이라는 뜻의 <<경행록>>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과하지욕’(38페이지)은 한신이 시비를 걸어오는 젊은 건달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서 지나간 치욕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신은 사소한 일을 참고 자신을 보존할 줄 알아야 뜻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러한 치욕을 참을 수 있었다. ‘소불인즉난대모’, 즉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 뜻을 잃어버리게 된다’(38페이지)라고 한 공자의 말도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자신을 굽히는 사람’은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작은 일을 참지만,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사람’은 기를 쓰고 이기려 하고, 결국 적수를 만나 패배하게 된다. 자신을 굽히는 것이 비굴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굽힌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작은 일에 파르르 떨면서 기어이 이기려 기를 쓰는 사람은 그로 인해 큰일을 그르치게 될 수도 있다. 한신과 공자는 뜻을 세우기 위해서 작은 일은 참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는 일은 호랑이를 잡는 일보다 어렵다>(46페이지)는 <<한비자>>의 <난언편>에 실렸다. 한비자는 사람의 마음과 상황, 수준에 맞게 말하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충고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군자는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한비자 또한 진시황에게 죽임을 당하는 신세가 된다. 충신은 왕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바른 말을 하지만, 지배자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충언을 한 신하를 죽이는 사례들이 여러 나라의 역사에 등장한다. 다른 사람에게 충고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충고를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어렵다. 나의 충고가 과연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도 자신이 없어 점점 충고를 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충고를 할 때는 상대방의 마음과 상황을 잘 들여다본 후 깊이 생각하고 해야 한다. 잘못된 충고는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해를 입히게 된다.

 

<아무리 은밀해도 말은 숨길 수 없고, 아무리 감추어도 마음은 속일 수 없다>(81페이지)는 도교의 신선 현제의 훈계를 실어 놓은 내용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은 아무리 은밀히 해도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를 속여도 자기 자신의 마음은 속일 수 없다. 자신을 갈고 닦을 때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는 뜻의 ‘무자기’와 “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가라”는 뜻의 ‘신독’을 현자들은 강조했다. 범엽의 <<후한서>> 중 <양진열전>에 등장하는 양진은 “한밤중이라 어두워 아무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라면서 뇌물을 바치는 왕밀에게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알고 있다.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라 하며 꾸짖는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말대로 아무리 은밀하게 하더라도 비밀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된다 생각한다. 비밀은 가장 먼저 비밀을 만든 자신의 마음에서 들통 나기 시작한다.

 

● 지혜로운 삶에 대하여

‘한 마디 말로 천 냥 빚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황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사람에게 얻은 한마디 말이다>(86페이지)에서 나라를 부강하게 할 인재를 구할 수 있느냐 묻는 연나라 소왕에게 곽외는 천리마를 구하는 방법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천리마를 구하는 왕을 위해 죽은 천리마를 비싼 값에 사들인 신하는 나무라는 왕에게 소문을 듣고 천리마를 가진 사람이 올 것이라 말한다. 그 결과 왕은 두 마리의 살아 있는 천리마를 얻을 수 있었다. 곽외는 왕에게 보잘것없는 자신을 중용한다면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 말하고, 인재들이 모여든다. 소왕은 곽외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로 인해 뛰어난 인재들을 모을 수 있었다. 말은 살인까지도 불러올 수 있는 무서운 것이지만,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 말이라도 함부로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한 마디를 귀담아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89페이지)와 연결해서 함께 읽으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가르침을 받지 못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장성하면>(105페이지)와 <사랑하거든 쓰디쓴 매를 때리고, 미워하거든 맛있는 음식을 주어라>는 자식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 엄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석작은 “자식을 사랑하면 항상 의로움을 따르도록 가르치고, 요사스럽고 사악한 곳에 빠지지 않도록 반드시 이끌어주어야 한다.”(105페이지)하면서 가르침의 중요함을 말한다. 주공은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교만하고 오만한 행동으로 화를 입을 것을 염려해 아들에게 공경함과 겸손함을 깨닫게 한다. ‘소황제’는 한 명의 자녀라고 귀하게 떠받들어 키운 아이를 말한다. 귀하다고 떠받들어 키운 아이는 버릇없고 이기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부모가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석작과 주공과 같이 엄한 가르침이 필요하다.(석작의 경우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심하다 생각되기는 하지만.)

 

<만족하면 즐겁지만 탐욕스로우면 근심뿐이다>(123페이지)는 <<경행록>>에 실린 글이다. <<안씨가훈>>을 지은 위진남북조시대의 인물 안지추는 자손들에게 지위와 재물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가르친다. 안지추가 자손에게 말한 것은 ‘첫째, 벼슬은 이천 석을 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세력가와 사돈을 맺어서는 안 된다. 셋째, 식구가 스무 명 정도면 노비도 스무 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 넷째, 좋은 농토를 10경 정도에 만족하고, 다섯째, 집은 비바람을 막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겨라. 여섯째, 수레와 마차는 단지 지팡이를 대신할 정도면 되고, 일곱째, 재물은 집안의 길흉사 등 급하게 사용할 때 부족하지 않을 정도만 지니고 있으면 된다.‘(123~124페이지)이다. 조선시대 경주 최부잣집도 안지추와 비슷한 가훈(육훈, 124페이지)으로 자손들을 가르친다. 이런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두 집안은 수백 년 동안 명문가로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 실천하는 삶에 대하여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166페이지)는 북송 정치가 범충선공이 자녀들을 가르치면서 한 말이다. 범충선공이 말하는 ‘서의 철학’에서 ‘서’는 ‘사람의 마음은 같다는 점을 생각하고,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헤아려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미루어 생각하는 태도’(167페이지)를 말한다. 공자는 ‘서’를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조금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사람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서의 철학’을 되새기면서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서로를 이해하면서 용서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선행을 보면 나의 착한 점을 살피고, 악행을 보면 나의 악한 점을 헤아려라>(183페이지)는 명나라 때 편찬된 <<성리대전>>에서 인용한 글이다. 공자는 <<공자가어>>의 <변정편>에서 “다른 사람의 선행을 말할 때에는 자신도 그 선행 속에 있는 것처럼 힘써 드러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악행을 말할 때에는 자신도 마치 재앙을 받는 것처럼 몹시 두려워해야 한다”(183~184페이지)라 말한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앞으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아무리 배워도 부족하다 생각하고, 이미 배운 것은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라>(186페이지)와 <부지런히 배우는 네 가지 방법 : 박학, 독지, 절문, 근사>(189페이지)는 배움을 위해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질문하는 삶을 살아가라 말한다. 세상에는 많은 지식이 존재하고 지금도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는 동안 호기심을 잃지 않고 평생을 배우면서 살아가면서 살 수 있는 삶은 가장 이상적이고 행복한 삶이다.

 

<일년지계, 십년지계, 종신지계, 천년지계>는 제나라 환공의 책사 관중의 언행과 사상이 실린 <<관자>>에서 인용한 글이다. 관중은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평생의 계획은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없다. 한 번 심어서 한 번 수확하는 것은 곡식이다. 한 번 심어서 열 배를 수확하는 것은 나무다. 한 번 심어서 백배를 수확하는 것은 사람이다.”(197페이지)라고 말한다. 목표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무언가를 얻고 이룰 수 있다. 일 년, 십 년, 평생의 목표를 세우고 실행한다면 곡식, 나무, 사람을 얻을 수 있다. 천 년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일 년, 십 년, 평생의 계획은 실행 가능하다. 사는 동안 우리는 많은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단기, 중기, 장기로 기간별 목표를 단계적으로 설정한 후 계획을 짜고 실행한다면 사람과 더불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시작이 훌륭하다고 해서 끝까지 훌륭하기는 힘들다>(251페이지)는 당나라 간관 위징이 당태종이 말년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 힘든 이유를 제시한 글에서 인용했다. ‘유시다무종’은 ‘시작은 화려해도 끝은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251페이지)라는 의미이다. 정반대되는 말은 ‘유종의 미’로 ‘시작과 마찬가지로 끝도 훌륭하다’(251페이지)라는 뜻이다.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무리다. 시작은 미미하게 하더라도 그 끝은 창대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삶에 대하여

<불을 끄는 것처럼 분노를 다스리고, 물을 막는 것처럼 욕심을 막아라>(259페이지)와 <분노를 참지 못하면 스스로 근심을 불러들인다>(262페이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야 함을 강조한다. <불을 끄는 것처럼 분노를 다스리고, 물을 막는 것처럼 욕심을 막아라>는 남송 시대 주희가 동료 학자들의 어록과 저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근사록>>에서 인용한 말이다.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주돈이는 “부지런히 쓰고 정성을 다하며 한시도 멈춰서는 안 된다”(260페이지)고 가르친다. 이를 위해 “분노한 마음을 다스리고 욕심을 막아 잘못을 고치고 착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260페이지)라 한다. <분노를 참지 못하면 스스로 근심을 불러들인다>는 당나라 시대 장공예의 고사를 인용한다. 장공예의 집안은 9대를 지나면서 수백 명의 일가가 한 집에서 화목하게 지냈다. 그 비결을 묻는 당나라 고종에게 장공예는 ‘참을 인’을 100자 써서 올린다. 일가가 화목하게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 더불어 참았기 때문이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다. 참는 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분노의 감정이 생겼을 때 심호흡을 하면서 참는다면 화를 낸 후 후회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병마개를 막듯이 입을 단속하고, 성을 지키듯이 뜻을 방비하라>(273페이지)는 주희가 지은 <경재잠>에 서 인용한 말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온 후 가끔 후회할 때가 있다. ‘내가 그 말을 왜 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뿌리고 온 것 같아 후회의 감정에 빠진다. 병마개를 막듯이 입을 단속하는 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말이다. 말이 많으면 말실수를 하게 되니 가급적 말은 적게 하고 많이 들을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한다>(283페이지)는 소강절이 지은 <천청음>에서 인용한 말이다. 소강절은 북송 초기에 활동한 대사상가로 ‘안락선생’이라 불리었다. ‘삼위태극 도위태극’(284페이지)에서 ‘심’은 마음이고 ‘태극’은 우주, ‘도’는 진리를 의미한다. 마음이 곧 우주이고, 마음이 곧 진리다. 모든 것은 마음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의 법칙을 따른다면 하늘의 뜻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나를 찾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모든 세상과 만물의 중심은 ‘나’이고, 그렇기에 마음의 소리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명심보감 인문학』을 읽으면서 다양한 동양고전을 접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동양고전과 학자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마음과 생각을 재정비하게 된다. 동양고전은 옛 선인들의 이야기이지만, 현대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생각한다. 읽어나가면서 동양고전이 심리 상담과 심리 치료 역할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상황과 연결해서 나의 행동과 말 등을 되돌아보게 된다. 고민했던 일들이 돌아보면 별 일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

■ 발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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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을 풀이하면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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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은 도가사상이나 도교에 대해 상당히 포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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