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인문학 - 처음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고전 입문서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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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을 최고의 고전 입문서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첫째, 동양 인문학에서 필독서라 할 수 있는 주요 고전이 총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동양 인문학의 모든 것, 즉 철학, 역사, 문학 등을 중심으로 주요 학자와 사상, 역사 인물과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5~6페이지) 셋째, 근대 이후 세계를 지배해 온 서양 인문학과 구별되는 동양 인문학의 주요한 특징을 명심보감을 통해 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을 풀이하면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7페이지)을 갖고 있다. 명심보감을 통해 삶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삶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명심보감 인문학성찰하는 삶에 대하여’, ‘지혜로운 삶에 대하여’, ‘실천하는 삶에 대하여’,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삶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내용을 구성했다.

 

성찰하는 삶에 대하여

<사람의 얼굴은 알 수 있다 해도,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28페이지)는 당나라 시인 두순학의 시 <감우>의 한 구절이다. ‘사람의 얼굴은 알 수 있다 해도,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사람의 얼굴열 길 물속은 확인할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 속 생각은 알 수 없다. 당나라 말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두순학은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살았을 것이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해 솔직한 마음을 내비치지만 간혹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 상처 받은 마음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점점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자신을 굽히는 사람과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사람>(37페이지)은 송나라 때 간행된 훌륭한 행실의 기록이라는 뜻의 <<경행록>>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과하지욕’(38페이지)은 한신이 시비를 걸어오는 젊은 건달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서 지나간 치욕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신은 사소한 일을 참고 자신을 보존할 줄 알아야 뜻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러한 치욕을 참을 수 있었다. ‘소불인즉난대모’,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 뜻을 잃어버리게 된다’(38페이지)라고 한 공자의 말도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자신을 굽히는 사람은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작은 일을 참지만,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사람은 기를 쓰고 이기려 하고, 결국 적수를 만나 패배하게 된다. 자신을 굽히는 것이 비굴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굽힌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작은 일에 파르르 떨면서 기어이 이기려 기를 쓰는 사람은 그로 인해 큰일을 그르치게 될 수도 있다. 한신과 공자는 뜻을 세우기 위해서 작은 일은 참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는 일은 호랑이를 잡는 일보다 어렵다>(46페이지)<<한비자>><난언편>에 실렸다. 한비자는 사람의 마음과 상황, 수준에 맞게 말하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충고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군자는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한비자 또한 진시황에게 죽임을 당하는 신세가 된다. 충신은 왕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바른 말을 하지만, 지배자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충언을 한 신하를 죽이는 사례들이 여러 나라의 역사에 등장한다. 다른 사람에게 충고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충고를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어렵다. 나의 충고가 과연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도 자신이 없어 점점 충고를 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충고를 할 때는 상대방의 마음과 상황을 잘 들여다본 후 깊이 생각하고 해야 한다. 잘못된 충고는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해를 입히게 된다.

 

<아무리 은밀해도 말은 숨길 수 없고, 아무리 감추어도 마음은 속일 수 없다>(81페이지)는 도교의 신선 현제의 훈계를 실어 놓은 내용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은 아무리 은밀히 해도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를 속여도 자기 자신의 마음은 속일 수 없다. 자신을 갈고 닦을 때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는 뜻의 무자기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가라는 뜻의 신독을 현자들은 강조했다. 범엽의 <<후한서>> <양진열전>에 등장하는 양진은 한밤중이라 어두워 아무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라면서 뇌물을 바치는 왕밀에게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알고 있다.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라 하며 꾸짖는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말대로 아무리 은밀하게 하더라도 비밀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된다 생각한다. 비밀은 가장 먼저 비밀을 만든 자신의 마음에서 들통 나기 시작한다.

 

지혜로운 삶에 대하여

한 마디 말로 천 냥 빚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황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사람에게 얻은 한마디 말이다>(86페이지)에서 나라를 부강하게 할 인재를 구할 수 있느냐 묻는 연나라 소왕에게 곽외는 천리마를 구하는 방법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천리마를 구하는 왕을 위해 죽은 천리마를 비싼 값에 사들인 신하는 나무라는 왕에게 소문을 듣고 천리마를 가진 사람이 올 것이라 말한다. 그 결과 왕은 두 마리의 살아 있는 천리마를 얻을 수 있었다. 곽외는 왕에게 보잘것없는 자신을 중용한다면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 말하고, 인재들이 모여든다. 소왕은 곽외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로 인해 뛰어난 인재들을 모을 수 있었다. 말은 살인까지도 불러올 수 있는 무서운 것이지만,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 말이라도 함부로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한 마디를 귀담아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89페이지)와 연결해서 함께 읽으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가르침을 받지 못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장성하면>(105페이지)<사랑하거든 쓰디쓴 매를 때리고, 미워하거든 맛있는 음식을 주어라>는 자식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 엄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석작은 자식을 사랑하면 항상 의로움을 따르도록 가르치고, 요사스럽고 사악한 곳에 빠지지 않도록 반드시 이끌어주어야 한다.”(105페이지)하면서 가르침의 중요함을 말한다. 주공은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교만하고 오만한 행동으로 화를 입을 것을 염려해 아들에게 공경함과 겸손함을 깨닫게 한다. ‘소황제는 한 명의 자녀라고 귀하게 떠받들어 키운 아이를 말한다. 귀하다고 떠받들어 키운 아이는 버릇없고 이기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부모가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석작과 주공과 같이 엄한 가르침이 필요하다.(석작의 경우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심하다 생각되기는 하지만.)

 

<만족하면 즐겁지만 탐욕스로우면 근심뿐이다>(123페이지)<<경행록>>에 실린 글이다. <<안씨가훈>>을 지은 위진남북조시대의 인물 안지추는 자손들에게 지위와 재물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가르친다. 안지추가 자손에게 말한 것은 첫째, 벼슬은 이천 석을 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세력가와 사돈을 맺어서는 안 된다. 셋째, 식구가 스무 명 정도면 노비도 스무 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 넷째, 좋은 농토를 10경 정도에 만족하고, 다섯째, 집은 비바람을 막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겨라. 여섯째, 수레와 마차는 단지 지팡이를 대신할 정도면 되고, 일곱째, 재물은 집안의 길흉사 등 급하게 사용할 때 부족하지 않을 정도만 지니고 있으면 된다.‘(123~124페이지)이다. 조선시대 경주 최부잣집도 안지추와 비슷한 가훈(육훈, 124페이지)으로 자손들을 가르친다. 이런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두 집안은 수백 년 동안 명문가로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천하는 삶에 대하여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166페이지)는 북송 정치가 범충선공이 자녀들을 가르치면서 한 말이다. 범충선공이 말하는 서의 철학에서 사람의 마음은 같다는 점을 생각하고,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헤아려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미루어 생각하는 태도’(167페이지)를 말한다. 공자는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조금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사람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서의 철학을 되새기면서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서로를 이해하면서 용서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선행을 보면 나의 착한 점을 살피고, 악행을 보면 나의 악한 점을 헤아려라>(183페이지)는 명나라 때 편찬된 <<성리대전>>에서 인용한 글이다. 공자는 <<공자가어>><변정편>에서 다른 사람의 선행을 말할 때에는 자신도 그 선행 속에 있는 것처럼 힘써 드러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악행을 말할 때에는 자신도 마치 재앙을 받는 것처럼 몹시 두려워해야 한다”(183~184페이지)라 말한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앞으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아무리 배워도 부족하다 생각하고, 이미 배운 것은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라>(186페이지)<부지런히 배우는 네 가지 방법 : 박학, 독지, 절문, 근사>(189페이지)는 배움을 위해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질문하는 삶을 살아가라 말한다. 세상에는 많은 지식이 존재하고 지금도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는 동안 호기심을 잃지 않고 평생을 배우면서 살아가면서 살 수 있는 삶은 가장 이상적이고 행복한 삶이다.

 

<일년지계, 십년지계, 종신지계, 천년지계>는 제나라 환공의 책사 관중의 언행과 사상이 실린 <<관자>>에서 인용한 글이다. 관중은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평생의 계획은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없다. 한 번 심어서 한 번 수확하는 것은 곡식이다. 한 번 심어서 열 배를 수확하는 것은 나무다. 한 번 심어서 백배를 수확하는 것은 사람이다.”(197페이지)라고 말한다. 목표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무언가를 얻고 이룰 수 있다. 일 년, 십 년, 평생의 목표를 세우고 실행한다면 곡식, 나무, 사람을 얻을 수 있다. 천 년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일 년, 십 년, 평생의 계획은 실행 가능하다. 사는 동안 우리는 많은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단기, 중기, 장기로 기간별 목표를 단계적으로 설정한 후 계획을 짜고 실행한다면 사람과 더불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시작이 훌륭하다고 해서 끝까지 훌륭하기는 힘들다>(251페이지)는 당나라 간관 위징이 당태종이 말년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 힘든 이유를 제시한 글에서 인용했다. ‘유시다무종시작은 화려해도 끝은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251페이지)라는 의미이다. 정반대되는 말은 유종의 미시작과 마찬가지로 끝도 훌륭하다’(251페이지)라는 뜻이다.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무리다. 시작은 미미하게 하더라도 그 끝은 창대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삶에 대하여

<불을 끄는 것처럼 분노를 다스리고, 물을 막는 것처럼 욕심을 막아라>(259페이지)<분노를 참지 못하면 스스로 근심을 불러들인다>(262페이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야 함을 강조한다. <불을 끄는 것처럼 분노를 다스리고, 물을 막는 것처럼 욕심을 막아라>는 남송 시대 주희가 동료 학자들의 어록과 저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근사록>>에서 인용한 말이다.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주돈이는 부지런히 쓰고 정성을 다하며 한시도 멈춰서는 안 된다”(260페이지)고 가르친다. 이를 위해 분노한 마음을 다스리고 욕심을 막아 잘못을 고치고 착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260페이지)라 한다. <분노를 참지 못하면 스스로 근심을 불러들인다>는 당나라 시대 장공예의 고사를 인용한다. 장공예의 집안은 9대를 지나면서 수백 명의 일가가 한 집에서 화목하게 지냈다. 그 비결을 묻는 당나라 고종에게 장공예는 참을 인100자 써서 올린다. 일가가 화목하게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 더불어 참았기 때문이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다. 참는 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분노의 감정이 생겼을 때 심호흡을 하면서 참는다면 화를 낸 후 후회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병마개를 막듯이 입을 단속하고, 성을 지키듯이 뜻을 방비하라>(273페이지)는 주희가 지은 <경재잠>에 서 인용한 말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온 후 가끔 후회할 때가 있다. ‘내가 그 말을 왜 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뿌리고 온 것 같아 후회의 감정에 빠진다. 병마개를 막듯이 입을 단속하는 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말이다. 말이 많으면 말실수를 하게 되니 가급적 말은 적게 하고 많이 들을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한다>(283페이지)는 소강절이 지은 <천청음>에서 인용한 말이다. 소강절은 북송 초기에 활동한 대사상가로 안락선생이라 불리었다. ‘삼위태극 도위태극’(284페이지)에서 은 마음이고 태극은 우주, ‘는 진리를 의미한다. 마음이 곧 우주이고, 마음이 곧 진리다. 모든 것은 마음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의 법칙을 따른다면 하늘의 뜻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나를 찾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모든 세상과 만물의 중심은 이고, 그렇기에 마음의 소리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명심보감 인문학을 읽으면서 다양한 동양고전을 접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동양고전과 학자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마음과 생각을 재정비하게 된다. 동양고전은 옛 선인들의 이야기이지만, 현대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생각한다. 읽어나가면서 동양고전이 심리 상담과 심리 치료 역할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상황과 연결해서 나의 행동과 말 등을 되돌아보게 된다. 고민했던 일들이 돌아보면 별 일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

발췌글

7

명심보감을 풀이하면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

 

81

<<명심보감>>은 도가사상이나 도교에 대해 상당히 포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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