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
카트린 파시히.알렉스 숄츠 지음, 장윤경 옮김 / 부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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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려주는 역사서는 많다. 하지만 이 역사서는 평범하지 않다. ‘시간여행’이라는 테마를 현실 속으로 끌어들여 시간을 거슬러 역사의 현장에 직접 방문할 수 있다는 전제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시간 여행을 현실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사실적으로 이야기 한다.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이 책은 역사 가이드 북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만약 내가 시간 여행이 가능한 시기에 산다면 그리고 여행을 떠난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여행사와 계약을 할 것이다. 시간 여행은 정말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우리는 어느 한계점까지 여행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시간 여행이 진행되는 상황을 가정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를 위해 쓴 책이다.

 

안전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 지구 역사를 100만 년 단위로 끊어 가며 전 대륙을 여행할 수 있게 된 시대가 왔다.

 

< 1부 취향대로 떠나는 테마 여행 >에서는 각각의 테마에 맞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첫 여행지로 가장 무난한 곳은 ‘만국박람회’다. 박람회는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새로운 것을 소개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어색하고 서툰 행동, 현지 화폐에 대한 경험 부족, 전시품에 대한 무지한 질문 등’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1851년 런던’, 최초의 박람회가 열린다. 만국박람회는 새로운 과학기술과 산업 기술을 소개하는 곳이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자신들의 문명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 식민지 사람들을 전시하기도 했던 어두운 역사를 갖고 있다. 박람회의 또 다른 볼거리는 건축물이다. 새로운 기법과 자재로 지어진 박람회장을 보는 것도 박람회를 찾아가는 이유 중 하나다. 다음 여행 테마는 주말여행이다. ‘1350~1450년의 그라나다, 1750년~1800년의 나폴리, 기원전 3000년~기원전 2000년의 스톤헨지’를 소개한다. 나는 이 중 나폴리를 선택할 것 같다.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냄새가 나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하층민이지만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활화산인 베수비오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여행지다. ‘잊혀진 나라’를 테마로 한 여행지는 동독이다. ‘동독이라는 나라는 유토피아적 공상 과학 비전이자 사회주의가 꿈꾸는 미래의 정점’(77페이지)처럼 보인다는 말을 듣고 미래를 상상하면 어둡고 암울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가라앉는다. 동독의 거리에서 들리는 소리와 냄새까지 상상될 정도로 동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음 테마는 ‘과학’이다. ‘4개의 도시로 떠나는 과학여행’의 첫 번째 도시는 ‘파도바’다. 1600년대 파도바에는 최초의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고 세 아이의 아버지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살고 있다. 목성 위성 발견 이후 갈릴레이는 메디치가문의 궁정 수학자 겸 철학자로 임명되어 안정적인 생활에서 연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된다. 지동설을 주장하고 망원경을 발명해 목성의 위성을 발견한 위대한 과학자 갈릴레이,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갈릴레이의 모습이다.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천문학자를 경쟁자로 생각해 격론을 벌이는 갈릴레이의 모습은 상상하지 못했지만 이런 모습도 이상하지는 않다. 학문을 연구하고 하늘을 관측하면서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가 중요한 시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여행지는 행성의 위치와 궤도를 간단명료하게 표로 정리한 ‘마리아 쿠니츠’가 있는 슐레지엔과 지표가 대격변이 아닌 점진적인 변화로 형성된다는 지구의 동일과정설을 주장한 제임스 허턴이 살고 있는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중심지 에든버러다. 제임스 허턴이 살았던 시대의 에든버러에 방문한다면 허턴의 이론 형성에 도움을 준 솔즈베리 크랙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어쩌면 허턴과 함께 오이스터 클럽 회원이었던 데이비드 흄과 벤저민 프랭클린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자연계에서 대칭성과 보존 법칙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뜻하는 뇌터 정리의 주인공 ‘에미 뇌터’는 1930년대에 괴팅겐에서 살았다. 괴팅겐은 에미 뇌터 이외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을 배출한 곳이다. 하지만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괴팅겐의 황금기는 끝이 난다.

 

중세 유럽을 테마로 여행을 떠날 때 가장 힘든 점은 ‘위생’문제다. 아이슬란드는 온천 덕분에 그나마 위생 상태가 양호하다. 현대 아이슬란드어는 1000여 년 전에 통용된 고대 노르드어와 매우 유사해 최소한 읽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방문객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이지만 땅이 척박해 식량 조달이 어렵다는 단점은 있다. 중세 유럽에서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그곳의 기후와 지형, 역사적 사건과 질병 등에 대해서도 미리 체크해야 한다. 음악을 테마로 하는 여행의 목적은 음악의 원곡을 직접 듣는 것이다. 현대의 녹음 시설이 없던 과거에 연주되던 음악은 원작자가 의도한 템포로 연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메트로놈의 개발로 음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지만, 메트로놈의 재질과 상태에 따라 속도가 변하기 때문에 이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현대 사람들이 듣는 대중음악처럼 과거에도 대중들이 들었던 음악이 존재했을 것이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의 대중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고대 국가들의 기록은 후대에 전해지지 못했다. 그런 나라들은 역사 속에서 사라졌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진다. 그 중 어떤 나라들의 기록은 유럽정복자들에 의해 왜곡되어 전해지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문명은 마야와 아즈텍 문명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사라진 문명은 왜곡된 기록과 일부 유적이 남아 현대인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다. 고대 국가보다 더 오래전 과거, 플라이스토세는 마지막 빙하기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시기다. 지구 자기장이 뒤바뀌는 이 시기에 나침반은 쓸모가 없다. 멸종된 동식물과 현존하는 동식물을 함께 볼 수 있고, 다양한 레포츠와 캠핑을 체험할 수 있다. 화산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화산 폭발을 현장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이어서 여행의 테마별로 ‘공룡시대, 과거에 일어난 천재지변의 현장(동물 종의 4분의 3이 절멸된 칙술루브 지역 운석 충돌, 화산폭발 등), 전쟁터로의 시간 여행’을 소개하고, 여행의 위험성과 주의사항을 적고 있다. 만약 과거로 이주해 정착하고자 한다면 그곳의 장점과 단점을 따져보고 장점이 단점을 넘어서는지를 파악한 후 결정한다. 과거로 떠나려는 구체적인 이유와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주하려는 지역의 경제상황과 법체계, 주거 환경과 자연환경 등을 점검한다. 시간 여행을 떠날 때도 만약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 지역에 정착해서 살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2부 과거로 돌아가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서는 시간 여행에 관한 잘못된 신화와 편견, 그리고 주의사항을 적고 있다. 시간 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신화는 첫째, 시간 여행은 타임머신이 이미 있는 시대로만 갈 수 있다. 둘째, 과거로 여행을 가면 어려진다. 셋째, 과거로 가는 길은 단 하나만 있으며, 우리가 지나온 바로 그 길뿐이다. 넷째, 과거로 여행을 하면 텅 빈 공간에 내려앉게 된다. 다섯째, 과거로 떠나면 현재의 존재는 연기구름으로 변해 사라진다. 여섯째, 과거에서 나비 하나를 죽이면 전체 역사의 흐름이 달라진다. 일곱째, 과거에서 조심성 없이 자기 자신과 만나면 두 버전의 자아는 논리의 연기로 사라진다. 여덟째, 과거로 가서는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된다. 아홉째, 시간 여행자들은 세상을 구할 의무가 있다. ‘시간 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신화’를 이야기하면서 그 신화에 대한 반론을 이어서 말한다. 타임머신이 없어도 과거로 가는 길을 찾았기 때문에 기차 여행을 하는 것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도 어려지지 않고, 과거로 떠나는 여러 길이 존재한다. 시간 여행은 지표상의 위치에서 끝을 맺기 때문에 텅 빈 공간에 떨어질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 여행은 어느 정도의 시간은 걸리지만 몸이 연기처럼 사라지거나 변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 여행하는 사람의 행동이 역사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여행 중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자신과 만나도 사라지거나 무엇인가가 변하는 일은 없다. 시간 여행을 할 때 무엇인가를 훼손하거나 가져오거나 두고 오는 것도 안 된다. 시간 여행 중 세상을 구한다는 의무로 악인을 죽이거나 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 속 악인을 죽인다 해도 그보다 더한 악인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엇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

 

역사는 우연히 서로 공간과 시간을 통해 연결된 사건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라 한다. 역사가 어떤 목표를 갖고 진보한다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 ‘유명한 역사적 실수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244페이지)라는 말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에 반하는 말이다. 시간 여행자가 세상을 개선하기 어려운 이유는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아주 느리게 받아들이는 속도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로 여행을 떠난 시간여행자가 과거에서 페니실린이나 자전거와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해도 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다른 재료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다. <시간 여행에서 만나 봐야 할 사람들>에서는 위인전 속 유명한 발명을 실행으로 옮기거나 완수하는 과정에서 단 하나의 결정적 요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인물들을 소개한다. ‘대륙 이동설을 증명해내지 못한 알프레드 베게너, 모스 부호와 전신기를 개발한 새뮤얼 모스, 웃음 가스인 아산회질소를 마취제로 사용한 마취제의 창시자 호레이스 웰스, 남극으로 탐험을 떠난 로버트 팰컨 스콧과 체리개러드’,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지 못했거나 모험을 실패해 목숨을 잃었다. 이론이나 발명의 증명과 모험의 성공을 거의 다 완수한 상태에서 한 가지를 증명하지 못하거나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다. 시간 여행자가 이들을 만나서 이들이 실패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의문이 든다.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배웠거나 교육을 통해 배운 내용들을 과거로 떠난 여행에서 그곳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무심코 말하게 될 수도 있다. 이 대화로 인해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무심코 말했다면 ‘어디에서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이런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더 이상은 저도 잘 몰라요’(285페이지)라고 대처하라고 한다. 18장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야 한다>에서는 알아도 모르는 척 해야 될 내용들에 대해 적고 있다. ‘남극, 북극, 지구, 지구 핵, 표석, 지문, 박쥐, 고문, 생식, 생식주기, 지리, 조석, 금, 동성애, 위생, 예술, 생명, 월경, 유성, 달, 종교, 태양, 모기, 더위, 선거권, 치아, 철새’에 대해서 아는 척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시간 여행을 떠날 때 현지의 온도를 알아야 한다. 너무 덥거나 추운 곳에 아무런 대비 없이 간다면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없다. 여행지의 바람, 직사광선, 지열을 피할 수 있는 공간에 온도계를 설치하고, 하루 동안 기온을 날짜와 장소, 시간과 함께 기록해서 현지의 온도를 체크한다. 강수량, 적설량, 산불 화산 폭발, 소행성 충돌 등의 기상 현상도 체크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관측 도구를 현지인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래에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면 기상청은 지금보다 더 바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부 시간 여행자를 위한 필수 여행 정보>에서는 과거의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하고, 여행을 할 때 어떤 정보를 알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과거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곳의 풍습과 관습을 배우고, 의사소통을 위해 기본적인 언어 지식을 갖춰야 한다. 만약 어렵다면 가이드나 통역사와 함께 여행을 해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시간 여행자들은 검증된 위조 신원을 갖추고 여행지에 어울리는 복장, 시대와 장소에 맞는 예절과 관습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받고 출발한다. 시간 여행을 떠나 자기소개를 할 때 진짜 신분을 말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과거로 갔을 때 신분을 상류층으로 위장하면 별난 행동을 해도 면책 특권을 누릴 수 있고, 현지 수행원을 고용할 수 있다. 신분을 위장할 때 그 신분에 맞는 행동과 복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지의 화폐와 화폐단위, 지불 방법 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22장 <계산해 주세요>는 각 시대에 지불 수단이 되는 화폐의 종류에 대해 설명한다. ‘시대별 나라별 날짜와 시간 표기 방법과 이동 수단과 시간, 숙박 시설, 복장, 음식과 식사 예절, 마시는 물, 씻고 빨래하는 데 쓰는 물, 질병과 전염병, 여행 전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준비해야 한다. 질병에 걸린 상태로 여행을 떠날 경우 질병을 여행지에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의료적인 문제와 질병에 관한 정보는 여행 전에 반드시 체크한다. 화장실의 종류와 사용법도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당황하게 된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갈 때 가지고 간 것은 반드시 다시 가져오고, 여행지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말아야 한다. 유일하게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은 ‘추억과 사진’뿐이라 말한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시간 여행이 가능한 시대에 필요한 여행 안내서다. 이 책에서는 주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다. 지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과거의 역사와 시간 여행에 필요한 과학적 지식, 여행지에서의 질병과 전염병, 치료법 등에 대한 의학 지식, 지구의 역사와 지리적 특징을 알려주는 지구학과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알 수 있다. 읽는 동안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많았고, 기존에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있어 즐겁게 읽었다.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나에게 이 책은 시간 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책을 읽었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테마별 여행지와 시간 여행에서 주의할 점과 여행을 가기 전에 챙겨야 할 여행 정보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책의 첫 부분 <타임머신을 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과 <시간 여행에 관한 짧은 역사>를 읽을 때는 여러 이론과 학자들이 설명되어 있어 조금 어려웠지만, 1부 <취향대로 떠나는 테마 여행>부터는 다양한 여행지와 역사를 알 수 있어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면 꼭 필요한 책이다. 역사와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고, 무한한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 발췌글

13

지금 우리는 시간 여행의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첫 문장)

 

22

역사를 흘러간 과거로 단정하는 사람은 역사란 어딘가 지루하고 정적이며 죽어 있다는 생각을 고수할 것이다. 아니면 영국의 역사학자 이언 모티머의 말처럼, 아예 다른 방향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도 있다 ‘과거를 (일어난 일이 아니라) 무언가가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상상하는 즉시, 역사를 완전히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40~41

직관은 시대에서 우위를 점한 생각에 영향을 받아 깊이 새겨지며, 세계에 대한 최상의 해석이 직관적으로 옳다고 여겨지기까지는 종종 얼마간의 시간이 걸린다. -중략- 오랫동안 언쟁과 다툼을 벌이고, 기이하고도 엉뚱한 초안을 세우고 또 내버리고 나면, 과학이라는 학문은 언젠가 제대로 된 미래에 내려앉을 것이다. 그리고 한참 뒤에, 정말 모든 것이 전연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129

우리는 위리 시대의 어린아이다. 우리 중 대부분은 우리 시대의 리듬과 선호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이 새겨진 채로 살아간다. 현재는 무자비한 독재자다. 현재에 대항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133

우리 대다수는 학교에서 역사의 극히 일부만을 배운다.

 

149

오늘날 더 이상 자연 그대로의 진짜 야생은 없다. 현재 우리가 ‘야생’ 또는 ‘황무지’라 부르는 지역도 대부분은 오래된 문화 경관이며, 아니면 기근이나 추방 같은 역사적 곤경에 처하면서 텅 비어버린 경우다. 자연 속에서 모험을 경험하고 싶다면, 옛날이든 지금이든 인간의 현존 여부가 일일이 기억되지 않는 공간을 찾는다면, 과거로 떠나야 한다.

 

190

전쟁과 전투가 역사에서 특별히 결정적이라 여기는 이들은 소동과 불화처럼 눈에 잘 들어오고 강하게 이목을 끄는 무언가에 쉽게 현혹되는 사람들이다.

 

198

과거로 가서 정착할 생각을 품고 있다면, 그 전에 당신이 과거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돌려받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199

현재가 주는 즐거움과 만족을 모두 누릴 수는 없다. 대신 과거만의 특전이 따로 있다. 과거로 이주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242~243

역사는 우리의 바람보다 훨씬 더 많이, 우연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역사는 계획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목표도 없는, 볼품없는 무질서 그 자체다. 그러므로 역사에서 모든 걸 포괄하는 거대한 구조를 찾는 일은 별로 의미가 없다.

 

243~244

역사는 우연히 서로 공간과 시간을 통해 연결된 사건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망, 즉 네트워크다. 우리 모두는 네트워크 안에 있는 매듭이다. 현명한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있으며 훌륭한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제로 무언가가 달라지려면 아이디어가 적당한 곳에서, 마땅한 때에, 그리고 적절한 머릿속에서 떠올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디어는 사라지고 만다.

 

244

역사는 그저 몇몇 장소 및 선택된 시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항상 벌어진다. 역사의 발걸음은 끊임없는 진보도 아니며, 정해진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도 않는다. 역사에는 진보도 목표도 없다. 이들 둘은 인간이 디딜 발판을 위해 고안된 신화다.

 

305

오늘날 우리가 도달한 지식의 수준은 단순히 이전의 모든 지식을 더한 합에 몇몇 새롭고 현명한 깨달음을 추가한 결과물이 결코 아니다. 과거는 단지 기억에서 사라진 민속 관습이나 언어 또는 설명되지 않은 돼지 여물통 정도만을 지니지 않으며, 현재에 정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를 망각된 이론, 지식, 아이디어 그리고 정보까지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 질문을 건넴으로써 현재는 더욱 현명해진다. 그러므로 과거로 가서 질문을 던져 보자. 아니면 적오도 주의 깊게 들여다보도록 하자.

 

319

과거의 사람들에게는 우리에게 다소 낯설 수 있는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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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ㅣ 트리플 4
임국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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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만화 감상, 음악 듣기, 게임에 쏟았다. 명백히 열심히 보고, 듣고, 했다. -중략- 누군가에게 내보이기 어쩐지 부끄럽거나 흔한 내용이지만 부정할 수 없이 내가 깊이 사랑한 일들이었다.’(133페이지)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이야기에 등장하는 세기 말을 살아가던 11살 소년과 소녀는 서로에게 거리를 둔 채 만화를 함께 보면서 멀지만 또 가까운 사이가 된다. 만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가 된 두 사람 사이에 지수라는 친구가 등장한다. 지수를 좋아했던 소년은 소녀와 지수가 뽀뽀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둘과의 관계를 끊는다.

 

“용서 안 할 거야. 절대 못 해.”(39페이지, 만경)

 

세 사람의 친구 관계는 끊어지고 셋은 각각 홀로 외로운 존재가 되어 지내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을 살아간다. 어른이 되어 소녀의 소식을 들은 소년은 더 이상 소녀에게 아무런 감정도 관심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녀는 만화를 좋아하고 BL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연인에게도 숨긴 채 결혼을 준비하고, 소년을 계속 떠올릴 것 같다고 예감한다. 소년의 형이 말한 것처럼 소녀는 소년을 좋아했던 것일까?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는 ‘투니버스’를 함께 봤던 소년과 소녀의 우정과 소년의 짝사랑, 소녀와 소녀의 동성 간 풋사랑을 이야기한다.

 

<코인노래방에서>에서 연인과 장범준 이야기를 하다가 코인 노래방에 들어간 나는 학창 시절 동경하고 좋아했던 정우를 떠올린다. 자존감이 낮았던 나는 자신을 못생기고 못났다 생각하고 잘생기고 밝은 정우가 되고 싶어 한다. 정우에 대한 마음은 깊어졌지만 어느 순간 그 감정을 깨달은 후 둘의 사이는 멀어지고, 결국 친구 관계는 끝이 난다. 추억에 잠긴 나는 연인에게 자신과 정우와의 관계와 자신이 정우에게 느꼈던 감정을 모두 털어놓는다. 비밀을 말하고 난 후 정우도 자신을 좋아했을 것이라는 연인의 말에 불쾌함을 숨기지 못하고 화를 낸다. 비밀을 털어놓은 후 연인이 자신을 떠나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괜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던 나는 연인의 손이 닿자 안심하고 깊은 잠에 빠져든다. 나와 정우가 가졌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우정과 사랑의 경계라는 것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억은 보글보글>은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의 등장인물 만경과 수진의 형과 오빠인 원경과 도진의 이야기다.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가 만화를 소재로 소년과 소녀의 우정을 이야기했다면 <추억은 보글보글>은 게임을 소재로 두 소년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만경과 수진도 그렇지만, 원경과 도진의 관계도 진정한 우정이라 말할 수 있는지 헷갈리지만 말이다. 도진은 부모의 이혼으로 집안과 동생을 돌봐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한 것은 원경도 마찬가지다. 도진과 원경은 게임을 통해서 친해져 함께 게임을 하면서 서로에게 의지한다.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원경은 물건을 훔치는 도벽을 갖고 있다. 이 일로 도진은 충격을 받고 아버지에게 심하게 혼이 난다. 원경과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한 도진은 원경을 찾아가고 둘은 아무런 사과와 용서의 과정 없이 모든 일을 덮고 지낸다. 하지만 이 일로 도진은 원경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들킬까봐 힘들어한다.

 

‘우리는 사과나 용서 없이 다시 붙어 다녔다. 그전과 다를 바 없는 절친한 친구로 지냈다. 그게 문제였다. 그래선 안 됐다. 정확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하고 화해했어야 했다. -중략- 내가 저지른 말고 행동에 지석해서 상처를 받는 이유는 그것이 거짓 없이 순수한 증오였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던 사람을 진심으로 경멸하고 혐오했다. 원경이 그 사실을 알아챘을까 봐 두려웠다.’(119페이지)

 

그래서 원경을 만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과거 얘기를 계속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를 떠올리고 싶지 않은 원경은 도진과의 만남을 꺼리게 된다. 사고로 다친 도진의 메시지를 받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원경은 도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중고등학교 때 만화에 빠져 살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내가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투니버스나 극장에서 본 나에게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에서의 익숙한 제목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코인노래방에서>에 나오는 가수들의 이름 또한 익숙해 더 몰입해서 작품을 읽었다. <추억은 보글보글>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익숙한 게임들이 등장해 흥미롭게 읽었다. 임국영의 작품은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단순히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란 지난 일이라 잊어버리면 그만일 수 있지만, 과거가 현재와 미래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의 만경은 과거의 기억 속 수진에 대한 생각을 끊어냈지만, 수진은 옛 기억 속 만경의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코인노래방에서>의 나는 동성 친구를 좋아했던 감정을 현재의 연인에게 말하고 현재의 연인에게 버림받을 것을 걱정한다. 잠이 드는 순간 닿은 연인의 손끝에서 과거를 털어내고 현재의 연인과의 미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추억은 보글보글>에서 도진은 계속 과거를 이야기한다. 초반에는 과거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뒤로 가면서 어쩌면 원경에게서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원경이 자신의 도둑질로 인해 힘든 일을 당한 도진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았다면 도진은 원경과의 관계를 ‘악연’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경과 친구 사이가 틀어질 것을 걱정해 참았던 도진은 원경을 원망하고 증오하는 마음에 괴로워한다. 어쩌면 도진의 죽음이 사고가 원인이 아니라 도진이 삶의 끈을 놓아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되어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까웠다. 과거를 단순히 흘려보내야 하는 것만으로 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일수도 있다. 나는 과거를 흘려보내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과거를 들춰내어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을 위해 나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답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임국영 작가의 첫 소설은 과거의 작가와 작가의 생각을 녹여 만든 누군가에게 보내는 신호다. 우주로 쏘아올린 디지털 신호처럼 작가는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 누군가가 작가와 개인적 관계로 연결된 사람일수도, 책을 읽는 독자일수도, 아니면 미지의 세계에 존재할 누군가에게 일수도 있다. 작가는 우리에게 어떤 신호(메시지)를 보내고 있을까?

 

‘우주 너머 다른 시공간에서 반짝이고 있을 

당신에게 미약한 나의 시그널이 닿았다면 

반갑게 맞아주길 부탁드린다.’(138페이지)

 

 

■ 발췌글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6

외행성 전사들이 나타났다.(첫 문장)

 

14~15

신체적인 성장조차 다 마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가져다 대기 가혹한 말이었지만 타고난 재능이란 늘 이런 식이었다. 시작한 지 이른 시기에 있고 없고 여부가 두각을 보이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가 어떤 경지까지 가닿을 수 있을지 대강 가늠이 되고 마는 가능성의 기대치.

 

42

어릴 적 보던 만화가 성장 이후의 세계를 꿈꾸게 만들었다면 웹소설은 성장을 모두 마치고 난 뒤의 세계를 보여줬다.

 

<코인노래방에서>

50

연인의 장난은 대체로 즐거웠지만 때로는 말도 안 나올 만큼 곤란했다. 생각지도 못한 본심을 들춰낼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눈치가 없는 것인지 알면서도 부러 그러는 것인지 연인은 나 스스로 알아채지 못했거나 애써 외면하려던 진실을 파헤쳤다.

 

64

열등한 내가 내 처지를 이해할 수 없는 우월한 누군가와 교감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에너지보다 더 많은 기운을 소진해야만 했다.

 

65~66

너는 애가 너무 비장해. 왜 자꾸 답을 내려 해? 언제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정답을 찾는 거야. 확실하지 않은 것은 불안하니까. 단단하고 불변하는 걸 원해.

 

<추억은 보글보글>

86

돌보는 사람이 없는 집이란 보일러를 켜도 서늘했고 귀청이 찢어질 것처럼 고요했다.

 

108

세계가 급변했다. 새로운 그래픽과 시스템을 장착한 게임이 연일 발매되었다.

 

119~120

어떤 기억은 내가 받은 상처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준 모욕으로 이루어져 평생 따라다닌다. 삶의 변곡점에서, 누군가에게 비난받고 처지가 비루해지는 모든 순간마다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인생이 그때부터 망가진 것은 아닐까 하는 비약이 자꾸 돋아났다.

 

123

승자는 모든 것을 거머쥐고 패자는 모조리 다 잃기 마련인 세계에서 도진은 싸우지 않고 승자가 되고도 모든 걸 내줬다.

 

<꿈의 우주를 유영해>

132

나는 무엇을 얼마만큼 좋아하는 사람인가. 그것을 어떻게, 왜 좋아하는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이런 질문에 골몰한 까닭은 아마 취향에 관한 정확한 문답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지점을 드러내고 개인과 타자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요소라 믿었기 때문인 것 같다. -중략- 나는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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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교육이 막막한 선생님을 위한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 - 화상 수업부터 온라인 수업 도구를 한 권에
최재학.조주한.최경일 지음 / 제이펍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코로나 이후 시작한 온라인 수업이 이제는 익숙한 수업이 되었고, 온라인 수업에 이어 실시간 화상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온라인 개학을 통한 학습 방법 3가지 유형은 ‘콘텐츠 제시형 수업, 과제 제시형 수업,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는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쓰인 책이다. 1장부터 6장까지 ‘화상 수업 준비, 온라인 수업 시작,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온라인 수업 안내,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한 교육, 선생님들이 자주 겪는 문제, 화상 수업 활동 사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1장 화상 수업 준비>에서는 화상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장비와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다. 실시간 화상 수업에 필요한 장비와 플랫폼, 줌에 대해서 설명한다. 화상수업을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도구는 컴퓨터, 웹캠, 마이크, 화상 회의 프로그램이다. 화상 회의 프로그램은 ‘노트북, 데스크탑, 크롬북, 태블릿, 스마트폰’(18페이지)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서 접속이 가능하다. 교사의 경우 화면이 큰 PC나 노트북을 준비하고, 키보드, 마우스, 듀얼 모니터나 판서를 위한 펜을 준비한다. 컴퓨터에 부착하는 카메라인 웹캠은 노트북의 경우에는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지만 데스크톱 PC의 경우에는 준비해야 한다. 교사의 음성을 입력하는 장비인 마이크의 종류와 화상 수업에 사용하기 좋은 마이크를 표(22페이지)로 정리해놓았다. 마이크 제조회사, 형태, 단자 및 용도, 출시년도, 추가기능, 가격까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컴퓨터 추천 기종과 추천하는 웹캠도 기종별로 표로 정리되어 있다. 화상 수업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화상 수업 플랫폼 종류인 ‘줌, 구글 미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온더라이브’의 기능별 차이를 분석한 표(26페이지)는 각각의 플랫폼을 비교할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2장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 시작>에서는 수업을 시작하기 전과 수업 중에 필요한 줌 플랫폼 사용 방법과 진행 과정을 사진과 설명을 통해 알려준다. 화상 수업을 시작하기 전 스피커와 마이크 상태를 체크한다. 2장 57페이지~114페이지에서는 줌 수업을 시작하기 전의 준비 과정부터 수업 진행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순서대로 설명한다.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책을 보고 수업 중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업 자료인 파워포인트 자료를 공유하는 방법과 주석 기능으로 필기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학생들끼리 조를 나누어 각자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회의실’ 기능도 있다. 원활한 화상 수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교사의 보조 모니터, 화면 녹화, 가상 배경 설정, 참가자를 꾸며주는 비디오 필터, 재미있는 효과를 줄 수 있는 스냅 카메라 설치’ 방법을 알려준다. 메뉴를 이동하거나 원하는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단축기 모음(126~127페이지)을 활용하면 수업 진행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장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 시작>은 교사가 준비하고 진행하는 온라인 수업을 설명했다면 <3장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온라인 수업 안내>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과 마음가짐을 설명한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은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스마트 기기, 교과서, 필기도구를 준비한 후 플랫폼에 로그인해서 입장한다. 수업 중 자료나 사진을 외부에 공유할 때 저작권과 초상권 침해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화상 수업을 할 때 학생이 지켜야 하는 예절과 학부모들이 준비해야 할 내용을 적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스마트 기기 사용을 걱정하는 학부모를 위해 자녀의 스마트 기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과 인터넷 주소도 설명하고 있다.

 

‘학급 관리, 수업 관리, 화상 수업, 협업 문서 작성 및 파일 공유, 학습 피드백, 기타 수업 기능 보조’는 학교와 학급에서 필요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능이다.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항목을 체크하고 각 기능에 필요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4장 효율적인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한 교육>은 온라인 교육에서 필요한 플랫폼 기능을 정리하고, 각 기능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온라인 플랫폼 주소와 사용법을 적고 있다. 각 기능별로 필요한 플랫폼과 수업도구가 표와 마인드맵으로 정리되어 있어 교사가 바로 선택해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4장에는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플랫폼이 실려 있다.

 

<5장 선생님들이 자주 겪는 문제 Q&A>에서는 교사가 수업을 진행할 때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과 해결 방법을 적고 있고, <6장 화상 수업 활동 사례>는 온라인 수업 실제 사례와 모형을 설명한다. ‘학생의 수업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 각 수업 과정별(도입단계, 전개단계, 정리단계) 학습 내용과 적합한 온라인 도구, 수업 유형(온라인 강의식 수업, 온라인 토의 수업, 온라인 협동학습, 온라인 문제 중심 학습)에 따른 온라인 수업 도구 활용 방법과 수업 사례, 과목별(국어, 수학, 사회, 과학, 음악, 미술, 체육, 창의적 체험활동, 특별활동) 온라인 수업 방법과 사례’의 모든 과정이 자료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는 실시간 화상 수업의 시작부터 수업 설계, 수업 사례, 수업에 활용하는 도구, 온라인 플랫폼 등에 대한 모든 것이 설명되어 있어 실시간 화상 수업을 처음 시작하는 교사부터 이미 진행하고 있는 교사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온라인 수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힐 수 있고,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 19로 온라인 수업이 본격적으로 모든 학교와 강의에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졌고, 이렇게 쌓인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온라인 수업에 대한 많은 책이 출간되었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는 모든 것이 익숙해진 지금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책이다. 코로나 19가 끝나더라도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과 더불어 계속 진행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온라인 수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와 같은 온라인 수업 가이드 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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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드 할머니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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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도란마을은 돈 많은 사람들이 지내는 치매 노인 요양병원이다. 도란마을에 영아 사체 유기 사건이 발생한다. 아이의 사체가 발견됐는데도 경찰에서는 조사도 하지 않고 신문에도 보도되지 않는다. 이를 밝히기 위해 움직이는 할머니와 아이들의 괴롭힘을 피하기 위해 할머니를 따라다니는 꼬마는 한 팀이 되어 사건을 밝혀나간다.

 

도란마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힘들어도 살아야 하니까 일을 계속하고, 입에 경련이 날 정도로 웃는 모습을 보인다. 도란마을 방문객들은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대한다. 인턴직원은 고시원에서 눈을 떠 너무 피곤해 일하러 가기 싫지만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한다. 출근 후 원장의 호출을 받고 가자 원장은 모르핀 도난 사건을 이야기한다. 습관처럼 웃는 얼굴인 직원은 그로 인해 의심을 받게 된다. 방문객들은 사회지도층이므로 의심하지 않고 노인들은 힘이 없기 때문에 범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장 어리고 가난한 비정규직 인턴직원을 범인으로 몰아간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는 원장에게 화가 난 인턴직원은 소리를 지르면서 대들고 결국 도란마을에서 쫓겨난다. 사람 좋은 얼굴로 웃고 다니던 원장은 자기 욕심만 채우는 사람이다. 도란마을의 모든 것을 자신이 통제하길 바라는 원장에게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다. 땅 주인인 할머니에게 땅을 사는 조건으로 도란마을에 받아들였지만 원장은 할머니를 내쫓고 싶어 한다. 대드는 인턴직원을 해고하고 난 다음 날 빈 모르핀병과 주사기가 치매 노인에게서 발견되지만 원장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사건을 감추려 한다. 그런 원장에게 서이수 선생은 인턴에게 사과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건 아닌지 묻는다. 원장은 잘리고 싶으냐고 협박하면서 서이수 선생의 입을 막는다. 원장은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과 입주하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돈을 빼돌리고 마약을 팔아 돈을 벌고 있다. 원장이 키우는 하얀 비둘기는 약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도란마을 원장 딸은 친구들과 어울리다 임신을 한 후 자퇴한 상태로 지낸다. 아이는 죽은 채 태어나고 딸은 혼자서 아이를 낳은 후 요양병원에 버린다. 도란마을 요양병원의 죽은 아이는 원장 딸의 아이였던 것이다. 딸은 자신이 괜찮은지 묻지 않고 사람들의 평판만을 생각하는 부모와 책임지지 않고 자신을 비난한 아이 아빠와 그의 부모 모두에게 화가 나 복수를 결심한다. 복수를 포기하려던 딸은 할머니의 죽음 이후 원장의 딸을 설득하라는 유언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꼬마를 보고 모든 것을 밝히기로 마음먹는다. 영아 사체를 유기한 범인인 원장의 딸은 모두가 자신을 비난하고 외면한 것에 분노해 아버지와 자신을 비난한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모든 사실을 밝히고 자수한다. 자수한 딸은 모든 것을 밝히고 원장과 그 일당들의 범죄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다. 레모네이드 할머니의 지시를 받은 윤비서의 도움으로 서이수는 전남편에게서 밀린 양육비를 받아내고, 꼬마와 서이수는 도란마을을 떠난다.

 

철거민을 쫓아내고 부를 쌓은 부동산 업자였던 할머니는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했지만 치매에 걸리고 말기 암으로 죽어가는 순간 돈이 삶은 편하게 지켜줄지 몰라도 삶을 구원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많은 돈을 벌었지만 치매와 말기 암으로 죽어가던 할머니에게 꼬마는 삶의 마지막에서 만난 친구다. 꼬마는 할머니와 함께 하면서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을 듣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는다. 도란마을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비싼 월세를 지불하고 이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자식은 부모를 유산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본다. 도란마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치매가 심해지는 노인들을 돌보고 요양병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면서도 일자리를 잃을 수 없어 참고 견딘다. 인턴 직원은 정규직 직원이 되기 위해 힘들어도 참고, 웃는 얼굴로 지내지만 누명을 쓰고 쫓겨난다. ‘돈을 노리는 자식들과 아내와 아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웃는 얼굴로 서로를 공격하는 후원회 여자들, 비정규직 인턴직원에게 갑질 하는 상사, 사회적 평판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 등’, 이들은 더 많은 것을 가졌다는 이유로 자신들보다 더 약한 이들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이다. 이혼 후 양육비를 주지 않던 꼬마의 아빠는 할머니의 비서가 찾아가 협박하자 바로 양육비를 내놓는다. 자신보다 약한 이들에게 상처주고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의 민낯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할머니는 죽어가는 순간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은 이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마지막 순간까지 꼬마를 걱정한다. 할머니는 암의 통증을 참지 못해 자신이 훔친 모르핀으로 인해 누명을 쓰고 쫓겨난 인턴직원에게 보상을 한다. 하지만 직원이 받은 상처까지 보상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할머니의 말처럼 인간으로 인해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 받아야 한다. 할머니와 꼬마의 우정은 사람을 불신한 할머니의 마음과 꼬마의 상처를 치유한다. 아이를 싫어했던 할머니가 다가온 꼬마를 외면하지 못했던 것도 사람의 정이 그리웠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표지와 제목만 봤을 때는 꼬마와 할머니가 어떤 일을 해결해가는 단순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 책은 많은 사회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치매 노인 문제,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 아동학대, 미혼모, 사회지도층의 윤리문제, 매수된 공권력, 비정규직, 청년 주거와 일자리 문제 등’ 한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사회문제들을 접하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꼬마와 할머니는 우정으로 서로를 치유했고, 사회적 불의를 물리쳤다. 나이를 초월한 두 사람의 우정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다.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에게 힘을 주고 희망이 된다. 작은 마음은 누군가의 삶을 완전히 바꾸는 빛이 된다.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많은 사회문제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이다.

 

■ 발췌글

15

레모네이드의 신맛이 입안에서 침샘을 폭발시키고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이 정수리까지 닿으면 머리가 훨씬 잘 굴러가는 게 느껴지거든요.

 

43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나누면 오히려 혼선만 일으킬 수 있어.”

 

45

여긴 모든 게 다 가짜다. 바다처럼 보이려고 바다색으로 칠한 수영장, 잠금장치도 없는 가짜 방문, 마을도 아니면서 마을이라고 붙인 가짜 이름, 여기 사는 사람인 척하지만 돈 받고 일하는 어른들, 어른들의 가짜 웃음, 아이들의 가짜 친한 척, 이젠 아기가 되어 버린 가짜 할아버지 할머니들······.

 

59

“남들에겐 흔한 비극이라도 자기가 당하면 서러워지는 게 인간이지.”

 

64

친절로 포장되어 있지만 서로를 향해 날아가는 말 곳곳에는 바늘이 박혀 있다.

 

99

이 미친 세계에서 혼란은 정신이 온전한 자의 몫이다.

 

114~115

여기가 그렇다. 이게 일상이다. 깨끗이 씻겨 놓은 노인들은 아기 같이 예쁘지만 그 똥은 아기의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자주 씻겨 준다 해도 죽음과 고통의 냄새는 가시지 않는다. 여기 일하는 모두가 말한다. 나는 이 병에 걸린다면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죽겠노라고.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치매는 치매다. 누구도 도망가지 못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뇌는 날로 쪼그라들고, 몸은 날이 갈수록 약해진다. 더 괴로운 건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되는 것이다. 그땐 흘릴 눈물조차 없어진다. 왜 슬퍼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117

애초에 이 마을도 자식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만들어졌는지도. 직원들의 돌봄은 그들의 죄책감을 떨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124~125

인간의 인생은 희한하다. 아기가 자라서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었다가 늙어가면서 다시 천천히 아기가 되어 간다. 어쩌면 치매 환자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생의 과정을 거꾸로 밟아나가는 중인지 모른다.

 

127

아무도 안 보는, 자기 자신조차 보지 않는 어둠 속에서만 얼굴에 힘을 풀 수 있는 인간이 나다.

 

129~130

외부와 단절된 동네에 비정상적으로 돈이 많은 치매 환자들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겉으로는 나처럼 웃고 있지만 뒤에서는 무슨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직장동료이기에 마주치는 얼굴들이지 사실 어느 누구도 서로를 믿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130

빛나고 아름다운 청춘. 잘 모르는 사이인 나이 든 사람들이 20대인 나를 만나면 늘 하는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면 늘 나는 어리둥절해지곤 한다. 누구나 사는 건 엿 같은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사는 게 엿 같ㅌ다고 느끼는 내가 이상한 놈인 것 같았다.

 

199~200

하이에나가 어미 원숭이를 잡아먹고 죄책감에 새끼원숭이를 돌봐준다고 해서 하이에나가 아닌 건 아니다.

 

225

돈이 나를 지켜줄 수 있을 줄 알았어. 하지만 돈이 내 생활을 지켜줄 수는 있어도 나를 구원할 수는 없어······.

 

280

마치 파도가 쓸려가듯이 사람들은 앞의 뉴스를 잊어버리고 앞에 새롭게 놓인 고기들을 물고 뜯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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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달리는 십대 : 경제 ㅣ 사회를 달리는 십대
황정숙 외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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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를 받지 않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자 급락했던 코인 가격은 다시 상승한다. 도지코인을 머스크가 언급한 순간 도지코인의 가격이 들썩였다.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경제 뉴스에 ‘~코인’이 자주 등장한다. 경제는 곧 돈의 흐름을 나타내고, 돈이 곧 경제다. 경제는 어렵다고 멀리하기에는 우리 일상생활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사회를 달리는 십대 : 경제』는 십대를 위해 쓰인 경제 이야기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섯 가지 키워드, ‘기본소득, 공유경제, 빅데이터, 암호화폐, 언택트,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설명한다. 책의 저자가 수많은 경제 이슈 중 여섯 가지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현재성’과 ‘해당 주제가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라고 한다. 여섯 가지 경제 주제에 대한 이해는 사회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경제는 곧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보여준다. 경제문제는 사회 조직, 사람들의 가치관, 법,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여섯 가지 키워드에서 어떤 토론 거리를 찾아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기본소득>

‘기본소득’이라는 용어는 1953년 영국의 경제학자 조지 콜이 처음 사용했다. 기본소득은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비를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눠 주는 제도’(13페이지)다. 기본소득은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실질적인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 2016년, 스위스는 기본소득을 나눠주는 제도에 대해 국민 투표를 실시한다. 결과는 76.9퍼센트의 국민이 반대에 투표했다. 스위스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할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를 진행했고, 과반수가 넘는 스위스 국민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알래스카는 유전 개발로 얻은 수익금을 주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알래스카주는 기본소득 제도 시행 후 빈곤율과 소득 불평등 지수가 낮아졌고, 최소 7000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한다. 인도의 경우에도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는 2011년 6월부터 2012년 8월까지 9개 마을 6000명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했고, 그 결과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어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졌다. 어린이들의 출석률도 높아지고, 정상 체중을 가진 아이들의 비율도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19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과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대립한다. 기본소득제도 시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다.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그 많은 돈을 세금으로 걷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세금을 올린다면 국민들의 반발도 심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재원을 확보해야 할까?

 

 

<공유경제>

남는 방을 빌려주는 기업 에어비앤비와 승차 공유 기업 우버는 모두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남는 방을 빌려주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에어비앤비 창업자 ‘체스비와 게비아’는 여행객에서 빈방을 빌려주는 웹 사이트를 만들어 방주인과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집과 자동차는 소유한다는 개념이 강했는데 현대에 오면서 빌려 쓰는 공유의 개념이 생겨났다. 공유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있다. 경제 위기로 기업은 도산하고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쓰지 않는 물건, 빈방, 자동차 등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인터넷이나 스마트 기기의 발달은 공유경제 기업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인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되면서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더 쉽고 편리하게 교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공유경제기업은 정부와 공유경제로 인해 손해를 입는 동종업계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우버의 경우 여러 나라에서 택시 기사들이 승차 공유 서비스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수익 문제로 인해 우버와 우버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캘리포니아 교수이자 전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라이시는 우버나 리프트를 진정한 의미의 공유 경제가 아닌 고용주와 노동자가 필요할 때마다 임시로 고용 계약을 맺는 긱 경제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경제 형태에서는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 받기 어렵다고 말한다. 공유경제 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공유경제의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빅데이터>

메일이나 기사를 확인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당황했었던 적이 있다. 다른 홈페이지에서 검색했던 물건들이 광고로 떠올라 있는데 순간 ‘이게 뭐지’하면서 불쾌감을 느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냥 포기하고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나의 정보들은 또 다른 홈페이지에 떠올랐을까? 그 답은 ‘빅데이터’에 있다. 빅데이터는 ‘큰 규모의 데이터를 수집·저장·검색·분석·체계화하기 위한 도구와 플랫폼, 분석 기법을 포괄하는 용어’(79페이지)다. 기업에게 고객의 정보는 중요한 자산이다. 인터넷에서 검색어를 입력하고 글을 읽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나의 모든 행동은 데이터로 수집된다. 빅데이터 수집은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해의 문제를 안고 있다. 하루를 이동할 때 내가 쓰는 카드와 스마트폰의 위치로 어디를 가고 무엇을 얼마나 샀는지도 모든 것이 수집된다. 중국의 경우처럼 전 국민의 안면인식 정보를 수집해 활용할 때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처럼 사람이 움직일 때 모든 사물인터넷에 그 사람의 정보가 뜬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기업이나 특정 권력 기관이 빅데이터를 점령해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게 된다면 빅데이터가 개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인간의 선택에 달렸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도지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뜨겁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 카드 값은 엄청나게 올랐다. 2010년 당시 1센트도 안됐던 1비트코인은 2013년에 1151달러, 2020년에 3만 달러로 상승한다.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 상태에서 전자 파일 형태로 존재하는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은 국가가 인정한 법정 화폐가 아닌 가상화폐다. 정부가 발행하지 않고 정부의 통제도 받지 않는 가상화폐는 가상의 공간에서 통용된다. 금융시스템의 위기가 올 때 사람들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 가상화폐를 사들인다. 2021년 2월 기준으로 비트코인을 지불 수단으로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점은 전 세계에서 2만 1714개일 뿐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보안에 취약하고 거래소의 투명성이 낮아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 암호화폐가 기존 화폐처럼 지불 수단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

 

<언택트>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언택트 문화다. 언택트 문화는 코로나 19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후 더 많은 곳으로 확대되었다. 학생들은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본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원들도 회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코로나가 끝난 후에도 언택트 문화는 더 확산될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장기간 언택트 문화가 계속되면서 이러한 문화에 적응해 가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공연이나 전시를 온택트로 진행하고, 원격 교육, 원격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택트가 진행되었다. 온택트가 전 분야로 확대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도 생겨났지만, 또 사라지는 일자리도 생겨났다. 언택트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아 소외되는 사람들도 있다. 언택트 문화의 편리성과 더불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도시 환경이 변화하면서 중상류층이 도심의 낙후 지역으로 유입되고, 이로 인해 땅값과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173페이지)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 한다. 대표적인 거리가 서울 망원동의 ‘망리단길’이다. 더 값싼 임대료를 찾아 자영업자와 문화 예술인들이 망리단길로 들어왔고, 입소문을 탄 거리는 사람들이 찾는 거리로 탈바꿈한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거리를 살린 이들은 쫓기듯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 자리는 거대 자본과 수익 구조를 갖춘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차지한다. 이것은 망리단길에서 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도시를 살린 문화 예술인과 소상공인들은 쫓겨나고 자본을 투자한 개발업자, 부동산업자, 외부 투자자들만 이익을 보는 시스템이 여러 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와 영국은 정부와 지역 주민이 힘을 합쳐 거리를 지키는 정책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 성동구는 임대료 상승을 막고, 지역 상권을 위협하는 업체의 입점을 제한한다. 공공 임대 점포를 확보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를 받고 빌려준다. 서울 마포구의 경우 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세워 건물을 구매해 임대료가 오르는 현상을 막는다. 성동구와 마포구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 그리고 지역공동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놓치지 말아요>에서 ‘핫&이슈’를 실어 주제와 관련해 보충 자료를 실었다. 그 뒤로 ‘토론 논제’와 논제에 대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논거가 실려 있다. 이 논제로 토론을 직접 해보면 각 주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의 뒷부분에 주제별 자료에 대한 설명의 <참고자료>가 수록되어 있어 토론의 근거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책에 제시된 논제 말고도 직접 토론 논제를 만들어 본다면 책에서 제시한 각 키워드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를 달리는 십대 : 경제』는 경제와 관련된 여섯 가지 키워드의 핵심 내용을 청소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책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것은 경제와 연결된다. 경제에 대한 이해는 곧 삶의 이해와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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