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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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적힌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라는 문구가 마음 속 한 부분을 건드린다. ‘내 안의 두려움’, 어떤 두려움이 내 마음을 갉아먹고 있을까?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부정적이기만 한 감정일까, 이 감정은 삶을 힘들게만 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두려움은 내 안에서 겁을 만들어 내고 나는 위험하고 몸이 다칠 것 같은 곳은 가지 않는다. 이럴 때 두려움은 나를 지켜주는 감정이다. 오래된 질문에서 두려움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불안과 고통의 원인과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 삶의 존재 의미 등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과학과 종교,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생물학자와 고승 네 분이 만나 대화를 나눈다. 영국의 생물학자 데니스 노블과 한국의 고승 통도사의 성파 스님, 실상사의 도법 스님, 미황사의 금강 스님,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의 만남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What is Life?’(데니스 노블, 16페이지)

생명이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인가?’(16페이지)

데니스 노블은 생명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끊임없이 교류하는 하나의 시스템’(19페이지)이라고 정의한다. 노블의 생명에 대한 정의는 동양 사상, 특히 불교에서 말하는 사상과 유사한 면을 갖고 있다. 불교의 무아연기생명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개념이다. 노블은 불교 사상에서 생물학과의 유사점을 발견한다.

 

<삶은 왜 괴로운가?>

노블 교수와 스님들의 첫 번째 화두는 고통이다. 붓다는 삶은 생로병사로 인해 고통스럽다.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29페이지)라는 물음에 답을 얻고자 출가한다.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통의 본질을 깨달았을 때 진정한 행복은 찾아온다.

 

도법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이 고통은 왜 발생하는가,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31페이지)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이해하려는 사상이라 말한다. 문제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실상을 제대로 보아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고통스러운 일을 불교에서는 화살로 비유한다. 첫 번째 화살은 누구나 맞지만,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두 번째 화살을 피할 수 있다. 부처님의 말씀을 적은 초기 경전에는 깨달은 자는 괴로운 느낌과 접촉해도 우울해하지 않고 피곤해하지 않으며 슬퍼하지 않고 통곡하지 않으며 미혹에 빠지지 않기에 단 한 가지 몸의 고통만을 느낀다.’(41페이지)고 적고 있다. 깨달음을 얻은 자는 어떤 고통이 찾아올 때 몸의 고통만을 느낄 뿐 감정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같이 깨닫지 못한 사람은 고통스러운 순간 감정적으로 무너져 내려 감정에 매몰되어 두 번째 화살을 맞게 되는 것이다. 도법스님은 출가한 후 열아홉 살 때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아 인간과 생에 대한 실존적 고민에 빠진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경전과 법문을 공부하고, 산으로 들어가 참선 수행했지만, 10년의 수행으로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산을 내려온다. 그때부터 자기 존재와 인생과 세상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던 부처님의 삶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도법스님은 깨달음이란 세상의 참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고 확신하는 경험적 지혜’(49페이지)라는 것을 깨닫고, 이 깨달음에 맞게 삶을 만들어가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유와 평화는 해탈과 열반의 다른 이름으로, 불교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신의 삶으로 해탈과 열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부처님이 자신의 왕국을 공격해 멸망시킨 적국을 분노나 증오의 대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바라보면서 현실의 문제를 바라보고 다뤘기 때문에 분노, 증오, 불안,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부처님은 관심, 애정, 배려, 화합을 통해서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해탈과 열반을 얻기 위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깨닫고, 어떤 문제도 다 나의 문제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걸 내 문제로 바라보게’(54페이지) 되면 어떤 갈등 상황에서도 이를 편안하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에 의문이 든다. 나는 모든 걸 내 문제로 바라보게 되면 그 자체로 고통스러울 것 같은데 어떻게 편안하게 갈등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일까? 이 문제를 이해할 수 없어 나는 열반과 해탈에 들지 못하나 보다. 고통의 종류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느낌은 모두 다르다. 고통 자체로 괴롭지는 않지만, 그 고통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 괴로움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고통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체화된 불안과 공포를 불교에서는 명상, 수행, 기도를 통해 극복하려 한다. ‘감정에도 습관이 있다는 말이 놀라웠다. 감정은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반복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두려움에 빠질 때면 이건 진짜가 아니야, 내가 스스로 만든 감정이야 등’(60페이지)을 스스로에게 인지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면 두려움에 대한 항체를 만들 수 있다. 삶과 죽음은 시작과 끝의 개념이 아닌 생명 활동의 하나일 뿐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생에 대한 애착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붓다의 깨달음이고 가르침이라 말한다. 삶의 애착과 죽음의 공포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삶의 애착보다 죽음의 공포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더 힘이 든다. 나의 죽음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 부처님은 영원, 허무, 있다, 없다 등의 모든 것을 비판하고 부정한다. 부처님은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과학은 최초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은 시작과 끝, 원인과 결과, 개인과 타인을 구별 지으려 하지만 불교에서는 정해진 근본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건이 맞으면 생겨나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 이것이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사고방식이고, ‘연기라는 말로 표현된다. 이 사실을 알고 접근하는 것을 중도라 한다.

순간이 영원이고 영원이 순간이다.’(73페이지)

도법 스님은 생사는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살듯이 기꺼이 죽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과 사는 정말 동시에 존재할까? 이런 의문은 의미가 없다. 도법스님은 만약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몸속 미생물의 집단지성에 의해서 사고하고 행동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당장 숨 쉬고 걷고 먹고 자고 생각할 수 있으면 됐지’(74페이지)라는 말로 그런 의문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생과 죽음이 같은지, 의지가 나의 의지인지 몸속 미생물의 의지인지는 지금 살아서 움직인다는 사실보다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나의 에너지가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친다. 도법 스님은 사후 세계가 없다 해도 죽음 이후의 세상은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나와 후손, 더 나아가 세상을 위해서 살아 있는 순간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야 할 당위성과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성파스님은 가장 큰 병은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이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금강스님은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먼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틀이 있는지를 살펴보라고 한다. ‘~이래야 한다라는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춰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상대방이 나를 화나게 하고, 그 행동이나 말을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상대방을 현재의 상태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해답이라 말한다. 나의 틀로 상대방을 판단하지 말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면 내 마음의 반응도 달라진다. 아들 문제로 금강 스님을 찾아온 어머니의 사례를 읽으면서 나는 내 아이를 어떤 틀에 끼워 바라보고 있을까를 생각해 봤다. 나 또한 틀 안에 아이들을 끼워 넣으려 발버둥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자기의 틀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는 것은 상대에게 다른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44페이지)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틀 안에 나를 끼워 넣으려 한다면 반발할거면서 정작 나는 내 아이를 틀 안에 가두려 했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45페이지)하면 진정으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의 세포는 매초 마다 변한다. 6개월 정도 지나면 몸은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거의 다 바뀐다. 몸과 같이 정신도 계속 변한다. <<반야심경>>에서는 끝없이 변화하는 성질 때문에 세상을 이라 표현한다.

, 고정된 실체가 없다. 비어 있다.’(65페이지)

몸과 생각, 행동, 느낌, 감정 등의 변화는 살아 있음의 증거다. 변화가 살아 있는 것이라면 죽음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죽은 후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살아 있는 것일까, 죽은 것일까? 엉뚱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이다.

 

제자 만동자가 이 세계는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은가? 영혼과 육체는 같은가, 다른가? 사후세계가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붓다에게 하고 대답하지 않는 스승 붓다에게 답을 하지 않으면 떠나겠다 말한다. 이에 붓다는 독화살을 맞으면 가장 먼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붓다의 답은 인생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데니스 노블은 만동자와 붓다의 우화를 통해 우리에게 현실적인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다면,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 당면한 문제를 줄일 수 있는지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은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한다. 노블은 난자와 정자가 만나 하나의 생명체를 만들고, 그 생명체가 다시 다른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생명이 끊임없이 연장되므로, 우리 존재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명 과정의 일부라고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붓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하게 여기는 믿음이나 추측, 생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와 세계가 존재하며, 따라서 우리가 실재하는 그 어떤 것도 실재하지 않는다’(82페이지)라고 답한다.

 

도법스님은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84페이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바로 답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답이 바로 나오지 않으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목숨 걸고 지켜야 할 가치 있고, 세상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도법 스님은 내 생명’(85페이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순간 멈칫, 바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중요한지, 나의 아이가 중요한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물음처럼 난감한 선택이다. 하지만 내 생명과 아이의 생명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선택하라면 무조건 아이의 생명이다. 나는 아이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 아이에게도 더 긴 시간이 돌아가길 희망한다.

만물의 모든 것은 늘 주체이자 객체인 것입니다.’(113페이지)

오른손과 왼 손은 각자의 손으로 두 개이지만 하나의 몸에 연결되어 있어 하나가 된다. 이와 비슷하게 너와 나라는 존재는 서로 독립되어 있지만 동시에 하나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함께 살아야 한다. ‘오른손과 왼손,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은 각자의 역할이 있는 동시에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불교에서는 불이 사상으로 이원론적 사고방식을 지양한다.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다, 흑과 백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라는 말로 표현한다.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다.’(91페이지)

생겨나는 것도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더러울 것도 깨끗할 것도 없으며, 늘어나는 것도 줄어드는 것도 없다’(92페이지)는 말로 실제로 정확히 나누어서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인 언어로 구별할 수 없는 것을 나누어서 구별한다. 이렇게 임의로 규정한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틀에 갇혀 생각하게 된다. 언어의 틀에 갇힌 생각은 실재를 보는 눈을 가려버린다. 언어로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표현할 수 없다. 이것이 언어의 한계다. 도법 스님은 나와 타인과 세계는 하나이니, 모두 더불어 살아야’(97페이지) 삶이 괴롭지 않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원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불교의 불이사상에 따라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 당신, 우리 모두가 바로 부처다, 인간은 누구나 다 부처다.’(125페이지)

도법 스님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다 할 수 있다는 것, 즉 살아 있다는 것’(127페이지)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한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127페이지)라는 존재가 가장 멋지고 완전한 존재이니 온전하게 살라고 한다. ‘인간이 곧 부처다라는 말은 인간이 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존재 자체가 기적’(128페이지)이라는 말에 마음이 찡하고 울린다. 다른 무엇도 어떤 조건도 필요 없이 오직 존재하는 것만으로 기적인 존재, 그것이 인간이다.

 

성파스님은 타인이 정해 준 이름과 자신의 존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타인이 붙인 이름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름이란 내 존재와 연결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내 존재의 중심에 이름이 있고, 이름을 중심으로 세상에 내가 존재한다 생각했던 나에게 성파스님의 이름과 자신의 존재가 서로 다르다는 말은 내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름이 없을 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도 아니면서 왜 나는 이름이 내 존재를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했을까? 그건 아마도 타인을 기준으로 타인이 나를 부르고, 이름으로 나를 기억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중심이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이름은 서로를 구별하는 수단이 된다. 이름을 뗀다는 것은 결국 타인의 평가와 구별에서 자유로워지라는 말로 해석된다.

 

승묵스님은 우리의 삶은 연속적으로 이어진 점이 선을 이루듯 계속되는 찰나가 이어진 것이라고 한다. 눈 깜빡할 사이의 찰나의 연속이 삶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면 존재하지 않을 것을 망각한 채 삶이 영원할 것처럼 욕망에 사로잡히고 번뇌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시간은 흐른다. 너무나 빨리 흐르는 시간에 깜짝깜짝 놀란다. 젊을 때는 시간이 너무 길고 느리다 느꼈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찰나의 순간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무섭다. 성파스님은 찰나의 순간 온전히 깨어 있어야 이치를 체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데니스 노블은 생명은 과정이 중요하고 과정으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 생명 활동 과정이 일어나지만 죽는 순간 이 과정은 멈춘다. 에너지가 소멸되는 순간 유전자를 통제해온 시스템도 사라진다. ‘생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재 그 자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말한다. 생명은 상호 우호적이며 협동적이라는 데니스 노블의 주장은 기존의 생물학자들의 비판을 받는다. 노블은 동일한 유전자가 각각 근육세포, 간세포, 뼈세포 등으로 나뉘는 것은 세포가 만들어질 때 유전 정보 중 어떤 부분이 더 활동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유전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분자, 세포, 장기, 조직을 연결하는 교류시스템을 통해서 유전자가 하는 일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생명은 몸 안에 있는 수많은 요소가 상호작용하면서 반응하는 과정으로 유지된다. 불가의 가르침도 시스템 생물학의 접근 방식과 유사하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과정이라 말하고 있다.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상대적인 작용을 통해 기능한다는 것이 데니스 노블이 주장하는 시스템 생물학의 핵심이다. 이 주장은 불교의 가르침에도 들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원효대사의 저서 <<금강삼매경론>>에 실린 과일과 씨앗를 소재를 쓴 시(109~110페이지). 씨앗이 식물을 키워내고 그 식물에서 열매가 맺히는 과정의 반복적인 순환 과정에서 생명의 순환을 엿볼 수 있고, 이는 인간이 DNA를 사용해서 인간을 만들고 DNA는 인간을 사용해서 DNA를 다시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한다. 생명의 핵심은 씨앗과 열매’, ‘사람과 DNA’, 둘 사이의 관계다. 생명을 가진 인간은 의식을 갖고 있다. ‘내 안의 무엇이 의식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은 없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고정된 실체가 존재하느냐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불교의 무아개념과 비슷하다. ‘무아는 산스크리트어로 아나트만’, 초기 불교에서 사용한 팔리어로는 아나타. 고정된 실재로서 나는 없고 모든 것은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개념이다. 데니스 노블은 이 개념이 시스템 생물학과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노블은 몇 년 전, 유전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과 교류가 일어나는 수를 계산했다. 그 결과 ‘2곱하기 1072,403제곱으로 이 숫자를 다 적으려면 책의 30쪽이 넘게 필요하다고 한다.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특별한 존재가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소중하게 진지한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노블의 생각이다.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지라’(131페이지)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연결된다.

 

금강스님은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119페이지)을 보이는 현재의 상태뿐만 아니라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과거의 시간과 모든 것들의 관계성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는 것이라 말한다. 그대로 볼 줄 아는 지혜를 불교에서는 중도라 부른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차별하지 않는 습관을 만들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119페이지)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파악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내 안의 고정관념과 편견이 자꾸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는 생각보다 너무나도 단단해 쉽게 깨지지 않는다. 옳지 않은 틀이라면 어떻게든 깨부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나는 책을 읽으면서 계속 이것을 깨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참선 명상은 마음을 다스리고 습관을 바꾸는 수행법이다. 노블 교수는 명상이 삶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참선 수행의 개념과 원리를 탐구한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과 참선 명상법을 알려준다.

 

금강스님은 부처님이 든 연꽃을 보고 미소 지은 제자 가섭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번뇌와 망상이 없는 마음으로 꽃을 든 부처님과 그 마음을 이해한 가섭의 미소를 말하는 염화미소는 말로 통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깨달음을 전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꽃을 보면 예쁘다 생각하는 순간 사진을 찍고 꽃말을 찾아본다. 꽃의 본질을 보는 것이 아닌 꽃에 나의 생각과 마음을 투영하게 된다. ‘본질을 본다는 것은 하나의 현상을 보더라도, 거기에 연관되어 있는 수많은 것들을 함께 보는 것’(138페이지)이라고 한다. 꽃을 보더라도 꽃을 자라게 한 햇빛, 빗물, 바람 등을 떠올리는 것이다. 본질을 본다는 것은 그 대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생각이 중심이 아닌 그 대상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걱정이나 불안, 이기심, 괴로움은 본래 마음에는 없었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마음에 때가 묻어 이러한 마음이 생겨난다. 창문을 닦듯이 마음의 때를 깨끗이 닦고 평화로운 본래의 마음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마음에 묻은 때를 깨끗이 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아무리 닦아도 흉터처럼 흔적은 남을 것 같다. 그럼에도 마음의 때는 닦아주어야 더 큰 상처로 남지 않는다. 마음의 때를 씻어내기 위해서 마음을 쉬게 해주는 방법으로 금강스님은 수행을 이야기한다. 수행을 하면서 불필요한 감정, 망상, 고민거리, 집착 등을 비워낸다. 엎드려 절하는 것은 나를 내려놓고 비워내는 것으로 낮은 자, 비우는 자, 나누는 자의 삶’(145페이지)을 실천하는 행위다. 일상을 떠나 낯선 곳에 머무는 시간은 일상의 고단함을 잊게 하고 마음의 고요를 찾아준다. 번뇌와 망상이 일어나거나 감정이 격해질 때 천천히 걷거나 멈춰서 살짝 아래쪽을 내려다본 채로 호흡하라고 한다. 들이마시는 숨으로 맑은 공기와 청량한 기운을 받아들이고 내쉬는 숨으로 탁한 기운이나 감정을 내뱉는다.

무념, 무상, 무주’(171페이지)

달마대사의 여섯 번째 제자인 육조 혜능대사가 한 말로 선이라는 마음의 상태를 무념, 무상, 무주라는 말로 표현했다. 번뇌와 망상이 없는 무념, 고정된 생각이 없는 무상,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마음을 무주라 한다. 어디에도 물들지 않은 우리 본연의 마음으로 돌아가 참선을 한다. 참선을 할 때 자신에게 맞는 자세(174~177페이지, 참선 자세 참고)로 조정해서 앉는다. 하지만 이때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다섯 번째 척추를 바르게 편다. 안정된 자세로 앉은 다음 코로 숨을 아랫배까지 깊게 빨아들이고 다시 천천히 코로 내쉰다. 호흡에 맞춰 숨을 들이마시면 의식이 저 아랫배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내쉴 때는 의식이 숨을 따라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을 반복한다. 호흡을 따라가는 의식을 바라보고 있는 의식을 라고 지칭하고, ’를 바라보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화두를 놓고 끝없이 되풀이해 묻는 것이 참선 수행의 기본이라 한다. 자신에 대한 궁금증이 강해질수록 좋고 나쁨을 분별하는 마음, 욕심내는 마음, 주변에 끌려가는 마음, 또한 내가 옳다고 하는 마음까지도 무너진다. 내 마음이 다른 데 끌려가지 않도록 나 자신에게 붙여두어 챙기는 것으로 이것을 마음 챙김이라 한다. 잡념이 사라지고 집중력이 생기면서 고요하고 맑은 마음을 갖게 되면서, ‘무념, 무상, 무주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참선을 하는 이유다.

정관스님은 자존심과 시기, 질투 같은 마음이 자유로운 생각의 흐름을 막는다 말한다. 남과 비교하는 삶은 틀에 갇히고 타인을 의식하는 마음에 지배를 당하게 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사람은 끊임없이 욕망한다. 욕망하는 마음이 일어날 때면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고통의 불씨가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깨달음을 얻게 되고, 해탈과 열반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불교에서 깨달음을 주는 우화 십우도’(148~151페이지)는 잃어버린 소를 찾아 떠나는 목동의 이야기다. ‘자아혹은 참된 나를 의미한다. 소를 찾아 집으로 돌아왔지만, 목동은 소와 자기 자신까지 모두 잊고 무아의 경지에 이른다.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완전한 해방의 경지에 이른다. 이 우화는 나를 잊어야 나의 근원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주자가 음악을 연주할 때 자신을 잊을수록 연주하는 행위를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온전히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데니스 노블은 이러한 상태를 불교에서 무아를 통해 해탈에 도달하려는 상태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소를 타고 소를 찾는다.’(154페이지)

불가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애쓰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소를 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소를 찾고 있는 것으로, 깨달음은 소를 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 말한다. 소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을 깨달은 부처라 하고, 소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을 무지한 중생이라 한다. 무지로 인해 문제가 일어나고 자신을 고통스럽게 한다. 도법 스님은 현대인들이 많은 지식을 알고 있음에도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무지하다고 한다. 소를 타고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수행, 참선, 기도 등을 통한 자기 성찰경전을 읽거나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소를 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불교에서는 화두를 던지고 화두에 대한 선문답을 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집중과 각성의 힘이 생겨나 가짜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진정한 삶의 변화는 저 멀리 특별한 장소에서가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발 딛고 선 자리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195페이지)

 

붓다는 타인의 말에 휘둘려 노예로 살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창조하는 주인으로 사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가르친다. 삶은 내가 마음먹고 행하는 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삶의 주인으로 살 것인가, 누군가의 종으로 살 것인가는 나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삶의 주체다. 도법스님은 내 마음대로 살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모두에게 좋도록 살아야 진짜 주인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진정한 자유인, 무해인’(201페이지)으로 살기 위해서는 세상을 위해 자신이 가진 열정과 역량을 바칠 수 있어야 한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자주 했다. 이것이 나의 바램이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자유인은 되지 못했다. 세상을 위해 자신이 가진 열정과 역량을 바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길은 아직도 까마득하게 멀기만 하다.

매일의 일상이 바로 인간이 소유하고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신비고 기적이고 불가사의다.’(206페이지)

삶이 평화롭고 행복해지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기 위해서 만족감을 느껴야 한다. 진짜 인생이 무엇인지 알아야 지혜롭게 살아 갈 수 있다.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지금 나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고, 그리고 그 소중함을 깨닫고 만족할 때 우리는 평화롭고 행복해질 수 있다. 화엄종을 창시한 의상스님은 살고 있는 공간을 가꾸는 일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모두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온 우주를 가꾸는 행위라 얘기한다. 내 삶의 터전을 가꾸는 것이 곧 우리 모두의 삶을 가꾸는 가장 대단하고 특별하고 중요한 작업이라 말한다. 도법스님은 삶의 터전, 삶의 현장을 떠난 수행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내 삶의 터전을 가꾸는 것이 최고의 참선이자 수행이라고 한다. 도법스님은 꽃과 풀꽃을 통해 선택과 소외에 대해 이야기한다. 선택과 소외는 차별과 싸움의 원인이 되고, 평화를 깨트린다. 존재 하나하나 모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이 바람직한 삶이다. 세상은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라도 없어지거나 함부로 취급하면 모든 생명이 영향을 받는다.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이 우주의 존재법칙이고 생명의 질서다.

 

금강스님은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행복하다고 말한다. 타인이 바라보는 내가 아닌 내가 바라보는 나에 초점을 맞추어 나의 행복을 생각해야 한다. 타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타인과 나를 비교하면 행복할 수 없다. 자신이 중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수많은 생각이 흩어져 있으면 번뇌와 망상이지만, 그 마음이 하나로 모이면 자연스럽게 지혜가 된다. 두 손을 모은 합장은 내가 가진 모든 생각을 하나로 모아 지혜를 만들어내기 위한 중요한 수행법이다. 그와 같이 합장은 나와 타인이 소통하고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와 타인은 서로 비교하는 대상이 아닌 서로 소통하는 존재다.

일기일회, 평생 단 한 번의 만남, 생애 단 한 번의 기회’(245페이지)

지금 이 만남이 세상에서 단 한 번의 인연이고 단 한 번의 기회이기 때문에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일기일회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새롭고, 잘해보고 싶은 의지가 생겨난다고 한다. 금강스님은 어떤 일과 사람이든 다가오는 모든 것을 당당하게 맞서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살아내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다. 인연은 움직이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생기는 일이란 없다는 것이다. 받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고, 그 인연과 함께 베풀고 나눠주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무엇을 먹는가는 곧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준다고 정관스님은 말한다. 음식은 성품, 인격, 몸과 마음의 변화,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육체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활용해야 한다. 사찰음식은 정적이고 맑고 고요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정관스님은 무엇을 먹는 것만큼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음식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게 도와준다. 발우공양은 자기 수행의 하나이고, 여럿이 먹는 대중공양은 개인적인 수행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라 한다.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곧 자신이 깨달은 바를 함께 하는 것과 같다. 정관스님은 텃밭에 씨앗을 뿌려놓고 가끔 한 번씩만 봐줄 뿐 손대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둔다. 작물도 인간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눈과 비를 견디고 자연 그대로 자란 작물을 채취해 만든 음식은 몸과 마음이 조화롭게 정화시켜주고 마음을 치유해준다. 정관스님은 레시피에 따라 만든 틀에 박힌 음식은 재미없는 음식이고 죽은 음식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찰음식에는 정해진 레시피가 없다고 한다. 같은 식재료도 성장 과정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모두 다른 재료라 한다. 같은 재료도 언제, 어떤 마음으로 요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이 된다는 것이다. 음식의 본연의 맛을 꺼내기 위해 양념도 과하게 쓰지 않는다. 정관스님은 음식을 만들 때 시절 인연에 따라 식재료에 마음을 함께 두고 있다고 한다. 스님은 음식에 나를 함께 두는 것은 때마다 달라지는 음식을 통해 때마다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된장이 자연스럽게 시간과 자연에 의해 발효되는 것처럼 수행도 스스로 알아가고 스스로 익혀가고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라 한다. 수행을 통해 자기 자신의 실재를 알아가고 그 단계를 넘어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고 평화로운 마음이 되는 상태가 된다. 발효된 장에 의해 새로운 음식이 재탄생하듯 수행을 통해 나라는 존재도 재탄생된다.

 

모든 것이 다 수행입니다.’(227페이지)

승묵스님은 특별한 수행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상이 수행이라 말한다. 늘 지금 여기에 깨어 있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이 수행을 연습하는 장소가 된다.

 

성파스님은 과학과 종교의 가르침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인간과 삶, 우주의 진리를 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은 모든 인류에게 해당되는 진리이고, 어디든지 다 통할 수 있다고 한다.

 

데니스 노블은 유전자가 이기적이다라 주장하는 도킨스와 생물학자들의 주장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어떤 유전자는 좋고 어떤 유전자는 나쁘다는 잘못된 생물학 유전 이론이 사회인류학적으로 파괴적이고 끔찍한 재앙으로 이어졌다 말한다. 이기적 유전자 이론은 생의 본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키우고 이기주의적 태도를 정당화 시킬 수 있다. 노블은 유전자는 좋고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존재가 아니고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시스템 생물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연은 경쟁의 대상이 아닌 협력하는 대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연은 더 이상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이어져 있다.

 

<오랜 의문에 답을 찾다>

데니스 노블은 한국에서 만난 스님들의 가르침을 유대감의 철학이라 말한다. 이 만남을 통해 삶에 대한 두 가지 메시지의 중요성을 확신하게 된다. ‘사회적 관계의 붕괴와 인간 소외로 인해 세상 사람들 모두가 겪고 있는 괴로움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우리가 이기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불교 철학과 명상 수행법은 괴로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나 자신의 삶의 통제권은 유전자가 아닌 자신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깨닫고, 삶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생물학자 데니스 노블은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론에 반박해 시스템 생물학 이론을 주장한다. 시스템 생물학 이론과 불교의 유사점을 발견한 노블은 한국의 스님들을 만나 불교의 가르침을 듣고, 시스템 생물학과 연결점을 찾는 여행을 한다. 시스템 생물학은 어떤 하나의 생물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그 시스템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 채 서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이해하는 학문’(288페이지)이다. 생물이라는 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다. 생명이란 우리 안에 여러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것이라는 것이 노블의 주장이다. 노블은 인간과 동물, 식물 등을 총체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에서 시스템 생물학과 불교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오래된 질문을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두려움이란 감정에 대해 생각했다. 결국 두려움이란 것도 무지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 대해서 성찰하고, 두려움의 실체를 정면으로 바라본다면 두려움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체를 보지 않고 그림자만을 바라본다면 커다란 그림자의 크기에 압도되어 그것의 실체를 볼 수 없다. 데니스 노블은 시스템 생물학을 통해 인간의 몸의 모든 부분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연결되어 있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또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상호작용하는 관계라 말한다. 이러한 노블의 이론은 불교 고승들의 말 속에도 들어 있다. 세상을 바라볼 때 편견이나 고정관념의 틀로 바라보지 말고,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주체는 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삶의 주체로서 존재하는 는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려고 한다. 오래된 질문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스님들의 말씀은 이해하기 쉽기도 했지만, 어떤 내용은 바로 이해되지 않아 읽고 또 읽었다. 오래된 질문은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때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코로나로 독서모임이 힘들지만, 모임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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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감정 - 최상위 부자가 돈을 대하는 6가지 태도
이보네 젠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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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나를 비추는 가장 완벽한 거울이다!’(책표지)

 

모두가 부자가 되기를 욕망한다. 돈에 대한 이야기를 대놓고 하면 속물적이고 계산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사람들은 돈 얘기를 대놓고 하지 않는다. 왜 우리는 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돈의 감정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알고 사랑하고, 그 다음 돈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돈이란 삶에서 왜 필요하고 돈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무엇이 달라질까?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돈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고 있을까? 질문의 답을 책을 읽는 동안 찾아보려 한다.

 

돈의 감정에서는 존중, 공감, 사랑, 관심, 가까워지기, 실험 정신’, 여섯 가지 요소는 돈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한다. 사람과의 관계, 자기 자신과의 관계, 돈과의 관계에서 이 여섯 가지 요소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자는 자기 자신을 대하듯 돈을 아끼고 소중히 다룬다. 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전 자기 자신부터 파악하라고 말한다.

 

<존중 : 돈은 모든 관계를 비추는 완벽한 거울>

돈은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는 객관적인 수단이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벌기, 쓰기, 저축하기. ‘돈을 벌어본 적 있는가, 돈을 써본 적이 있는가, 돈을 저축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두 라고 대답했다면 돈을 관리할 능력이 충분하다. 만약 아니오라는 답이 나왔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돈 관리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돈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돈과 관련된 모든 일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를 해야 한다라는 말은 압박감을 주고 거부감을 줄 수 있으니 하고 싶다또는 한다로 표현을 바꿔서 사용하라고 말한다. 말에 하지만을 붙이면 서로 연관 없는 것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로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방해한다. ‘하지만그리고로 바꾸면 한 가지 주제를 두 가지로 명확하게 분리함으로써 각 주제를 개별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돈 관리를 할 때 원하는 소망과 꿈을 위해 필요한 돈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이야기 하면 인생의 목표가 더 명확해진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목표를 수치화하기 위해 하고 싶은 일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적어본다(55페이지).

 

<공감 :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돈을 대하는 법>

억눌린 감정은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자유롭게 흐르게 하면 감정으로 인해 속상할 일은 없다.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야 한다. 두려운 감정에 사로잡힌 순간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는 방법’(73페이지)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방법을 적고 있다. 이어서 두려움을 인정하고 두려움에 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방법으로 그럼 무슨 일이 생기죠?’(74페이지)라는 질문을 다섯 번 자기 자신에게 해보라 말한다. 질문을 반복하면서 두려움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질투란 감정은 친밀하고 개인적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은 부정적으로 간다면 상대방을 시샘하고 질투하는 마음으로 가게 되지만,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부러운 점을 배우는 과정에서 삶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저렇게 했지?, 정확히 무슨 일을 한 거지?, 내가 닮았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은 다음 그 자리에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을 자세하게 적어본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목표가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할 때는 과감히 포기하고 나에게 맞는 목표를 재설정한다.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은 자신이 세운 규칙이나 선을 지키지 않았을 때 느끼는 감정과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 느끼는 감정으로 나뉜다. 진정한 부끄러움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부끄러움의 이유를 찾고 실수를 바로잡게 해준다.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돈을 쓰기 때문에 돈 문제는 감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돈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돈을 향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나치게 몰입해서는 안 된다.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일어나는 감정을 그대로 인식한 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돈을 어디에 썼을 때 기분이 좋았는지 분석해야 지출 패턴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기분을 분석하기 위해 돈을 쓸 때 느끼는 감정을 -10~+10의 범위로 수치화해서 감정 척도를 적어보라 한다. 지출의 네 가지 유형을 부족, 회피, 중립, 충만’(91~92페이지)으로 분류해서 감정의 척도를 측정한다. 물건을 살 때 생기는 감정 척도를 측정해 감정 가계부를 쓰고 평가하는 과정을 계속한다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사랑 : 돈을 내 것으로 만드는 최고의 결정>

자신을 대하듯 돈을 대하라고 한다. 나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포용하면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돈을 현명하게 사랑하는 방법으로는 돈을 사랑하겠다고 결정하기, 자신에게 친절하기, 호기심 갖기, 문제 행동을 멈추게 하는 질문 던지기가 있다. 내가 허용할 수 있는 것과 허용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없는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아무런 경계가 없이 생활하다 보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돈을 쓰지 않기 위해서 평상시에 지출 한계를 설정하는 방법을 정해둔다. 책에서 예시로 들고 있는 지출 한계를 설정하는 법은 기분이 좋아지는 일에만 돈을 쓴다. 24시간을 기다린다, 아직 돈을 받지 않았지만 돈이 이미 있는 것처럼 쓰지 않는다, 돈을 벌 기회여도 찝찝하면 벌지 않는다’(133~135페이지)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지출 한계를 설정하는 방법을 정해둘 필요가 있다. 마음이 안정될수록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책에서는마음을 여는 방법, 사랑 명상법’(136~138페이지)을 소개하고 있다.

 

<관심 : 돈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

주변에 대한 관심은 건강한 관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골치 아픈 문제를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돈에 무관심해진다. ‘배우자와의 관계, 나 자신과의 관계, 돈과의 관계에 무관심하게 되면 이 관계들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게 된다. 관심을 기울여야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질 때 그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관계에서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과 말을 해야 두려움과 불안감은 사라지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돈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지출만큼 수입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 돈을 버는 이유와 수입의 종류, 수입이 들어올 때의 감정의 척도를 평가해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161페이지 연습해보기표로 한 달간 돈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돈이 들어올 때마다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를 체크할 수 있다.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수입 창출을 막는 것은 생각이라고 한다. 불가능한 이유만을 생각하지 말고 가능한 부분을 생각해야 돈을 벌 수 있다. 돈이 많아지면 문제가 생긴다는 잘못된 생각은 돈을 벌지 못하게 방해한다. 돈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돈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빚은 가급적 빠르게 갚으라 한다. 빚을 갚는 방법으로 채무 금액을 월 상환액으로 나누어 상환하는 눈덩이 부수기 방법을 예시로 들고 있다. 빚은 갚고 저축을 하는 것은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가까워지기 : 돈과 친해지는 법>

돈에 대한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감정가계부를 쓰는 동안 자연스럽게 돈에 관심을 갖게 되고 돈을 잘 알게 된다. 돈이라는 친구가 집 앞까지 왔지만, ‘신용카드, 체크카드, 온라인 뱅킹과 앱이 가로막는다. 저자 이보네 젠은 현금을 쓰는 것을 죽어도 싫어하는 내담자에게 만원을 일주일 동안 몸에 지니고 다니게 한다. 그 결과 내담자에게서 돈이 더럽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돈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카드보다 현금으로 계산하게 되면 돈을 더 적게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현금으로 계산할 때 소비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돈에 대한 감정을 들여다 보고 감정에 다가가 불쾌한 기분이 사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해 보라고 말한다. 연습하기 나에 대한 평가 적어보기’(212페이지), ‘나 자신과 친해지기’(215페이지)는 나를 먼저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내 감정을 먼저 알아야 돈에 대한 감정도 들여다 볼 수 있다. 하루 일과를 적어보고, 그 일을 할 때의 감정 척도를 체크한 후 생략할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교환할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은지에 대해 적어본다.

 

<실험정신 :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과정>

특정한 루틴은 삶의 안정감을 주지만, 새로운 체험과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루틴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패나 실수가 두려워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새로운 것을 알아갈 기회를 놓치게 하고, 잘못된 길로 계속 가게 만든다. 시작했으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맞지 않아도 우선 끝까지 가본 후 다른 길로 가면된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다시 점검하게 된다.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과 경험을 해보라고 한다. 돈과의 관계를 다루기 위해서도 새로운 실험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고 각 행동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기어모델’(244페이지, 연습해보기-252페이지 참고)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쉬운 작은 목표로 나눈 후,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마다 자신에게 상을 주는 생각에 더 다가가기’(254페이지 연습해보기 참고)를 나의 상황에 적용해본다. 이 실험을 하면서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본다. 생각이 감정과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생각과 행동과 결과를 변화시킬 수 있고 더 나아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오고 마음과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

 

돈 관리를 위해 필요한 통장을 알기 위해 <나에게 맞는 통장 만들기>에서는 ‘6개의 통장, 5개의 통장(생활비 통장, 소원 통장, 비상금 통장, 노후대비 통장, 종잣돈 통장), 3개의 통장, 저자가 사용하는 혼합 통장(일반 통장, 세금 통장, 투자 통장, 수입 끊겼을 때 대비한 통장, 기부통장)을 소개하고 각각의 방법에 대한 장단점을 적고 있다. 통장을 만들 때 통장에 이름을 붙이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통장에 있는 돈을 사용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수입에서 고정 비용을 제한 후 항목별로 예산을 나눈다. 처음부터 너무 복잡하게 세우지 말고 3~5개의 항목만 설정하는 것이 좋다. 개별 항목의 예산을 4주로 나눠 일주일 동안 쓸 수 있는 예산을 점검한 후 그 안에서 지출하는 습관을 들인다.

 

원하는 것을 상상하라’(296페이지)

원하는 것을 상상하고 말로 표현할 때 상상이 현실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의 상상은 항상 현실과 멀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돈의 감정을 읽고 난 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확하게 알려고 하지 않고 회피만 하던 나에게 돈이란 두렵고 불안한 존재였다. 왜 항상 월급 통장은 며칠이 되지 않아 텅장’(텅 빈 통장)이 되곤 하는 걸까를 고민했었는데 모든 원인은 나의 무지에서 출발한다. 구체적인 목표보다 막연한 기대와 환상만을 갖고 있었고, 그렇기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돈은 쓸데없는 곳에 지출되고 꼭 필요한 곳에 흘러들어가지 못했던 것이다. 돈의 감정은 나에게 돈에 대한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책이다. 이 마음이 얼마나 갈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현재 돈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나 자신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돈은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겠지만, 없을 때 불편하고 불편함을 넘어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돈을 아끼고, 돈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맺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행한 삶을 살지 않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다. 나와 같이 항상 돈이 없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돈의 감정을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해결방법을 알려주어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물고기를 나눠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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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
카트린 파시히.알렉스 숄츠 지음, 장윤경 옮김 / 부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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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려주는 역사서는 많다. 하지만 이 역사서는 평범하지 않다. ‘시간여행이라는 테마를 현실 속으로 끌어들여 시간을 거슬러 역사의 현장에 직접 방문할 수 있다는 전제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시간 여행을 현실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사실적으로 이야기 한다.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이 책은 역사 가이드 북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만약 내가 시간 여행이 가능한 시기에 산다면 그리고 여행을 떠난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여행사와 계약을 할 것이다. 시간 여행은 정말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우리는 어느 한계점까지 여행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시간 여행이 진행되는 상황을 가정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를 위해 쓴 책이다.

 

안전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 지구 역사를 100만 년 단위로 끊어 가며 전 대륙을 여행할 수 있게 된 시대가 왔다.

 

< 1부 취향대로 떠나는 테마 여행 >에서는 각각의 테마에 맞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첫 여행지로 가장 무난한 곳은 만국박람회. 박람회는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새로운 것을 소개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어색하고 서툰 행동, 현지 화폐에 대한 경험 부족, 전시품에 대한 무지한 질문 등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1851년 런던’, 최초의 박람회가 열린다. 만국박람회는 새로운 과학기술과 산업 기술을 소개하는 곳이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자신들의 문명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 식민지 사람들을 전시하기도 했던 어두운 역사를 갖고 있다. 박람회의 또 다른 볼거리는 건축물이다. 새로운 기법과 자재로 지어진 박람회장을 보는 것도 박람회를 찾아가는 이유 중 하나다. 다음 여행 테마는 주말여행이다. ‘1350~1450년의 그라나다, 1750~1800년의 나폴리, 기원전 3000~기원전 2000년의 스톤헨지를 소개한다. 나는 이 중 나폴리를 선택할 것 같다.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냄새가 나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하층민이지만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활화산인 베수비오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여행지다. ‘잊혀진 나라를 테마로 한 여행지는 동독이다. ‘동독이라는 나라는 유토피아적 공상 과학 비전이자 사회주의가 꿈꾸는 미래의 정점’(77페이지)처럼 보인다는 말을 듣고 미래를 상상하면 어둡고 암울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가라앉는다. 동독의 거리에서 들리는 소리와 냄새까지 상상될 정도로 동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음 테마는 과학이다. ‘4개의 도시로 떠나는 과학여행의 첫 번째 도시는 파도바. 1600년대 파도바에는 최초의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고 세 아이의 아버지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살고 있다. 목성 위성 발견 이후 갈릴레이는 메디치가문의 궁정 수학자 겸 철학자로 임명되어 안정적인 생활에서 연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된다. 지동설을 주장하고 망원경을 발명해 목성의 위성을 발견한 위대한 과학자 갈릴레이,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갈릴레이의 모습이다.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천문학자를 경쟁자로 생각해 격론을 벌이는 갈릴레이의 모습은 상상하지 못했지만 이런 모습도 이상하지는 않다. 학문을 연구하고 하늘을 관측하면서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가 중요한 시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여행지는 행성의 위치와 궤도를 간단명료하게 표로 정리한 마리아 쿠니츠가 있는 슐레지엔과 지표가 대격변이 아닌 점진적인 변화로 형성된다는 지구의 동일과정설을 주장한 제임스 허턴이 살고 있는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중심지 에든버러다. 제임스 허턴이 살았던 시대의 에든버러에 방문한다면 허턴의 이론 형성에 도움을 준 솔즈베리 크랙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어쩌면 허턴과 함께 오이스터 클럽 회원이었던 데이비드 흄과 벤저민 프랭클린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자연계에서 대칭성과 보존 법칙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뜻하는 뇌터 정리의 주인공 에미 뇌터1930년대에 괴팅겐에서 살았다. 괴팅겐은 에미 뇌터 이외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을 배출한 곳이다. 하지만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괴팅겐의 황금기는 끝이 난다.

 

중세 유럽을 테마로 여행을 떠날 때 가장 힘든 점은 위생문제다. 아이슬란드는 온천 덕분에 그나마 위생 상태가 양호하다. 현대 아이슬란드어는 1000여 년 전에 통용된 고대 노르드어와 매우 유사해 최소한 읽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방문객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이지만 땅이 척박해 식량 조달이 어렵다는 단점은 있다. 중세 유럽에서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그곳의 기후와 지형, 역사적 사건과 질병 등에 대해서도 미리 체크해야 한다. 음악을 테마로 하는 여행의 목적은 음악의 원곡을 직접 듣는 것이다. 현대의 녹음 시설이 없던 과거에 연주되던 음악은 원작자가 의도한 템포로 연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메트로놈의 개발로 음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지만, 메트로놈의 재질과 상태에 따라 속도가 변하기 때문에 이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현대 사람들이 듣는 대중음악처럼 과거에도 대중들이 들었던 음악이 존재했을 것이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의 대중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고대 국가들의 기록은 후대에 전해지지 못했다. 그런 나라들은 역사 속에서 사라졌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진다. 그 중 어떤 나라들의 기록은 유럽정복자들에 의해 왜곡되어 전해지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문명은 마야와 아즈텍 문명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사라진 문명은 왜곡된 기록과 일부 유적이 남아 현대인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다. 고대 국가보다 더 오래전 과거, 플라이스토세는 마지막 빙하기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시기다. 지구 자기장이 뒤바뀌는 이 시기에 나침반은 쓸모가 없다. 멸종된 동식물과 현존하는 동식물을 함께 볼 수 있고, 다양한 레포츠와 캠핑을 체험할 수 있다. 화산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화산 폭발을 현장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이어서 여행의 테마별로 공룡시대, 과거에 일어난 천재지변의 현장(동물 종의 4분의 3이 절멸된 칙술루브 지역 운석 충돌, 화산폭발 등), 전쟁터로의 시간 여행을 소개하고, 여행의 위험성과 주의사항을 적고 있다. 만약 과거로 이주해 정착하고자 한다면 그곳의 장점과 단점을 따져보고 장점이 단점을 넘어서는지를 파악한 후 결정한다. 과거로 떠나려는 구체적인 이유와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주하려는 지역의 경제상황과 법체계, 주거 환경과 자연환경 등을 점검한다. 시간 여행을 떠날 때도 만약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 지역에 정착해서 살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2부 과거로 돌아가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서는 시간 여행에 관한 잘못된 신화와 편견, 그리고 주의사항을 적고 있다. 시간 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신화는 첫째, 시간 여행은 타임머신이 이미 있는 시대로만 갈 수 있다. 둘째, 과거로 여행을 가면 어려진다. 셋째, 과거로 가는 길은 단 하나만 있으며, 우리가 지나온 바로 그 길뿐이다. 넷째, 과거로 여행을 하면 텅 빈 공간에 내려앉게 된다. 다섯째, 과거로 떠나면 현재의 존재는 연기구름으로 변해 사라진다. 여섯째, 과거에서 나비 하나를 죽이면 전체 역사의 흐름이 달라진다. 일곱째, 과거에서 조심성 없이 자기 자신과 만나면 두 버전의 자아는 논리의 연기로 사라진다. 여덟째, 과거로 가서는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된다. 아홉째, 시간 여행자들은 세상을 구할 의무가 있다. ‘시간 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신화를 이야기하면서 그 신화에 대한 반론을 이어서 말한다. 타임머신이 없어도 과거로 가는 길을 찾았기 때문에 기차 여행을 하는 것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도 어려지지 않고, 과거로 떠나는 여러 길이 존재한다. 시간 여행은 지표상의 위치에서 끝을 맺기 때문에 텅 빈 공간에 떨어질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 여행은 어느 정도의 시간은 걸리지만 몸이 연기처럼 사라지거나 변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 여행하는 사람의 행동이 역사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여행 중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자신과 만나도 사라지거나 무엇인가가 변하는 일은 없다. 시간 여행을 할 때 무엇인가를 훼손하거나 가져오거나 두고 오는 것도 안 된다. 시간 여행 중 세상을 구한다는 의무로 악인을 죽이거나 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 속 악인을 죽인다 해도 그보다 더한 악인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엇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

 

역사는 우연히 서로 공간과 시간을 통해 연결된 사건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라 한다. 역사가 어떤 목표를 갖고 진보한다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 ‘유명한 역사적 실수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244페이지)라는 말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에 반하는 말이다. 시간 여행자가 세상을 개선하기 어려운 이유는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아주 느리게 받아들이는 속도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로 여행을 떠난 시간여행자가 과거에서 페니실린이나 자전거와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해도 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다른 재료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다. <시간 여행에서 만나 봐야 할 사람들>에서는 위인전 속 유명한 발명을 실행으로 옮기거나 완수하는 과정에서 단 하나의 결정적 요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인물들을 소개한다. ‘대륙 이동설을 증명해내지 못한 알프레드 베게너, 모스 부호와 전신기를 개발한 새뮤얼 모스, 웃음 가스인 아산회질소를 마취제로 사용한 마취제의 창시자 호레이스 웰스, 남극으로 탐험을 떠난 로버트 팰컨 스콧과 체리개러드’,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지 못했거나 모험을 실패해 목숨을 잃었다. 이론이나 발명의 증명과 모험의 성공을 거의 다 완수한 상태에서 한 가지를 증명하지 못하거나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다. 시간 여행자가 이들을 만나서 이들이 실패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의문이 든다.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배웠거나 교육을 통해 배운 내용들을 과거로 떠난 여행에서 그곳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무심코 말하게 될 수도 있다. 이 대화로 인해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무심코 말했다면 어디에서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이런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더 이상은 저도 잘 몰라요’(285페이지)라고 대처하라고 한다. 18<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야 한다>에서는 알아도 모르는 척 해야 될 내용들에 대해 적고 있다. ‘남극, 북극, 지구, 지구 핵, 표석, 지문, 박쥐, 고문, 생식, 생식주기, 지리, 조석, , 동성애, 위생, 예술, 생명, 월경, 유성, , 종교, 태양, 모기, 더위, 선거권, 치아, 철새에 대해서 아는 척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시간 여행을 떠날 때 현지의 온도를 알아야 한다. 너무 덥거나 추운 곳에 아무런 대비 없이 간다면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없다. 여행지의 바람, 직사광선, 지열을 피할 수 있는 공간에 온도계를 설치하고, 하루 동안 기온을 날짜와 장소, 시간과 함께 기록해서 현지의 온도를 체크한다. 강수량, 적설량, 산불 화산 폭발, 소행성 충돌 등의 기상 현상도 체크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관측 도구를 현지인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래에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면 기상청은 지금보다 더 바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부 시간 여행자를 위한 필수 여행 정보>에서는 과거의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하고, 여행을 할 때 어떤 정보를 알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과거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곳의 풍습과 관습을 배우고, 의사소통을 위해 기본적인 언어 지식을 갖춰야 한다. 만약 어렵다면 가이드나 통역사와 함께 여행을 해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시간 여행자들은 검증된 위조 신원을 갖추고 여행지에 어울리는 복장, 시대와 장소에 맞는 예절과 관습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받고 출발한다. 시간 여행을 떠나 자기소개를 할 때 진짜 신분을 말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과거로 갔을 때 신분을 상류층으로 위장하면 별난 행동을 해도 면책 특권을 누릴 수 있고, 현지 수행원을 고용할 수 있다. 신분을 위장할 때 그 신분에 맞는 행동과 복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지의 화폐와 화폐단위, 지불 방법 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22<계산해 주세요>는 각 시대에 지불 수단이 되는 화폐의 종류에 대해 설명한다. ‘시대별 나라별 날짜와 시간 표기 방법과 이동 수단과 시간, 숙박 시설, 복장, 음식과 식사 예절, 마시는 물, 씻고 빨래하는 데 쓰는 물, 질병과 전염병, 여행 전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준비해야 한다. 질병에 걸린 상태로 여행을 떠날 경우 질병을 여행지에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의료적인 문제와 질병에 관한 정보는 여행 전에 반드시 체크한다. 화장실의 종류와 사용법도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당황하게 된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갈 때 가지고 간 것은 반드시 다시 가져오고, 여행지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말아야 한다. 유일하게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은 추억과 사진뿐이라 말한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시간 여행이 가능한 시대에 필요한 여행 안내서다. 이 책에서는 주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다. 지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과거의 역사와 시간 여행에 필요한 과학적 지식, 여행지에서의 질병과 전염병, 치료법 등에 대한 의학 지식, 지구의 역사와 지리적 특징을 알려주는 지구학과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알 수 있다. 읽는 동안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많았고, 기존에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있어 즐겁게 읽었다.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나에게 이 책은 시간 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책을 읽었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테마별 여행지와 시간 여행에서 주의할 점과 여행을 가기 전에 챙겨야 할 여행 정보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책의 첫 부분 <타임머신을 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시간 여행에 관한 짧은 역사>를 읽을 때는 여러 이론과 학자들이 설명되어 있어 조금 어려웠지만, 1<취향대로 떠나는 테마 여행>부터는 다양한 여행지와 역사를 알 수 있어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방구석 시간 여행자를 위한 종횡무진 역사 가이드는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면 꼭 필요한 책이다. 역사와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고, 무한한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발췌글

13

지금 우리는 시간 여행의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첫 문장)

 

22

역사를 흘러간 과거로 단정하는 사람은 역사란 어딘가 지루하고 정적이며 죽어 있다는 생각을 고수할 것이다. 아니면 영국의 역사학자 이언 모티머의 말처럼, 아예 다른 방향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도 있다 과거를 (일어난 일이 아니라) 무언가가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상상하는 즉시, 역사를 완전히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40~41

직관은 시대에서 우위를 점한 생각에 영향을 받아 깊이 새겨지며, 세계에 대한 최상의 해석이 직관적으로 옳다고 여겨지기까지는 종종 얼마간의 시간이 걸린다. -중략- 오랫동안 언쟁과 다툼을 벌이고, 기이하고도 엉뚱한 초안을 세우고 또 내버리고 나면, 과학이라는 학문은 언젠가 제대로 된 미래에 내려앉을 것이다. 그리고 한참 뒤에, 정말 모든 것이 전연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129

우리는 위리 시대의 어린아이다. 우리 중 대부분은 우리 시대의 리듬과 선호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이 새겨진 채로 살아간다. 현재는 무자비한 독재자다. 현재에 대항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133

우리 대다수는 학교에서 역사의 극히 일부만을 배운다.

 

149

오늘날 더 이상 자연 그대로의 진짜 야생은 없다. 현재 우리가 야생또는 황무지라 부르는 지역도 대부분은 오래된 문화 경관이며, 아니면 기근이나 추방 같은 역사적 곤경에 처하면서 텅 비어버린 경우다. 자연 속에서 모험을 경험하고 싶다면, 옛날이든 지금이든 인간의 현존 여부가 일일이 기억되지 않는 공간을 찾는다면, 과거로 떠나야 한다.

 

190

전쟁과 전투가 역사에서 특별히 결정적이라 여기는 이들은 소동과 불화처럼 눈에 잘 들어오고 강하게 이목을 끄는 무언가에 쉽게 현혹되는 사람들이다.

 

198

과거로 가서 정착할 생각을 품고 있다면, 그 전에 당신이 과거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돌려받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199

현재가 주는 즐거움과 만족을 모두 누릴 수는 없다. 대신 과거만의 특전이 따로 있다. 과거로 이주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242~243

역사는 우리의 바람보다 훨씬 더 많이, 우연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역사는 계획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목표도 없는, 볼품없는 무질서 그 자체다. 그러므로 역사에서 모든 걸 포괄하는 거대한 구조를 찾는 일은 별로 의미가 없다.

 

243~244

역사는 우연히 서로 공간과 시간을 통해 연결된 사건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망, 즉 네트워크다. 우리 모두는 네트워크 안에 있는 매듭이다. 현명한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있으며 훌륭한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제로 무언가가 달라지려면 아이디어가 적당한 곳에서, 마땅한 때에, 그리고 적절한 머릿속에서 떠올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디어는 사라지고 만다.

 

244

역사는 그저 몇몇 장소 및 선택된 시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항상 벌어진다. 역사의 발걸음은 끊임없는 진보도 아니며, 정해진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도 않는다. 역사에는 진보도 목표도 없다. 이들 둘은 인간이 디딜 발판을 위해 고안된 신화다.

 

305

오늘날 우리가 도달한 지식의 수준은 단순히 이전의 모든 지식을 더한 합에 몇몇 새롭고 현명한 깨달음을 추가한 결과물이 결코 아니다. 과거는 단지 기억에서 사라진 민속 관습이나 언어 또는 설명되지 않은 돼지 여물통 정도만을 지니지 않으며, 현재에 정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를 망각된 이론, 지식, 아이디어 그리고 정보까지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 질문을 건넴으로써 현재는 더욱 현명해진다. 그러므로 과거로 가서 질문을 던져 보자. 아니면 적오도 주의 깊게 들여다보도록 하자.

 

319

과거의 사람들에게는 우리에게 다소 낯설 수 있는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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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트리플 4
임국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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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만화 감상, 음악 듣기, 게임에 쏟았다. 명백히 열심히 보고, 듣고, 했다. -중략- 누군가에게 내보이기 어쩐지 부끄럽거나 흔한 내용이지만 부정할 수 없이 내가 깊이 사랑한 일들이었다.’(133페이지)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이야기에 등장하는 세기 말을 살아가던 11살 소년과 소녀는 서로에게 거리를 둔 채 만화를 함께 보면서 멀지만 또 가까운 사이가 된다. 만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가 된 두 사람 사이에 지수라는 친구가 등장한다. 지수를 좋아했던 소년은 소녀와 지수가 뽀뽀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둘과의 관계를 끊는다.

 

용서 안 할 거야. 절대 못 해.”(39페이지, 만경)

 

세 사람의 친구 관계는 끊어지고 셋은 각각 홀로 외로운 존재가 되어 지내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을 살아간다. 어른이 되어 소녀의 소식을 들은 소년은 더 이상 소녀에게 아무런 감정도 관심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녀는 만화를 좋아하고 BL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연인에게도 숨긴 채 결혼을 준비하고, 소년을 계속 떠올릴 것 같다고 예감한다. 소년의 형이 말한 것처럼 소녀는 소년을 좋아했던 것일까?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투니버스를 함께 봤던 소년과 소녀의 우정과 소년의 짝사랑, 소녀와 소녀의 동성 간 풋사랑을 이야기한다.

 

<코인노래방에서>에서 연인과 장범준 이야기를 하다가 코인 노래방에 들어간 나는 학창 시절 동경하고 좋아했던 정우를 떠올린다. 자존감이 낮았던 나는 자신을 못생기고 못났다 생각하고 잘생기고 밝은 정우가 되고 싶어 한다. 정우에 대한 마음은 깊어졌지만 어느 순간 그 감정을 깨달은 후 둘의 사이는 멀어지고, 결국 친구 관계는 끝이 난다. 추억에 잠긴 나는 연인에게 자신과 정우와의 관계와 자신이 정우에게 느꼈던 감정을 모두 털어놓는다. 비밀을 말하고 난 후 정우도 자신을 좋아했을 것이라는 연인의 말에 불쾌함을 숨기지 못하고 화를 낸다. 비밀을 털어놓은 후 연인이 자신을 떠나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괜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던 나는 연인의 손이 닿자 안심하고 깊은 잠에 빠져든다. 나와 정우가 가졌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우정과 사랑의 경계라는 것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억은 보글보글><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의 등장인물 만경과 수진의 형과 오빠인 원경과 도진의 이야기다.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가 만화를 소재로 소년과 소녀의 우정을 이야기했다면 <추억은 보글보글>은 게임을 소재로 두 소년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만경과 수진도 그렇지만, 원경과 도진의 관계도 진정한 우정이라 말할 수 있는지 헷갈리지만 말이다. 도진은 부모의 이혼으로 집안과 동생을 돌봐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한 것은 원경도 마찬가지다. 도진과 원경은 게임을 통해서 친해져 함께 게임을 하면서 서로에게 의지한다.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원경은 물건을 훔치는 도벽을 갖고 있다. 이 일로 도진은 충격을 받고 아버지에게 심하게 혼이 난다. 원경과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한 도진은 원경을 찾아가고 둘은 아무런 사과와 용서의 과정 없이 모든 일을 덮고 지낸다. 하지만 이 일로 도진은 원경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들킬까봐 힘들어한다.

 

우리는 사과나 용서 없이 다시 붙어 다녔다. 그전과 다를 바 없는 절친한 친구로 지냈다. 그게 문제였다. 그래선 안 됐다. 정확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하고 화해했어야 했다. -중략- 내가 저지른 말고 행동에 지석해서 상처를 받는 이유는 그것이 거짓 없이 순수한 증오였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던 사람을 진심으로 경멸하고 혐오했다. 원경이 그 사실을 알아챘을까 봐 두려웠다.’(119페이지)

 

그래서 원경을 만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과거 얘기를 계속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를 떠올리고 싶지 않은 원경은 도진과의 만남을 꺼리게 된다. 사고로 다친 도진의 메시지를 받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원경은 도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중고등학교 때 만화에 빠져 살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내가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투니버스나 극장에서 본 나에게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에서의 익숙한 제목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코인노래방에서>에 나오는 가수들의 이름 또한 익숙해 더 몰입해서 작품을 읽었다. <추억은 보글보글>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익숙한 게임들이 등장해 흥미롭게 읽었다. 임국영의 작품은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단순히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란 지난 일이라 잊어버리면 그만일 수 있지만, 과거가 현재와 미래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의 만경은 과거의 기억 속 수진에 대한 생각을 끊어냈지만, 수진은 옛 기억 속 만경의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코인노래방에서>의 나는 동성 친구를 좋아했던 감정을 현재의 연인에게 말하고 현재의 연인에게 버림받을 것을 걱정한다. 잠이 드는 순간 닿은 연인의 손끝에서 과거를 털어내고 현재의 연인과의 미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추억은 보글보글>에서 도진은 계속 과거를 이야기한다. 초반에는 과거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뒤로 가면서 어쩌면 원경에게서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원경이 자신의 도둑질로 인해 힘든 일을 당한 도진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았다면 도진은 원경과의 관계를 악연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경과 친구 사이가 틀어질 것을 걱정해 참았던 도진은 원경을 원망하고 증오하는 마음에 괴로워한다. 어쩌면 도진의 죽음이 사고가 원인이 아니라 도진이 삶의 끈을 놓아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되어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까웠다. 과거를 단순히 흘려보내야 하는 것만으로 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일수도 있다. 나는 과거를 흘려보내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과거를 들춰내어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을 위해 나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답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임국영 작가의 첫 소설은 과거의 작가와 작가의 생각을 녹여 만든 누군가에게 보내는 신호다. 우주로 쏘아올린 디지털 신호처럼 작가는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 누군가가 작가와 개인적 관계로 연결된 사람일수도, 책을 읽는 독자일수도, 아니면 미지의 세계에 존재할 누군가에게 일수도 있다. 작가는 우리에게 어떤 신호(메시지)를 보내고 있을까?

 

우주 너머 다른 시공간에서 반짝이고 있을 

당신에게 미약한 나의 시그널이 닿았다면 

반갑게 맞아주길 부탁드린다.’(138페이지)

 

 

발췌글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6

외행성 전사들이 나타났다.(첫 문장)

 

14~15

신체적인 성장조차 다 마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가져다 대기 가혹한 말이었지만 타고난 재능이란 늘 이런 식이었다. 시작한 지 이른 시기에 있고 없고 여부가 두각을 보이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가 어떤 경지까지 가닿을 수 있을지 대강 가늠이 되고 마는 가능성의 기대치.

 

42

어릴 적 보던 만화가 성장 이후의 세계를 꿈꾸게 만들었다면 웹소설은 성장을 모두 마치고 난 뒤의 세계를 보여줬다.

 

<코인노래방에서>

50

연인의 장난은 대체로 즐거웠지만 때로는 말도 안 나올 만큼 곤란했다. 생각지도 못한 본심을 들춰낼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눈치가 없는 것인지 알면서도 부러 그러는 것인지 연인은 나 스스로 알아채지 못했거나 애써 외면하려던 진실을 파헤쳤다.

 

64

열등한 내가 내 처지를 이해할 수 없는 우월한 누군가와 교감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에너지보다 더 많은 기운을 소진해야만 했다.

 

65~66

너는 애가 너무 비장해. 왜 자꾸 답을 내려 해? 언제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정답을 찾는 거야. 확실하지 않은 것은 불안하니까. 단단하고 불변하는 걸 원해.

 

<추억은 보글보글>

86

돌보는 사람이 없는 집이란 보일러를 켜도 서늘했고 귀청이 찢어질 것처럼 고요했다.

 

108

세계가 급변했다. 새로운 그래픽과 시스템을 장착한 게임이 연일 발매되었다.

 

119~120

어떤 기억은 내가 받은 상처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준 모욕으로 이루어져 평생 따라다닌다. 삶의 변곡점에서, 누군가에게 비난받고 처지가 비루해지는 모든 순간마다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인생이 그때부터 망가진 것은 아닐까 하는 비약이 자꾸 돋아났다.

 

123

승자는 모든 것을 거머쥐고 패자는 모조리 다 잃기 마련인 세계에서 도진은 싸우지 않고 승자가 되고도 모든 걸 내줬다.

 

<꿈의 우주를 유영해>

132

나는 무엇을 얼마만큼 좋아하는 사람인가. 그것을 어떻게, 왜 좋아하는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이런 질문에 골몰한 까닭은 아마 취향에 관한 정확한 문답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지점을 드러내고 개인과 타자의 경계를 구분 짓는 결정적인 요소라 믿었기 때문인 것 같다. -중략- 나는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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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교육이 막막한 선생님을 위한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 - 화상 수업부터 온라인 수업 도구를 한 권에
최재학.조주한.최경일 지음 / 제이펍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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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시작한 온라인 수업이 이제는 익숙한 수업이 되었고, 온라인 수업에 이어 실시간 화상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온라인 개학을 통한 학습 방법 3가지 유형은 콘텐츠 제시형 수업, 과제 제시형 수업,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는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쓰인 책이다. 1장부터 6장까지 화상 수업 준비, 온라인 수업 시작,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온라인 수업 안내,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한 교육, 선생님들이 자주 겪는 문제, 화상 수업 활동 사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1장 화상 수업 준비>에서는 화상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장비와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다. 실시간 화상 수업에 필요한 장비와 플랫폼, 줌에 대해서 설명한다. 화상수업을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도구는 컴퓨터, 웹캠, 마이크, 화상 회의 프로그램이다. 화상 회의 프로그램은 노트북, 데스크탑, 크롬북, 태블릿, 스마트폰’(18페이지)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서 접속이 가능하다. 교사의 경우 화면이 큰 PC나 노트북을 준비하고, 키보드, 마우스, 듀얼 모니터나 판서를 위한 펜을 준비한다. 컴퓨터에 부착하는 카메라인 웹캠은 노트북의 경우에는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지만 데스크톱 PC의 경우에는 준비해야 한다. 교사의 음성을 입력하는 장비인 마이크의 종류와 화상 수업에 사용하기 좋은 마이크를 표(22페이지)로 정리해놓았다. 마이크 제조회사, 형태, 단자 및 용도, 출시년도, 추가기능, 가격까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컴퓨터 추천 기종과 추천하는 웹캠도 기종별로 표로 정리되어 있다. 화상 수업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화상 수업 플랫폼 종류인 , 구글 미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온더라이브의 기능별 차이를 분석한 표(26페이지)는 각각의 플랫폼을 비교할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2장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 시작>에서는 수업을 시작하기 전과 수업 중에 필요한 줌 플랫폼 사용 방법과 진행 과정을 사진과 설명을 통해 알려준다. 화상 수업을 시작하기 전 스피커와 마이크 상태를 체크한다. 257페이지~114페이지에서는 줌 수업을 시작하기 전의 준비 과정부터 수업 진행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순서대로 설명한다.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책을 보고 수업 중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업 자료인 파워포인트 자료를 공유하는 방법과 주석 기능으로 필기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학생들끼리 조를 나누어 각자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회의실기능도 있다. 원활한 화상 수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교사의 보조 모니터, 화면 녹화, 가상 배경 설정, 참가자를 꾸며주는 비디오 필터, 재미있는 효과를 줄 수 있는 스냅 카메라 설치방법을 알려준다. 메뉴를 이동하거나 원하는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단축기 모음(126~127페이지)을 활용하면 수업 진행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장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 시작>은 교사가 준비하고 진행하는 온라인 수업을 설명했다면 <3장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온라인 수업 안내>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온라인 수업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과 마음가짐을 설명한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은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스마트 기기, 교과서, 필기도구를 준비한 후 플랫폼에 로그인해서 입장한다. 수업 중 자료나 사진을 외부에 공유할 때 저작권과 초상권 침해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화상 수업을 할 때 학생이 지켜야 하는 예절과 학부모들이 준비해야 할 내용을 적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스마트 기기 사용을 걱정하는 학부모를 위해 자녀의 스마트 기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과 인터넷 주소도 설명하고 있다.

 

학급 관리, 수업 관리, 화상 수업, 협업 문서 작성 및 파일 공유, 학습 피드백, 기타 수업 기능 보조는 학교와 학급에서 필요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능이다.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항목을 체크하고 각 기능에 필요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4장 효율적인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한 교육>은 온라인 교육에서 필요한 플랫폼 기능을 정리하고, 각 기능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온라인 플랫폼 주소와 사용법을 적고 있다. 각 기능별로 필요한 플랫폼과 수업도구가 표와 마인드맵으로 정리되어 있어 교사가 바로 선택해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4장에는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플랫폼이 실려 있다.

 

<5장 선생님들이 자주 겪는 문제 Q&A>에서는 교사가 수업을 진행할 때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과 해결 방법을 적고 있고, <6장 화상 수업 활동 사례>는 온라인 수업 실제 사례와 모형을 설명한다. ‘학생의 수업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 각 수업 과정별(도입단계, 전개단계, 정리단계) 학습 내용과 적합한 온라인 도구, 수업 유형(온라인 강의식 수업, 온라인 토의 수업, 온라인 협동학습, 온라인 문제 중심 학습)에 따른 온라인 수업 도구 활용 방법과 수업 사례, 과목별(국어, 수학, 사회, 과학, 음악, 미술, 체육, 창의적 체험활동, 특별활동) 온라인 수업 방법과 사례의 모든 과정이 자료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는 실시간 화상 수업의 시작부터 수업 설계, 수업 사례, 수업에 활용하는 도구, 온라인 플랫폼 등에 대한 모든 것이 설명되어 있어 실시간 화상 수업을 처음 시작하는 교사부터 이미 진행하고 있는 교사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온라인 수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힐 수 있고,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 19로 온라인 수업이 본격적으로 모든 학교와 강의에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졌고, 이렇게 쌓인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온라인 수업에 대한 많은 책이 출간되었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는 모든 것이 익숙해진 지금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책이다. 코로나 19가 끝나더라도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과 더불어 계속 진행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온라인 수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와 같은 온라인 수업 가이드 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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