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
잇폰기 도루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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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과 기자의 공개토론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걸까요? 미디어에 실릴 공개토론 내용은 진실만을 이야기할 것인지, 그 안에 거짓은 없는지 찾으면서 읽으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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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 왕과 사대부, 그리고 사관마저 지우려 했던 조선 최초의 자유로운 사상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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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대의 금기가 되었다.’(12페이지)

 

청나라가 혼란스러운 시기 효종은 북벌을 논의한다. 하지만 얼굴에 난 종기가 원인이 되어 급서하면서 북벌 계획은 무산된다. 효종의 뒤를 이은 현종은 북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윤휴는 <대의소>를 올려 선왕(효종)의 뜻을 받들어 북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나라에 반란을 일으킨 세력과 연합해 청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서인들은 북벌 논의 자체를 금기시했다. 명나라를 받드는 것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워 임금을 폐위시킨 서인들은 왜 북벌 논의를 금기시했을까?

 

병자년 후금이 청으로 개칭한 후 정묘년에 맺은 형제 관계를 군신관계로 바꾸자 요구한다. 정묘호란을 겪은 조선은 9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윤휴는 강화도로 들어가는 방안만을 가지고 있는 대청 정책을 지적하는 상소를 적지만 어린 나이에 말을 삼가야 한다며 말리는 모친의 말을 듣고 올리지 못했다. 병자호란으로 인조가 청에 항복했다는 소식을 들은 윤휴는 통곡하면서 과거에 응시하지 않겠다 말한다. 만약 벼슬을 하더라도 이 치욕을 잊지 않겠다 다짐한다. 이후 윤휴는 경서를 읽고 또 읽으면서 공자와 맹자 등을 스승 삼아 학문을 탐구하고, 학문 실력을 듣고 찾아온 사대부들과 학문과 시사를 논하기도 한다. 효종의 북벌 의지는 양병보다 백성들을 살리는 양민이 중요하다’(85페이지)는 이유로 효종의 군비 강화책을 반대하는 서인들에 의해 가로막힌다. 효종은 북벌을 주장하는 윤휴를 등용하기 위해 벼슬을 제안하지만 윤휴는 계속 효종의 제안을 거절하고 조정에 나서지 않는다. 효종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북벌은 더 이상 논의되지 못한다. 효종의 죽음을 둘러싸고 인조의 계비 자의대비 조씨의 상복 착용 기간을 놓고 예송논쟁이 벌어진다. 송시열을 중심으로 한 서인들은 효종이 둘째 아들이라는 이유로 자의대비의 상복 착용 기간을 1년복(기년복)으로 주장한다. 이에 윤휴는 왕실의 법도는 사가의 법도와 다르기 때문에 3년복이 맞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예송논쟁이 격해지자 현종은 예송에 대한 논쟁을 금지시킨다. 서인들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맹렬하게 공격하고 이들과 교류하는 사람들까지도 공격했다. 서인들이 3년복설을 주장하는 인물들을 죽이거나 귀양 보내고 그들을 고립시키려 하는 상황에서도 왕조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윤휴는 이 주장을 꺾을 생각이 없었다. 서인들의 세력이 왕보다 더 컸던 시대를 살아가는 윤휴에게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 것은 학문이었다. 1차 예송논쟁 이후 현종 15년에 현종의 모후 인선왕후 장씨가 승하한다. 인조의 계비 자의대비 조씨의 상복 착용 문제가 다시 논쟁거리로 떠오른다. 15년 전 1차 예송논쟁이 함께 공론화되기 시작한다. 현종은 신료들에게 1차 예송과 2차 예송의 근거를 말하라 지시했지만, 이들이 든 근거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았다. 분노한 현종은 왕보다 자신들이 속한 당을 우선시 하는 관료들을 대거 물갈이한다. 이 시기 현종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해 결국 현종은 승하한다.

 

열네 살에 즉위한 숙종은 1차 예송 논쟁으로 인해 쫓겨났던 남인들을 불러들인다. 허목과 함께 윤휴에게도 관직을 제수하지만 윤휴는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사양한다. 윤휴는 숙종의 부름을 여러 번 거절하다 북벌을 위해, 그리고 왕의 부름에 계속 거절하기 힘들어 조정에 출사한다. 윤휴는 북벌을 위해 백성들이 함께 하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신분에 따라 다른 재질로 호패를 가지고 다녔던 호패제를, 모두가 종이로 된 지패를 가지고 다니는 지패제로 바꾸는 정책을 시행한다. 윤휴는 지패법과 함께 양반들도 군포를 부담해야 한다는 호포법 시행을 주장한다. 하지만 양반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호포법은 시행되지 못했다. 둘째, 서자들에 대한 차별 철폐를 주장한다. 적자와 서자를 막론하고 사대부가의 자제들은 총부에 소속시켜 군역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우수한 자들을 관리로 등용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이 또한 사대부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시행되지 못한다. 셋째, 북벌을 위해 전차 제작을 주장한다. 기병 중심의 청나라 군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전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조정 신료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고 만다. 넷째, 만과를 실시해 신분과 관계없이 무과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휴가 제안한 만과는 북벌 인재를 구하는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것이다. 윤휴가 제안하는 대부분의 정책은 북벌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윤휴의 제안들은 서인과 남인 탁남의 반대에 가로막히고, 북벌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숙종으로 인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자신이 제안한 정책들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시행 후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윤휴는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인들은 남인에게 뺐긴 권력을 되찾기 위해 남인 허적과 윤휴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허적의 서자 허견을 모함해 허적을 끌어내리려 했다 실패하고, 윤휴가 금송을 베어 집을 지었다는 혐의를 씌우지만 입증하지 못해 무혐의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숙종의 마음은 남인에게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오삼계의 난은 오삼계의 죽음으로 인해 와해되기 시작한다. 이때 조선에서는 소현세자의 후손을 왕으로 추대하려한다는 흉서가 올라오고, 송시열의 문인 송상민은 송시열을 옹호하고 남인을 비난하는 상소를 올린다. 흉서의 장본인 이유정과 그 가족은 사형을 당한다. 이유정의 흉서의 책임을 송시열에게 묻고 처벌하려 했지만 숙종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숙종은 서인들을 잘못 건드렸을 때 왕위에 위협이 될 것이 두려워 송시열을 처벌하지 않고 남인 정권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숙종은 조종 대신들을 서인들로 교체한다. 힘을 얻은 서인들은 남인들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허적의 아들 허견을 역모죄로 몰아 허적을 잡아들이는 데 성공하지만 허적의 죄를 입증해내지 못한다. 서인들은 아들 허견의 부녀자 겁탈사건의 재수사를 열어 그 사건을 빌미로 허적을 사사한다. 유배되어 있던 윤휴도 대비를 조관하라고 했다는 것과 부체찰사가 되어 병권을 잡으려 했다는 것을 혐의로 서울로 압송한다. 윤휴의 죄를 입증하지 못한 서인과 숙종은 윤휴를 형신하지만 끝내 죄를 밝히지 못하고 다시 유배형을 내린다. 서인과 숙종은 그를 반드시 죽이기 위해 여러 공작을 시도하고 억지에 가까운 이유를 들어 윤휴에게 사약을 내린다. 북벌을 꿈꾸며 백성들의 곤궁한 삶을 위해 노력했던 윤휴의 더 나은 조선을 만들고자 하는 꿈은 결국 무산되고 그는 죽임을 당한다.

 

지패법과 호포법’, ‘서자들에 대한 차별 철폐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윤휴의 의견에 찬성하지만, 북벌에 대해서는 찬성할 수 없다. 두 번의 호란으로 가장 많은 고통을 받은 것은 백성들이다.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전쟁 준비를 위한 많은 자금과 물자가 필요하다. 이를 감당하는 것 또한 백성들의 몫이다. 청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하지만 조선이 과연 청나라의 군사력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다시 청나라에 패배한다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것도 백성들이다. 윤휴는 백성들이 북벌에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여러 법과 정책을 시행하거나 제안했지만, 과연 백성들이 북벌에 찬성할지도 의문이다. 내가 만약 그 당시를 살고 있는 백성이라면 전쟁에 찬성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북벌에 대한 생각에는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사상과 사대부의 의무를 주장하고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꿈꿨던 윤휴의 사상은 현대에도 모두가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백성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했던 유학자 윤휴의 삶은 당시에 인정받지 못했지만, 현대의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금기시 되었던 윤휴의 이름을 기억해야 하고, 기록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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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매틱스 2 - 유휘, 히파티아 편 매스매틱스 2
이상엽 지음 / 길벗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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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닐 때 수학은 배우면 배울수록 수학은 어렵다’, ‘수학은 재미없다라는 생각이 점점 더해졌다. 교과목 중 중요 과목이기 때문에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미친 듯이 공부했지만, 재미는 없었다. 지금도 나는 수학은 피하고 싶은 과목이다. 학부모가 된 나에게 수학은 또 다른 고민을 안긴다. 나와 같이 아이들도 수학을 어려워하고 재미없는 과목이라 생각한다. 수학은 왜 이렇게 재미없는 과목이 되었을까? 이상엽 작가는 수학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를 알면 나와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게 될까수학은 왜 공부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매스매틱스 2는 왜 수학적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위나라의 수학자 유휘와 알렉산드리아의 수학자 히파티아를 만난 설이이자 사라는 여러 생을 살아가는 인물로 매 생마다 수학을 연구하고 수학자와 함께 한다. 수학자 유휘와 히파티아의 이론과 삶과 그들의 생각을 통해 수학적 사고 능력이 왜 필요한지를 설이이자 사라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한다.

 

<에피소드 3 유휘 시대>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장군 강유의 동생 강설은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다. 설이의 전생이었던 서연에게 수학은 유일한 즐거움이자 자랑거리였다. 필기구가 귀해 오빠를 따라 군영으로 온 설이는 필기구를 구해 수학 공식을 적어 내려간다. 다음 날 설이는 오빠와 함께 다시 군영으로 제갈량을 찾아간다. 촉나라 재상 제갈공명은 수학적 지식이 관리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학문이라 말한다.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수학이 필요하다 생각해 설이에게 유휘를 찾아오라는 임무를 내린다. 설이가 유휘를 찾아 나선 길에서 만난 장사치들은 세금 계산법을 잘 몰라 관리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빼앗겼고, 나라를 세우는 공을 세운 병사들은 자신들이 포상으로 받은 토지를 빼앗긴다. 이들 모두가 수학을 알았다면 자신의 것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위기의 순간마다 도움을 준 진태와 헤어진 후 설이는 유휘를 찾기 위해 유휘의 책을 파는 서점을 방문한다. 수학책을 읽었냐는 설이의 질문에 서점 주인은 수학은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된다고 답하면서 수학 공부는 사치일 뿐이라 말한다. 설이는 수학적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지만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하지 못한다. 서점 주인에게서 유휘가 사는 마을을 듣고 길을 떠난 설이의 앞을 진태가 가로막는다. 진태는 설이가 촉에서 넘어온 첩자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부터 미행을 했던 것이다. 진태와 함께 유휘를 찾아간 설이는 유휘에게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에 유휘는 수학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해 현명하게 사는 법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유휘는 설이를 따라 촉나라로 가겠다는 답을 하면서, 그 전에 구장산술 집필을 마무리 짓고 가겠다고 말한다. 위나라의 진태는 유휘를 등용하고자 하는 사마의의 뜻을 전하지만 유휘는 거절한다. 진태는 유휘의 제자가 되어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유휘의 구장산술 정리가 거의 마무리됐을 때 설이는 제갈공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제갈공명의 죽음으로 촉나라는 혼란한 상황에 놓이고, 이 소식을 전해준 진태는 설이에게 위나라로의 귀순을 제안한다. 설이는 홀로 유휘의 집을 나선다.

 

제갈량과 사마의가 살았던 시기는 전쟁으로 혼란한 시대였다. 혼란의 시기를 틈타 부패한 관리들은 백성들을 수탈하고 수학적 지식이 없는 백성들은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도적이 되는 이들도 생겨난다. 이러한 시기에 관리들에게도 수학적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제갈량은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구장산술 주해본을 쓴 유휘를 등용하려고 했다. 비록 제갈량의 죽음으로 유휘는 촉나라로 가지 못했지만, 위나라 진태는 수학의 필요성을 깨닫고 사마의에게 유휘의 존재를 알리고 그를 등용하려 한다. 고대 중국의 수학자 유휘의 저서 구장산술 주는 서양의 유클리드 원론에 준하는 수학 서적으로 평가받는다. 이야기는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는 설이가 구장산술 주해본을 쓴 유휘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야기에서 주로 다뤄지는 구장산술은 동시대 그리스 수학과 비교했을 때 기학학과 수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산술과 대수 분야는 그리스 수학을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장산술에 실린 250여 개의 문제들은 농,,공업,행정,토목,건축,교통,수송 등 실제 사회생활 전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계산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에피소드 4 히파티아 시대>

위나라 호숫가에 있다 의식을 잃은 설이는 알렉산드리아의 사라라는 이름으로 다시 깨어난다. 알렉산드리아 학교의 히파티아 교수님에게서 기하학을 배우고 있는 사라는 히파티아의 도움으로 학비를 면제 받으면서 수학을 배울 수 있었고 학생대표로도 임명될 수 있었다. ‘점성술과 수학의 관계라는 주제의 과제를 하기 위해 자료를 찾던 사라는 점성술사들이 추천한 히파티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수학대계 주해본을 찾아 읽는다. 책을 읽고 난 후 체계적으로 서술된 수학책이 어떻게 인간의 운명과 나라의 흥망성쇠를 점치는 점성술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게 된다. 사라는 합리적인 수학과 종교적인 믿음인 점성술이 서로 공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에 대해 히파티아는 수학이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한다는 것부터가 사실은 애초에 종교적인 믿음에 불과’(155페이지)하다고 답한다. 그리고 이어서 맹목적인 믿음을 합리적인 이해로 바꾸는 것이 바로 수학’(156페이지)이라 말한다. 수학과 점성술에 대한 대화 이후 히파티아는 사라를 자신의 조교로 임명해 함께 연구실에서 생활하면서 수학이론들을 연구한다.

 

키릴로스 대주교는 모든 수업에서 이론의 근거를 성서에 둘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학교로 보낸다. 히파티아는 키릴로스 대주교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 선언한다. 그 후 히파티아가 마녀라는 유언비어가 돌기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난 후 히파티아는 교단에서 은퇴하고 수학 연구에 집중하는 길을 택한다. 사라는 히파티아의 수업을 대신하게 된다. 히파티아는 수학을 정리한 책을 쓰기 시작하고 초안을 완성한 후 사라에게 검토를 부탁한다. 사라는 수업이 끝난 후 함께 검토하기로 하고 수업에 들어간다. 수업 중 갑자기 뛰어 들어온 교수가 광장에서 큰 일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광장으로 갔을 때 오레스테스 총독이 멍하니 앉아 있고 그 앞에 히파티아가 매달려 불에 타고 있었다. 히파티아의 연구 자료는 모두 사라진다. 히파티아의 죽음 이후 알렉산드리아의 교수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학교를 떠나간다. 대주교는 알렉산드리아 학교를 장악하기 위해 감시와 감독을 시작하고 학교를 방문한다. 사라는 대주교를 죽일 것을 결심하고 대주교를 맞이하지만 암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사라와 사라를 구해준 이아손은 경비병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현대의 서연은 삼국지의 촉나라 장군 강유의 동생 강설로 깨어나 구장산술을 저술한 유휘를 만나고, 제갈량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은 후 유휘의 집을 나와 길을 떠난 후 의식을 잃는다.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사라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위나라의 수학자 유휘를 만나고 그가 쓴 구장산술 주해본을 읽은 설이와 알렉산드리아에서 깨어나 기학학 수업 담당 교수인 히파티아가 쓴 프톨레미아오스의 수학대계 주해본을 읽는 사라. 두 인물은 여러 번 다시 태어나 생을 사는 과정에서 각 시대에 다른 이름으로 존재한 이들로 한 사람이다. ‘소니아, 서연, , 사라...’, 이름만 다를 뿐 시대별로 존재한 그녀는 여러 시대, 여러 나라에서 수학적 지식을 배우면서 동서양의 수학을 모두 배우는 경험을 한다. 매스매틱스 2는 설이이자 사라라는 인물을 통해 수학적 이론과 학문을 탐구하는 학자들을 소개하고, 우리가 왜 수학을 배우고, 수학적 사고능력을 키워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수학을 왜 배워야 돼?’, ‘수학 배워서 어디다 써?’라는 질문에 답을 주는 책이다.

 

매스매틱스 2을 읽기 전, 나에게 수학은 그냥 피하고 싶은 과목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나에게 수학은 하나의 교과목을 넘어 삶의 철학을 담은 학문으로 다가온다. 중간 중간 수학의 이론을 다룬 내용이나 도형을 보면서 조금은 현기증 비슷한 감정도 느꼈지만, 천천히 읽어나가는 동안 수학이라는 학문과 수학적 사고 능력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 않은 학문이라 생각했던 수학이 우리의 일상과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학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왜 나는 수학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필요 없는 학문이라고만 생각했을까? 내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시험 점수에만 연연했기 때문이었다. 시험을 통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강박은 내가 수학이라는 학문을 즐길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와 나의 아이들이 수학을 궁금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과목이라 생각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수학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발췌글

33

삶이 덧씌워진다고 해서 없었던 지식이 생기지는 않는다.

 

87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일단 그 즐거움은 둘째 치더라도 끊임없이 수학과 마주해야 하죠.

 

97

소니아였던 시절에 아르키메데스 님도 내게 그런 말을 하였지. 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물의 본질, 즉 이데아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104

수학은 학문입니다. 저마다 이룩한 사상이 있을 뿐이지, 애초에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란 말입니다. 당신은 공자와 노자의 높낮이를 판가름할 수 있습니까? 다른 제자백가 사상가들은요? 수학 지식으로 높낮이를 따지는 건 마치 공자가 낫다느니 노자가 더 뛰어나다느니 하며 떠드는 시정잡배들이나 할 소리입니다.”

 

155

신의 섭리라는 근거에 바탕을 둔 이론으로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했으니, 그 움직임의 결과 역시 신의 섭리를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사고일 거다. 천체의 움직임이 신의 섭리를 반영한다는 그것이 바로 점성술의 근거이기도 하고 말이다.

 

156

맹목적인 믿음을 합리적인 이해로 바꾸는 것이 바로 수학인데 말이지.

 

199

수학에 절대적이란 건 없어. 그런 것이 있다고 믿는 순간, 그 사람의 수학은 더 이상 학문이 아닌 종교가 되는 거야.

 

210~211

이 원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세상이 고작 이 원둘레 길이 만큼에 해당할 거라 믿는단다. 자기 눈에 보이는 세상 끝이 그러하거든. 그래서 자신이 이룬 이 작은 세상에 대해 자아도취에 빠지기 십상이지.

-중략-

이 큰 원 안에 사는 사람은 저 작은 원 안에 사는 사람보다 자신의 무지를 크게 느낀단다. 자기 눈에 보이는 세상 끝인 이 원둘레 길이가 저 작은 원보다 훨씬 더 크거든.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일궈낸 세계가 커지면 커질수록 마주하게 되는 미지의 영역 또한 더욱 크게 다가오는 거야. -중략-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큰 원에 사는 사람이 일궈낸 셍상은 분명이 저 작은 원보다 몇 곱절은 더 크다는 사실이지.

 

230

자유를 잃은 학문은 미신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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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 크리 오늘의 청소년 문학 31
일요 지음 / 다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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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는 전 세계인들을 공포에 빠지게 만든 전염병이다. 인류의 역사 속 전염병은 자주 발생했고, 현재의 역사 현장, 미래의 역사 현장에도 전염병은 존재할 것이다.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는 것은 전염과 죽음에 대한 공포다. 공포는 타인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어떤 시대나 지역에서는 이러한 공포를 권력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수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가 혼란에 빠지지 않고, 사람들이 광기에 사로잡혀 누군가를 공격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공포를 조성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의 이면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태양의 아이 ,크리의 인물 중 프레지덩은 블루Z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후원금을 걷어 들이고 자신의 권력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바이러스를 이용한다. 프레지덩은 바이러스 감염률이 떨어지고 치료약이 개발되었다는 것을 숨긴 채 유전자 검사로 사람들을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된 사람들은 잠복체로 분류되어 지하에 갇혀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연구 실험체로 죽어간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누군가의 고통과 죽음을 발판삼아 생존하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분리정책이 우리를 지킵니다. 각자의 자리를 지켜요. 생명을 지켜요. 태양은 잠복체를 죽여요. The sun kills the carrier.”(8페이지)

보호구역이자 잠복체 수용소인 생츄어리에 사는 사람들은 잠을 깨는 순간 태양이 잠복체를 죽인다는 선전노래를 듣는다. 잠복체들은 수면 시간이 되면 수면반에 누워 수면유도기를 머리에 쓰고 강제로 잠이 든다. 강제 수면 상태에서 꿈을 꾸지만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크리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잠복체다. 잠복체들이 잠이 든 순간 혼자 깨어난 크리는 생츄어리를 돌아본 후 할리 아줌마를 데리고 탈출할 결심을 한다. 작업 중 감시로봇이 할리 아줌마를 잡으려 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크리는 아줌마를 구하기 위해 작업 컨테이너 벨트 작동 멈춤 버튼을 누르고 정신을 잃는다. 이 일로 크리는 제거 대상이 된다. 프레지덩은 크리를 청소하라고 지시하고, 할리 아줌마는 실험 대상으로 쓰기 위해 실험실로 옮기라는 지시를 한다. 크리와 할리 아줌마를 잡기 위해 방호복을 입은 감시자들이 생츄어리에 들어온다. 그렇게 크리와 할리 아줌마는 감시자들에게 끌려가고 크리는 감시자들이 주입한 가스를 마시고 의식을 잃는다.

 

과거의 꼬마 소녀 마리는 어떤 목소리를 듣고 언니와 유전자 검사를 하러 왔을 때 언니와 자신의 유전자 샘플을 바꾼다. 그 결과 언니는 생츄어리로 끌려가고 마리는 건강체 판정을 받는다. 타워에 남은 마리는 우수 유전자로 선발되어 실험당하고 개조되어 이식 당한다. 프레지덩은 타워를 넘어 건강체 사회와 세계정부를 지배하기 위해 라키바움에게 컴퓨터로 분산된 타워의 심장을 이식한다. 그로인해 라키바움은 타워의 모든 시설과 기기를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라키바움은 프레지덩, 로미와 함께 저녁을 먹던 중 들려온 목소리의 인물을 찾기 위해 시스템으로 들어가 수면 중이던 잠복체들의 뇌파를 검색한다. 그렇게 크리의 존재를 알게 되고 제거 대상이 된 크리를 빼돌려 도서관에 숨긴다. 제거 대상이 된 크리를 프레지덩 몰래 도서관으로 빼돌린 이유는 크리에게서 직관을 나타내는 초능력 파드의 힘을 봤기 때문이다. 마취에서 깨어난 크리는 자신을 해치는 존재라 생각해 라키바움을 공격한다. 라키바움은 크리에게 건강체들이 편안하게 살기 위해 잠복체를 통제하는 것이라 말하면서 이 세계의 거짓말을 폭로하기 위해 크리가 가진 파드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크리는 생츄어리를 나가 태양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라키바움과 함께 한다. 라키바움은 크리에게 파드를 깨우는 방법을 가르친다. 책에 손을 댄 크리는 책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지만 이것이 책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파드의 능력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타워를 돌아보던 중 도서관에 돌아가지 못한 크리는 로미의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크리는 로미에게 자신이 잠복체라는 사실을 말하고 로미는 바이러스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면서 크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라키바움에게 로미의 방에 왔었던 사실을 들킨 크리는 할리 아줌마가 지하 18층 실험실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 본 것은 끔찍한 실험을 당하고 있는 수많은 잠복체들의 모습이었다. 할리 아줌마를 찾았지만 아줌마는 마지막으로 의식을 찾아 크리를 부르고 숨을 거둔다. 크리가 울부짖기 시작하고 크리의 몸에서 하얀 섬광이 일어나 실험실이 크게 흔들린다. 크리의 울음이 잦아들자 모든 것이 멈춘다. 로미는 크리를 데리고 무사히 실험실을 빠져나와 연회가 열리는 107층 하이타워에 도착한다. 최상류층 건강체들이 모인 연회에서 크리는 자신이 생츄어리에서 올라온 잠복체임을 밝힌다. 하이타워에 모인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출입구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크리는 파드 초능력을 발휘해 라키바움을 조정해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지하실험실의 영상과 생츄어리의 모습을 전 세계로 내보낸다. 타워를 조정할 수 있게 된 크리는 건강체들에게 잠복체의 피부를 파랗게 만든 블루광선을 비춘다. 크리는 로미에게 로미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알려준 후 온 몸으로 하얀 섬광을 내뿜는다. 라키바움이 크리의 폭주를 막은 순간 프레지덩이 쏜 총알이 크리의 다리를 맞추고 프레지덩은 타워 아래로 추락한다. 하이타워 안의 건강체들의 피부도 조금씩 파랗게 변해간다. 타워의 중앙컴퓨터가 파괴되고 타워의 모든 기능이 정지한다. 잠복체와 건강체는 모두 타워 밖 세상으로 나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태양을 바라보게 된다. 크리, 로미, 라키바움은 함께 타워 밖 세상으로 걸어간다.

 

코로나는 전 세계를 팬데믹 상태에 빠지게 했다. 크리와 로미가 살아가는 타워도 블루Z바이러스로 팬데믹 상황에 놓였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건강한 사람과 바이러스 보균자를 선별해 분리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그 결과 지하에 수용된 잠복체는 지하에서 감시를 받으면서 건강체를 위해 강제 노동에 시달린다. 건강체들은 잠복체를 혐오하면서도 그들의 노동으로 이루어진 타워에서 살아간다. 잠복체 크리는 생츄어리에 갇혀 강제 수면과 강제 노동을 하면서 갇혀 있다. 제거 대상이 되었지만 라키바움의 도움으로 죽음의 위기를 넘긴 크리는 타워의 실체를 알게 된다. 프레지덩의 후계자 건강체 로미는 시력을 잃어가고 있고, 타워 안에서 나갈 수 없다. 라키바움은 타워 컴퓨터를 이식 받은 초능력자 건강체이지만 그 능력 때문에 가족과 강제로 헤어져야 했고, 타워에서 2인자로 살아가지만 역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 ‘크리, 로미, 라키바움은 모두 자유로운 삶을 살지 못한다. 무엇이 이 세 사람에게서 자유를 빼앗았을까? 프레지덩은 타워의 지도자로 잠복체를 혐오하고 세계를 정복하려는 꿈을 꾸는 인물이다. 블루Z바이러스가 더 이상 위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를 이용해 공포를 조성하고 분리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자신의 통치권을 강화한다. 바이러스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아 자신의 이익에 이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팬데믹은 사람들에게 더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전염성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사람들을 서로에게서 멀어지게 만든다. 사람들 간 육체적 정서적 거리는 점점 더 벌어지고, 두려움은 타인에 대한 혐오와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작가는 좀비가 하나의 질병이 되는 세상을 상상해 유전적으로 좀비라는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면, 그로 인해 좀비화 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좀비로 낙인찍혀 사회에서 배제된다면 어떨까를 상상해 <<태양의 아이, 크리>>를 썼다고 말한다. 바이러스 보다 더 무서운 건 누군가를 사회에서 배제한 채 공격하고 차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는 태양의 아이 ,크리를 통해 이러한 현상이 어떤 위험성을 갖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팬데믹 상황 일수록 타인과의 공감과 정서적 연결이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 생각한다.

 

발췌글

8

수면 시간을 알리는 사이렌이 뚝 그치자 뒤이어 분리정책 선전 노래가 생츄어리 전체에 울려 퍼졌다.(첫 문장)

 

11

낮밤이 바뀌는 것이 잠복체의 운명이었다.

 

18

모든 벽에는 귀가 있으니까. 라키바움도 살아 있는 기계와 같았다.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뇌에 메모리 되어 저장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억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23

라키바움은 사람인 동시에 살아 있는 기계였다. 뇌의 한편이 컴퓨터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거대한 타워의 중앙 컴퓨터 일부가 라키바움의 뇌에 이식되어 있었다. 중앙 관리실에 있는 중앙컴퓨터는 타워의 심장이었다. -중략- 중앙컴퓨터의 가장 중요한 키는 라키바움이 가지고 있었다. 라키바움은 중앙컴퓨터 그 자체였다.

 

25

타워는 블루Z바이러스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상징이자 건강체 사회의 염원이었다.

 

49

통제실은 생츄어리의 구석구석을 감시하는 곳으로, 건강체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특별구역이었다. 금지된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특권층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이기도 했다.

 

126

이런 게 자유일지도 몰라. 허락도 규칙도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는 것.’

 

135

영문도 모르고 생츄어리에서 끌려 나와 이곳까지 온 자신의 처지도 그랬지만, 자기만의 어둠에 갇혀 늘 혼자인 로미의 쓸쓸함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147

당신은 내게 책을 읽어 주었어요. 무서운 사람일 리 없어요. 고양이들도 알아보잖아요. 바이러스가 있고 없고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결정하지는 않아요.”

 

180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다른 누가 가질 순 없어.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몰라?

 

191

잠복체와 건강체 들은 그렇게 같은 하늘 아래서 구분 없이 뒤섞였다.

 

194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좀비 이야기는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생존 본능에 대한 은유로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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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경매 - 핵심만 담은 부동산 경매 & 왕초보 투자자들의 실전 투자 분투기
김진원 지음 / 천그루숲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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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경매, ‘경매라는 말과 우아한은 서로 상충된다고 생각했었다. 경매로 나오는 부동산의 대부분이 소유자가 금전적인 어려움에 빠져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소유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팔리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아한이라는 말과 함께 경매가 붙어 있는 것이 이상했다. ‘우아한이라는 단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을 본 후 경매에 대한 이미지가 부드럽고 더 정겨운 느낌으로 바뀌었다. 경매는 위험하고 어려워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경매는 시세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60페이지)

부동산 경매 정보들 중 실전에서 사용하는 성공이론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실전 경험을 통해 터득하고 습득할 수 있다고 한다. 경매는 이론적인 공부도 중요하지만, 직접 경매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경매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다. 경매는 권리분석이라는 큰 뼈대를 잡고 위험요소를 제거한 후 바로 시작한다. ‘권리분석, 입찰, 낙찰, 소유권 이전, 명도, 매각 또는 운영’(6페이지)은 경매가 진행되는 과정이다. 경매투자에 성공하고 싶으면 수익을 내는 데 목표를 두고 필요한 이론만을 빠르게 배우라 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후 낙찰부터 매도까지 한 사이클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아한 경매는 경매 초·중급자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실전 권리 분석과 실전 경매에서 필요한 투자 노하우와 사례를 설명한다. ‘Part 1 <핵심만 쏙쏙! 실전 권리분석과 경매 투자 노하우>에서는 1장에서 권리분석의 기초, 말소기준권리 찾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2장에서 실전 경매, 임장부터 특수물건 분석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Part 2 <왕초보 투자자들의 실전 경매 분투기>는 열 명의 투자자들이 처음 경매에 도전하며 경험한 투자 사례를 통해 실전 경매를 간접 체험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권리분석의 기초, 말소기준권리 찾는 법>

경매의 기초가 되는 것은 물권채권이다(14페이지 표, 16페이지 표). 부동산 경매는 2002년 제정된 민사집행법에 의해 진행된다. 재산권과 신분권 중 재산권은 효력 면에서는 지배권이자 절대권이며, 물권과 채권으로 나뉜다. 물권은 사람과 부동산의 관계에 대한 권리이고, 채권은 사람과 사람 간의 특정한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권리분석은 낙찰자가 물권과 채권에 대해 인수 또는 소멸하는 권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인수해야 하는 권리가 있다면 인수범위는 어디까지고, 인수권리는 해결이 가능한 것인지를 밝혀내는 작업이다. 부동산 경매를 하기 전 권리분석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권리 분석은 경매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 강조한다. 권리분석은 말소기준권리찾기, 임차인 권리분석, 서류확인(25페이지 서류 예시)’3단계로 이루어진다. 권리분석을 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는 경매정보지(경매정보사이트), 등기사항전부증명서(35, 36, 37, 38페이지), 전입세대 열람 내역서,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보고서, 감정평가서, 건축물대장’(27~31페이지)이다. 권리분석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를 보면서 해야 한다. 경매 물건을 볼 때 건물등기부와 토지등기부를 모두 확인한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매각물건명세서는 경매 진행 중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거나 변동될 때 법원에서 수정하거나 보완한다. 입찰 당일 법원경매정보 사이트 공시를 반드시 열람하고 재확인해야 한다. 책에서는 각각의 서류를 볼 때 확인해야 하는 사항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실제 경매 물건의 시세를 찾을 때 감정평가서를 참고하는데 저자 김진원은 감정평가금액은 참고용일 뿐이라 말하고 있다. 입찰을 준비하기 전 권리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장조사를 통한 시세파악과 수지분석, 부동산 가치 평가.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가격과 통상적인 시세를 찾는 것이다. 저자 김진원은 최근 매각된 실거래가격과 현재 거래 시세를 파악하여 기준가격을 잡고, 주변 호재를 확인하여 가산점을 준다’(54페이지)고 한다. 경매물건 주변에서 샘플(55페이지, 5개의 샘플로 산출한 평균가격)20개 정도 추적해 경매물건과 유사한 물건의 실거래가와 매물의 시세를 파악해 평균가격을 정한 후 입찰가를 정한다. 경매 물건에 대한 수지분석표(57페이지)를 작성해 객관적인 기준을 정해 입찰가를 산정한다. 감정가는 기준가격이 아니므로 참고만 한다. 경매가 진행 중인 부동산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통해 하자(압류, 가압류, 근저당, 전세권, 임차권 등) 있는 권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하자 있는 권리는 대부분 낙찰로 인해 소멸하는데, 기준이 되는 권리를 말소기준권리(말소기준등기)’라 한다. 말소기준권리는 근저당권, 저당권, 가압류, 압류, 전세권,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등기의 일곱 가지 권리가 있다. 부동산 경매에 참여하기 전 권리분석말소기준권리를 확인하지 않고 진행한다면 낙찰 후 낭패를 볼 수 있다.

 

책에서 <Case>는 서류 확인이 필요한 내용을 설명할 때 예시 서류를 첨부한 후 그 서류 내용에 대한 분석 자료를 함께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실전 경매, 임장부터 특수물건 분석까지>

경매 입찰 전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떤 목적으로 부동산을 운용할지 결정한 후 경매 부동산을 찾는다. 경매 전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확인하고, 용도지역과 지목을 살펴보아야 한다. 현장조사(임장)는 경매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의 기본이자 필수사항이며, 현장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라고 한다. 주택 경매 부동산 현장조사를 갈 때 경매정보지 복사본과 신분증을 지참하고 인근 주민센터에서 전입세대 열람 내역서를 발급받아 현재 점유자를 확인한다. 서류상 점유자와 실제 거주하고 있는 점유자가 일치하는지도 확인한다. 물건지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누적 관리비, 현재 점유자 확인, 도시가스, 전기요금의 연체 여부 등을 확인하고, 인근 공인중개사를 통해 정확한 시세를 파악한다. 권리관계보다 더 중요하게 확인해야 하는 것이 정확한 시세파악이다. 토지의 경우 용도지역과 법령을 확인해야 한다. ‘토지이음 홈페이지’(69페이지)에서 용도지역을 확인하고, 지자체 조례나 도시관리계획을 문의해 토지가 속한 지역의 발전방향과 토지의 이용가치, 공법상 하자 등을 확인한다. 토지 주소를 확인한 후 토지이음 홈페이지에서 출력한 지적도, 스마트폰 카카오맵을 통해 토지의 위치를 확인하고, 토지와 도로와의 관계도 확인한다. 토지를 개발하려고 할 때 도로가 사유지의 경우 도로소유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도에 인접해 있는 토지의 경우 교차로 영향권(토지가 도로와 붙어 있지만 도로에서 회전하여 바로 진입이 불가능한 토지, 71페이지)’을 지자체에 문의해 확인한다. (‘용도지역, 건폐율과 용적률, 좋은 주택방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72~76페이지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한다.).

 

부동산에서 점유자채무자 겸 소유자, 소유자 겸 소유자의 가족 또는 이해관계인, 임차인을 말한다. 임차인의 대항력(집에서 나가지 않을 권리)은 경매의 핵심이며, 임차인 분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 한다. 낙찰자는 대항력이 있는 세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증금을 확인한다. 경매 실무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사례로 대항력은 있지만, 확정일자가 없는 배당요구의 경우, 대항력은 있지만, 말소기준권리보다 확정일자가 늦는 경우, 전입일과 확정일자, 근저당(말소기준권리)이 같은 날인 경우, 전입일보다 확정일자가 빠른 경우’(92~97페이지)의 내용을 분석해 실어놓았다. 경매를 할 때 대항력이 있는 세입자가 있다면 확정일자와 배당요구(매각물건 명세서를 통해 확인) 여부와 보증금 인수 여부를 확인한다. 경매 입찰을 준비하는 초보투자자들은 전세권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후순위 임차권(말소기준권리보다 전입일이 늦은 세입자)과 후순위 전세권은 소멸되는 것이라 괜찮지만, 선순위 전세권은 확인이 필요하다. 부동산 전세권이 전체 또는 일부로 설정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선순위 전세권자의 말소기준권리도 확인한다. 가등기는 설정목적에 따라 소유권이전을 청구하기 위해 설정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의 담보가등기로 구분된다. 가처분은 선순위 가처분의 경우 인수주의 원칙에 따라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경매 부동산에 대한 가처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법정지상권은 건물과 토지 소유자가 달라졌을 때 건물의 소유자가 토지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지만,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공시되지 않는다. 이 권리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최초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와 건물을 같은 사람이 소유하고 있어야 하고, 저당권 설정 시 건물이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건물과 토지 중 한 쪽에 저당권이 설정된 후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달라졌을 때 법정지상권은 성립한다. 법정지상권이 성립되는 부동산 경매에 참가할 때 건물보다는 토지를 선택하라고 한다. 법정지상권은 다양한 판례와 해석이 존재하므로 소송을 걸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물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채권자들의 경우 해당 부동산이 경매로 낙찰됐을 때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점유)을 행사할 수 있다. 유치권이 걸린 부동산을 낙찰 받았을 때 유치권에 대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매 집행관이 작성한 현황조사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라 한다. 임차인이 집을 수리한 후 집주인에게 청구한 상황에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임차인은 받지 못한 수리비가 있기 때문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유치권 또한 법정지상권과 비슷하게 유치권에 대한 법원의 판결과 판단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판례와 해석을 조사한 후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전세권, 가등기, 가처분, 법정지상권, 유치권에 대한 내용을 읽었다. 조금은 어렵기도 했지만 사례와 사례분석이 있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Part 2 <왕초보 투자자들의 실전 경매 분투기>는 실전 경매 사례를 소개한다. 경매를 준비하고 참여해 낙찰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적고 있다. 낙찰 금액과 매도 금액, 낙찰 받은 후 들어간 세금과 부대비용, 낙찰로 얻은 수익이 표로 정리되어 있어 낙찰을 받은 후 챙겨야 할 사항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경매는 부동산을 공부하고 경험하는 데 있어 공통적이고 기초적인 학습을 하기에 매우 좋은 수단’(235페이지, 욜로의 경매 사례)이라는 경매 경험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경매에 대해서 설명하고 경매에 필요한 사항을 설명하는 우아한 경매를 읽으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용어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부동산 투자를 할 때 확인할 점과 주의할 점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경매에 관심 있는 분들과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우아한 경매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와 같은 초보자가 보기에도 쉽게 설명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모든 전문적인 내용과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사례와 사진과 설명을 통해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부동산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전문가가 전문적인 내용을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풀어준 책이다. 초보자뿐만 아니라 준전문가, 전문가까지도 모두가 읽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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