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매틱스 2 - 유휘, 히파티아 편 매스매틱스 2
이상엽 지음 / 길벗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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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닐 때 수학은 배우면 배울수록 수학은 어렵다’, ‘수학은 재미없다라는 생각이 점점 더해졌다. 교과목 중 중요 과목이기 때문에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미친 듯이 공부했지만, 재미는 없었다. 지금도 나는 수학은 피하고 싶은 과목이다. 학부모가 된 나에게 수학은 또 다른 고민을 안긴다. 나와 같이 아이들도 수학을 어려워하고 재미없는 과목이라 생각한다. 수학은 왜 이렇게 재미없는 과목이 되었을까? 이상엽 작가는 수학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를 알면 나와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게 될까수학은 왜 공부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매스매틱스 2는 왜 수학적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위나라의 수학자 유휘와 알렉산드리아의 수학자 히파티아를 만난 설이이자 사라는 여러 생을 살아가는 인물로 매 생마다 수학을 연구하고 수학자와 함께 한다. 수학자 유휘와 히파티아의 이론과 삶과 그들의 생각을 통해 수학적 사고 능력이 왜 필요한지를 설이이자 사라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한다.

 

<에피소드 3 유휘 시대>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장군 강유의 동생 강설은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다. 설이의 전생이었던 서연에게 수학은 유일한 즐거움이자 자랑거리였다. 필기구가 귀해 오빠를 따라 군영으로 온 설이는 필기구를 구해 수학 공식을 적어 내려간다. 다음 날 설이는 오빠와 함께 다시 군영으로 제갈량을 찾아간다. 촉나라 재상 제갈공명은 수학적 지식이 관리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학문이라 말한다.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수학이 필요하다 생각해 설이에게 유휘를 찾아오라는 임무를 내린다. 설이가 유휘를 찾아 나선 길에서 만난 장사치들은 세금 계산법을 잘 몰라 관리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빼앗겼고, 나라를 세우는 공을 세운 병사들은 자신들이 포상으로 받은 토지를 빼앗긴다. 이들 모두가 수학을 알았다면 자신의 것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위기의 순간마다 도움을 준 진태와 헤어진 후 설이는 유휘를 찾기 위해 유휘의 책을 파는 서점을 방문한다. 수학책을 읽었냐는 설이의 질문에 서점 주인은 수학은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된다고 답하면서 수학 공부는 사치일 뿐이라 말한다. 설이는 수학적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지만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하지 못한다. 서점 주인에게서 유휘가 사는 마을을 듣고 길을 떠난 설이의 앞을 진태가 가로막는다. 진태는 설이가 촉에서 넘어온 첩자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부터 미행을 했던 것이다. 진태와 함께 유휘를 찾아간 설이는 유휘에게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에 유휘는 수학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해 현명하게 사는 법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유휘는 설이를 따라 촉나라로 가겠다는 답을 하면서, 그 전에 구장산술 집필을 마무리 짓고 가겠다고 말한다. 위나라의 진태는 유휘를 등용하고자 하는 사마의의 뜻을 전하지만 유휘는 거절한다. 진태는 유휘의 제자가 되어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유휘의 구장산술 정리가 거의 마무리됐을 때 설이는 제갈공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제갈공명의 죽음으로 촉나라는 혼란한 상황에 놓이고, 이 소식을 전해준 진태는 설이에게 위나라로의 귀순을 제안한다. 설이는 홀로 유휘의 집을 나선다.

 

제갈량과 사마의가 살았던 시기는 전쟁으로 혼란한 시대였다. 혼란의 시기를 틈타 부패한 관리들은 백성들을 수탈하고 수학적 지식이 없는 백성들은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도적이 되는 이들도 생겨난다. 이러한 시기에 관리들에게도 수학적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제갈량은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구장산술 주해본을 쓴 유휘를 등용하려고 했다. 비록 제갈량의 죽음으로 유휘는 촉나라로 가지 못했지만, 위나라 진태는 수학의 필요성을 깨닫고 사마의에게 유휘의 존재를 알리고 그를 등용하려 한다. 고대 중국의 수학자 유휘의 저서 구장산술 주는 서양의 유클리드 원론에 준하는 수학 서적으로 평가받는다. 이야기는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는 설이가 구장산술 주해본을 쓴 유휘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야기에서 주로 다뤄지는 구장산술은 동시대 그리스 수학과 비교했을 때 기학학과 수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산술과 대수 분야는 그리스 수학을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장산술에 실린 250여 개의 문제들은 농,,공업,행정,토목,건축,교통,수송 등 실제 사회생활 전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계산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에피소드 4 히파티아 시대>

위나라 호숫가에 있다 의식을 잃은 설이는 알렉산드리아의 사라라는 이름으로 다시 깨어난다. 알렉산드리아 학교의 히파티아 교수님에게서 기하학을 배우고 있는 사라는 히파티아의 도움으로 학비를 면제 받으면서 수학을 배울 수 있었고 학생대표로도 임명될 수 있었다. ‘점성술과 수학의 관계라는 주제의 과제를 하기 위해 자료를 찾던 사라는 점성술사들이 추천한 히파티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수학대계 주해본을 찾아 읽는다. 책을 읽고 난 후 체계적으로 서술된 수학책이 어떻게 인간의 운명과 나라의 흥망성쇠를 점치는 점성술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게 된다. 사라는 합리적인 수학과 종교적인 믿음인 점성술이 서로 공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에 대해 히파티아는 수학이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한다는 것부터가 사실은 애초에 종교적인 믿음에 불과’(155페이지)하다고 답한다. 그리고 이어서 맹목적인 믿음을 합리적인 이해로 바꾸는 것이 바로 수학’(156페이지)이라 말한다. 수학과 점성술에 대한 대화 이후 히파티아는 사라를 자신의 조교로 임명해 함께 연구실에서 생활하면서 수학이론들을 연구한다.

 

키릴로스 대주교는 모든 수업에서 이론의 근거를 성서에 둘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학교로 보낸다. 히파티아는 키릴로스 대주교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 선언한다. 그 후 히파티아가 마녀라는 유언비어가 돌기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난 후 히파티아는 교단에서 은퇴하고 수학 연구에 집중하는 길을 택한다. 사라는 히파티아의 수업을 대신하게 된다. 히파티아는 수학을 정리한 책을 쓰기 시작하고 초안을 완성한 후 사라에게 검토를 부탁한다. 사라는 수업이 끝난 후 함께 검토하기로 하고 수업에 들어간다. 수업 중 갑자기 뛰어 들어온 교수가 광장에서 큰 일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광장으로 갔을 때 오레스테스 총독이 멍하니 앉아 있고 그 앞에 히파티아가 매달려 불에 타고 있었다. 히파티아의 연구 자료는 모두 사라진다. 히파티아의 죽음 이후 알렉산드리아의 교수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학교를 떠나간다. 대주교는 알렉산드리아 학교를 장악하기 위해 감시와 감독을 시작하고 학교를 방문한다. 사라는 대주교를 죽일 것을 결심하고 대주교를 맞이하지만 암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사라와 사라를 구해준 이아손은 경비병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현대의 서연은 삼국지의 촉나라 장군 강유의 동생 강설로 깨어나 구장산술을 저술한 유휘를 만나고, 제갈량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은 후 유휘의 집을 나와 길을 떠난 후 의식을 잃는다.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사라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위나라의 수학자 유휘를 만나고 그가 쓴 구장산술 주해본을 읽은 설이와 알렉산드리아에서 깨어나 기학학 수업 담당 교수인 히파티아가 쓴 프톨레미아오스의 수학대계 주해본을 읽는 사라. 두 인물은 여러 번 다시 태어나 생을 사는 과정에서 각 시대에 다른 이름으로 존재한 이들로 한 사람이다. ‘소니아, 서연, , 사라...’, 이름만 다를 뿐 시대별로 존재한 그녀는 여러 시대, 여러 나라에서 수학적 지식을 배우면서 동서양의 수학을 모두 배우는 경험을 한다. 매스매틱스 2는 설이이자 사라라는 인물을 통해 수학적 이론과 학문을 탐구하는 학자들을 소개하고, 우리가 왜 수학을 배우고, 수학적 사고능력을 키워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수학을 왜 배워야 돼?’, ‘수학 배워서 어디다 써?’라는 질문에 답을 주는 책이다.

 

매스매틱스 2을 읽기 전, 나에게 수학은 그냥 피하고 싶은 과목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나에게 수학은 하나의 교과목을 넘어 삶의 철학을 담은 학문으로 다가온다. 중간 중간 수학의 이론을 다룬 내용이나 도형을 보면서 조금은 현기증 비슷한 감정도 느꼈지만, 천천히 읽어나가는 동안 수학이라는 학문과 수학적 사고 능력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 않은 학문이라 생각했던 수학이 우리의 일상과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학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왜 나는 수학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필요 없는 학문이라고만 생각했을까? 내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시험 점수에만 연연했기 때문이었다. 시험을 통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강박은 내가 수학이라는 학문을 즐길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와 나의 아이들이 수학을 궁금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과목이라 생각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수학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발췌글

33

삶이 덧씌워진다고 해서 없었던 지식이 생기지는 않는다.

 

87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일단 그 즐거움은 둘째 치더라도 끊임없이 수학과 마주해야 하죠.

 

97

소니아였던 시절에 아르키메데스 님도 내게 그런 말을 하였지. 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물의 본질, 즉 이데아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104

수학은 학문입니다. 저마다 이룩한 사상이 있을 뿐이지, 애초에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란 말입니다. 당신은 공자와 노자의 높낮이를 판가름할 수 있습니까? 다른 제자백가 사상가들은요? 수학 지식으로 높낮이를 따지는 건 마치 공자가 낫다느니 노자가 더 뛰어나다느니 하며 떠드는 시정잡배들이나 할 소리입니다.”

 

155

신의 섭리라는 근거에 바탕을 둔 이론으로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했으니, 그 움직임의 결과 역시 신의 섭리를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사고일 거다. 천체의 움직임이 신의 섭리를 반영한다는 그것이 바로 점성술의 근거이기도 하고 말이다.

 

156

맹목적인 믿음을 합리적인 이해로 바꾸는 것이 바로 수학인데 말이지.

 

199

수학에 절대적이란 건 없어. 그런 것이 있다고 믿는 순간, 그 사람의 수학은 더 이상 학문이 아닌 종교가 되는 거야.

 

210~211

이 원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세상이 고작 이 원둘레 길이 만큼에 해당할 거라 믿는단다. 자기 눈에 보이는 세상 끝이 그러하거든. 그래서 자신이 이룬 이 작은 세상에 대해 자아도취에 빠지기 십상이지.

-중략-

이 큰 원 안에 사는 사람은 저 작은 원 안에 사는 사람보다 자신의 무지를 크게 느낀단다. 자기 눈에 보이는 세상 끝인 이 원둘레 길이가 저 작은 원보다 훨씬 더 크거든.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일궈낸 세계가 커지면 커질수록 마주하게 되는 미지의 영역 또한 더욱 크게 다가오는 거야. -중략-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큰 원에 사는 사람이 일궈낸 셍상은 분명이 저 작은 원보다 몇 곱절은 더 크다는 사실이지.

 

230

자유를 잃은 학문은 미신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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