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각인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지음, 라승도 옮김 / 곰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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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선물한 책. 선물하기로 구매해 예쁜 상자에 담긴 책을 ‘선물이다~‘ 말하면서 건넸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하기~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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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다시 떠난 여행 - 펜 드로잉과 수채화로 떠나는 여행
고성준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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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으로 다시 떠난 여행은 고성준 작가 부부의 좌충우돌 해외여행기다. 고성준 작가는 터키, 스페인,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인도여행을 다닌 경험과 느낌을 적고 사진 속 풍경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여행기를 출간했다. 사진으로 보는 여행지의 모습보다 그림으로 보는 여행지는 더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사진과 그림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사진을 따로 수록해 놓아 더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여행은 계획대로 진행될 때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해 부부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터키에서는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 숙소를 찾아 헤매고, 스페인에서는 시간을 착각해 일정에 착오가 생긴다. 이집트를 여행할 때는 전기 고장으로 더위를 견뎌야 했으며, 소매치기까지 당한다. 전문 여행가들의 완벽한 여행기보다는 뭔가 허술하고 즉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작가의 여행 스타일이 마음에 와 닿았다.

 

고성준 작가는 인터넷 여행 카페에서 찾은 여행지의 정보와 여행서적을 읽고 여행 경로와 일정을 정한 후 배낭여행을 떠난다. 아내와 함께 첫 여행지 터키로 떠나 8일 동안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다음 여행지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고급 연립주택 카사밀라, 푸른빛의 타일로 장식한 카사 바트요를 소개한 글을 읽으면서 가우디 투어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이집트 사막 모래 위에 앉아 밤하늘의 별똥별을 볼 수 있는 사막 사파리는 꼭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기를.

 

그리스를 여행할 때 경기 불황으로 문이 닫힌 가게와 관광객이 적어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 대해 적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로 관광객이 줄어들어 경기가 더 어려워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아팠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이 성당 이름인 줄 알고 있었는데 가장 큰 성당을 두오모’(184페이지)라 부르고, 정식 명칭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두오모 큐폴라, 조토의 종탑, 산 조반니 세례당, 오페라 박물관을 입장할 수 있는 두오모 통합 입장권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여행지의 교통권과 입장권을 구매할 때 통합되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정보도 알면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켈란젤로 광장에 올라 해가 지는 피렌체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이런 풍경을 보려고 힘들어도 여행을 한다’(189페이지)라 말하는 작가의 생각은 우리가 왜 여행을 하는지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꽃보다 누나>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전경은 그림으로 봐도 아름다웠다.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진다.

 

인도를 여행할 때 엘로라 석굴군에서 외국인과 현지인의 입장료를 외국인은 600루피, 현지인은 30루피로 외국인에게 훨씬 비싼 입장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도 대부분의 유적지에서 외국인에게 현지인의 10~20배가량 비싼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인도에서는 기차가 연착되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인도 여행을 간다면 일정을 계획할 때 여유 있게 해야 할 것 같다. 인도 타지마할을 본 작가는 자신이 본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말한다. 현지인의 입장료보다 22배나 많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야 했지만 대신 줄을 서지 않고도 입장할 수 있었다. 타지마할은 나도 꼭 보고 싶은 건축물 중 하나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던 타지마할을 작가가 그린 그림으로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작가의 표현을 들으니 더 궁금하고 가고 싶어진다. 샤 자한과 그의 사랑을 받았던 왕비가 묻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을 언젠가는 꼭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인도는 더럽고 위험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인도가 그렇게 위험한 나라는 아니라 말하면서 일생에 한 번은 가볼만한 곳이라 강조하면서 인도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지금은 작가가 여행했을 때와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19는 전 세계에 사는 모두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여행을 다녀야 하고, 그나마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여행을 다닐 수 없게 되었다. 국내 여행도 조심스러운 지금, 해외여행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책을 읽고 풍경을 그린 그림과 여행지를 소개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때 전 세계인 모두가 서로를 반겨주고 안아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코로나 19가 끝난 후 이 책이 설레임을 안고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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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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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단명을 끊을 단으로 할 것인지 짧을 단으로 할 것인지 고민했다고 한다. ‘북두칠성과 단명소년설화에서 단명소년이 등장하고 이야기 속 짧을 단이기 때문에 끊을 단으로 쓰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명을 끊는다는 의미가 고통스러워 짧을 단을 선택한다. 단명소녀 투쟁기의 짧은 명을 가진 소녀는 생을 연장하기 위해 어떤 투쟁을 했을까? ‘북두칠성과 단명소년의 소년처럼 명을 길게 해달라고 빌었을까? 현호정 작가가 단명소녀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찾아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입시를 앞둔 열아홉 살 소녀 구수정은 자신이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는 점쟁이 북두의 말을 듣고 죽음을 피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길에서 만난 이안은 수정과 반대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길을 가고 있었다. 둘 앞에 나타난 북두는 저승의 신을 찾아가면 두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말한다. 저승의 신을 찾아간 두 사람은 검은 색과 흰 색의 명부를 받고 바랄희와 바랄망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칼을 받아 명부에 적힌 이들을 죽이기 위해 길을 떠난다. 한 사람은 자신을 죽이는 사람을 죽여야 하고, 또 한 사람은 자신을 살리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 살고 싶은 수정과 죽고 싶은 이안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에게 의존하게 되고 수정은 이안이 살기를 원하게 된다. 자신과 수정이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을 꿈에서 본 이안은 그들이 있는 곳이 꿈의 세계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깨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건 꿈이야. 꿈에서 깨야 해. 우리에겐 돌아갈 곳이 있어.(94페이지)’

이안은 수정을 깨어나게 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칼을 겨눴지만, 수정이 막아 실패로 돌아간다. 대치하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그 과정에서 이안이 쓰러진다. 저승의 신이 다시 나타나 이안을 데려가려 하자 수정이 저승의 신 등에 올라타 함께 저승으로 가게 된다. 저승에서 이안을 구하려던 수정은 저승이 무너져야 이안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정이 저승 감옥에 갇힌 모기-인간을 풀어주고, 모기-인간이 풀려나면서 다른 이들도 감옥을 탈출할 수 있게 된다. 저승이 무너져가는 순간 저승의 신은 수정에게 지키려는 것이 오히려 망치는 것이라 하면서 그 결과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무너진 잔해 속에서 무질서에 익숙해지고 폐허를 쉼터로, 몰락을 휴식으로 착각하면서 살게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수정은 자신은 더 이상 두렵지 않다면서 저승의 신이 말한 것들의 이름을 바꾸어 부르겠다고 대답한다.

폐허를 쉼터로, 몰락을 휴식으로···영원히···. 

그러면 그건 더 이상 착각이 아니게 되겠지.(109페이지)’

저승과 저승의 신이 무너진 후 모두가 저승에서 나온 순간 저승의 신을 따르던 소인들은 수정에게 새 주인이라 부르면서 가마를 수정의 등에 올리려 한다. 자신을 쫓아오는 소인들과 자신에 의해 죽임을 당한 이들에게 쫓긴 수정은 의식을 되찾은 내일과 의식을 잃은 이안을 가마에 태우고 도망친다. 이들이 달려가던 방향에 북두들이 나타나고 수정은 피로감을 느끼면서 고꾸라지고 의식을 되찾은 이안은 자신에게 칼을 겨눈다. 내일이 크게 짖기 시작해 이안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수정은 힘겹게 돌아누워 옆에 누워 있는 이안을 바라본다. 병실에서 의식을 되찾은 수정은 자신이 하루 전에 의식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안을 찾지만 이안을 만나지 못한다.

 

책을 읽은 후 이안이 현실 속 인물인지, 수정의 꿈 속 또 다른 수정이었는지 알 수 없어 헷갈렸다. 수정에게 이안은 꿈에서 만난 존재이지만 수정은 이안이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도 이안의 존재를 믿고 싶다. 왜냐하면 이안은 수정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준 인물이기 때문이다. 수정은 내일이라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했지만, 여행길을 함께 한 내일이라는 개를 좋아하면서 내일을 좋아하게 된다. 죽음이 자신을 죽이려했던 하루 전과 달리 하루가 지나고 다시 깨어난 수정은 자신의 죽음을 죽일 수 있게 되었다. 단명소녀 수정은 더 이상 단명소녀가 아니다. 수정은 이안의 삶까지 아주 길고 긴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갈 것이다.

앞으로도 세상은 우리를 계속 죽이고 싶어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다 단명을 타고난 것이고, 어쩌면 끊을 단으로 끊어야 할 최종 목표는 저 짧을 단인지도 모르겠다. 단단할 것을, 더 단단해질 것을 약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127페이지)

작가는 짧을 단을 끊어 내고 더 단단하게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수정은 자신의 삶을 더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해 이안과 함께 먼 여행을 떠났고, 짧을 단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과 삶이 짧고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생과 삶을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 내일을 사랑하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박지리 작가는 2010<<합체>>로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면서 활동을 시작했고, 일곱 작품을 출간했지만 31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박지리문학상은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글쓰기로 인간 본질과 우리 사회를 깊이 천착해 한국 문단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박지리 작가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사계절출판사가 2020년에 시작했다. 단명소녀 투쟁기는 제 1회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이다. ‘박지리문학상의 의미와 상을 수상한 후 현호정 작가의 수상 소감을 읽고,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읽고 난 후 박지리문학상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었다. 책의 뒷 부분에는 문학평론가 윤경희의 <연명담의 현대적 재구성과 재해석>이라는 제목으로 <<단명소녀 투쟁기>>을 평한 내용이 실려 있어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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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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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이 무엇입니까?”(220페이지)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역사를 배웠지만 내가 아는 독립운동가는 몇 분에 불과하다. 그 중 독립운동을 했던 여성들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왜 나는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까?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의 신작 하란사는 작가의 이름만으로 이미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다음으로 하란사라는 이름의 여인이 궁금해졌다. ‘조선 독립운동가 하란사’, 이 이름을 나는 지금까지는 들어보질 못했다. 그렇기에 더 궁금하다.

 

부모에 의해 강제로 나이 많은 관리의 후처로 들어간 김씨 여인은 그 순간 부모와의 마음의 끈을 놓아버린다. 남편 하상기는 어린 아내를 아끼고 배려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화학당에 들어간 김씨 여인은 선생님이 지어준 영어 이름 낸시를 한자식으로 풀어 란사라 부르고 남편의 성씨를 따라 하란사라는 이름을 짓는다. 그때부터 김씨 여인은 하란사로 살아간다. 아이를 임신한 후 불안해하는 아내를 배려한 하상기는 아이를 낳으면 유학을 보내주겠다 약속하고, 란사는 아이를 낳은 후 유학을 떠난다.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란사는 그곳에서 황족 이강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다. 미국에서 문학사 학위를 딴 최초의 조선인이 되어 귀국한 후 여성들도 공부를 해서 나라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란사는 이화학당 학생들을 엄하게 단속하고 가르친다. 고종황제의 초대를 받고 궁으로 간 란사는 이강과 재회하고 이때부터 친구처럼 지내면서 이강을 동경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별은 멀리 있기에 아름다운 것, 멀리 있기에 우러르는 것.’(250페이지)

란사에게 이강은 동경하고 사랑하지만 가까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멀고 아름다운 존재다. 황족 이강은 <관산융마>를 즐겨 들었다. ‘당나라 시인 두보가 만년에 천하를 유랑하다가 악주의 악양루에 올라 안녹산의 난으로 어지러워진 세상을 한탄하며 지은 오언율시, <등악양루탄관산융마>. 어지러운 세상을 한탄하며 세상을 떠도는 두보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겹쳐 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강에게 <관산융마>는 한스러운 자신을 달래주는 노래다. 이강과 함께 독립운동을 위해 애쓰는 란사는 여성들을 가르치고, 군자금을 모금하는 활동을 계속한다. 망명하려는 이강을 도와 중국으로 떠나는 기차를 함께 탔지만, 일경에게 발각되어 이강은 압송되고, 란사는 독살된다. 란사를 찾기 위해 상해로 떠났던 하상기는 란사를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고,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할 줄 알았던 신여성 하란사는 사랑하는 이와 조국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 이강은 압송되어 모든 지위를 박탈당하고 감시 받는 생을 살아가다 독립 후 195579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란사에게 1995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이 주어지고, 2018년에는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김란사로 위패가 봉안되었다. 살아남은 화영은 순이와 란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나라를 위해 애쓰던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딸에게도 그들의 순결한 영혼을 기릴 것을 부탁한다. 화영이 딸에게 나라를 위해 살았던 이들의 영혼을 기릴 것을 부탁했던 것처럼 작가 권비영은 우리에게도 이들의 순결한 영혼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강과 란사와 안중근, 유관순 등의 독립운동가들처럼 눈에 띄게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란사의 친구 화영은 뒤에서 조용히 독립운동을 돕고 란사가 하는 일들을 도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수고하는 건 화영이 같은 존재였다.(229페이지)’

화영과 강씨 아줌마, 건어물 상회 이씨, 심부름 하는 병수와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를 위해 애쓴 이들이 많았다. 화영의 부탁으로 기생 순이를 찾아간 란사는 나라꼴이 이런데 공부해 무엇하겠냐 말하는 순이에게 나라 꼴이 이럴수록 공부를 해서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여성이 많아져야 나라를 위한 운동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순이는 자신은 신여성이 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다. 화영의 제안을 거절한 순이는 화영과 란사가 떠난 후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란사가 자신에게 한 말을 떠올린다.

나라가 어지러우면 백성이 일어서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지. 그러니 너는 공부해서 나라를 지키는 방법을 배워야 해.’(262페이지)

순이와 기생들이 경찰서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스스로 주동자라 손을 든 순이는 서대문형무소로 끌려간다. 외국인선교사에게 부탁해 어렵게 순이 면회를 간 화영은 순이가 갇혀 있는 여옥사에서 대한독립을 하다 잡혀온 유관순, 어윤희, 권애라, 신관빈, 심명철, 김향화, 임명애····’의 이름을 보게 된다. 란사의 제자 유관순과 함께 수감된 순이는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묻는 화영에게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빼앗긴 나라를 되돌리기 위해 노력한 왕족 이강과 눈에 띄지는 않지만 나라를 위해 애쓴 화영, 강씨 아줌마, 건어물 가게 이씨, 병수, 병수의 아버지, 기생 순이, 유관순 등 독립만세 운동을 하다 수감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란사의 남편 하상기는 란사가 하는 일을 지원하고 화영을 후처로 둔 조상덕은 욕심 많은 상인이지만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을 지원한다. 이들과 달리 하란사가 구더기 같은 인간들이라 욕했던 일본에 빌붙어 친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 배정자, 이강을 수행했던 이보게(본명은 모름), 하란사를 독살한 이들이다. 왜 같은 나라 사람임에도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힘없는 백성이라 생각했던 이들도 힘을 모아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데 왜 누군가는 일제에 협조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삶을 선택했을까?

 

서대문형무소에서 본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이 생각난다. 이분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자유로운 나라에서 주권을 갖고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순결한 영혼을 바친 분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름 없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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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사실 - 앨 고어가 몰랐던 지구의 기후과학
그레고리 라이트스톤 지음, 박석순 옮김 / 어문학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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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불편한 진실인가? 과학자의 불편한 사실인가?”(책 뒷표지)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상승한다,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놓였다,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기온의 상승으로 인해 대형 태풍 발생 빈도가 증가해 재난 상황이 발생한다, 기온 상승으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 해양 생물이 죽어간다 등등’.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온이 상승한 지구에 심각한 재앙이 닥쳤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국제 사회는 기후협약을 맺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 우림 파괴를 비난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시위가 일어난다. 이러한 일들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파괴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불편한 사실은 지금까지 우리가 잘못알고 있었던 기후 변화에 대한 60가지의 불편한 사실을 적고 기후위기론자들의 주장과 그에 대한 반박 자료를 제시한다.

 

1<지구 온난화 기초 지식>에서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이산화탄소에 대한 사실을 설명한다. 지구온난화가 정치적 맹점으로 떠오르기 전에는 수증기가 온실효과의 주 원인이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기후위기론자들과 언론들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이라 강조하고 수증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석탄, 석유, 천연가스는 탄소를 배출한다는 이유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불편한 사실에서는 이들의 말대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든다면 식물의 성장은 느려지게 되고(48페이지 그림1-14), 그로인해 동물과 인간에게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고 반박한다.

 

2<지구 역사와 기후변화>에서는 인간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제시한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이라 말하는 연구 자료는 지구의 기온을 짧은 기간 동안 측정하고 연구한 자료일 뿐이기 때문에 근거 자료로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기후 위기론 지지자들이 장기간 데이터가 아닌 단기간의 데이터만을 사용하는 이유는 짧은 기간만을 고려하는 것이 이산화탄소 증가와 온난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주장하기 쉽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은 따뜻했던 미노스 온난기(청동기시대), 로마 온난기(철기시대), 중세 온난기에 이어 소빙기(마운더 극소기)’가 되면서 급격히 기온이 떨어진다. 소빙하기가 끝나기 시작한 1695년부터 1735년 사이 영국 잉글랜드 중부에서 100년에 4도 이상 기온이 상승한다. ‘350년 이상이나 거슬러 오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속 측정된 중부 잉글랜드의 온도 기록(72페이지)’은 온난화가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영향을 미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빙하의 감소(75페이지 그래프)와 해수면 상승(76페이지 그래프)은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축적되기 1세기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근거로 인간이 온난화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한다. 그레고리 라이트스톤은 이러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온난화의 주요 요인을 인간에 의한 환경오염이라 주장하는 마이클 만과 그의 추종자들에게 역사를 부인하는 자라는 낙인을 찍을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3<가공의 기후 대재앙>은 기후변화에 대해 알려진 근거 없는 믿음(기후 신화)에 대한 내용을 실었다. 3부에서는 ‘97%의 과학자들이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에 동의했다는 사실에 대해 반박한다. 온난화에 대한 내용을 적은 논문 중 대다수는 인간에 의한 온난화라는 주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쿡의 ‘97% 합의에 대한 주장을 반박하는 연구자들은 쿡이 조사한 논문들을 검토해 11,944개의 요약문 가운데 단지 0.3%와 의견 없음이라 표시한 논문들을 제외한 축소된 표본의 1.6%만이 인간에 의한 지구 온난화를 지지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쿡이 주장하는 97% 합의는 모두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환경보호론자들과 언론은 온난화로 인한 기온의 상승으로 인해 가뭄이 심각해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객관적 데이터(135페이지 그래프)는 전 세계의 가뭄이 감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기가 따뜻해질수록 수증기가 더 많아지고 더 많은 수증기가 비가 되어 내리기 때문에 가뭄이 줄어든다. 지구온난화로 건조해졌기 때문에 산불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가 관계부처 합동소방센터에서 제공한 미국 내 산불 건수 그래프(141페이지)를 제시해 반박한다. 이 그래프를 보면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산불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뭄, 기근, 산불, 대형 태풍 등의 이상 기후 현상이 이산화탄소 증가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근거 자료를 제시한다. 그리고 기온상승으로 인해 빙하가 사라지면서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 위기 상태에 놓였다는 언론 보도와 반대로 오히려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해 인간이 사용하는 탄소 배출량은 증가하고 그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졌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내용이다. 환경 파괴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어떤 섬은 물에 잠겨 사라져가고, 북극곰은 먹이 사냥이 힘들어져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언론 보도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과장되었거나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혼란스러웠다. 에필로그에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환경 보호에 대한 모든 생각들이 틀렸다고 말하고, 지구온난화와 관련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바른 정책이라 말하는 부분에서는 순간 거부감이 강하게 들었다. 과연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이 아닐까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까지 세뇌되듯 알고 있던 자연은 보호해야 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등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편안하지만 그와 반대 되는 내용을 들을 때면 혼란스럽고 불편하다. 혼란스럽고 불편하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더 많은 사실들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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