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다시 떠난 여행 - 펜 드로잉과 수채화로 떠나는 여행
고성준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그림으로 다시 떠난 여행은 고성준 작가 부부의 좌충우돌 해외여행기다. 고성준 작가는 터키, 스페인,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인도여행을 다닌 경험과 느낌을 적고 사진 속 풍경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여행기를 출간했다. 사진으로 보는 여행지의 모습보다 그림으로 보는 여행지는 더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사진과 그림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사진을 따로 수록해 놓아 더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여행은 계획대로 진행될 때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해 부부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터키에서는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 숙소를 찾아 헤매고, 스페인에서는 시간을 착각해 일정에 착오가 생긴다. 이집트를 여행할 때는 전기 고장으로 더위를 견뎌야 했으며, 소매치기까지 당한다. 전문 여행가들의 완벽한 여행기보다는 뭔가 허술하고 즉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작가의 여행 스타일이 마음에 와 닿았다.

 

고성준 작가는 인터넷 여행 카페에서 찾은 여행지의 정보와 여행서적을 읽고 여행 경로와 일정을 정한 후 배낭여행을 떠난다. 아내와 함께 첫 여행지 터키로 떠나 8일 동안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다음 여행지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고급 연립주택 카사밀라, 푸른빛의 타일로 장식한 카사 바트요를 소개한 글을 읽으면서 가우디 투어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이집트 사막 모래 위에 앉아 밤하늘의 별똥별을 볼 수 있는 사막 사파리는 꼭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기를.

 

그리스를 여행할 때 경기 불황으로 문이 닫힌 가게와 관광객이 적어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 대해 적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로 관광객이 줄어들어 경기가 더 어려워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아팠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이 성당 이름인 줄 알고 있었는데 가장 큰 성당을 두오모’(184페이지)라 부르고, 정식 명칭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두오모 큐폴라, 조토의 종탑, 산 조반니 세례당, 오페라 박물관을 입장할 수 있는 두오모 통합 입장권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여행지의 교통권과 입장권을 구매할 때 통합되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정보도 알면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켈란젤로 광장에 올라 해가 지는 피렌체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이런 풍경을 보려고 힘들어도 여행을 한다’(189페이지)라 말하는 작가의 생각은 우리가 왜 여행을 하는지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꽃보다 누나>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전경은 그림으로 봐도 아름다웠다.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진다.

 

인도를 여행할 때 엘로라 석굴군에서 외국인과 현지인의 입장료를 외국인은 600루피, 현지인은 30루피로 외국인에게 훨씬 비싼 입장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도 대부분의 유적지에서 외국인에게 현지인의 10~20배가량 비싼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인도에서는 기차가 연착되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인도 여행을 간다면 일정을 계획할 때 여유 있게 해야 할 것 같다. 인도 타지마할을 본 작가는 자신이 본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말한다. 현지인의 입장료보다 22배나 많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야 했지만 대신 줄을 서지 않고도 입장할 수 있었다. 타지마할은 나도 꼭 보고 싶은 건축물 중 하나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던 타지마할을 작가가 그린 그림으로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작가의 표현을 들으니 더 궁금하고 가고 싶어진다. 샤 자한과 그의 사랑을 받았던 왕비가 묻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을 언젠가는 꼭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인도는 더럽고 위험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인도가 그렇게 위험한 나라는 아니라 말하면서 일생에 한 번은 가볼만한 곳이라 강조하면서 인도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지금은 작가가 여행했을 때와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 19는 전 세계에 사는 모두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여행을 다녀야 하고, 그나마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여행을 다닐 수 없게 되었다. 국내 여행도 조심스러운 지금, 해외여행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책을 읽고 풍경을 그린 그림과 여행지를 소개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 때 전 세계인 모두가 서로를 반겨주고 안아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코로나 19가 끝난 후 이 책이 설레임을 안고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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