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전문가 김효정의 21일 보이스 레시피
김효정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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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목소리를 탈바꿈하는 3가지 기초 재료와 7가지 비밀 레시피!’(책 표지)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본 적이 있다. 분명히 또박또박 말한다고 생각했는데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목소리도 또렷하지 않아 놀랐다. ‘21동안 연습해서 목소리를 바꿀 수 있다면? 가능할까? 21일 보이스 레시피는 스피치 카운슬러 김효정이 10년 동안 현장에서 직접 교육하고 체득한 보이스 레시피 노하우를 적고 있다. 정확한 호흡법, 발성법, 발음, 말투, 11, 목소리 연출법 등 목소리 트레이닝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보이스 트레이닝을 하기 전 자신의 목소리를 먼저 진단해야 한다. ‘보이스 진단’(23~24페이지) 표를 작성하면서 나의 목소리 상태를 진단하고, ‘나만의 보이스 롤 모델 찾기’(26페이지)를 통해 목소리를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를 진단해본다.

 

1<목소리 기초체력을 위한 보이스 레시피>에서는 보이스 트레이닝을 시작하기 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좋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한 세 가지 재료는 호흡, 발성, 발음이고, ‘복식호흡은 스피치의 기본이다. 호흡을 깊이 들이마시는 복식호흡을 하면 호흡 양이 늘어나 풍성한 소리가 나오고 쉽게 숨이 차지 않는다. 복식 호흡 다음으로 발성 호흡을 설명한다. 입을 크게 벌린 상태로 하는 복식호흡이 발성 호흡이다. 호흡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을 때 책에 수록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저자가 설명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보이스 트레이닝을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준비운동을 한다. 척추를 바르게 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발뒤꿈치는 벽에서 5cm 정도 띄고 시선은 정면을 바라본다. 상체를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얼굴 근육을 풀어준다.

 

이제 본격적으로 21일 동안의 보이스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보이스 트레이닝을 시작하는 첫 번째 주 1일은 누운 자세로 호흡하기, 누운 자세로 발성하기, 발음 연습을 위한 낭독(단어 낭독, 짧은 문장 낭독, 누운 자세로 낭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2일에는 고릴라 자세 호흡, 고릴라 자세 하품 발성을 한다. 3일은 선 자세로 호흡, 선 자세로 하품 발성’, 4일은 앉은 자세로 호흡, 앉은 자세로 하품 발성’, 5일은 걷기 운동 자세로 호흡, 걷기 자세로 하품 발성’, 6일은 스타카토로 강하게 호흡, 스타카토로 강하게 발성’, 7일은 복부 근육을 활용해 호흡, 복부 근육을 활용해 발성하는 방법으로 연습한다. 여러 가지 자세와 강도로 호흡과 발성, 발음을 연습할 수 있다. 두 번째 주에는 공명 발성법’, ‘모음 발음 연습11 낭독을 연습한다. 공명 발성 연습을 위해 앉은 자세 공명 발성, 호랑이처럼 강하게 공명 발성, 선 자세로 공명 발성, 스타카토로 강하게 공명 발성, 부드러운 포물선 그리며 발성, ’공기 반 소리 반으로 울림 가득한 공명 발성, 긴 호흡으로 소리 근육을 키우는 발성, 받침 발음 정확하게 하면서 공명 발성하기 연습 방법을 설명한다. ‘받침 발음 정확하게 하면서 공명 발성하기에 적혀 있는 받침 발음(133페이지)은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녹음을 하면서 발음을 했는데 2분이 넘게 걸렸다. 분명히 정확하게 발음한다고 했는데도 틀리게 발음한 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왜 얼굴 근육을 미리 풀어줘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얼굴 근육이 경직되어 있을 때 발음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주 보이스 트레이닝에서는 강조법, 헷갈리는 발음과 받침 발음 정확하게 발음하기를 알려준다. ‘오늘의 소리 반 감정 반 낭독에서는 아나운서 뉴스 원고, MC원고, 교통 캐스터 원고, 스타트업 IR 피칭 원고, 기상캐스터 날씨 원고, 라디오 DJ 원고, 쇼호스트 원고를 소개한다. 매일의 원고를 실습한 후 다음 장을 넘기면 나오는 <오늘의 힐링 스피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적으면서 나의 감정과 욕구를 파악할 수 있다. 보이스 트레이닝을 마친 후 시작하기 전에 했던 보이스 진단을 다시 체크하면서 목소리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분석한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나는 정확하게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할 때가 있다. 천천히 다시 알려주기는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을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21일의 법칙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3주 동안 총 21일은 길수도 있지만 잘못된 습관을 고친다고 생각하면 아주 짧은 기간이다. 짧은 기간 동안 반복해서 나의 말 습관을 고칠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21일 보이스 레시피는 말 습관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와 같은 말 습관을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말을 더 잘하고 싶을 때, 목소리 톤을 바꾸고 싶을 때, 발표할 일이 많을 때, 사람과 말로 대화를 많이 해야 할 때,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말을 잘하고 싶을 때’, 21일 보이스 레시피를 추천한다. 소장하면서 계속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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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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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호랑이 책, 그 불편한 진실?’

단군 신화 속 호랑이는 인간이 된 곰과 달리 성질이 급하고 인내심이 없어 인간이 되지 못한 동물로 등장한다. 전래 동화 속 호랑이는 어리석고 포악한 이미지로 표현된다. 우리나라 산을 지배했던 호랑이는 어쩌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의 동물이 되었을까? 호랑이는 용맹하고 힘이 센 동물이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무서운 동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호랑이는 배가 고프거나 공격을 당할 때 살아 있는 것을 공격한다. 조선왕조실록에 호환으로 인한 피해 사례들이 기록되어 있다. 호환은 호랑이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말한다. 특히 17세기에 호환으로 인한 피해 신고가 많았다. 호랑이는 왜 사람을 공격했을까? 위험한 호랑이 책, 그 불편한 진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호랑이에 대한 편견과 호랑이 멸종에 대한 진실을 알려준다.

 

지금까지 나는 우리나라에서 호랑이를 비롯한 야생동물이 멸종된 시기가 일제시대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호랑이 멸종에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조선이 건국된 후 발해 유민을 비롯해 만주에서 살던 이들이 조선으로 이동하면서 조선의 인구가 거의 두 배 넘게 증가한다. 조선은 이주민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땅을 개간하게 하고, 그 땅의 소유권을 인정해준다. 땅을 개간하기 위해 숲을 파헤치고 불을 질러 호랑이가 살 수 있는 땅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호랑이들은 터전을 빼앗기고 사냥당하는 신세가 된다. 인간들에 의해 깊은 산 속으로 쫓겨 들어간 호랑이는 같은 호랑이와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싸워야 했다. 싸움에서 진 호랑이들은 인간의 마을로 내려와 가축을 잡아먹었다. 인간과 호랑이의 터전 싸움으로 인간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일들이 일어났다. 조선 법전 <<경국대전>>은 호랑이를 잡아도 된다는 것을 명시해 호랑이 사냥을 합법화 했다. 조선은 전 국민에게 호랑이 사냥을 독려한다. 1416년에는 호랑이를 잡는 군대인 착호군(착호갑사)이 임시 조직으로 편성된다. 착호군은 정식 부대가 되어 142140명으로 시작해 조선 성종 때는 440명으로 늘어난다. 한양에 착호군을 배치하고 지방 각 군현에는 1만 명의 착호인이 배치된다. 착호인은 지역에 사는 호랑이를 감시하다가 착호군이 오면 몰이꾼이 되어 호랑이 사냥을 도왔다. 호랑이를 잡던 착호군으로 인해 호랑이 개체수가 급감하게 된다.

 

호랑이를 잡으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초가집 한 채 값인 40냥은 가장 큰 수컷 호랑이 한 마리의 포상금이다. 새끼호랑이를 잡아도 포상금이 주어져 사람들은 호랑이를 닥치는 대로 죽였다. 호랑이의 가죽은 호피로 만들어지고, 고기와 뼈는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됐다. 호랑이를 바친 노비는 평민이 되고, 평민은 세금을 면제받았다. 양반들은 조정에 호랑이를 바쳐 관직을 얻기도 했다. 조선 초기 한 장에 면포 30필 했던 호피 가격은 인조 때 50, 연산군 때 80, 명종 때 400필까지 폭등했다. 중국 황제는 조선에 공납으로 호피를 요구했고, 일본, 여진, 몽골 등에서도 조선 호피의 인기는 높았다. 조선 조정은 호피공납제를 실시해 호랑이 가죽을 바치게 했다. 할당된 호피를 바쳐야 하는 것은 백성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17세기 조선에 호환이 급증하면서 조선은 병사들을 투입해 호랑이를 잡아들인다. 상금이 걸린 사냥에 병사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이 시기에 가장 많은 호랑이가 죽어갔다. 조선에 마마와 홍역이 퍼지고 홍역으로 인해 가축과 산짐승이 죽어나가면서 호랑이의 먹이도 줄어들게 된다. 호랑이는 먹이의 부족과 인간에 의한 사냥으로 인해 그 개체수가 더 줄어들게 된다. 조선 정부는 호피 수를 3장에서 1~2장으로 줄였고, 1724년에는 호랑이를 잡지 못해 내야 하는 벌금이 사라지고, 영조 때 호피 제도는 없어진다.

 

조선을 점령한 일본은 해로운 동물을 없앤다는 뜻인 해수구제를 명분으로 조선의 호랑이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일본 사업가 야마모토 다다사부로는 호랑이를 잡는 부대 정호군을 만들어 총독부의 지원을 받아 호랑이 소탕 작전을 시작한다. 호랑이를 잡는 과정에서 다른 야생동물들도 보이는 대로 사살했다. 사냥을 마친 정호군이 지나가면 구경꾼들이 정호군에게 박수를 치고 만세까지 불렀다고 한다. 조선에서 호랑이는 해를 끼치는 동물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호랑이를 죽이는 것을 반겼다. 1900년대 초 조선으로 호랑이 사냥을 온 영국인 포드 바클레이는 진도로 호랑이 사냥을 떠난다. 네 마리의 호랑이 중 두 마리는 사냥에 성공했지만 두 마리는 놓친다. 두 마리의 호랑이의 발자국이 본토 방향 개펄에 남아 있었고, 바클레이는 호랑이가 바다를 건너 본토로 이동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이를 근거로 사람들은 호랑이가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1930년대를 넘어서자 한해 한두 마리 잡히던 호랑이는 1940년 함경북도에서 잡힌 호랑이를 끝으로 더 이상 잡히지 않았다. 표범도 호랑이와 같이 인간들에 의해 사냥의 대상이 되어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목격됐었던 표범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조선시대에 호랑이는 해로운 동물로 제거 대상이 되었고, 호피공납제 시행으로 호피와 고기와 뼈를 노린 인간들의 탐욕에 개체수가 줄었다. 어렵게 살아남은 호랑이들은 일제시대 해수구제라는 명목으로 다른 야생동물들과 함께 사냥 당했다. 겨우 살아남았던 야생동물들은 6.25전쟁 때 또 다시 수난을 겪게 된다. 그렇게 한반도에서 호랑이와 표범과 같은 야생동물들은 사라졌다. 자유롭게 살아가던 야생동물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들에 의해 자유와 삶의 터전을 잃고 목숨까지 잃었다. 인간은 농지를 만들고 도읍지를 만들고 가죽과 고기를 얻기 위해 야생동물의 터전과 목숨을 빼앗았다. 옛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고, 88 올림픽과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였으며, 2017년 한국 정부가 실시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 생물 101 대국민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호랑이는 인간들의 잘못된 편견과 욕심의 희생양이 되어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다행히 시베리아와 중국에 백두산 호랑이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도 더 커지는 인간들의 영역에 삶의 터전을 잃고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과 호랑이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진 것처럼 중국과 시베리아에서도 호랑이는 사라질 것이다.

 

위험한 호랑이 책, 그 불편한 진실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호랑이와 표범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 한반도에서 호랑이와 표범이 사라진 것에 대해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 세상은 다양한 종의 생명이 살아간다. 인간만의 세상이라는 오만으로 다른 종을 멸종시킨다면 인간에게도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멸종되어가는 생명 종에 대해 더 깊이 관심을 갖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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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기술이 되는가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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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5페이지)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 말할 수 있을까?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철학은 지금 나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 찾게 한다. 나에게 철학은 궁금하지만 가까이 하기엔 어려운 학문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스토아수업을 읽으면서 조금씩 깨어지기 시작했다. 어렵다 생각해 멀리했던 철학이 나의 삶에 가장 가까운 학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스토아수업에서는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26가지의 덕목을 스토아 철학자 26명의 삶과 사상을 통해 전달하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 키티온의 제논이 전하는 지혜로부터 시작된 스토아 철학 수업은 스토아 철학을 실천한 로마의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자아성찰로 마무리된다. 철학을 통해 지혜를 얻고 여러 가지 덕목을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의 최종목표는 나를 아는 것이다. 스토아수업의 메시지를 잘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아성찰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기술이 되는가’(책 앞표지)

4부로 나누어 26개의 스토아 철학의 키워드를 26명의 철학자를 통해 이야기한다. ‘1,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기술은 무엇인가’ ‘2,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3부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 ‘4부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한 권의 책 안에 방대한 스토아 철학의 지혜를 압축해서 전달한다.

 

1<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기술은 무엇인가>

- 지혜, 삶의 태도, 비판정신, 열정, 소명, 냉철함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 제논에서 시작한다. 기원전 4세기 후반, 페니키아 무역상 제논은 배가 난파되면서 아테네에서 머물게 된다. 아테네에서 제논은 스토아 학파를 창시하고, 검소하고 절제하면서 최대한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용기, 절제, 정의, 지혜’, 네 가지 덕목은 제논이 강조한 덕목들이다. 아고라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진리를 탐구하고 토론을 통해 진리를 시험했던 제논은 지혜를 얻기 위해 평생 동안 끊임없이 노력했다.

 

필로포니아, 즉 정직한 노동에 대한 끊임없는 헌신’(37페이지)

스토아학파 2대 영수가 된 클레안테스는 후원자의 지원을 거절하고 노동하면서 학문을 탐구한다. 클레안테스의 모습에서 <<행복한 청소부>>(모니카 페트, 풀빛, 2000.)의 주인공 청소부가 생각났다. 자신이 청소하는 거리 표지판에 쓰인 인물들에 호기심을 갖고 지식을 탐구한 청소부는 대학 교수직을 거절하고 청소부로 남는 것을 선택한다. ‘노동과 철학에 애정을 품고 있던 클레안테스처럼 청수부도 노동과 학문에 애정을 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크리시포스는 스토아 철학을 공부하면서 라이벌 학파인 플라톤 학파의 이론도 함께 배운다. 스토아 철학이 살아남기 위해서 라이벌 학파의 사상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토아학파를 지켜내기 위해 라이벌 학파의 주장을 연구하고 허점을 파악하기 위해 플라톤 학파의 사상을 배우고, 자신의 주장의 약점도 철저하게 연구한다. 그 결과 학설만 보고도 어떻게 논증하고 반증할지를 알았다. 철학이 이성의 올바름을 함양하는 행위’(70페이지)라 정의한 크리시포스는 스토아 철학을 체계화해 지켜낸다.

크리시포스가 없었다면 스토아학파도 없었다”(71페이지)

라이벌 학파인 플라톤 학파의 카르네아데스가 한 말이다. 이 말처럼 스토아학파에서 크리시포스가 없었다면 스토아학파가 체계적인 학문으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크리시포스도 다른 스토아철학자들과 같이 겸손하고 성실하고 검소한 생활을 했다. 왕의 후원을 받으면 왕의 기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후원도 받지 않았다. 크리시포스는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어 했고, 덕과 공동체의 삶을 살다 생을 마쳤다.

 

견유학파 철학자 시노페의 디오게네스와 이름이 같은 바빌론의 디오게네스는 스토아학파의 다섯 번째 수장이다. 기행을 일삼던 시노페의 디오게네스와 달리 바빌론의 디오게네스는 때와 장소에 맞는 옷을 입고 정중히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사상가였다. 자제력과 냉철함을 갖춘 디오게네스는 로마 원로원 앞에서 강연을 했고 로마인들을 설득해 아테네가 지불해야 하는 벌금을 500달란트에서 100달란트로 깎는데 성공했다. 바빌론의 디오게네서 이후 스토아학파는 교실 안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디오게네스는 로마 사절단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 실용적인 정치철학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디오게네스에게 스토아 철학은 개인이 지켜야 할 도덕 규칙을 넘어 공동선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실천적 사고방식이었다. 그는 스토아 철학이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체제를 구축해 법을 제정하기 위해 필요한 철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냉철함과 용기, 침착함과 유연한 사고방식을 지닌 디오게네스는 뛰어난 정치가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인물이었다. 철학을 현실에 접목하려 했던 실용주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노력으로 현실 정치와 개인의 일상에서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다. 디오게네스는 철학을 현실 정치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2<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 윤리··신념··증오·탐욕·원칙·용기

실용주의 정치가 디오게네스의 후계자 안티파트로스는 현실적인 윤리학자로 스토아 철학이 일상의 철학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개개인의 일상적인 삶에서 철학을 실천하고자 했던 안티파트로스는 선배 스토아철학자들과 달리 결혼과 가족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가족을 중심으로 세워진 도시와 국가만이 번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철학을 사적인 삶으로 확대한 안티파트로스는 인간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떤 사람이든, 무슨 일을 하든,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105페이지)

크리시포스는 남을 이기기 위해서 속임수를 쓰거나 반칙을 하면 안 되는 밀치지 않기 원칙을 제안하고, 안티파트로스는 윤리적 행동은 그 자체로 진정한 노력과 땀이 필요한 삶의 공예라고 주장했다. 안티파트로스가 세운 덕의 공식은 자연과 일치하는 것을 계속 선택하고, 자연에 반하는 걸 거부’(105페이지)한다는 것이다. 키케로는 안트파트로스를 비윤리적인 세상을 윤리적으로 살았던 철학자’(105페이지)라고 평했다. 그는 타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길을 묵묵히 걸어간 철학자다.

 

유명한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 키케로는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고 매일 글을 쓴다. 그에게 철학 공부는 잠재력과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였다. 키케로가 롤 모델로 삼았던 인물은 당대의 권력자 마리우스다. 키케로는 서른 살 에 로마 재무관에 선출되고, 원로원 의원의 자리까지 오른다. 부모와 처가의 재산과 스승의 재산을 상속받아 쌓은 천문학적인 재산 덕분에 키케로는 변호사와 정치인이 되어서도 뇌물과 변호사 수임료를 받지 않는 청렴한 공무원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키케로는 평민 출신으로 최초로 집정관의 자리까지 오르지만, 정적을 제거하고 자신이 로마를 구했다는 허영심에 빠져 있던 키케로는 삼두정치가 시작되면서 세력을 잃고 로마에서 추방된다. 1년 후 로마로 돌아온 키케로는 저술 활동과 철학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안토니우스를 탄핵하는 연설을 한 키케로는 삼두정치를 이끈 삼인에 의해 살생부에 올라가고 암살된다. 키케로는 스토아 철학을 공부했지만 사람들이 살아왔던 삶을 보지 못하고 오직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했기 때문에 그 결과 정적들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되어 생을 마감했다. 키케로와 대비되는 인물이 카토다. 카토는 부패가 만연한 로마에서 정직하게 정치를 한 인물이다. 관료가 된 후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카토는 키케로를 포함한 많은 권력자들과 대립하게 된다. ‘덕을 제외한 모든 걸 무심하게 대하라’(188페이지)라는 아리스토의 가르침을 실천한 스토아 철학자 카토는 덕을 행하는 삶을 살았다. 로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청렴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던 카토는 카이사르에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순간 카토는 가족과 친구들이 말리는데도 끝내 자결을 선택한다. 필자는 카토를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 시민이자 로마의 철인으로 그 시대의 살아 있는 모범이며, 현대에도 귀감이 되는 인물이라 평하고 있다. 자신의 성공을 향한 야망에 불타오른 키케로와 오직 로마와 로마 시민을 위해 강직하게 부패에 저항한 카토는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완전히 다른 선택을 했다. 그 결과 키케로는 죽은 후까지도 조롱의 대상이 되었지만, 카토는 공화정을 대표하는 시민으로 존경 받는 정치가로 남을 수 있었다. 카토는 자기 자신과 가족의 이익보다 공익을 우선했던 가장 올바른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카토와 같이 강직하게 올곧은 신념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청렴결백한 정치인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꿈꿔본다.

 

3<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

- 평정심·성실함·자아·선택··죽음·정신

교육열이 높은 아버지의 후원으로 세네카는 법학, 수사학, 비판적 사고 등을 배웠다. 변호사가 되어 법정에 설 수 있게 되었지만 건강 악화로 이집트로 요양을 가야만 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10년 동안 지내면서 글을 쓰고, 이집트 총독인 삼촌 곁에서 권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서른다섯 살이 되어 로마로 돌아왔지만, 로마는 폭군의 통치 아래 혼란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세네카는 죽을 위기와 아버지와 아들의 죽음을 겪고, 로마 밖으로 추방당하기도 했지만, 8년이 지난 후 어린 네로의 스승이 되어 로마로 다시 돌아온다. 네로의 스승에서 신하가 된 세네카는 네로의 폭정을 막지 못한 상황에서도 철학자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재물을 소유해도 된다고 생각해 많은 재산을 모은다. 은퇴 후 네로의 곁을 떠나 폭정을 외면한 채 글을 쓰면서 생활하던 세네카는 네로 암살 시도에 가담했던 사실이 밝혀져 자살을 강요당한다. 세네카는 네로의 명령을 받아들이고 차분하게 생을 마감한다. 살아 있을 때 성공하기 위해 폭군의 폭정에 눈감고 재산을 쌓았지만 마지막 순간 폭군에 대항해 의로운 죽음을 맞이했다. 선택은 많은 것을 결정한다. 키케로는 마지막까지 성공만을 위해 살았고, 그 결과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 세네카는 마지막 순간 폭군을 암살하려는 선택을 했고, 의로운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 무엇이 두 사람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을지 궁금하다. 한 사람의 선택은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을 두 사람을 통해서 조금은 알 것 같다.

 

4<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 정의·실천·자유·의무·성찰

네로의 비서관인 에파프로디투스의 노예 에픽테토스는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폭군 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살을 강요받는 이들을 보면서 에픽테토스는 풍요롭지만 불안하게 사는 것보다는 굶더라도 차분하고 자신감 넘치는 마음 상태로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노예로 살아야 했던 에픽테토스는 30대가 지나서야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자유를 얻은 후 이 자유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철학에 헌신하는 길을 선택한다. 노예로 살았던 에픽테토스는 스토아 철학을 통해 인간이 해결해야 하는 인생의 최고 과제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일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일을 식별하고 분류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처한 조건을 선택할 수 없겠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선택이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부와 직위에 대한 욕망뿐만 아니라, 평화, 여가, 여행, 그리고 배움에 대한 욕망도 우리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예속시킬 수 있다. 외부적인 가치와 관계없이, 내가 부여한 가치에 내가 예속된다. 집착하는 대상이 곧 나의 걸림돌이다.”(326~327페이지)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삶의 목표가 결정된다. 목표에 대한 열정은 집착으로 이어져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부와 명예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만을 부정적인 집착이라 생각했다. 에픽테토스는 평화, 여가, 여행, 배움에 대한 욕망도 품위를 떨어뜨리고 사람을 예속되게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집착이 곧 삶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평화와 배움에 집착하면서 여가와 여행을 꿈꿨던 나 또한 나 스스로를 집착의 대상에 묶고 나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문도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꿈꾸고 어떤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야 할까?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의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외부가치가 아닌 내부가치에 초점을 맞추라는 에픽테토스의 말처럼 지금 나의 내면에 어떤 충동과 욕망과 집착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타인의 칭찬이나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선택하라고 한 에픽테토스는 덕을 쌓기 위해서는 실천하는 행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어서 겸손을 강조하고 철학을 알기 위해서 무언가를 안다는 자만심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삶을 선택하기 위한 실천을 하기 전에 나를 알아야 하고, 나를 알기 위해서 철학을 알아야 한다. 철학을 알기 위해서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생각난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 말했다. 결국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나 자신을 알 수 있다. 에픽테토스와 소크라테스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다.

 

스물여섯 개의 덕목과 스물여섯 명의 스토아 철학자, 이 중 나는 마지막에서 소개하는 마르쿠스가 스토아 철학을 실천한 내용에 공감했다. ‘외부의 환경으로 불안해지고 혼란스러워진다면, 신속하게 너 자신으로 돌아가라.(356페이지)’, ‘행동 하나하나로 삶을 빚어나가라. 그리고 그 행동들이 추구하려던 목적을 달성했을 때는 만족해라.(363페이지)’고 말하는 마르쿠스의 교훈은 지금 내 삶과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책을 읽고 어설프지만 철학을 공부하면서 모든 종착점은 결국 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아성찰이 쉬울 것 같지만 오히려 내가 나를 아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다. 스토아 철학은 실천을 강조한다. 결국 내가 나를 알고,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음먹은 것을 실천해야 가능하다. 실천 없는 말과 계획은 허상일 뿐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다. 실천이 있을 때 삶은 변한다.

외부의 환경으로 불안해지고 혼란스러워진다면, 신속하게 너 자신으로 돌아가라. 불안과 혼란에 필요 이상으로 노출되지 말라. 끊임없이 너 자신으로 돌아간다면 네가 처한 환경을 더 잘 다스리게 될 것이다.”(356페이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 조언을 힘든 상황이 올 때면 되새겼다고 한다. 삶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권력의 정점에 섰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현자의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를 돌아보고 노력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계속한다면 변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는 스토아 철학자다. 운명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원치 않았던 결과에 좌절하지 않고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 순간 최선을 다할 때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을 살 수 있다. 스토아 철학은 그렇게 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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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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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은 열 살 때 외할머니 영옥이 살고 있는 희령에서 열흘을 보냈다. 서른두 살이 된 지연은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결정한 후 희령으로 내려온다. 희령으로 이사하고 며칠 후 몇 번 얼굴을 마주쳤었던 할머니가 사과 한 알을 건네면서 지연이 손녀딸을 닮았다고 말한다. 손녀딸의 이름은 이지연, 딸의 이름은 길미선이라 말하는 할머니는 지연의 외할머니 영옥이었다. 열 살 이후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연은 할머니를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할머니는 자신의 엄마를 닮은 지연이 손녀임을 알아보았지만 지연에게 부담이 될까봐 아는 체를 안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할머니와 손녀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같은 아파트 10층에 있는 할머니의 집에 갔을 때 증조외할머니와 새비 아주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게 된다.

 

할머니는 지연에게 증조외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연의 증조외할머니 이정선은 백정의 딸로 태어나 사람들의 천대와 멸시를 받고 자랐다. 백정은 양민들 앞에서 고개도 함부로 들지 못했던 시대에 호기심 많고 장난기 많았던 정선은 항상 고개를 들고 사람들을 관찰한다. 증조외할아버지 박희수는 양민인 자신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을 걸어온 정선에게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다. 희수는 군인에게 끌려갈 위기에 처한 정선을 설득해 함께 개성으로 떠난다. 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힘든 생활을 하면서 정선을 원망하기 시작한다. 딸 영옥이 태어났지만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랑을 주지 않고, 백정의 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멸시와 이유 없는 공격을 당하는 정선의 고통과 외로움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백정의 딸이라는 이유로 당했던 부당함을 체념하라 말했던 엄마의 말에 화가나 반발했던 정선은 남편의 무관심 앞에서 모든 것을 체념해버린다. 외로움으로 힘들어 하던 중 남편의 친구 새비 아저씨와 그의 부인 새비 아주머니가 개성으로 올라오고, 정선은 새비 아주머니를 돌봐준다. 자신이 백정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태도가 달라진 사람들로 인해 상처 받았던 정선은 새비 아주머니도 그럴 것이라 생각해 자신이 먼저 백정의 딸이라 말한다.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는 새비 아주머니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해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정선은 새비 아주머니를 통해 자신이 귀한 존재이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의지했던 새비 아주머니가 떠난 후 며칠을 앓아눕는다. 정선와 새비 아주머니는 서로에게 빛과 같은 존재로 힘든 삶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사람이었다.

 

지연은 증조외할머니와 새비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편과 부모에게서 받았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함께 한 후 이별하는 고통을 당하는 것보다는 아예 만나지 않았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지연의 물음에 할머니는 그럼에도 증조외할머니는 새비 아주머니와의 만남을 선택했을 것이라 답한다. 증조외할머니에게 새비 아주머니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고, 지연에게 지수는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자신의 편을 들지 않고 혼자된 남편을 더 걱정하는 엄마와 한 번의 바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딸을 책망하는 아빠에게 어떤 위로도 받지 못해 상처 받은 지연을 위로해준 건 친구 지수뿐이었다. 정선과 지연에게 귀하다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존재라 말해주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있지만 친구간의 사랑도 소중하다. 단 한사람, 나를 사랑하고 귀하다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밝은 밤은 이혼 후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지연과 할머니가 함께 하면서 과거의 증조외할머니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이야기에는 일제시대 강제 징용과 위안부로 끌려갔던 아픈 역사가 등장한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목격한 새비 아저씨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의해 자행되는 전쟁의 참상을 비판한다. 전쟁은 현실 속에서 일어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통 받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다. 밝은 밤을 읽고 난 후 기억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할머니는 새비 아저씨 이야기를 손녀 지연에게 하면서 네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니까, 새비 아저씨는 그만큼 더 사는 거잖아.’(80페이지)라고 말한다. 지연은 할머니의 말을 듣고 난 후 한 번도 본적 없는 새비 아저씨의 모습을 그려본다. 하지만 지연은 세상에 머물다 사라진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은 기억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비 아저씨는 피폭 후유증으로 고통 받다가 죽음이 다가온 순간 원자폭탄이 터지고 난 후 목격한 히로시마의 참상을 아내에게 이야기하고, 자신이 죽은 후에도 꼭 기억해주라는 말을 남긴다. 새비 아주머니는 지연의 증조모 정선에게 보낸 편지에 새비 아저씨를 꼭 기억해달라고 부탁한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 고통 받았던 수많은 조선인들이 기억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밝은 밤은 우리에게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새비 아저씨와 새비 아주머니, 그리고 증조외할머니 이정선의 이야기는 할머니 박영옥의 기억과 새비 아주머니와 증조외할머니의 편지로 후손 이지연에게 전해진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해야 하는 것의 의미를 알지 못했던 지연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던 이들의 삶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고난의 시간을 견딘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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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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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영화 속 인물이 되어 연기를 한다. 배우들의 연기를 본 우리는 울고, 웃고, 화를 내고, 분노한다. 가상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대사를 듣고 우리는 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영화는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 일어났었던 이야기, 미래에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 등등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은 영화 속 배우들의 대사 중 삶의 깨달음을 주는 명언을 모아 주제에 따라 총 8개의 Part로 나눠서 각각의 Part25편의 영화 총 200편의 영화 속 1000개의 명언을 소개한다. 시네마 명언은 우리에게 어떤 삶의 지혜를 전달할지 기대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첫 번째 Part<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명대사>로 꿈과 자유를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는 이들을 응원하고, 좌절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명언들로 구성되어 있고, <<죽은 시인의 사회>>를 첫 영화로 소개한다.

카르페 디엠.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아라. 너희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라.’

(<죽은 시인의 사회>, 17페이지)

로빈 윌리엄스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최고의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영화다. ‘카르페 디엠,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는 꿈을 포기한 제자들에게 키팅 선생님이 전하는 메시지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기억 속에 강력하게 각인된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다.

처음엔 뭐든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

두 번까지도 내가 도와주마.

하지만 세 번째부턴 너 혼자 해야 돼.

바깥세상이 그러니까.’

(<레이>, 30페이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말이 생각난다. 처음에는 방법을 모르니 방법과 길을 알려주고, 그것을 익힐 시간을 준 후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은 상대방을 위해서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고 응원해줄 때 스스로 일어나 걸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결과야 어떻든 네 힘으로 노력했다는 게 중요해.

노력조자 않는 사람들도 허다하니까, 날 포함해서.’

넌 도전했고 도전에는 용기가 필요해. 네가 자랑스럽다.’

(<리틀 미스 선샤인>, 33페이지)

스스로 노력해서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결과를 미리 걱정하고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기 합리화를 자주 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결과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해보려고 노력하는 나로 바뀌었다. 무엇이 나를 변화시켰을까?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 같지만 딱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지금은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일단 도전하고 노력한다. 결과는 그 다음 문제다. 결과가 좋으면 좋겠지만 좋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 노력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과는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용기내서 도전해보자.

좋아하는 일을 해요. 나머지는 엿이나 먹으라 해요.’

(<리틀 미스 선샤인>, 33페이지)

영화는 현실이 아니야.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지.’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일을 사랑하렴.’

(<시네마 천국>, 53페이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할 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게 된다. 현실은 영화보다 혹독하고 잔인하지만,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무슨 일을 하던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혹독하고 잔인한 현실에 꿈이 좌절되는 순간들이 생긴다. 그 순간이 올 때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나아간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조나단 데이턴 감독의 <리틀 미스 선샤인>은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명언을 읽으면서 궁금해졌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엿이나 먹으라 말할 수 있는 이 당당함이 부러울 정도다.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나에게 이 말은 속이 뻥 뚫리게 해주는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것이 돈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느 순간부터 눈치를 보게 된 나에게 이 말은 도전의 용기를 주는 말이다. ‘꿈은 이루어지리라라는 말을 믿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좋아하는 일에 용기 있게 도전해보자. <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명대사>가 전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내가 아닌 상대방을 나보다 더 원하고 위하는 마음이다. 함께 하고 싶고, 모든 것을 주고 싶은 마음, 사랑은 사람을 위대하게도 만들지만 또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사랑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또 추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사랑의 아름다움만을 보면서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당신이 나를 완성시켜. 당신 없는 나는 내가 아니야.’

(<제리 맥과이어>, 63페이지)

사랑할 때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 세상의 전부가 된 연인을 통해 내가 완성되는 기쁨과 충만함은 세상을 다 얻은 것과 같은 행복감을 준다. 사랑을 잃는 것은 곧 나를 잃는 것과 같다.

사랑은 산소와 같아요. 사랑은 찬란한 것이에요.

사랑은 우리가 있어야 할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주죠.

당신에게 필요한 건 사랑뿐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다.’

(<물랑 루즈>, 69페이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게 나한테는 정말 중요해.

농담처럼 그런 얘기를 하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하는 모든 행동들은 조금 더 사랑받고 싶어서가 아닐까?’

(<비포 선라이즈>, 84페이지)

산소는 숨을 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랑도 숨을 쉬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영화 속 주인공은 말한다.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살아간다. 내가 아닌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에게 사랑받으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것이 연인일수도, 부부이거나 아이일수도 있고, 친구일수도 있다. 사랑은 한 가지로 정해져 있거나 규정되지 않는다. 여려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고, 사랑이 있기에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은 변한다. 어제 파인애플을 좋아했던 사람이 오늘은 아닐 수도 있다.’

(<중경상림>, 86~87페이지)

행복했어요. 나는 쭉 행복했어요.

당신을 좋아하게 된 후부터 쭉······.

나의 행복은 말예요, 당신이에요.

당신 곁에 있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에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88페이지)

삶의 의미가 되어준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변하고 사랑이 끝난 후 사랑하던 이들이 증오의 감정으로 서로를 상처 입힌다. 하지만 헤어짐이 두려워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은 헤어짐보다 더 불행한 일이다.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잠깐의 순간이라도 함께 할 수 있음에 행복하다. 누군가와 함께 할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건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사랑하는 순간 온 마음으로 사랑해야 후회는 남지 않을 것 같다. 헤어짐의 순간까지도 모든 걸 쏟아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나는 환경에 지배당하고 싶지 않다. 내가 환경을 지배하고 싶다.’

(<디파티드>, 102페이지)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명대사>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혜를 깨닫게 하는 명대사를 소개한다. 인생의 희로애락선악등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는 나로 살고 싶은 나에게 인문학적 통찰은 반드시 필요한 지혜다.

네가 원하는 누구든지 되기에 절대로 늦거나, 절대로 이른 경우는 없다.’

누군가는 강가에 앉으려고 태어나고, 누군가는 번개를 맞고, 누군가는 음악에 조예가 깊고, 누군가는 수영을 하고, 누군가는 셰익스피어를 읽고,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06페이지)

때때로 넌 스스로 무엇이 될지를 정해야만 할 순간이 올 거야.

절대 그 누구도 그 결정을 너 대신 해 줄 수는 없어.’

(<문라이트>, 111페이지)

사람들 모두가 각자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모두가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인 인간에게 늦거나 이른 때란 없다.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이고, 너무 이르다 생각한 때가 최적의 순간일 수 있다. 선택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나한테서 사유를 배우고 싶다고요? 사유란 외로운 작업입니다.’

(<한나 아렌트>, 128페이지)

인문학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깨달음을 주는 학문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 한다. 사유하기 위해 우리는 인문학을 공부하지만 결국 사유란 홀로 해야 하는 과정이다. 생각하고 깨달음을 얻고 판단하고 선택하는 건 자기 자신의 몫이고, 그 결과 또한 자신의 책임이다.

기억은, 기록이 아닌 해석이다.’

(<메멘토>, 136페이지)

살아가는 동안 내가 기억하는 것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기록이 아닌 기억에 대한 나의 해석일수도 있다는 말이 놀라웠다. 기억이 기록이 아닌 해석이라는 말은 놀라우면서도 납득이 되는 말이다. 결국 기억이라는 것도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그것도 온전한 것이 아닌 나에게 유리한 것만을 기억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해석이라 말한 것 같다.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명대사>는 사람의 마음과 관련된 대사들이다.

감정의 보호막이 벗겨질 때 성장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자유>, 141페이지)

감정의 보호막은 상처 받은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또는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마음을 감싸게 된다. 하지만 보호막으로 막아버린 감정은 고인 채로 있다 더 깊은 감정에 빠지게 만든다. 감정의 보호막을 벗겼을 때 상처 받겠지만 상처를 치유하면서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금 죽는다 치고 네 삶을 한 번 평가해 봐.’

(<파이트 클럽>, 158페이지)

지금 내가 죽는다 생각했을 때 내 삶을 평가한다면 나는 지금까지 잘 살아왔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누구를 만나고, 누구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살았을까? 만약 지금 죽는다고 했을 때 후회 없는 삶을 살았을까? 나의 삶을 평가한다는 것이 참 어렵고 두렵다.

내 말은, 자아의 성질과 영혼의 실존에 관한 철학적 질문 말이야,

내가 과연 나일까? 말코비치가 말코비치일까?’

(<존 말코비치 되기>, 174페이지)

내가 과연 나일까라는 질문은 순간 말문을 막히게 하는 질문이다. 나는 나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았는데 나는 나인가에 대한 질문을 보는 순간 바로 그렇다라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 충격을 받았다. 나는 나로 살았을까, 아니면 누군가가 만든 틀 안 존재하는 내가 나라고 착각하면서 살았을까? ‘나는 나야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질문에 질문이 계속 이어진다. 과연 내가 나라는 존재로 살아왔는지를 알기 위해서 감정의 보호막을 벗기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내면의 감추어진 감정을 바로 봤을 때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나아갈 때 나는 나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던 순간 갑자기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모든 것을 소진해버린 후 방전된 상태인 번아웃 증후군에 빠졌을 때 마음을 위로해 주는 영화 속 대사들을 <지친 마음을 힐링해 주는 명대사>에서 소개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건 자신의 행복을 망친다.’

행복은 자기 자신 그대로의 모습대로 사랑받는 것이다.’

(<꾸뻬씨의 행복여행>, 188페이지)

살아가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타인과 나를 비교할 때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동경은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는 자책감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멈추고 자기 자신 그대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그렇게 살아야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내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 있다면 그 생은 행복하다.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장소에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것 같아 좌절했어. 하지만 경험을 쌓았으니 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같은 장소를 헤맨 건 아닐 거야.’

혼자선 열심히 살아가는 거 대단하다 생각하는데, 한편으론 제일 중요한 뭔가를 회피하고 그 사실을 자신에게조차 감추기 위해 열심히 하는 걸로 넘기는 거 아닌가 싶어.

그냥 도망치는 거 아니야?’

(<리틀 포레스트>, 194페이지)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이룬 것도, 어떤 결과물도 없는 것 같을 때면 지나온 시간 모두가 후회된다.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지금까지 왜 이렇게 살았는지에 의문이 들면서 살아온 모든 삶을 부정한다. 자괴감과 좌절감에 빠져 있는 상태일 때, 의미 없는 삶은 아니었다는 말이 위안이 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경험했으니 의미 없는 삶을 산 건 아닐 거라는 말에 조금이나마 위안 받는다. 위안을 받지만 다음 명언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회피하고 열심히하는 걸로 자신을 속이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회피하려고 도망치고 있을까에 대한 답은 내 마음 속 소리를 잘 들어보면 바로 나올 것 같다.

내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떻게 오늘을 살래?’

(<세 얼간이>, 217페이지)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두렵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오늘을 살면서 내일을 걱정한다. 명언의 메시지는 내일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오늘을 살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걱정이 유달리 많고 겁도 많은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걱정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지만 아직은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노력해도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더 두렵다.

이건 너의 꿈을 이루기 위한 캔버스야.’

(<아메리칸 셰프>, 218페이지)

나에게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외면하고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회피하려고만 하다 보면 내일에 대한 두려움은 더 커질 것이다. ‘열심히하고 있다는 자기 합리화만 계속하다 보면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캔버스는 시커멓게 얼룩질 것이다. 꿈을 그리는 캔버스에 제대로 된 꿈을 그려나가기 위해 용기 내어 도전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명대사>에서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영화 속 명언에서 찾아본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길이 있지만,

가장 멋진 길은 참다운 인간으로 사는 거지.’

(<늑대와 춤을>, 226페이지)

참다운 인간은 어떤 인간을 말하는 것일까? 참다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지금 나는 참다운 인간으로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사랑하며 사랑받고 살아가고 있는 나는 참다운 인간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당신 남은 인생의 첫 번째 날이에요.’

(<아메리칸 뷰티>, 228페이지)

사람은 변할 수 있다. 미래를 창조하기에 꿈만큼 좋은 것은 없다.’

(<레 미제라블>, 235페이지)

오늘이 첫 번째 날이라고 생각하면 이 세상에 늦은 일은 없다. 이제 첫 날이니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해보자. 젊지 않다는 이유로 포기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리스트를 적어본다. 남은 인생의 첫 번째 날, 지금보다 더 나은 나로 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꿈꾸기 딱 좋은 날이다.

꿈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난 보이지 않지만, 나도 꿈은 꾼다.’

(<블랙>, 244페이지)

꿈은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 깊이 와 닿는다. 눈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모두가 꿈을 꾸고, 그 꿈을 마음으로 본다. 모든 사람들은 마음속에 꿈을 간직하고 있다. 그 꿈을 꺼내 이루느냐 이루지 않느냐는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무서워하는 건 나쁜 게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의 목표로 가는 걸 멈출 정도로 두려움을 키워선 안 돼요.’

(<내 이름은 칸>, 248페이지)

손가락 너머를 봐.

다른 사람들은 무서워서, 비슷해서, 게울러서 보지 않기로 선택한 걸 보게나.

(<패치 아담스>, 250페이지)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우리가 꿈을 향해 나아갈 때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다. 미래에 어떤 결과가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시작하는 순간 겁이 나서 물러서게 된다. 도전의지를 꺾는 두려움을 극복할 때 우리는 목표하는 바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이게 마지막이 아니고 그 다음이 있다는 게 눈물 나게 고맙다.’

(<맨발의 꿈>, 256페이지)

목표하는 바를 향해 나아갈 때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그 순간이 마지막이 아닌 다음이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다음이 있다는 게 눈물 나게 고맙다라는 말에 가슴 벅차게 공감한다. 마지막이 아닌 다음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눈물 나게 고마운 일이다.

매일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히기 전엔 아침에 눈 뜨면 뭔가 결정을 해야 하죠.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요.

오늘도 바보들이 나한테 하는 나쁜 말들을 믿어야 하나?”’

(<헬프>, 259페이지)

사는 동안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결정을 할 때 바보들이 하는 나쁜 말은 귀담아 듣지 말고, 내 마음 속 소리를 귀담아 듣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나의 인생은 바보들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명대사>는 자신의 꿈과 신념을 향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이들에 대한 명언이다.

성공과 실패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것이 문제로다.’

(<나의 왼발>, 267페이지)

성공과 실패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왜 그것이 문제라 말했을까? 성공과 실패는 결국 자신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일까? 성공과 실패가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것은 곧 그 결과 또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당신이 위험을 무릅쓰고도 그것을 하고 싶냐, 안 하고 싶냐가 문제가 아니야.

위험을 무릅쓰고도 그것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문제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279페이지)

하고 싶냐, 안 하고 싶냐가 아닌 해야만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살아가는 동안 하고 싶은 것만 해서는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하고 싶지 않은 것도 해야만 할 때가 있다. 이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살을 빼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살이 빠지지 않는다. 하기 싫지만 운동을 하고 식단조절을 함께 해야 살은 빠진다. 그렇듯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들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

하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다시 사는 것과

만 개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사는 삶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은지 다음 생에 만나면 말해 보라.’

(<삼사라>, 299페이지)

나는 지금 하나의 욕망을 채우기위해 살고 있을까, 아니면 만 개의 욕구를 채우기위해 살고 있을까? 두 가지 삶 중 어떤 것이 더 나은지를 묻는 질문에 답이 바로 나오진 않는 것은 두 가지 삶의 무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을 해보면 어쩌면 하나의 욕망의 무게가 더 무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만 개의 욕구를 채우기위해 사는 삶을 선택할 것 같다. 선택을 하면서도 미련과 집착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내 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대사>는 창의력의 원천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명언들을 적고 있다. 이 명언들이 나의 상상력을 어떻게 자극할지 기대된다.

당신이 여기 살면 여기가 현실이 되는 거예요.

그럼 당신은 또 다른 세계를 동경하게 돼요.

진짜 황금기를요. 현실은 그런 거죠.

인생은 좀 불만족스럽고 그런 거니까요.’

(<미드나잇 인 파리>, 308페이지)

너도 어른이 되면 알겠지만 현실은 동화 속 세상과는 달라.

냉혹하고 잔인하지. 때론 고통도 받아들여야 돼.’

(<판의 미로>, 319~320페이지)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동경하고 황금기를 꿈꾸는 인간의 욕망은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상상력은 끝이 없이 무한하다. 인간의 상상력은 지금 현재 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더 커진다. 그 상상력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 현실과 다른 세계를 꿈꾸게 하는 상상력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외면하지 않을 때 상상력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해줄 수 있다. 현실을 외면한 상상력은 망상일 뿐이다.

인간의 단점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 희망을 갖는 거야.

인간들은 그걸 꿈이라고 하지.’

(<에이 아이>, 322페이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희망, 즉 꿈을 꾸는 것은 단점일까?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희망이 있기에 인간이 현실을 이겨내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희망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다. 꿈을 꾸는 것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선택은 내가 무엇에 도전하고 행동할지에 대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선택의 답은 사람들마다 다르다. 따라서 그 결과 또한 다를 것이다. 무엇이 해답인지는 끝까지 살아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운명은 잔인한 방식으로 사람을 맴돈다.

살다 보면 싸울 필요가 있다고 운명을 잃었다고 인정해야 할 때가 온다.

배는 이미 떠나갔다. 오직 바보만이 계속 갈 뿐이다.

사실 나는 항상 바보였다.’

(<빅 피쉬>, 331페이지)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운명이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다. ‘배는 이미 떠나갔다는 말은 버스는 떠났다라는 말처럼 이미 지나간 일을 의미한다. 어떤 선택을 했든 결과가 따라오고 원하지 않는 결과에 선택을 후회해보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계속 가는 것은 바보라 말하지만 나또한 계속 가고 있다. 나도 바보다. 바보라는 것을 알지만, 계속 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도 나의 선택이다. 후회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는 것을 선택한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인터스텔라>, 321페이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지금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답을 찾을 것이다. 나 또한 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는 답을 찾고 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상상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사는 것이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다는 것.’

(<찰리와 초콜릿 공장>, 327페이지)

불행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자기 스스로의 부족함을 자책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 또한 사는 것이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삶은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행복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 들 때도 많다. 희망은 덧없기도 하지만, 희망은 삶의 의지가 되어주기도 한다. 달콤한 삶을 희망하며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책을 읽고 난 후 선택이라는 단어가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았다. 영화 속 이야기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다. 과거, 현재, 미래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살아가고 선택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했던 선택의 결과,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죽는 순간까지 선택은 계속 될 것이다. 선택의 순간 무엇이 가장 나를 위해 좋은 선택일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된다. 영화 속 다양한 선택을 보면서 지금 나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삶의 깨달음을 얻는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0편의 영화 속 1000개의 명언 속에는 세상만사 모든 이치가 다 들어 있다. 모든 것을 다 전달할 수 없어 명언을 읽으면서 지금 이 순간 마음을 찡하게 건드리는 명언들을 적어봤다. 지금 이 순간은 이 명언들이 와 닿았지만, 또 다른 순간에 이 책을 볼 때면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다른 명언들이 눈에 들어올 것 같다. 명언의 힘은 그 말을 읽는 순간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이나 잠시 잊어버렸던 것들에 대한 깨달음을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영화들은 본 것 보다는 보지 못한 것이 더 많았다.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보고 난 후 책을 읽는다면 명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보고 싶은 영화 목록을 적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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