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책쓰기를 시작했다
김경화 외 지음, 김도사(김태광) 기획 / 미다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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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그만큼 절박하게 책을 썼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5명의 필자는 어떤 심정으로 이 글을 썼을까? 책을 쓰고 난 후 숨통이 트였을까 궁금하다.

 

다섯 명의 필자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다섯 명의 필자는 책을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자존감을 회복했다. 죽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 절망감을 느낄 때, 그 상황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책을 쓰면서 찾았다고 한다.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가 변화했고, 이러한 변화는 삶의 변화로 이어진다. 필자 김유나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글로 마음을 풀었다고 한다. 삶의 무게와 부당함에 대한 분노를 글로 써내려가면서 감정이 정리되고, 분노를 다스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책을 쓰면서 필자는 열등감을 떨쳐버릴 수 있었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일이 발생할 때 사람들은 바꾸거나’, ‘받아들이거나’, ‘떠나거나의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고 말한다. 필자 김보혜는 어떤 문제든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해 변화하려고 노력했다.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의지가 강했던 필자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을 쓰고 있다. 필자는 죽을 것 같은 현실에서 책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변화하면 행복해질 수 있으니 자신에 대한 책을 쓰라고 권유한다. 필자는 수전 제퍼스의 자신감 수업을 소개하면서,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적고 있다. 사람들은 두려움이 진정되거나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후에 행동하려고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지금 나는 어떤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것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실수를 하고 있을까를 생각했다. 사람들의 평가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두려움의 감정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움직여야 한다. 필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 스스로가 꿈을 이루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책을 읽고 필자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읽는다. 메시지를 이해하고 마음이 움직일 때도 있고,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책쓰기를 시작했다를 읽으면서 나의 내면에 어떤 생각과 고민들이 들어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책쓰기의 첫 번째 단계, 나의 내면 들여다보기.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작가가 되기를 꿈꾼다. 누군가는 꿈을 이루고, 누군가는 꿈을 잊어버린다. 다섯 명의 작가들은 잊어버렸던 꿈을 다시 기억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메시지 전송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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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간의 썸머 특서 청소년문학 24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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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와의 50일이 시작된다.’(33페이지)

 

열일곱 살 지유에게 썸머가 온다. 썸머는 매일 아침 지유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추천해주고, 지유의 스케줄을 챙겨준다. 지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완전히 이해받는 것 같았다. 지유의 취향을 정확히 알고 맞춰주는 썸머와의 연애에 지유는 자기도 모르게 빠져든다. 썸머와 관계가 계속되면서 지유는 사람만이 채워줄 수 있고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부부 싸움을 했다가 화해하는 엄마와 아빠,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는 썸머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50일이 되기 전 썸머와 계속 만날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 지유는 썸머를 떠나보낸다. 너무나 완벽한 썸머에게 의존하게 된 자신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채원은 남자친구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됐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나빠진 채원에게 의사는 썸머를 소개한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썸머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채원은 조금씩 상처를 치유 받는다. 하지만 정작 채원을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한 것은 집으로 찾아온 같은 반 친구 하린이었다. 채원의 잘못이 아니라 말해주는 하린 덕분에 채원은 안전한 썸머와의 세계를 떠나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얻는다.

 

지호는 채원에게 상처를 준 시후와 관계를 끊고, 채원의 곁에 머물면서 도와준다. 하지만 이를 오해한 채원은 지호에게 화를 낸다.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채원과 시후만을 칭찬하는 엄마에게 분노한 지호는 썸머와 채팅을 하면서 부정적인 내용만을 이야기한다. 지호의 부정적인 감정과 편견이 들어간 데이터로 인해 썸머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판단한 운영진은 지호를 친구 맺음에서 강제로 탈퇴시킨다. 모든 것에 분노하던 지호에게 채원이 다가와 화낸 것을 사과하고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맙다 말하는 순간, 지호의 분노가 눈 녹듯 사라진다.

 

한빛은 썸머의 789번째 친구가 된다.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한빛과 한빛의 엄마는 할머니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할머니는 호주에서 온 선교사 가족이 살던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했다. 갈 곳 없는 할머니를 선교사 가족이 받아들여주고 교육도 시켜주었다. 할머니는 선교사 가족에게 받았던 사랑을 한빛과 한빛 엄마에게 되돌려준다. 한빛은 할머니와 살아가면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 아빠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한빛과 엄마를 아무 조건 없이 도와준 할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한빛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었다. 썸머가 잘못된 내용을 말할 때면 한빛이 썸머에게 긍정적인 내용의 데이터를 알려준다. 썸머는 한빛과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데이터를 수집한 후 분석했다. 처음에는 좋은 이야기와 나쁜 이야기를 구별하지 못했지만, 데이터가 쌓이면서 구별할 수 있게 된다. 50일이 지나 한빛은 썸머와 친구 맺음을 연장하면서 썸머가 유익한 친구라고 말한다. 썸머는 모든 건 인공지능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고 대답한다. 사람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공지능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존재가 될 수도 있고, 해를 입히는 존재도 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지만,

인간의 삶을 가장 풍요롭게 하는 것도 인간관계라고 하더라.

그걸 포기하고 살 수는 없잖아.”

(123페이지)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 관계가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관계로 인해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상처를 받을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다른 관계를 맺는다. 인공지능의 계산된 감정과 공감을 보면서 사람들은 사람이 사람에게 진정으로 공감하는 감정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어쩌면 더 먼 미래에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인간과 같은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이 개발될지도 모른다. 만약 인간과 같은 감정을 갖춘 인공지능이 개발된다면 인공지능과 인간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데이터로 수집되고 분석된 감정은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감정까지는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데이터로만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유가 썸머와의 관계를 연장하지 않았던 이유도 데이터로 분석된 감정을 흉내 내는 것 같은 썸머가 불편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결국 사람들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위안을 받으면서 살아갈 에너지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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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유령 박물관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추현수 그림 / 이지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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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저녁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문이 열리는 유령박물관으로 금동이가 들어간다. 사진촬영 금지라는 문구를 보고도 금동이는 서찬이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는다. 그 순간 액자 속 유령이 깨어난다.

 

혀 대신 글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더구나.”(96페이지)

유령박물관에서 금동이는 할머니 유령을 만난다. 전시된 액자마다 유령이 들어 있고,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주면 유령이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액자 속에서 나온 백설공주는 자신을 죽게 만든 시간 여행자인 왕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재미로 남을 모함하고 헐뜯는 짓을 하는 왕자가 이 세상으로 넘어왔다. 백설공주 유령은 왕자가 또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왕자를 찾는다. 백설공주 유령은 왕자를 찾기 위해 인터넷 댓글을 찾아 읽는다. 왕자의 모함을 받아 그 스트레스로 죽은 백설공주는 요즘은 사람들이 대신 로 사람을 죽게 만든다고 말한다. 악플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사람들 중 왕자로 의심되는 인물을 찾았지만 유령이 찾은 아이디는 금동이가 서찬에게 뺏긴 아이디였다. 금동이는 서찬이 왕자라 생각했지만 보람이의 말을 듣고 진짜 왕자의 정체를 알게 된다. 서찬이에게서 금동이의 계정을 알아낸 유튜버 호빵잰틀맨이 금동이의 아이디로 악플을 달고 다닌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호빵잰틀맨을 유령박물관으로 유인하는데 성공하고, 왕자는 더 이상 악플로 사람들을 괴롭힐 수 없게 된다.

 

뭉게구름 유령은 자신이 만든 짜장면 요리를 무술의 고수가 먹고 평가해주는 것이 꿈이었다. 뭉게구름은 짜장면을 만들어 무술 고수에게 품평회를 듣고 싶은 꿈을 이루고 싶어 유령 박물관에 남았다. 짜장면을 만들어 무술 학원에서 시식회를 한 후 인터넷에 짜장면 맛에 대한 악의적인 글이 올라오고 악플을 본 뭉게구름은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악플에 상처받은 뭉게구름은 오랫동안 꿈꿔오던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 유령이 사라진 후 짜장면이 맛있었다는 말을 금동이가 듣게 됐지만 유령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신비한 유령 박물관은 초등학생 금동이가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학교폭력과 글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악플러에 대해 적고 있다. 백설공주 유령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모함하고 헐뜯는 말들이 그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로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신비한 유령 박물관은 말과 글이 비수가 되어 상대방의 마음을 찌를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이야기한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글들을 본 누군가는 댓글로 답을 한다.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댓글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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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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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쓰마란은 사람들이 왜 살다가 죽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힘든 일을 하더라도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 쓰마란은 죽음을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 , 쓰마성을 가진 사람들이 죽어가기 시작한다. 바러우 산맥 가장 깊은 곳에 자연적으로 생겨난 작은 마을 산싱촌 사람들은 최근 100년 동안 평균 수명이 마흔 살을 넘기지 못하고 목구멍이 막혀서 죽었다. 서른아홉 살이 된 쓰마란은 서서히 죽어간다. 관과 수의를 만드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누워 있던 쓰마란이 밖으로 나온다. 죽어가던 쓰마란은 란쓰스에게 수술비를 부탁하고 란쓰스는 쓰마란과 두주추이가 헤어지는 조건으로 쓰마란의 큰 딸 텅과 함께 마을을 떠난다. 돈이 모여져 수술을 받고 마을로 돌아온 쓰마란은 마을 사람들에게 수로 건설을 강요한다. 마을 사람들은 쓰마란의 퍼런 눈빛과 그의 뒤에 몽둥이를 들고 서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두려움에 빠진다. 쓰마란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공사에 필요한 것들을 징발한다. 열여섯 살 이상의 남자들은 모두 공사 현장으로 가야 했다.

 

또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물거품처럼 조용히 사라졌다.’(211페이지)

쓰마란을 살리고 링인수 공사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란쓰스는 사람들의 외면 속에서 홀로 죽음을 맞았다. 그녀가 죽고 난 후 파리와 모기, 하얀 구더기만이 란쓰스 곁에 남았다. ‘새까맣게 모여든 파리와 모기’(267페이지), 죽은 란쓰스를 먹어치우는 벌레들의 모습은 흡사 란쓰스를 이용했던 쓰마란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 같다는 생각을 했다. 충격을 받아 멍하게 앉아 있던 쓰마란은 링인거 수로 건설에 나갔다가 죽은 이들을 위해 연주되는 장례 음악을 들으면서 피곤한 몸으로 란쓰스의 옆에서 아주 깊은 잠에 빠진다.

 

링인거 수로가 개통됐어요!(277페이지)’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물에는 오염되어 검게 변한 풀과 물에 젖어 팽팽하게 부푼 죽은 쥐, 진흙탕이 잔뜩 들어간 비닐봉지와 낡은 치마와 모자, 죽은 가축의 붉은 배, 더러워진 모피(301페이지)’가 함께 떠내려 오고 있었다. 수로를 방류하러 갔던 다바오가 두류의 시체와 함께 돌아온다. 링인거 물이 이미 심각하게 오염된 것을 본 두류는 물에 몸을 던져 죽고, 두류의 시체를 옮기기 위해 다바오는 오염된 물을 방류해 산싱촌으로 물이 흘러 들어왔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때서야 촌장을 찾고, 촌장이 죽은 것을 발견한다. 죽은 사람들의 매장이 끝난 후 두바이의 목구멍이 부어오르기 시작한다.

 

쓰마, , 씨 성을 가진 이들이 모여 사는 산싱촌은 대대로 촌장이 마을 사람들을 이끌었다. 쓰마란이 촌장이었던 시절을 시작으로 란쓰스의 아버지 란바이수이, 쓰마란의 아버지 쓰마샤오샤오, 두옌의 아버지 두상이 촌장이었던 시절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1부 천의에 추석을 달다><2부 낙엽과 시간>은 란바이수이가 죽고 난 후 촌장이 된 쓰마란의 이야기다. <3부 갈황민요>는 쓰마란의 아버지 쓰마샤오샤오가 죽고 난 후 촌장이 된 란바이수이, <4부 젖과 꿀>은 두상에 이어 촌장이 된 쓰마란의 아버지 쓰마샤오샤오, <5부 가원의 역사>는 두옌의 아버지 두상이 촌장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로 쓰마란의 유년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산싱촌에서 촌장은 절대적인 존재다. 작은 산골 마을에서 촌장은 타지 사람들이 바라볼 때는 보잘 것 없지만 산싱촌에서 촌장은 절대 권력으로 마을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힘을 갖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휘두르는 권력은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촌장이 되려고 한다. 권력과 장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거대한 몸집을 키워 마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마을 사람들을 착취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산싱촌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해야 더 오래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두상은 마을 사람들에게 더 많은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말하고, 쓰마샤오샤오는 유채 기름이 장수의 비법이라 생각해 유채를 키우는 데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란바이수이는 전답의 땅을 갈아엎는 공사를 시작하고, 쓰마란은 수로 공사로 물을 끌어오는 공사를 진행한다. 촌장들은 마을 사람들을 더 오래 살 수 있게 해준다는 명분으로 마을 사람들의 재산과 노동력을 착취한다. 공사 대금과 물품을 마련하기 위해 남자들은 도시로 나가 피부를 팔고, 여자들은 자신의 몸을 팔아 돈을 벌어야 했다. 마을 사람들은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마흔 살 이전에 죽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부족한 산골 마을 사람들은 세상과 단절되어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오래 살겠다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하나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는 오직 그것만 보일뿐이다. 메뚜기 떼가 출몰해 대기근이 올 것이라는 두옌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아 마을 사람들은 끔찍한 대기근을 겪게 된다. 모든 식량이 떨어진 순간, 남자들은 끔찍한 선택을 하게 된다. 반대하는 여자들을 속이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내다버린 것이다. 버려진 형들을 찾아간 곳에서 어린 쓰마란은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고, 마을 아이들과 함께 죽은 아이들의 장례를 치러준다. 무엇이 어른들에게 이렇게 잔인한 선택을 하게 만들었을까? 과연 그들의 선택이 마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대기근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주변에 먹을 수 있는 것을 모두 먹어치우고, 최후의 순간 인육까지도 먹어 생존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역사에서 반복되어 기록되어 있다. 인간이 살기 위한 몸부림 앞에 도덕성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주장한다는 것이 의미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디까지 인간의 선택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산싱촌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지금도 우리는 수많은 것들을 욕망한다. 집착적인 욕망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까지도 망가트린다. 지금 나는 이 순간 무엇에 집착하고 욕망하는가에 대해 생각한다. 일광유년은 너무나 극단적이고 끔찍한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있었을 것 같은 이야기라 더 끔찍하고 무섭다. 끔찍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읽고 있는 나 자신도 무섭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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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고양이 1 - 동물이 사라진 세계 책 읽는 샤미 9
박미연 지음, 박냠 그림 / 이지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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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5년 지구에서 인간을 제외한 포유류과 동물들이 멸종되었다.

2060년 개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과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이 원인 모를 병으로 죽기 시작한다. 치사율 58%의 바이러스는 사람에게로 옮겨간다. 바이러스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동물들을 지구에서 절멸시킨다. 그렇게 포유류 동물들이 사라졌다. 소수의 사람들은 뉴클린시티를 세우고 그 안에서 완벽한 방역시스템을 갖추고 살아간다. 가장 안전하고 풍요로운 뉴클린시티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노멀시티 주민과 오염 구역 근처에서 살아가는 빈민가 사람들로 다시 계층이 나뉜다. 소수의 뛰어난 두뇌를 갖춘 사람만이 뉴클린시티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뉴클린시티 바깥의 숲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뒤덮였고, 빈민가 마을 아이들은 쓰레기 속에서 쓸 만한 물건을 주워 팔았다. 소수의 우수한 아이들만 갈 수 있는 특별한 도시, 뉴클린시티에 가기 위해 빈민가에 살고 있는 서림이는 열심히 공부한다.

 

서림이 앞에 회색빛 고양이가 나타난다. 살아 있는 생명체를 구한다는 공지를 본 서림은 고양이를 팔기 위해 연락한다. 뉴클린시티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큰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림이는 엄마가 가지고 있던 그림책에서 회색 고양이 은실이가 엄마의 고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림은 은실이를 빼앗기 위해 찾아온 이들의 공격을 받고 의식을 잃는다. 은실이를 찾으러 갔던 서림은 연구소 부소장 래아가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2065년 어린 시절 엄마가 살던 방에 도착해 엄마를 만난다. 다시 돌아온 연구소에서 부소장을 마주친 서림은 자신이 은채의 딸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그때 연구소 소장이 들어오고 부소장은 겁에 질린다. 그리고 서림은 은채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부소장이 아닌 소장의 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소장의 도움으로 도망친 서림은 호세와 레드홍 아저씨, 아빠를 만나 경찰들의 추격을 피해 도망친다. 엄마가 소장이 보낸 사람들에게 끌려갔다는 소식을 들은 서림은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서 부소장 래아에게 연락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려는 서림을 돕기 위해 아빠와 호세가 자신들을 희생한다. 과거로 돌아가 엄마를 만난 서림은 뒤쫓아 온 소장의 방해를 물리치고 과거를 바꾼다. 서림이 미래로 돌아왔을 때는 모든 것이 바뀌어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호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뉴클린시티 권력자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를 이용하기 위해 동물백신 개발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두려움이 클수록 이들의 힘은 더 강력해진다. 서림의 아빠가 속한 비밀 단체는 권력자들에 대항해 동물백신 연구를 계속한다. 서림이 과거를 바꾸고 난 후 아빠의 동물백신 개발이 성공하고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과 같이 동물들과 공존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는 지구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그 결과로 동물과 사람이 바이러스에 노출된다. 무분별한 계발로 서식지를 잃어버린 동물들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온다. 멧돼지가 도시 한복판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뉴스가 종종 보도된다.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결국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시간 고양이는 환경을 지키고, 동식물과도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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