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 - 일도 사랑도 꼬이고 막히는 그녀들을 위한 쿨~한 조언
이소연.박형진 지음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마치 남녀탐구를 위해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쿨~한 조언이 시작되었다. 남녀의 입장에서 '이러면 안되는데'하는 후회를 안고 있으면서도 빽- 질러버리는 그들의 말들이, 정녕 후회로 남을지언정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그런 말들이 이 책에선 시원하게 소개된다. 아직 사회생활을 별로 해보지 못한 나조차도 정말 이럴꺼야, 하면서 잔뜩 공감할 정도로 재미나게 읽었다. 무엇보다 막힘없이 술술~ 다사다난한 그녀들의 이야기는 아효, 하고 한숨이 나올지언정 솔직하고 거침없이 이야기되는데 단편드라마의 한장면처럼 머리에 그려지는게 인상깊었던 것 같다. 이야기마다 매번 다른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었지만, 모두 혼자서 찍은 모노드라마처럼.

 

그만큼, 이 책에서 다룬 소재나 이야기는 20-30대 여성들의 공감을 많이 얻을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틈틈히 작가의 하루도 보이는 듯했다. 작가의 인간관계가 보이고 한숨만 느는 고민이 보이는 것 같았다. 이를테면 그사세를 찍은 PD의 이야기가 나온다던가,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작가처럼 보이는 어떤 여성의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러니깐, 작가도 이런 고민을 허다없이 했던 여성, 의 일원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실감나게 잘 쓰인 것 같다.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일원으로서.

 

틈틈히 적당히 쉴 틈을 주는 일러스트라든가, 앞선 이야기를 한마디말로 잘 묶은 'postscript', 센스있는 각 장의 제목과 핵심을 한눈에 파악하기 쉬운 부제, 그리고 무엇보다 눈이 즐겁게 마련되었던 각 글의 다양한 구성이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다. 정말 이 책은 재미난 책이었다. 심각한 기류는 있었을지언정 '무거운' 기류가 전혀 흐르지 않았다. 솔솔한 속풀이 수다를 떨듯 그렇게 이야기는 흘러갔다. 그리고 당당하게 외쳤다.

 

"모두 한 번 사는 인생이니까,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렇지, 더구나 20,30대의 여성은 아직 도전의 기회가 창창한 시작의 기로에 섰을 뿐이다. 이는 물론 나이를 넘어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시행착오'에 기죽지 말아야 한다는 것. <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은 그러한 '시행착오'에 대해서 잘 소개하고 있고, 또 그 시행착오를 질책하지 않고 인정한 뒤 더 잘 나아가려한다는 것이 너무 좋다. 그래서 20대 내내 진솔한 친구처럼 함께하고픈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워드 - 우리 시대 시인 80명이 찾아낸 가치
김남조 외 지음, 박영 그림 / 굿글로벌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물푸레나무를 넘어, 시(時)는 사계를 넘나들었다. 시인들이 찾아낸 두 글자의 키워드를 따라 세상의 작은 시선들을 쫓아다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져 있었다. 그것이 바로 시의 매력이었다. 時앗 나눔으로 발간된 ‘우리 시대 시인 80명이 찾아낸 키워드’는 80명의 시인들이 따뜻한 마음을 건네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저마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시 한 토막과 그 시에 키워드를 담아 ‘열정, 사색’ 따위의 무책임한 단어를 보다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에는 시의 함의를 담은 듯한 그림 몇 점으로 온화하게 갤러리를 갖고 있었다. 시작도 끝도 아름다운, 하나의 마음 전시회였다.

 

 



이 시집은 우리 시대의 시인 80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50년대 등단한 시인부터 2000년대 등단한 시인까지 50년 이상의 시인 세대가 모두 모여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시는 거침없이 참신한 저만의 문체로 쓰여 있었고 곳곳에 위트도 넘쳤다. 시를 모두 읽지 않아도 좋았다. 그냥 키워드를 보고 시를 읽으면 시인이 표현하고자 했던 그 마음이 일부나마 은은하게 전해왔기 때문에 나는 마음을 편하게만 가지면 되었다. 시인들의 ‘시’에 대한 열정을 잘 표현한 시로 권주열(2004년 《정신과표현》 등단)의 시가 있다.

 


낚시점을 지나며/권주열

 


한때 시에 미친적이 있다. 정말 미쳤다. 밥 먹다가, 똥누다가, 생업에 종사하다가도 욱신대는 치통처럼 시만 생각했다. 그 시가 어느 날 강동 바닷가 간판마다 팽팽하게 적혀 있었다. 눈 비비고 다시 봐도 영남낚 시, 강동낚 시, 동해낚 시, 울산낚 시, 정자낚 시, 신명낚 시, 제일낚 시, 그 낚시점 낚싯줄에, 시가 바늘 끝을 물고 투명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 키워드 : 몰입(한 가지 생각이나 일에 깊이 빠져듬)

 


그야말로 위트를 물이 통통 튀듯이 숨겨 놓았다. 그리고 시에의 ‘몰입’을 만끽하듯이 표현해 놓았다. 이 시를 보면서 아마 시대의 모든 시인들이 이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꼭 등단한 시인이 아니더라도 여느 누구는 시에 미친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 대상이 꼭 ‘시’가 아니어도 좋다. 이렇게 어떤 것에 몰입 될 수 있을 만큼 그 어떤 것을 좋아한다면 그는 이 시처럼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은 분명하다. 시인의 재치는 이 시뿐만 아니라 다른 시에서도 많이 드러난다. 멋진 시의 바다 사이에서 위트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새 구두/ 이상호

 


뒤뚱거리는 걸음 탓일까, 빌어먹을

구두점 하나도 제대로 못 찍었는데

어쩌자고 구두만 자꾸 헤어져

이젠 그만 제발 헤어지자고

더는 답답해서 못 살겠다고

여기 저기 바람구멍을 낸다 (후략)

 


마치 유행하는 노래의 가사처럼 시인은 말의 재치를 이용했다. 이 시의 구절을 여느 랩 한 구절로 써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시인의 위트는 톡톡 튀었다. 나는 이러한 말의 위트덕분에 시집을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마음에 와 닿았던 시를 두 가지 꼽자면 바로 김남조 시인의 시와 김화순 시인의 시이다.

 


문/ 김남조

 


그들 먼 길을 갑니다


그간에 갖가지 일진과

여러 산하를 넘었습니다

그간에 누에 제 몸 헐어 풀어내는

명주 실타래를 동이 나고

바슥바슥 떨구는

모래시계 억만 모래 낟알도

동이 나고

그간에 크고 작은

출입문을 지났으며

마지막 출입문도 지났습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마지막 출입문도 지났습니다

그들 먼 길을 갑니다

언제 어디엔가 그 다다르는 곳에

다음 세상이 열리는

문 하나 더 있겠지요

*키워드 : 진리(변하지 않는 유일한 이치 또는 참된 도리)

 

 


물음표를 줍다/ 김화순

 

햇고사리 따러 간다

고무장화, 목장갑, 모자까지 눌러 쓰고

복장 꼼꼼히 챙긴다

어유포리 봄 산에 무수히 돋아난 ? 들

풀꽃과 나무들 한쪽으로 기울어

기우뚱, 생각이 골똘하다

? 만나려면 내 몸 한껏 굽어져

? 모양이 되어야 한다

정중하게 허리 구부리자

발치 아래 잡풀 속 푸른 ? 보인다

그래, 어차피 인생은 물음투성이다

햇살 퍼질수록 바구니에 수북이 쌍이는 서늘한 의문들

유난히 크고 작은 ? 들 무덤가에 흩어져있다

생전에 의혹만을 끌어안고 떠난 사람인가보다

? 하나하나 주운 자리에

명쾌한 대답이란 없는 것일까

*키워드 : 사색(이치를 따져 깊이 생각하는 상태)

 


시인의 깊이 있는 생각과 그를 표현한 하나하나의 참신한 어휘 조합 마술에 나는 어질어질한 키워드 여행을 잠시 다녀올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 윤판사가 보내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윤재윤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때때로 정기 간행물인 ‘좋은 생각’을 보았다. 자그마한 책은 미용실이나 편의점 등 내 눈이 닿는 곳곳에 있었는데, 어린 내가 긴 시간 동안 머리를 해야 할 때 나를 짤막하게 웃겨준 책 중 하나가 ‘좋은 생각‘이었다. 이 책에는 작은 내가 보기에도 이것저것 우습고 마음이 따스해질만한 글들이 많았다. 지난 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슬금슬금 지루한 시간을 소중히 훔쳐가던 책이 바로 ’좋은 생각’이었다. 그 책은 사람 냄새를 틈틈이 풍겼고 종종 ‘좋은 생각‘에 나만의 에피소드도 언젠가 보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은 생각으로만 남았지만.

 


서툴든 말든, ‘좋은 생각’에 담긴 글들은 모두 소중한 글이었다. 자신만의 이야기에 진심이 더해져 담겨있었기에 더욱 소중했다. 그러한 소소한 이야기는 누군가의 공감을 사기도 했고 낯선 이질감에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이게도 했다. 연민의 정을 지면을 넘어 건네기도 했고, 박수를 함께 받아가기도 했다. 그러니깐 희노애락이 담긴 소소한 들꽃들의 이야기였다. 그런 책에 연재 및 기고 활동을 한 윤재윤 판사는 자신의 ‘좋은 생각’을 묶어 책을 내었다. 그 책이 바로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였다.

 


어머니가 이 책을 먼저 읽었다. 그리고는 내내 이 책을 가지고 다니느라 나는 한동안 이 책을 볼 수 없었다. 평소 그렇게 책을 많이 읽지 않으시던 어머니였는데, 이 책을 손에 꼭 쥐고는 너무 좋은 책이라며 내게 작고 따뜻한 말을 틈틈이 건네곤 했다. 아버지도, 너도 모두 읽으면 좋겠다면서. 이 책은 윤재윤 판사가 현장 법정에서 사람들과 울음과 역정을 맞닿음으로써 찾아낸 삶의 해답을 모아놓은 책이다. 윤재윤 판사는 법정을 통해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도, 진실 된 모습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도 많이 본 사람이었다. 또한 그러한 감정을 가장 깊이 있게 느낄 줄 알고 본디 바르게 성찰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경험과 내재된 지식을 엮어 마음이 아름답게 사는 법을 너무나 재치 있게 건네고 있었다. 그의 글은 한 장 반쪽이 전하는 정말 ‘글’이라고 할 수 있는 글들이었는데, 하나하나 따르고 싶은 문구가 너무 좋았다.

 


유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 것이다.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방식을 바꾸어 현실을 극복함으로써 웃을 수 있는 내적 자유를 갖는 것이다. (20쪽)

 


10분이 주는 자유. (...) 이 넉넉함에는 효율성이라는 개념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존재할 줄 모르고 끝없이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애쓰는 우리의 모습이 딱할 뿐이다. (68쪽)

 


또한 그는 최상품의 인생 지도를 얻는 방법을 솔깃하게 일러주기도 했다. 사람은 스스로 보다 나은 인생의 지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첫째는 좋은 사람을 사귀는 것이고 둘째는 책과의 만남을 권유한다. 필자의 대학교 4학년 시절, 가정환경이 어려워 책을 통해서 얻었던 마음의 치유를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셋째는 신앙의 힘인데, 나는 이 중 두 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바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들은 더 많이 만나고 싶지만, 이미 좋은 사람들을 어느 정도 만나왔고, 2010년 들어 취미를 당당하게 ‘독서’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진정으로 책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예전에는 책을 좋아했을 뿐, 책을 읽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이렇게 책을 통해 ‘얻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솔직한 대화를 이끌어 낸다는 강점도 있었다. 정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책이었다. 그의 이야기가 배움으로 혹은 반성으로 혹은 공감으로 이끌어 질 때면, 나는 나만의 에피소드를 어김없이 떠올리곤 했다. 거기다 해답까지 진솔하게 제시해 놓았으니 내 이야기를 안 꺼내어 놓을 이유가 없었다. 윤재윤 판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주절주절 꺼내어 놓는다. 그런 그의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 좋은 책을 만나서 나는, 지금 행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권으로 읽는 삼국지
장연 편역, 김협중 그림 / 김영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움큼, 졸음이 쏟아졌다. 오랜만에 아주 긴 시간을 허덕이며 걸었다. 무엇에 허덕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노심초사한 시간이 꽤 길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나는 삼국지의 세월의 무게에 덜컥 지쳐버렸다. 간만에 만난 아주 긴 이야기였다. 그러한 시간은 세대의 영웅들이 하나씩 죽어가면서 더 크게 다가왔다. 조조가 죽고, 관우가 죽고, 장비가 죽고, 유비 그리고 제갈량까지 죽자 내게 삼국지는 위태로운 존재가 되었다. 삼국지는 끝이 났는데도 자꾸만 흘러가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삼국지가 더욱 삼국지답게 다가왔다.

 



보통 위인전은 한 위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다루고, 끝으로 그가 일생을 살아오면서 일구었던 업적과 의의를 높이면서 끝이난다. 그리곤 여운을 남기고 한참 생각할 시간을 준다. 중국의 영웅의 일대기를 다룬 삼국지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유비, 관우, 장비와 조조와 손권의 숨막히는 영웅전쟁으로 끝나는 '위인'들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삼국지는 그들이 죽고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난세가 도래했고, 난세를 맞아 태어난 영웅들의 '시대'가 중심이지, 단지 유비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왕과 황제가, 믿음과 배신으로 난무하는 세상이었다. '삼국지'에선 소위 말하는 태평성대를 엿볼 수 없었다. 땅덩이가 큰만큼 더욱 어지러운 세계였다.

 



이 때의 세계는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난세의 영웅은 행동이 바르고 생각도 크게 하였다. 그래서 차근차근 자신의 세상을 넓혀갔다. 그러한 세상이 모여 한 나라가 되었다. 바야흐로 조조가 왕으로 있는 위나라와, 유비가 왕으로 있는 촉나라, 마지막으로 손권이 왕으로 자리매김한 오나라로 나뉘었다. 그들의 전쟁은 인재싸움이 되어버렸다. 한 명의 소중한 인재는 다른 나라에 백 명보다 더 강력한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고 수백 걸음을 오가야 하는 땅도 순식간에 차지하였다. 대표적인 인물로 유비가 삼고초려하여 맞이한 제갈량을 들 수 있다.

 



이 책은 '한권으로 줄인' 삼국지여서 그런지, 평소에 많이 보았던 핵심적인 삼국지의 에피소드가 잘 소개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에피소드가 삼국지에 무던히 나타나는 한줄의 명언이나 사자성어로 소개되고, 한 장마다 부록처럼 마련된 '삼국지 깊이 읽기'는 쉬이 놓칠 수 있는 소설의 큰 흐름을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잘 짚어주었다. 필자가 머리말에서 이 책을 일반인만이 아니라 특히 청소년을 위해 엮었다고 말하였는데 정말, 학업에 지쳐 시간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유익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의 긴 삼국지는 너무 길어 모두 읽지 못하고 지치기 쉬운데 이 책은 일단 삼국지의 내용을 끝까지 쉬이 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또한 초반의 인물 소개로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흥미진진하게 쓰인 책을 읽고(지치지 않고 금세 읽을 수 있었다.), 또 이 책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고의 길잡이를 따를 수 있다는 점이 유익한 통로였다. 세상의 많은 일에 한 발자욱 접해있는 삼국지를 무던히도 발견할 수 있었다. 곳곳에 배치된 그림 또한 이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하나의 요인이었다. 그래서 나는 얼른 일주일동안 간신히 쉬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동생에게 그리고 간간히 읽을 책을 찾으시던 어머니께 이 책을 건넬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서와 1
고아라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포근한 그림체에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웹툰 '어서와'는 인간으로 변하는 수코양이 홍조와 그의 주인 솔아의 자취스토리이다. 언뜻 언뜻 홍조의 정체가 드러날 법도 한데, 고양이인 홍조가 '남자인간'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원래 주인이었던 솔아의 친구인 보운도, 현재 주인인 솔아도, 옆집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알아도, 솔아의 친구 고구마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홍조'를 기억하고 있긴 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미스터리를 풀지 못한다. 대신 솔아와 알아, 그리고 고구마가 함께 자취를 하고 있는 빌라엔 변태가 돌아다닌다는 의미심장한 소문만 돌뿐이다. 언제쯤, 홍조의 비밀이 속시원하게 풀릴 것인가.(홍조가 변태라니!)

 

  어찌보면 소소하고 또 어찌보면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어서와1>는 공감할 수 있어 정겨운 웹툰이다. 먼저 컨셉부터가 그렇다. 자취생이자 복학생인 그녀는 수많은 대학생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너무 평범해서, 사랑스러운 캐릭터인데 털털하게 친한 동기였던 고구마를 부르고, 수업으로 계절수업도 듣고, 자취를 하기때문에 가끔씩 집에 다녀와 반찬을 잔뜩 들고 오는 모습이 모두 너무 익숙하다. 꼭 주위에 있을 법한 친구 한 명을 보는 것 같다. 대학생인 지금, 이 책을 만나 어찌나 반가운지 모른다. 괜스레 동기 아무개가 솔아와 겹친다.

 

  작가는 실제로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매리, 대구 두 녀석의 이야기가 잠깐씩 소개될 때마다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두 녀석이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더욱 즐겁다. 처음 키우던 대구는 지나치게 활발했는데, 그런 대구를 위해 들인 매리는 또 지나치게 과묵하다. 작가의 이야기처럼 고양이 두 녀석도 매우 재미나다. 웹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제 매리와 대구의 이야기를 실은 고양이 4컷 만화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풋.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내뱉은 감탄사가 아닐까.

 

  <어서와1>에는 웃을 거리가 참 많다. 훈훈한 미남자가 되어버린 홍조의 착한 미소는 그림이 이어지는 내내 따뜻한 기운을 남긴다. 해맑기 짝이 없다. 고양이로 있을 때의 홍조도 그렇다. 땡그란 눈을 뜨고 귀엽게 달려드는 녀석은 누구나의 귀염둥이가 된다. 또한 털털하지만 또 여린 마음을 지닌 솔아와 고구마, 고구마의 친구인 재선과의 대학생활도 재미나다. 소소한 일상들이 공감되어 짧은 미소를 준다. 알아의 이야기도 그렇다. 알아는 작가가 자신의 모습과 많이 닮아 애착이 가는 인물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캐릭터가 더욱 솔직하다. 알아와 인간이 된 홍조 사이엔 의미심장한 기운이 흐른다. 나는 평소에도 이렇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많이 좋아했다. <어서와1>를 보고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졌는지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