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의 특별한 하루
세바스티앙 무랭 지음, 박정연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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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호화로운 저택에 사는 루이, 

루이의 하루는 잠자리에 들 때까지

꽤 바빠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별할 건 없어 보입니다.  

좀 서글프지만 요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이 정도의 일과는 가지고 있게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정작 루이는

이 모든 것이 그리 즐겁지는 않나 봅니다. 

(어쩌면 당연한 걸 수도요..)

앙 다문 입술, 축 처진 어깨, 

잠자리에 든 모습마저 왠지 가여워 보입니다. 




누구나 그런 날이 있죠. 

몸과 마음이 무겁고 힘든 날, 먹는 것도 귀찮고, 

해야 할 일은 세상 하기 싫은.. 바로 그런 날이요.

물론, 이런 날들의 연속일 때도 있고요. 


이런 날에 딱 필요한 게 바로 "땡땡이"인데, 

다행히 루이에겐 바쁜 부모님 대신

루이를 가까이에서 돌봐주는

융통성 있고 센스 쩌는 빅토르 아저씨가 있습니다. 

바로 학교 앞에서 자동차 방향을 돌려주는 센스!

와.. 순간, 탄성이 나오네요. ^^ 


그렇게 둘은 초록초록한 나무와 꽃들, 

그리고 흙 내음이 풍기는 곳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엑토르 아저씨는

루이에게 아주 작지만 멋진 선물을 건넵니다. 


엑토르 아저씨가 건넨 선물은 

화분이 아닌 루이의 마음에 심어지고, 

싹이 트고 쑥쑥 자라더니 결국 커다란 숲이 되어 

루이에게 다시 웃을 수 있는 힘과 위로를 주는데요. 


책을 덮으며 살짝 생각해 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힘과 위로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활짝 웃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더불어.. 나도 내 주변의 아이들,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엑토르 아저씨처럼 

융통성 있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어른이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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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개구리 생각하는 개구리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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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캐릭터도 어딘가 좀 낯익다 했는데

이 그림책은 한국어판이 

1999년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후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된 책이랍니다. 

개정판은 번역자분도 바뀌었네요. 



그림책을 실제로 받아보니

판형이 생각보다 큽니다.

내용 구성도 좀 독특했고요.




얼굴, 하늘, 나

이렇게 크게 3개의 주제가 있는데

그 안에서 각 장면들은

만화 형식(?)으로 되어있으면서도

또 각각의 장면들이 이어져

생각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답니다. 

(아, 그 중간에 풀의 마음, 두꺼비의 마음, 

도토리의 마음을 생각하는 

개구리의 이야기도 들어 있어요. ^^)


간결한 그림이지만 

캐릭터들의 표정과 작은 동작들은 살아 있어서

심하게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럽고요

글은 대사 형태로 아주 짧게 주고받지만

그 내용이 또 가볍지는 않은, 

출판사의 소개 글처럼 

"생각하는 재미"가 있고

"탐구하는 순수한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가장 공감이 되면서

감동(?) 적이었던 부분은

<나와 너, 너와 나>에 대한 부분!

너는 내가 있으니까 '너'인 것, 

네가 너만 있으면 '너'가 될 수 없다는 것, 

나도 네가 있어서 '너'가 될 수 있는 것, 

내가 나만 있다면 '너'가 될 수 없다는 것.   

살짝 말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와 너, 우리 각자는 

모두가 소중한 존재이며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존재해야만 의미가 있음을

생각과 생각, 질문과 대답, 

여러 동물 친구들의 상황을 들어

아주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음이 참 놀라웠어요. 

그리고, 함께 해답을 찾은 듯 

개구리와 쥐가 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이전에 출간되었던

다음 시리즈를 아직 보지 못했는데

개정판으로 더 출간된다고 하니

정말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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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은 아름다워
루시아 자몰로 지음, 김경연 옮김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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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의 측면에서 '여자'라

저에게도 오래전, 십대에 생리가 찾아왔습니다.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네요. 

지금으로부터 약 28년 전,

중학교 1학년 때 즈음인 것 같고요. 

당시, 이미 시작한 친구들이 있었고, 

나도 곧 시작되겠지? 하며 나는 언제쯤일까?

생각했던 기억만 어렴풋이 납니다. 


그날이 되면, 여러모로 불편했었는데

혹, 새지 않을까, 냄새가 나는 건 아닐까 하는

전적으로 주변 사람을 의식하는 걱정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그나마 여자 중학교라 

남학생들을 크게 의식하진 않았던 것 같고요. 


그 후, 어른이 되고 나선

매월 불규칙적인 주기와 

시작되고 이틀 정도 간의 생리통이 가장 힘들었지만

지금은 거의 익숙해진 상태!

생리 시작 전 좀 예민해지는 전조증상도 대략 파악했고, 

생리통은 진통제로 완화시키고 있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몸에는 해로운 화학성분 때문에

제품에 대한 고민은 진행 중이고요. 


나의 생리 이야기는 이 정도, 

이 이야기도 거의 처음이지 싶네요. 

갑자기, 생리 이야기를 하는 건

<빨강은 아름다워> 그림책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서 <빨강은 아름다워>라는 

그림책의 표지를 처음 보고 

어떤 내용일까.. 몹시 궁금했답니다. 

(믿고 보는 김경연 선생님의 번역이기도 해서 반가웠고요.)

한국어판의 출간일은 지난 1월이었지만

이 책은 어제 만났네요. 



작가는 일기와 전문 지식, 일화들을

귀엽고 편안한 손글씨,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정말 '생리'에 관한 모든 것들을 

담은 듯한 이 그림책은

십 대 소녀의 노트를 들여다본 듯하면서도

아주 재치 있고, 재미있는 내용에

(심오한 해석이나 난감한 정보들까지 들어있습니다.)

공감되는 이야기들까지...

그러면서도 마지막, 아주 중요한 메시지까지

글과 그림에서 잘 담아냈습니다. 


이 책을 보니 오래전에 출간되었던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님의

<여자아이의 왕국>도 생각이 나

오랜만에 꺼내 함께 보았는데요. 

이 두 그림책은 함께 보니 더 좋네요.

(초등 고학년 아이나, 청소년인 친구들에게

두 권을 함께 선물해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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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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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작은 나라 페로 제도

바두르 오스카르손 작가님의 

또 다른 그림책이 출간되었어요.  


<납작한 토끼> 2019년 6월

<어디 있니, 윌버트?> 2020년 1월

<풀밭 뺏기 전쟁> 2020년 8월

이렇게 3권에 이어 

이번에 출간된 그림책 <나무>는 

2017년에 처음 출간되었는데

수상 내역을 보니 상도 꽤 많이 받은 작품입니다. 



독창적인 미니멀 감성의 작가라는

출판사의 소개 글처럼

이번 책도 작가님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딱 드러나고 있는데요. 

먼저 출간되었던

<납작한 토끼>,<풀밭 뺏기 전쟁>에 비해서

뭔가 큰 사건이나, 갈등(?)이 없어서인지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적잖이 당황스럽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작가만의 유머는 담겨 있는데

이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의 반응이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어떻게 볼까..)

더 궁금해진 책입니다. 




면지와 속표지를 지나 이야기가 시작되면

커다란 당근 하나를 질질 끌고 가는

한 친구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의 경계만 구분한

선 하나만 존재하는 배경에서

멀리 나무 한 그루가 보입니다. 


당근을 끌고 가던 친구 이름은 밥!

밥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걸음을 멈추고 생각합니다. 

'저 나무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하고요.  

딱 한 번 나무가 있는 데까지 가 본 적은 있다는데..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은데.. 

궁금하면 가보지, 왜 그러고 있을까 싶긴 해요. ^^;;

 

그때, 밥에게 다가온 힐버트!

그리고 둘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나무 너머로 가봤냐, 궁금하다, 

난 가봤다, 특별한 건 없다... 등등등

그런데,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뭔가.. 아이들끼리 과장된 표현으로 자랑하거나 할 때

보던 상황 같기도 하고, 

뭔가 의심스러운 이야기가 계속되는데요.

보면서 웃음이 나지만 밥은 그걸 또 

계속 되물으면서 확인을 합니다. 

그러다가 둘이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나무 너머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장면은 정말.. 

ㅋㅋㅋㅋㅋ  


나무 너머가 그렇게 궁금했다면

한 번 가볼 만도 한데.. 

뭔가 계속 의심을 품기도 하고, 

미련이 남은 듯하면서도

끝내 가보지 않고 그냥 집으로 가는 밥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쩌면, 그 나무 너무에 

밥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힐버트가 말했듯이 특별한 게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힐버트의 말과는 달리

뭔가 발견하지 못한 특별한 것이 있을지도 모르구요. 


출판사에선 

미지의 세상을 향한 두 친구의

호기심과 엉뚱한 상상을 담은 이야기라고 소개하는데

여기까지도 재미있지만, 

이 책은 좀 더 다양한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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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소동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6
김지안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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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6 <세탁 소동>은 

사랑스럽고 따뜻한 그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지안 작가님의 그림책입니다. 


통돌이가 아닌 드럼세탁기 모양의 그림책 표지엔 

"깨끗하곰 세탁소"도 보이고, 

창문 밖을 내다보는 곰과 

한 손 살짝 흔드는 생쥐도 보이네요. 

제목이 <세탁 소동>이니

뭔가 놀라거나 흥분해서 시끄럽게 법석거리고 

떠들어 대는 일이 일어나려나.. 

생각해 보며 표지를 엽니다. 


면지엔 동글동글 비눗방울이 가득!

이 면지를 보니 아~주 오래전

“원 투 쓰리 포~♬ 버블버블~♪”하며

귀에 익어 따라 부르던 하우* 버블송도

생각이 나네요. ㅋㅋ (갑자기? ^^;;)




면지를 지나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이 그림책은 속표지 전에

아주 평온(?)해 보이는 한 장면이 들어 있어요. 

이때만 해도 왼쪽의 쥐가 하고 있던 일이

이 책 클라이맥스의 힌트라는 걸 알지 못했네요. 

그리고, 그 옆 세탁소 건물 문에 붙은

"1+1 빵세일" 전단지, 

네네.. 이 소식은 세탁소 주인인 곰이

세탁소를 잠시 비워야 하는 아주 중요한 일의 이유가 되죠. 

(1+1은 일단 집어 들게 만드는 

마법의 암호와도 같으니까요. ㅋㅋ)




더러워진 옷을 반짝반짝 새 옷처럼 만들어 준다며 

아주 자신 있게 말하는 세탁소 주인 곰!

하지만, 엄청 프로패셔널 해 보이던 곰은

옆집에 이사 온 생쥐에게 세탁소를 잠시 맡기고

급하게 자리를 비웁니다. 

그러고 나서 일어나는 일들은 글과 그림이 다르게!

이 형식은 마치.. 존 클라센 작가의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가 생각나게 합니다. ^^

아무도 안 올 거라고, 딱히 바쁠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하던 곰과는 달리 세탁소엔 손님이 차고 넘치는데요.

그렇게 시작된 생쥐의 일일 특급 알바! ^^;;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세탁 업무를 마치고, 

세탁기를 열었는데, 아... 옷들이 깨끗해지긴 했지만

손님들의 클레임이 빗발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그다음은 그림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저는 생쥐가 손님들의 성화에 못 이겨

세탁기를 돌리는 장면이 가장 재미있었는데요. 

칸칸이 나누어진 작은 그림들 속에

나름 최선을 다하는 생쥐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답니다. 

(저 없으면 세탁기도 못 돌리는 

저희 신랑과는 완전 다르네요. ㅋㅋ)


이 그림책에선 다른 사람의 일에

나름 최선을 다하는 생쥐와 

세상 훈훈하고 인내심 많은 동물 손님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그 후로도 세탁소 주인 곰은 옆집 생쥐에게

세탁소를 자주 부탁했을까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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