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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 현진건 단편집
현진건 지음 / 글송이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가장 비극적인 날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학교다닐때 수없이 많은 문제를 풀었던 작품이다.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는 병든 아내를 집에 두고 일을 나간다. 마침 날씨가 새침하게 흐리고 눈이 올 듯하더니 비가 오는 관계로 김첨지에게 손님이 많아진다. 김첨지는 오랜만에 찾아온 행운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지자 그 돈으로 아내가 먹고 싶어 하던 설렁탕을 사줄 생각을 한다. 그러나 운수가 좋을수록 김첨지는 어떤 불길한 예감으로 불안해 한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없자 김첨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설렁탕 집에 들러 술을 마시고
싸움을 한다. 그러나 불길한 예감 때문에 집에 들어 가지 못하고 밤이 깊어서야 설렁탕 한 그릇을 사들고 집에 가지만, 아내는 이미 죽고, 아기가 죽은 아내의 빈 젖을 빨고 있다.
김첨지에게 돈이 잘 벌린 '운수 좋은 날'은 사실 아내의 죽음이라는 '운수 나쁜 날'이었던 것이다. 설렁탕 국물을 먹고 싶다는 아픈 아내에게 타박만 하던 김첨지... 그런 김첨지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잘 드러난 이 대목에 가슴이 아리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