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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88만원세대 새판짜기
우석훈 지음 / 레디앙 / 2009년 9월
평점 :
원래도 20대에게 녹록치 않던 취업시장이 2008년 9월을 기점으로 더 얼어붙은 모양이다. 그리하여 그렇지 않아도 경쟁과 고립이 내면화 되어 있던 20대들은 더욱더 무의미한 스펙쌓기와 (실체도 없는)경쟁력키우기에 매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개별적으로 20대를 만나보면 그러한 압박에 시달리는 그들이우선 안쓰럽다. 그러면서도 모든일에 냉소적으로 보이고 너무 소비에 치우쳐있는 그들이 답답하기도 하다.
우석훈 박사는 이 책에서 소위 명문대라는 곳에서 학생들을 보면 "저기, 신자유주의가 걸어가고 있다." 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말에 한번 충격을 받았고, 이른바 롤모델을 제시해도 "그들은 엄친아예요"라고 방어막을 친다는 내용에 또 한 번 놀랐다. 어린시절부터 지독한 경쟁주의를 주입받은 지금의 20대는 옆을 돌아볼 시간도 없고, 한번 발을 잘못내딛으면 인생 무너지는 것처럼 쫄아있는..... 때문에 주변의 친구들은 모두 경쟁자일 뿐이기에 제대로된 소통을 하기 힘들어 하는 세대로 보인다.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역시 방법은 당사자들이 스스로 연대하여 섬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이 가슴 따뜻했다.
방살이 20대 여러분, 어느 날 문을 노크하면서 "친구, 안녕?"을 외치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차라도 한잔 대접하거나 식어 버린 편의점표 삼각김밥이라도 내밀어 보면 어떨까. 또 당신도, "나 혼자 살 거야"라는 말도 안되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관계의 결핌으로 몸부림치는 친구의 방문을 노크하면서 "친구, 안녕?"을 외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혼자가 아니라 같이 밥먹기 위한 노력, 이게 탈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이하는 20대의 첫 출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번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