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지는 관계맺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30대후반의 윌과 학교적응에 실패한 10대소년 마커스와의 기묘한 관계맺기에 관한 영화다. 브릿짓존슨의 일기로 대히트를 기록한 워킹타이틀의 작품인데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인지 꽤 재미있고 인상깊었다.
윌은 백수이며 모든 진지함이 요구되는 관계를 두려워한다. 모든 인간은 섬이다라는 굳건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친구아기를 보러가서 아기를 안아주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윌의 모습에 나는 꽤 공감했다. 사실 백수로 지내도 될만한 여건이 되는 윌이 상당히 부러웠다. 영화에서 그가 만난 여자들은 모두 그를 가볍고 이기주의라고 비난했지만 나도 막중한 책임이 요구되는 아이낳아 키우기에 부담감을 느낀다는 면에서 그에게 오히려 친밀함을 느꼈다. 물론 나는 우아한 백수로 살 수 없는 처지이기에 그보다는 진지할 수 밖에 없지만 부유하며 살 수 있는 환경의 그에겐 그런 생활방식이 어울리지 않았을까?
마커스는 우울증에 걸려 자살을 꿈꾸는 싱글맘과 함께 사는 10대 소년이다. 그 소년은 엄마의 자살시도를 계기로 둘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둘중 하나게 죽으면 하나밖에 남지 않으므로 한명정도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의 데이트 상대로 윌을 지목하여 셋이 되기위해 노력한다. 학교에서 왕따인 마커스가 지내는 모습이 많이 안타깝고 엄마의 우울증을 바라보며 두려움을 느끼는 소년이 안쓰러웠다. 그러면서 윌에게 접근하는 그의 모습은 또 얼마나 집요하던지....마커스와 윌이 매일 시청하는 퀴즈프로그램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일상이 되어간다. 그리하여 모든 관계를 거부하는 윌에게 마커스는 유일한 의미가 되고 그런 소중한 마커스에겐 엄마밖에 없기에 윌은 그 엄마의 우울증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비약일수도 있는 부분이긴 하나..
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 맘에 들었다. 내가 꿈꾸는 그런 모습이기 때문일까..? 둘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마커스에겐 여러사람이 함께 모인 모습이 만족으로 느껴지고 윌도 따뜻함을 느낀다. 모든 인간은 섬이다. 그러나 서로 연결되어있다. 모든 섬도 사실은 바다밑에서 서로 연결되어있다. 윌이 그가 호감을 느끼는 여자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끝났다면 너무 실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윌과 마커스 모자 그리고 서로 호감을 느끼는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인 장면으로 끝낸 영화는 어쩐지 따뜻했고 좋았다. 한사람을 죽도록 사랑해서 그외 다른 모든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실 공감도 안되는 영화보다 한 소년을 통해 관계맺기를 배우고 서서히 다른사람과 연대하는 윌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