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 - 직장인들의 폭풍 공감 에세이
이종훈 지음, JUNO 그림 / 성안당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가족(足)같은 회사에서 소주링겔과 커피수혈로 버티는 그대에게

나만 죽을 순 없다!

윗물이 기분 더러우면 아랫물까지 강제로 기분 더러워져야 하는 현실.

당한건 난데, "아이고... 오늘 따라 기분 안좋은 일이 있으셨나보다..." 기분파 상사의 심정까지 이해해주는 마음 넓은 우리들.

더이상 깔 아랫 사람도 없는 우리가 깔 건 소주 뿐인가요?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모든 병의 근원은 장이라고 했다는데, 아마 그 장이 직장인가봅니다.

                                    

네이버 웹툰 - 잡다한컷

일하기싫어증에 걸린 우리를 위한 직장공감에세이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입니다.

개그맨, 래퍼에 소질 있는 작가님의 거침없는 입담과 귀여운 일러스트가 잔뜩 수록되어있어 직장에서 기운 다 뺏기고 집중력 사라진 직장인도 쉽게 읽을 수 있답니다.


취직 되기 전에는 취직만 되면 발령도 늦게나도 감사할 따름이고... 세상 풍파 끝날 줄 알았으며 더이상의 고난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막 초보 전사로 전직해서 바로 고렙 사냥터에 던져진 것 같습니다.

일자리를 구할 땐 그만 놀고 싶다! 되니 일을 다오! 에서 막상 취직하고 나면 놀고만 싶다!의 기로에서 왔다갔다 하는 직장인들.

요즘 취준생들 사이에게 생긴 신조어들, 몇 개나 알고 계신가요?

1. 피뽑탈

2. 중고신입

3. 페이스펙

4. 인구론

5. 삼일절

6. 지여인

7. 퇴준생

8. 부장인턴

9. 장미조

10. 지옥고

.

.

.

1. 피뽑탈 : 피만 뽑히고 면접 탈락

2. 중고신입 : 1-2년 이내 퇴사 후 새로운 회사에 다시 신입사원이 되려는 구직자

3. 페이스펙 : 얼굴도 외모도 스펙이다

4. 인구론 : 인문계 90%는 논다

5. 삼일절 : 31세까지 취업을 못하면 절대 취업을 못한다

6. 지여인 : 지방대 여자 인문계

7. 퇴준생 : 퇴직 준비생

8. 부장인턴 : 계속 되는 인턴으로 부장만큼 경력이 쌓임

9. 장미조 : 장기간 미취업족

10. 지옥고 :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해학의 민족다운 한이 서린 신조어입니다.

좁디 좁은 바늘구멍 취직에 겨우 성공한 후엔 이제 기이한 직장인의 법칙이 작용합니다.

1. 파킨슨 법칙 : 투자한 시간에 관계없이 일은 늘어난다는 법칙

2. 만유인력의 법칙 : 모든 일은 나에게 온다

3. 관성의 법칙 : 사원일 때 하던 일을 차장이 되어서도 한다.

4. 힘과 가속도의 법칙 : 높은 직급, 힘이 센 사람이 시킨 일의 가속도가 붙는다.

5. 작용반작용의 법칙 : 담당부서에 일을 이관하면 다시 돌아온다.

도대체 이런 건 누가 생각하는 걸까요? 힘든 회사생활 속에서 이런 개그감을 유지하다니...존경합니다.

전 파킨슨 법칙과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가장 공감가네요.

회사 일은 일을 빨리 하든 늦게하든 눈덩이마냥 불어나게 되어 있으며, 내 소관이 아니어서 넘긴 일은 그쪽에서도 내 소관이 아니라며 끝없는 랠리를 주고 받습니다.


                                                                     

 

취직하면 그 분야에선 내가 제일 잘 알고, 멋진 능력을 보이고 싶었으나...

현실은

이혼하고 싶은 이혼전문 변호사

내 안의 화를 끌 수 없는 소방관

전화 받느라 전화 걸 여유조차 없는 콜센터 직원들!

나만 이렇게 사는 거 아니구나... 하는 안도와 함께 동지들에게 몰려드는 연민!

이런 태풍치는 속을 지탱해 주는 건 반복되는 월급입니다. 월급이라고 찍히지만 한 달동안 거친 야생을 누비며 상처입은 내가 받는 최소한의 합의금이자 위로금이자 깽값이죠...

위장을 아프게 하는 것은 직장이지만, 위장을 채워주는 것도 직장입니다.

요즘 YOLO, 나 자신을 찾자며 싫으면 때려쳐! 식의 도서가 많은데

이 책의 저자는 '사표낼 용기보다 남을 용기가 크다!' '퇴사하는 사람한테 휩쓸리지 마라!' '구관이 명관이다!' '그넘이 그넘이다!'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해줍니다.

하...맞아요... 맞는데...... 오늘도 저놈이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그만 두는 수 밖에 없나...!!! 하고 이갈리는 제 마음은 아마 퇴직할 때 까지 이어질 것 같습니다.


니가 뭔데 날 평가해!!!

인사고과 성과급 너무 화납니다. "니가 뭔데!"가 절로 나오고 "이거 나이순 이잖아" 억울하고 성과급 등급이 내 인생의 등급이 된 것 같아 속상합니다.

인사고과 꺼져! 내 인생고과는 내가 평가해.

내 인생고과는 빼어날 수(秀)로 생각하라는 저자지만, 전 아직 그렇게 마음의 덕을 쌓지 못했나봐요 ^^....ㅋㅋㅋ...

내 고생과는 다른 인사고과에 성과급이 나와도 시발비용으로 다 빠져나갑니다.

갑자기 욕이 나와서 놀라셨죠...?

시발비용 : 스트레스 받아서 쓰는 충동성 지출

저는 스트레스 받으면 그날 간식거리 지출이 300% 증가합니다.

사실 꼭 성과급 때가 아니어도 늘 시발비용은 365일 꾸준히 나가고 있습니다만...

근무년수가 쌓일 수록 지식이 늘어나는 줄 알았는데, 늘어가는 건 시발비용 뿐이네요!


술 마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우유 마신다고 나아지는 것도 없다

스코틀랜드 명언

2장은 직장인의 에너지드링크, 술에 관한 예찬입니다.

전 술을 맛없어서 마시지 않아요. 정말 달달해서 술느낌이 거의 안나면 마신다마는 그럴거면 첨부터 더 맛있는 초코우유나 사이다를 마시지 왜 비싼 돈 주고 술을...?

취한 느낌도 싫고 안 취해도 술자리에서 가장 술 많이 마신 사람처럼 놀기 때문에 안마신다고 소외감 느낀 적도 없어요.

하지만 술이 아니어도 마음을 소독하는 나만의 비법이 하나 씩은 있어야 이 세상 버팁니다.

전 주당이 아닌 대신 과당으로 달달한 걸 달고 살며 버팁니다! 직장 서랍 속에 달달구리가 늘 구비되어있어요 ㅎㅎ

술로 마음 소독하는 우리 직장인들 화이팅...


전부 직장 공감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3/4/5장은 삶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철학이 담겨있어요.

취직하면 돈, 자존감 모든 게 따라 올 것 같았지만 회사일 말고도 우리네 삶은 걱정거리가 가득합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 열심히 저축해놨더니 집값은 내가 모으는 돈 모으는 속도보다 5배는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 오히려 구매능력은 떨어지는 아이러니.

가족(足)같은 회사와 거친 풍파가 몰아치는 사회에서 낮아지는 내 자존감. 쌓이는 걱정과 불안.

나도 부자와 가격만 (심각하게) 다르지 의식주는 다 누리고 사는데 왜 만족이 안되는건지!

작가님은 따뜻한 말과 위로로 직장에서 당하는 '을'들의 비애와 분노를 폭발시키기 보다 토닥토닥 잠재워줍니다.

'상한 감자를 받으면 먹지 않고 버릴 거면서, 상한 감정을 받으면 왜 계속 꺼내 보고 열어 보고 생각하고 맛보느냐'

늘 안 좋은 일은 가슴 속 서랍장에 넣어두고 만일 형태가 있었다면 반질반질 윤이 날 만큼 주기적으로 꺼내보곤 하는 저에게 가장 인상깊은 구절이었습니다.

남은 '어떤 커피를 먹을까?'정도의 고민만큼도 사실 나에게 관심이 없는데,

나는 그 시선에 휘둘리며 삶을 살아갑니다.

내가 신경써야 하는 것은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 부정적인 시선이다!

시간 없는 직장인들이 짧은 시간 동안 폭풍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명언 폭탄집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 내 인생의 갑이 내가 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 - ‘요즘 것들’과 세련되고 현명하게 공생하는 생존의 기술
임영균 지음 / 지식너머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것들'과 세련되고 현명하게 공생하는 꼰대의 생존 기술

꼰대 때문에 힘드신가요?

꼰대 인 것 같아 눈치보이시나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은 사실 이제야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기원전 1700년 경(지금으로부터 무려 4000여 년 전!) 수메르 시대에 쓰인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너무 없다'는 내용이 나올 정도로, 오래된 전통(?)입니다.

                                    

차이나는 클라스

예전과 차이가 있다면, 이때는 일방적으로 '요즘 것들'이 까였다면

이제는 '요즘 것들'의 세력이 우세하다는 걸까요?

나의 꼰대력은 몇 점 일까요?

                                    

차이나는 클라스

                                                                     

4번 하나 체크했는데 심각하지 않지만 꼰대가 되었네요 ^^....

'요즘 것들' '밀레니얼세대' '90년대 생'를 이해하려는 책이 쏟아지고, 꼰대는 적폐의 대상으로 취급되는 이때!

꼰대는 마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하는 존재인가,

따뜻한 꼰대가 될 순 없을까,

새로운 꼰대가 되기를 고민하는 당신과

꼰대를 이해해보려는 요즘 것들에게 바치는 책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입니다.


                                                                     

목차를 훑으며 앞후니까 꼰대다, 따꼰따꼰 따뜻한 꼰대.... 여기부터 진한 아재의 냄새가 난다... 했습니다.

꼰대라는 이름의 적

말에는 힘이 있어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계속 부르면 나도 모르게 세뇌됩니다.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선배나 상사는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여졌고, 조금만 쓴소리를 하거나 나와 맞지 않는 윗사람을 꼰대라는 이름으로 매도하는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혹시 나도 이 말 하면 꼰대 되는거 아냐?' 싶어 잘못된 부분을 정당히 지적하거나 조언하기조차 꺼려집니다.

꼰대와 대적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꼰무새가 아시나요?

꼰대+앵무새로 자기랑 의견이 다르면 앞뒤재지 않고 무조건 "꼰대네" 하고 눈감고 귀막는 사람이라네요.

꼰무새도 제가 보기엔 나이만 어린 꼰대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라떼는 말이야

꼰대도 한 때는 요즘 것들이었습니다.

지금 한참 꼰대소리 듣는 사람들이 80년대에 학생운동을 주도했다는 생각을 하면 참 안어울립니다.

"나 때는 말이야..."

나오기만 하면 으... 하고 한 귀로 흘리게 되는 마법의 단어라고만 생각했는데

너희도 그러라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내 노력을 조금은 인정해달라는, 이해해 달라는 절규에 가까운 말이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이겨냈듯이 '너희도 할 수 있다'라는 응원의 메세지도 담겨있다는 말에 어느정도 이해가 가더라고요.

저도 저보다 더 젊은 애들을 보면 '난 이렇게 했어'라고 알려주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내 리즈시절을 잊고 싶지 않은 마음. 계속 빛날 수 있게 남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정말 전해주고 싶은 조언인데 잔소리로 들릴까봐 삼켰던 적이 있기에

이젠 '나 때는 말이야'를 보다 열린 마음으로 썩은 표정 대신 썩은 미소 정도는 띄우고 "아~~ 아~그러셨구나."로 받아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도 젊은 꼰대인가봐

비이성적인 상사의 행동을 보면

'왜 저럴까?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던 난데

불과 몇 살 차이 나지도 않는 신입을 보면 '왜 저럴까?' '아이고 사회 생활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나 젊은 꼰대일까요?

저자는 '할말하않' 하지 말고,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면 눈치 보지 말고 속 시원하게 하고 살자고 합니다.

그럼 꼰댄데?!

전달방식을 고치면 됩니다.

옳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내 조언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게 아니라 세~련되게 전달하면 어떨까요?

물론 아무리 세련되게 전달해도 꼰무새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랴. 꼰무새를 만나도 나의 조언과 태도가 합리적이라면 쫄 것 없습니다.

따뜻한 꼰대가 되기 위한 빼기의 기술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것보다, 원치 않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사랑입니다.

직장에서의 내리사랑도 마찬가지.

따뜻한 꼰대가 되기 위해 무엇을 빼야 할까요?

1. 불분명한 업무 지시

2. 자꾸 바뀌는 지시 내용

3.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

4. 책임 회피

전 2개 더 추가하고 싶네요.

찔러보기랑 업무 떠넘기기!

은근슬쩍 흘리는 떠보는 말로 뭔 의도인지 고민하게 만들지 마세요! 니 업무는 니가 하세요!

서로의 경험을 부정하지 말라

꼰대에게

요즘 세대들이 살아온 세상은 전혀 다르고, 그 안에서 쌓인 경험도 전혀 다르다. 시간도 흐르고, 상황도 변했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데 적용되지 않는다. 요즘 세대들의 새로운 경험에서 나오는 의견을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리다고만 생각한다면 그들의 마음은 정말 영하 4도 이하로 얼어붙을지도 모른다.

요즘 것들에게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옛날 생각이라고 해서 무조건 맞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경험 속에서 나오는 노하우도 있고,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응축된 통찰력도 있다. 그런 선배들과 상사들의 경험을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다'라고 섣불리 판단하지는 말자.

p177-178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게 꼰대라면,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경험으로만 판단하는 사람은 세대를 떠나 <꼰대>입니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수용하려는 태도와 노력을 보인다면

꽁꽁 언 서로의 마음이 따스한 봄날을 맞을 수 있겠죠?


이유가 없는 지시는 왜냐고 꼭 물어봄 / 꼭 해야 할 말은 함 / 싫은 일은 바로 표정에서 티남 / 조직보다 내가 우선

위의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모~두 갖춘 완전체 밀레니얼 세대. 바로 접니다.

상사 혹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이야기를 하면 '좋은 게 좋은 거지~' 가만히 있기?

?????

절대 안됩니다.

내가 입 다물고 있으면 상대방만 좋은 거지 나한테 좋은 게 어딨어요!

나만 기분 나쁠 수 없습니다. 쟤도 내가 기분 상한 거 알고 사과를 하든 같이 기분 나빠야합니다.

어디 '감히' 내 기분을 상하게 해? 나이나 지위고하는 제 참을성에 별로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이 많은 사람들이 '꼰대'짓을 할 때 맞받아치면 독립투사라도 된 마냥 승리감이 3배는 더 높아집니다.

'너네 이때까지 나이랑 지위 믿고 막말 많이했지? 오늘 임자 만났다 너'

'같이 싸워도 나보다 나이 많은 니가 더 기분 나쁘지 내 손해냐?'

정의의 사도가 된 냥 독한 혀를 무기삼아 휘두르고 나면

속이 시원하지...

않습니다.

시원해야 할 것 같은데,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것 같은 상태로 며칠을 보내며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가 반복됩니다.

기분 나빴다가 ⇒ 그렇게 까지 말하진 말 걸 그랬나 싶었다가 ⇒ 다시 기분 나빴다가 ⇒ (언쟁이 있었던 사람과의 평소 관계나 그 사람의 인성과 상황을 따진 후)내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다음엔 좀 참아보자 다짐하기

언쟁의 과정을 다시 되새기고 고찰하는 건 꽤 피곤한 일이기에 쌈닭처럼 적어놨어도 현실에선 나름 현명하고 유들유들하게 직장생활 잘 하고 있답니다.

나는 이런 자기 반성의 과정을 거치는데!

꼰대들은 왜 계속 싸움을 거는 걸까?

생각하던 중 꼰대들의 마음과 노력을 나름 이해하게 해준 책입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과 혐오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어린 노무 시키들의 반격으로 꼰대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논리없는 비방이 이어지는 이때,

따뜻한 꼰대와 관대한 밀레니얼 세대가 되어 화합하는 방법이 알고 싶으신가요?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 세대불문 다들 꼭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씩씩한 엄마 달콤한 아빠 풀빛 그림 아이
마우고자타 스벵드로브스카 지음, 요안나 바르토식 그림, 이지원 옮김 / 풀빛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의 일, 아빠의 일?

자기한테 맞는 일!

전 벌레를 정말 잘 잡아요. 말벌 같은 것도 도구만 있으면 때려잡을 수 있어요.

남편은 벌레를 쳐다도 못봐요.

남편은 빨래를 잘 개고,

전 빨래를 왜 개는 지 모르겠어요.

둘 다 설거지도 청소도 싫어하지만 집은 깔끔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 해요. (거의 나)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달라요.

하고 싶은 것도 다르고, 여유 시간도 달라요.

하지만 성별에 따라 바깥에서도 집안에서도 역할이 나뉘어요.

안사람은 아내를, 바깥 사람은 남편을 뜻하는 단어부터 이미 역할을 나누고 있죠.

대부분의 싱크대는 남자가 사용하기에 너무 낮아요. 여자 평균키에 맞춰서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집에 불이 나가거나 전자기기가 안되는데 남자가 아무 것도 모르면 이것도 모르나 싶어 갑갑해요.

설거지 / 컴퓨터고치기 / 육아 / 빨래 / 돈벌어오기 / 청소 / 전구교체 / 인형 / 분홍색 / 로봇 / 요리 / 파란색 / 못질

성별과 관련없이 만들어진 단어지만 우리 머릿 속에선 이미 착착착 남녀의 기준을 세워 분류되어 있어요.

말 안해도 뭐가 어딘 지 아시죠?

5살 짜리 아이나, 40먹은 어른이나 똑같이 분류할거예요.

사회가 변해서 남자들도 집안일 하는 비율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뭐 하나 하고 나면 도와줬다는 생각에 뿌듯해합니다. 같이 사는 집인데도요!

<씩씩한 엄마 달콤한 아빠>는 아이의 눈에서 전개됩니다.

교육의 기본은 가정이예요. 가정은 아이가 제일 처음 만나는 사회입니다. 가정 바로서지 않으면 무슨 요술을 부려도 한 번 박힌 인식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이 책의 엄마아빠는 아이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요?

                                    

엄마아빠는 둘 다 여러가지를 잘합니다.

그런데 서로 잘하는 분야가 달라요!

엄마는 못을 잘 박고,

아빠는 요리를 뚝딱 잘 합니다.

                                    

아빠는 나를 위로해주고

엄마는 나를 웃겨줍니다.

엄마는 따뜻하게 아빠는 엄하게 해야 가정에 균형이 맞고 아이가 올바르게 자란다고 생각한 과거와는 다르죠?

전 위로를 잘 못해요. 위로와 공감보다 당장의 해결책을 찾아 제시해요. 우는 친구 웃겨볼라고 쉰소리하다가 쫓겨 난 적도 있어요. 근데 남편은 내가 속상한 일이 있어 털어놓으면 해결책보다 극대노해주는 편이예요. 불을 토하고 있는 모습보고 있으면 저는 오히려 차분히 가라앉아요.

괜히 가면을 쓰고 아이를 대할 필요 없어요!

내 성향에 맞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깔고 다가가는 게 좋답니다.

                                    

글만 읽으면 어리둥절해요.

엄마는 무지개를 그리고 아빠는 산을 옮겨...?

엄마는 화가고 아빠는 건축회사인가..? (이것도 직업적 편견이죠?)

아이의 눈에는

색색 빨래 너는 엄마는 무지개로, 빨래를 옮기는 아빠는 산을 옮기는 걸로 보였나봐요.

그림과 글이 서로를 보완해주는 그림책이랍니다.

그림을 가리고 보여주거나, 글만 먼저 읽어주고 엄마아빠가 뭘 하는 지 맞추는 것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읽기 중 활동이 되겠네요.

                                    

엄마 아빠가 뭘 잘하고 못하든,

아이에게 엄마아빠는 이 세상 전부입니다.

이 책에서 그리는 엄마 아빠는 고정된 성역할이 아닌 개인의 성격과 재능에 따라 일을 분담합니다.

그렇게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상대의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얼마나 행복하게 자랄까요?

아이의 첫 사회생활인 가정을 배경으로 성평등 의식을 다룬 그림책 <씩씩한 엄마 달콤한 아빠>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이 안 나와요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5
장스라이 지음, 핑자오자오 그림, 김영미 옮김, 유진상 감수 / 아이노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슴에 돌을 올려놓은 것 같고 손 발이 저릿저릿합니다.

구슴 속에 있는 듯 정신은 명료하지 않고 계속 뒤척이게 됩니다. 안색은 파리해지고 배가 점점 부풀어오릅니다.

중병같죠? 변빕니다.

변비는 엄연히 국제질병분류기호도 있는 병입니다.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오늘은 그를 만나고자 교실을 나서면 응원해준 친구들. 기대하며 떠났지만 패잔병으로 돌아온 힘없는 발걸음. 여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흔한 질병이 아닐까요?

흔히 개그소재로 쓰이곤 하지만,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평범한 일상을 망치는 악의 축!!

오죽하면 이런 기사까지... 도대체 전 이때까지 몇 억을 손해본거죠?

어른도 고통스러운 변비. 아이들 변비는 부모 마음까지 아프게 합니다.

아이들의 변비는 대부분 부모의 올바르지 못한 양육에서 비롯됩니다.

지혜로운 변비 탈출을 위해 읽으면 좋은 그림책 <똥이 안 나와요>입니다.

                                    

나와!

안 나가!

ㅠㅠ

똥이 안나와서 병원에 가게 된 주인공.

의사선생님은 마치 마법사처럼 내 평소 나쁜 습관을 척척 알아맞힙니다.

고기만 먹고 채소는 먹지 않는 식단,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 TV에 빠져 화장실에 제 때 가지 않는 습관이죠.

                                    

결국 좌욕과 연고 처방을 받고

앞으로는 규칙적인 식사, 채소를 많이 먹는 식단, 물도 충분히 마시고 화장실에 제 때 가기로 다짐하는 주인공입니다.

아이에게 얘기하는데 왜 제가 찔리죠?

아이들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잔소리 하는 것은 크게 효과가 없습니다.

이렇게 책을 같이 보며 책 속 주인공의 문제를 발견하면, 자기의 문제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나만의 부끄러운 고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겪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책의 뒤에는 이렇게 의사인 작가가 쓰고, 의사가 검수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변비에 대한 QNA가 있답니다.

어릴 때 잘못 된 습관은 평생 이어집니다. 성장기에 변비를 겪어 장기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몸이 성숙하면 안되겠죠?

변비가 있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꼭 같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 사랑하지만 힘든 걸 어떡해
캐런 클아이먼 지음, 몰리 매킨타이어 그림, 임지연 옮김 / 한문화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어디서도 누구와도 말하기 힘들었던

불안하고 두려운 초보 엄마들의 진짜 속마음

숭고함으로 포장되어 강요되던 엄마의 희생이 당연시되던 시절이 저물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어도 엄마는 강인하고 완벽한 울타리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숨어있던 엄마들이 용기 내어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관련 서적이나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몸이 조금만 아프거나 조금만 일상이 틀어져도 사람들은 짜증과 화가 치미곤 합니다.

그때 나오는 짜증과 화는 '내가 너무 힘드니 이래도 돼!'라며 당연하게 여겨지죠.

그런데, 아기를 가지면서 몸 이곳저곳이 말도 못 하게 아프고, 일상은 180도 바뀌었으며, 호르몬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는 엄마들은 평소와 달라선 안됩니다. (호르몬은 정말 정말 정말 적은 양으로도 사람을 확 바꿔놓는 물질인데도요.)

평소와 같은 정도가 아니라, 애를 가지자마자 엄청난 모성애를 발휘해서 평소의 300%는 해내야 하죠.

아이의 안전을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동안 뇌와 몸의 긴장지수는 한없이 높아져서 더 피곤하고 고되지만

우울하고 짜증 나도 티 내면 안 돼요! 어디 엄마가 감히?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자라면서 몇 번이나 들은 말이 메아리칩니다.

그래서 엄마들은 약해진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게 됩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며 이 상황이 나아지는 날이 오기는 할까? 하며 두려워합니다.

보통 남편들은 출근하기 마련이니, 혼자 말도 통하지 않는 아기와 둘이 있으면 머릿속에 걱정과 잡념이 스며듭니다.

'이걸 얘기하면 미친 여자 취급받지 않을까? 남들은 다 괜찮아 보이는걸.'

'이게 남에게 털어놓을 정도로 큰일일까?'

'내가 얘를 제대로 된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숨기면서 엄마라는 껍데기만 남고 내면의 나는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나만 이런 게 아니다,

지금 이런 나의 모습은 당연한 것이다.

간신히 견디는 초보 엄마를 지탱해 주는 책 <너무 사랑하지만 힘든 걸 어떡해>입니다.

                                    

차례만 봐도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답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어요.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내가 공감 가는 부분만 봐도 된답니다.

                                    

초보 엄마가 하는 말과 진짜 속마음이 말풍선을 통해 대비됩니다.

필요한 거 없냐는 말에

폭풍같이 몰아치는 속마음을 삼키고 괜찮다고 내뱉는 엄마.

한쪽 면에는 이렇게 만화가 있고, 그 옆에는 직접 내 생각을 쓸 수 있는 노트가 마련되어 있어요.

생각만 하면 금세 잊힙니다. 생각을 내뱉고 적음으로써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보다 명확해지죠.

                                    

애 낳고 모유 수유 한 분들 얘기 들어보면 진짜 무섭습니다.

모유 안 먹고 컸는데 전 너무 잘 자랐고, 제 애도 초유만 먹이거나 100일만 먹일 거예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도 않은 모유 만능 설론 엄마를 괴롭히지 마세요.

분유도 모유도 둘 다 힘들어요. 장단점이 있죠. 내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근데 분유를 먹이는 엄마에게는 죄책감까지 느껴야 합니다.

아기가 모유로 인생이 결정되는 거 아닙니다.

                                    

초보 엄마의 우울증 뿐만 아니라, 초보 아빠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엄마만큼은 아닐지언정 아빠도 급변한 상황에 분명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까요.

내가 힘들다고 나에게만 갇혀 있으면 벗어날 수 없어요. 잠시 고개 들어 주변을 둘러보고 대화하는 게 나를 지키는 더 건강한 방법입니다.

                                    

아이를 키우면 주변에서 얼마나 입을 대는지 몰라요.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외국도 똑같나 보네요.

속마음에 보이는 '어머니 아들은 뭐 완벽한 줄 아세요?' ...ㅋㅋㅋㅋㅋㅋ

좋은 말이어도 계속 들으면 짜증 납니다.

나쁜 말은 들으면 화내기라도 하지, 좋은 의도로 하는 훈계는 화내기도 좀 그렇고 100배쯤 더 짜증 납니다.

내 애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중간중간 이렇게 심각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는 SOS 코너가 있어요.

맛있는 것, 친구와의 즐거운 대화, 남편의 정다운 말로 마음이 누그러지면 다행이지만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약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그런 처방을 무서워해선 벗어날 수 없는 기나긴 터널에 갇히고 맙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내 주변 사람들이, 내 아기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이 다른 산후우울증 책과 구별되는 점은,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유독 공감되고 위안되는 부분을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내 약해진 부분을 꺼내는 건 약점을 드러내는 게 아닙니다. 대화와 해결을 위한 발걸음이죠.

유병재가 한 말 중에 자주 되뇌는 말이 있어요

                                                                     

힘들면 얘기하세요.

우리 10개월 동안 배불러서 하고 싶은 거 못하고 밤에 끙끙 앓고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몸 망가져가며 애 낳은 사람들이거든요!

왜 참기까지 해요!

슈퍼우먼 될 필요 없어요.

말만 하세요. 동지는 내 생각보다 훨씬 많답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점점 까먹어가는 초보 엄마에게 꼭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