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버스 정류장 감동이 있는 그림책 14
여주비 지음 / 걸음동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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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등장하면서 많은 옛 풍경들이 사라졌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기다림입니다.

언제 올 지 기약없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동네 친구들과 놀고, 이웃들과 정답게 이야기 나누던 풍경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죠.

저 버스가, 저 발걸음이, 저 시동소리가 내가 기다리는 누군가이기를 기다리며 두근두근하던 기억, 떠오르시나요?

중고등학교 때 엄마가 늦게 퇴근했어요. 엄마가 퇴근 1시간 전부터 설렜죠.

그땐 저층에 살아서 엄마차가 주차할 때면 시동소리가 들렸는데, 시동소리만 들리면 '우리 엄마 찬가?'하면서 귀를 기울이고 아니면 허탈해했죠.

엄마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면 점점 귀가 쫑긋하고, 거기다 혹시 비닐봉지가 부스럭대는 소리까지 들리면 설렘은 10배!!!

엄마를 기다린 건지 뭐가 담겼을 지 모를 보물상자 같은 비닐봉투를 기다린 건 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하도 애타게 기다리다보니 엄마 차 시동소리와 발걸음 소리도 척척 구분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었답니다.

퇴근하는 엄마아빠(혹은 먹을 것)를 기다렸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정겨운 그림책 <삼거리 버스 정류장>입니다.


                                    

엄마가 시장에 간 날, 4남매는 엄마를 삼거리 버스 정류장으로 마중 나갑니다.

                                    

맞은 편에 선 버스가 떠나는 그 잠깐을 못참고 버스 밑으로 엄마 치마인지 확인하는 아이들 ㅎㅎ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릴 때는 작은 신호, 작은 소리 하나도 캐치하고자 신경이 곤두서곤 하죠!!

                                    

삼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마냥 엄마를 기다리기만 하는 건 아니예요.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이 곳에서 놀기도 하고, 이웃과 정답게 이야기도 나눕니다.

예전엔 이렇게 마을 사람들을 다 알아서 서로 오며가며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이젠 옆 집 사람도 모르네요.

                                    

드디어 엄마가 도착했어요!

엄마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엄마 손만 바라보는 4남매.

엄마도 반갑지만 먹을 게 더 반갑다!

세상 사는 거 진짜 다 똑같죠? ㅋㅋㅋㅋㅋ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지의 밝기가 같이 어두워지는 부분도 새롭고, 정겨운 시골 마을 그림이 아늑하게 다가오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예전엔 버스가 몇 분 뒤에 오는 지도 알려주지 않았고

버스 노선도도 붙어있지 않아서 꼭 엄마한테 몇 번 타야하는 지 물어보고 잘 탔는 지 긴장하곤 했는데...

이젠 휴대폰 지도가 워낙에 잘 되어 있어 외국에 나가도 앞마당처럼 다닐 수 있죠.

기다리는 사람이 언제 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연을 벗삼아 놀거나 지나가는 친구를 붙잡을 필요도 없어요.

내 최고 절친 휴대폰 속에 모든 게 있으니까요.

버스 정류장에 앉은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만 바라보다 몇 분 뒤 버스가 도착하는 지 확인하기만 하면 돼요. 내리는 버스마다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 내리는 지 목 빠지게 확인하지도 않고요!

지금 생활이 확실히 편리합니다만, 그때 풍경이 그립기도 하네요.

역시 가장 그리운 건

퇴근 하는 엄마 아빠의 손에 들려있던

                                                                     

종이봉투 통닭과 비닐에 담긴 치킨무!

전 종이봉투 통닭 세대는 아닙니다만 ^^...(발뺌) 비닐에 들어가있던 치킨무는 희미하게 기억나네요!

엄마아빠가 사온 아이스크림은

                                                                             

                                                                         

엄마아빠가 사 온 과자는

                                                                     

엄마아빠가 사 온 빵은

                                                                     

소보로, 팥빵, 크림빵이나 슈크림빵

세상 어린이들이 전부 엄마아빠의 손에 달린 비닐에 집중 한 것처럼

엄마아빠의 쇼핑 목록도 비슷한 신기한 세상....

공감 되시나요? ㅋㅋㅋㅋㅋㅋ

어릴 적 엄마아빠의 손에 들려있던 추억의 음식, 혹은 물건 있으신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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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과 최고 권력자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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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위협한 전염병과 권력자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

불과 한달 전 쯤만 해도 한국에서만 코로나가 끝나면 다 종식되어 있을 것 같았는데,

WHO에서 팬데믹 선언을 하고, 세계 경제가 이렇게 휘청거리게 될 줄이야...

제 기억 속에 있는 유행병은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예요.

나머지 3개는 희미하지만 코로나 19는 현재의 제 여러 상황과 맞물려 강렬하게 머릿속에 박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코로나19의 치명률과 치사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하나,

분명 이번 코로나로 인해 잃지 않아도 될 목숨을 잃는 사람이 있고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본 사람이 있나하면 큰 이득을 본 사람도 있습니다.

코로나 19는 질병이지만, 경제/문화/정치/사회적으로 정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질병은 기나긴 역사에서 쉼없이 등장하며 인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내 몬 대유행병으로 역사가 바뀌기도 하고,

질병에 걸린 한 사람의 권력자로 인해 나라의 존망과 세계 권력의 판도가 바뀌기도 합니다.

질병은 어떻게 권력자들을 무너뜨리고 세계의 역사를 바꾸었을까요?


                                    

꽤나 익숙한 인물들이지만, 이 인물들이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건 몰랐던 인물이 많네요.

최대한 정사와 야사를 구분해서 팩트를 전해주고, 질병에 걸린 한 인물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시대상도 간략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세계사와 해당 질병, 인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도 이해 할 수 있게 구성되어있습니다.

세계사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고요.

현대인의 시각으로 본 과거의 질병들에서 많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기록

지금처럼 거의 모든 병이 정의된 시대도 아니고, 남겨진 기록도 많지 않아 과거 누가 정확히 질병을 앓았는 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글과 그림으로 남겨 놓았기 때문에 병이 유행한 시기, 발생 원인, 발생지를 추측할 수 있죠. 지금으로썬 상상도 못할 끔찍한 그때의 의료기술도 함께요...

- 날씨와 환경

코로나19도 여름이 되면 종식할거라는 전망이 보도됩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날씨가 병의 생성과 유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막을 수 없는 부분이 있구나 싶어 씁쓸하네요.

그런가하면 사회환경은 인간의 노력으로 눈부시게 발전했고, 그로인해 막아진 질병이 많습니다.

콜레라같은 경우는 더러운 물이 원인이었고 존 스노우 박사가 원인을 발견한 후로 깨끗한 상수도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수 많은 목숨을 살릴 수 있었죠.

- 종교

코로나 19가 종교행사들로 인해 전염된 사례가 많다보니 지금 신천지와 교회들이 많은 욕을 먹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종교 관련 사례는 모임으로 인한 질병 확산보다는 다른 부분에 집중합니다.

페스트가 유행하자 '이것은 진노한 신이 내린 벌이고, 신을 분노케한 이를 찾아 벌하자' 라며 유대인을 학살한 것과 각종 질병과 편집증 등을 겪은 영국의 왕 '헨리 8세'와 '피의 메리'가 자신과 반대되는 종교를 비이성적으로 탄압한 것 등이 실려있죠.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국가를 정복하려다 대륙간에 전염병이 퍼진 사례도 있습니다.

무교인 저로썬 종교가 뭐라고.... 란 생각이 들지만 그들한텐 목숨보다 소중했겠죠...뭐...

- 돌팔이

정말 끔찍하고 비이성적인 치료방법을 사용했던 돌팔이들로 인해(그때는 그게 치료방법이라고 믿었지만) 사망한 수많은 예술가와 권력자들...

바흐, 헨델, 프리드리히 3세 등은 어떤 병을 어떻게 치료했길래 사망하게 됐을까요?

그 많은 돌팔이들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만큼 의료기술이 발전한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 질병이 만든 기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권력 다 필요없다, 싶을 만큼 질병으로 젊은 권력자들이 픽픽 죽습니다.

그로인해 권력의 중추에서 멀었던 사람이 갑자기 권력을 잡게되어 역사가 바뀐 사례가 많습니다. (피의 메리, 엘리자베스1세, 조지워싱턴 등)

또, 범유행성질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니 노동력이 부족하여 임금이 상승하고 식량부족과 땅부족이 해결되어 살아남은 자들의 경제적/사회적 상황이 호전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의료기술의 혁신과 새로운 발명이 이어지기도 하고요.

타노스도 이런 효과를 원한걸까요?

- 질병의 재정의

과거 통풍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상류층이 걸리는 부자의 상징이었으나, 지금은 과식과 기름지고 싼 인스턴트 음식이 빈민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통풍에 걸리는 사람이 소속된 사회적 지위가 판이하게 달라졌죠.

시간이 지나며 이처럼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달라지기도 하고, 천연두나 소아마비처럼 치료약이 발명되어 종식선언된 질병도 있습니다. 아직 치료제를 발견하지 못한 많은 질병들도 곧 치료제가 발견되어 종식선언이 되면 좋겠네요.

질병에 대한 권력자들의 투쟁

몸이 아프면 쉽게 넘어갈 수 있던 일이라도 짜증이 치밉니다.

권력자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내 짜증은 주변사람들한테나 악재지만, 그들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한 결정은 세계사를 바꿉니다.

'이 사람이 질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어떤 선택을 해서 세계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란 질문에서 시작한 이 책은 많은 시사점과 흥미를 줍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하고, 한 질병이 끼치는 범세계적인 영향에 전염병에 대한 흥미가 생긴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지식, 정보가 담겨있는 책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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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봄 국민서관 그림동화 233
케나드 박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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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향기를 맡을 수 있나요?

어느새 성큼 다가온 봄.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봄이 문을 똑똑 두드리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야속하다 하지않고 따뜻하게 다가온 봄이 너무 반갑네요.

흐트러지게 봄꽃이 필 때면 친구나 가족들과 강변에서 커피도 한 잔 씩하고 봄바람과 함께 산책하곤했는데, 올해는 혼자 집 앞 마트가는 길에 찍은 봄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은 계절의 향기를 맡을 수 있나요?

계절이 오는 소리를 들으신 적 있으신가요?

<봄 오는 소리>

땅 속에 꽃씨가 잠을 깨나봐

들마다 언덕마다 파란 숨결 소리에

포시시 눈을 뜨는 예쁜 꽃망울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봄 오는 소리

꿈꾸던 나무가 깨어 나나봐

뿌리로 물을 긷는 고운 맥박 소리에

쏙 쏙 쏙 고개 드는 밭가에 냉이들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봄 오는 소리

이렇게 동요까지 있는 걸 보면 계절이 오는 소리가 있나봐요 ㅎㅎ

전 확실히 이거다! 표현은 못하겠지만, 사계절 마다 느껴지는 향기가 따로 있어요.

각 계절마다 들리는 새소리, 벌레소리 등등 계절이 오는 소리도 느껴지고요.

<봄>하면 어떤 향기나 소리가 떠오르시나요?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모습을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표현한 <안녕, 봄>입니다.


                                    

안녕, 겨울밤아.

책은 겨울밤의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겨울 시내와 눈 위에 난 발자국에도 인사합니다.

아이의 인사에 사물들도 정답게 대답해준답니다.

                                    

겨울 밤이 지나, 아침이 왔어요.

밤에서 동트는 새벽녘을 지나, 아침이 와 변화하는 빛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나타냈어요.

                                    

안녕, 눈부신 해야!

안녕, 나는 온 세상을 따스하게 해.

어느새 까맣고 하얗던 배경이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어요.

겨울 밤에는 보이지 않던 동물들도 모습을 드러낸답니다.

                                    

잘 가, 겨울아.

안녕, 봄!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을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나타낸 감각이 돋보입니다.

작가인 케나드박은 드림웍스와 월트디즈니에서 일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서정적인 책의 내용과 어울리는 환상적인 일러스트가 담겨있답니다.

                                                                     

<안녕, 가을>과 <안녕, 겨울> 시리즈도 있는데, 이번에 읽은 <안녕, 봄>이 너무 마음에 들어 위의 2권도 구입하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놨어요 ㅎㅎ

우리 나라 말은 참 특이해요.

Hi~와 Bye~를 뜻하는 단어가 <안녕>으로 같으니까요.

책 속의 아이는 겨울에 볼 수 있는 사물들에게 안녕, 이라는 인삿말을 건냅니다.

원문에선 어떻게 되어있을 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원서 제목은 Goodbye Winter, Hello Spring이네요.

Goodbye를 처음부터 잘가~라고 번역하지 않고, 안녕으로 번역한 점이 참 센스있는 것 같아요.

계속 안녕으로 인사하다가 마지막에만 잘 가, 겨울아. 라고 번역되어있답니다.

꽁꽁 언 겨울 시냇물, 겨울 폭풍, 겨울잠 자는 물고기와 새들이 떠난 빈둥지 등에 작별 인사하던 아이는

아침이 되고 녹아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따뜻한 바람, 잠에서 깬 물고기, 지지배배 다시 돌아온 새들을 만납니다.

                                                                     

처음엔 이렇게 까맣고 차갑던 풍경이 마지막엔 초록초록 따뜻한 풍경으로 변한답니다.

아이와 처음과 끝의 일러스트를 비교하며 달라진 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봄은 매일같이 조금 조금씩 길어지는 햇빛, 따스해지는 바람, 꽃봉오리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쑥 찾아옵니다.

비록 지금은 조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렇게 나도 모르게 젖어드는 봄의 기운처럼 어느새 힘든 시기가 끝나고 웃고 있을거예요.

봄이 온지도 모르고 아직 마음에 바람이 부는 분들의 마음을 노곤노곤 녹여주는 그림책 <안녕, 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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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 고지마치중학교의 학교개혁 프로젝트
구도 유이치 지음, 정문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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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무엇을 위해 존재할까요?

방점을 학습에 두시나요, 사회에 나가서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 것에 두시나요?

둘 중 하나에 방점을 찍으라고 하면 대부분 후자이지 않을까요?

학습만 생각하는 건 좀 구시대적 사고에 편향된 것 같기도 하도...

'공부만 할거면 학원을 보내지!'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럼 현실의 학교도 그렇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아니요!

그나마 불평이 덜나오는 방향으로 한정된 기회와 자원을 나누려면 줄을 세워야 하거든요.

강남 7학군, 대치동, 마포 집값 절대 안떨어진답니다.

왜? 학군때문에.

학군이 집값을 결정하는 사회에서 학교에서 언제 민주시민을 육성하고 있겠어요?

학교에선 시험 쳐서 성적을 나눠주기도 1년이 바쁩니다.

학원은 학교 성적을 잘 받게 하기 위해 바쁩니다.

이런 풍조가 당연한 교육계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혁신학교 들어보셨나요?

제가 사는 부산에선 다행복학교라고 부르고 있어요.

학습 중심이 아닌 인간을 키우기 위한 학교(전인교육)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죠.

한국에도 눈여겨 볼만한 다양한 성공과 실패사례가 있지만, 일본의 유명 혁신학교인 고지마치 중학교 교장 구도 유이치의 저서 <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를 읽고 느낀점을 한국 교육과 제 생각을 담아 정리하였습니다.

혁신

숙제 폐지

숙제를 왜 낼까요?

학력 신장과 학습 습관 형성을 위해 낸다고는 하는데, 실효성이 있나요?

요즘 학교는 숙제를 없애는 추세입니다. 일기 쓰는 곳도 얼마 없죠.

학교에서 숙제를 안내줘도 학원에서 내주긴합니다.

기계처럼 숙제를 받아 기계처럼 냈던 부모들은 숙제를 안내주는 학교에 불만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숙제에서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안풀고 그대로 들고오거나,(몇 개는 풀었으니 백지는 아니다 이거죠) 베낍니다. 스스로 학습을 위해 내줬는데, 안 풀리는 문제를 혼자 고민해서 풀고 오는 애는 정-말 몇 명 안됩니다. 그 몇 명을 위해 숙제를 내는거다? 당신의 아이가 그 그룹에 포함 될까요? 혼자 잘하는 상위 몇 명의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대부분의 아이들은 베끼는 숙제를 꾸준히 내는게 도움이 될까요? 아이들의 생각은 자라지 않고, 그저 시간낭비 중노동일 뿐입니다.

공부의 기본은 자기주도입니다.

일괄적으로 나가는 숙제는 내 수준과 흥미를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숙제에 쫓기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수준과 흥미에 맞는 과제를 좇아야 합니다.

시험 폐지

요즘 초등학교는 중간 기말 안치는 거 아시나요?

이 말 들은 어른들은 대부분 '꿀이네. 라떼는 말이야~' 나옵니다.

벼락치기 다들 해보셨죠?

시험 직전엔 독서실과 카페가 터져나갑니다. 벼락치기해야하니까요!

시험에 나올 것 같은 부분만 외우는 건 시험 점수 유지에는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장기기억이 될까요?

시험장을 나오는 순간 남는 게 없습니다.

시험은 왜 칠까요?

줄세우려면 성적표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일제히 치는 시험이 제일 줄세우기 쉽습니다. 민원의 소지도 적습니다.

오히려 시험을 안치면 '우리 애가 공부를 안한다'는 민원이 폭!!!주!!!합니다.

대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단원평가를 보는 곳이 많은데, 담임 재량입니다. 성적에 들어가지도 않고, 복습의 의미죠. 성적에 안들어가면 공부 안한다고요? 할 애는 합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학습 능력'을 '특정 시점'에 평가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냐는 말이었습니다.

5월 중간고사 땐 못풀었던 문제를 7월엔 완벽히 습득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성적은 어떻게 나올까요?

수행평가로 상중하를 내는데, 교육부 지침이 앵간하면 '상'줘라입니다.

다 똑같이 '상'받는 게 무슨 의미냐고 하시면, 경쟁학습 줄세우기에 익숙해지신 겁니다.

근데 전, 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처럼 일단 원하는 대학 다 넣어 줄 거 아니면 모두가 원하는 대학과 과가 비슷한데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 할까요?

그래서 입사제와 각종 수시 전형, 학종이 등장했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전 수능이 제일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숙명여고 사태에도 입학 전형을 수능으로 일원화 해라는 댓글이 정말 많았어요.

입사제와 수시, 학종이 공정할까요? 수능보다 부와 학력의 세습화에 효과적일까요?

전 수능보다 입사제와 수시 학종이 엄마의 입김, 노력이 훨씬 많이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능 체제 밑에서도 극성 엄마들의 예습 열정이 불타오른다만,

학종은 아예 다릅니다. 돈 있는 집은 어릴 때 부터 학종 트랜드에 맞춰 학원을 보냅니다.

지금은 논술, 독서학원이 대세입니다.

교육에 큰 돈 들이지 못하는 가정은 주요교과(국영수 등) 학원 보내기도 벅차 트랜드에 맞춰 학원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학종은 매번 트랜드가 바뀌고, 돼지엄마들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을 모아 여기저기 컨설팅과 설명회를 다닙니다.

초등학교 때 부터 봉사실적과 외부상을 모으고, 영재에 지원합니다. 보통 엄마들은 이런 엄마들 못따라옵니다.

가끔가다 개천에서 용나던 거, 이제는 개천도 막아버린 형국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이에 대한 괜한 미안함을 가지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90년생이 온다] 읽어보셨나요? '90년대 생들은 공정하다'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었어요.

처음엔 '뭐래, 내가 제일 치졸하고 안공정한데.' 라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보니 납득이 가더라고요.

90년대 생이 입사제 수시 학종을 부정적으로 보고 수능을 미는 것과,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이유는 그나마 그게 '공정'한 선발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거였어요. 수능 외 다른 전형과 기업 입사는 과정에서 불공정함이 있을거라고 여기는 거죠.

저도 마찬가집니다. 불공정함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시험으로 줄세우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의 변화는 필요하지만, 결국은 이게 가장 공정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험 폐지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고정담임제 폐지

보통은 고정된 담임선생님 한 분에, 초등학교는 그 선생님이 거의 모든 과목을 담당하며 중고등학교는 과목마다 담당 선생님이 들어옵니다.

고지마치 중학교는 고정 담임제를 폐지하고, 한 반에 여럿의 담임을 두어 학생을 잘 대하는 교사는 학생지도에 학부모를 잘 대하는 교사는 학부모 상담에 ICT활용을 잘하는 교사는 ICT에 배치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역량에 맞는 역할을 하자는 건데.... 취지는 좋으나 학부모 상담에 지원하는 교사 수가 너-무 적을 것 같네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도 있고, 학급 운영에 대한 서로 간의 의견차이가 있을 텐데 그걸 해결하는 게 고정담임제 폐지의 핵심으로 보입니다.

혁신의 걸림돌

민원

요즘 교육부나 학교들이 하는 꼴을 보면 줏대가 없습니다. 민원에 따라 굽신거리며 갈대처럼 움직입니다. 학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닙니다. 민원이 무서우면 아무것도 개혁할 수 없습니다.

기존의 틀을 바꾸려고 하면 반드시 반발이 생기기 마련인데, 아이들 교육보다 표심이 우선인 교육부는 눈치보기 바쁩니다. 학교의 관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위 학교와 각 교실에서 자율성을 발휘하라고 해놔도, 집단 생활이 기본 인 학교에서는 서로가 '이거 해도 되나...? 민원 안들어오려나...?'생각하며 주저하게 되고, 관리자는 교육보다는 민원을 줄이기 위해 힘씁니다.

'미쳤나봐'싶은 진상밉상 민원도 많겠지만, 민원의 가장 큰 요인은 학교와 가정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서로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민원만 걸면 '학교에서 해결해주겠지' 하는 마음도 문제입니다.

학부모를 문제 상황에 끌어들여야합니다.

보여주기 식인 학부모 대표 위원 몇 명 선정에서 끝나지 말고, 학부모를 학교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한다, 그리고 학부모의 태도도 평가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사람은 책임이 있어야 신중해집니다. 자기 아이를 보냈는데 어떤 교육을 하는 지, 학부모도 궁금하지 않겠어요? 학교-가정의 지도가 연계되지 않으면 학교에서 아무리 잘 하고 보내봤자 말짱 도루묵입니다.

갈등을 보는 시선

파벌없는 집단이 있을까요?

아주 오래 전 부터 자신의 이익을 부풀리기 위한 파벌은 존재했고,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쪽이 의견을 내면 의견의 옳고 그름에 맞춰 판단하는게 아니라 저 쪽에서 낸 의견이기 때문에 일단 반대합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최우선 시 하며 의견의 합리성에 맞춰 결정한다면 혹시 의견이 부딪혀도 갈등이 아니라, 더 좋은 의견을 위한 토론 토의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교사 공모제

공교사는 휴직을 포함하지 않으면 보통 4년 안에 학교를 바꿉니다. 혁신 학교도 마찬가지기에, 처음엔 으쌰으쌰 의견모아 일하던 사람들이 떠나고 원하지 않는 데 온 사람들이 반드시 몇 명은 들어오게 되어있습니다.

혁신 학교도 문제가 많기 때문에, 회의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해보려는 사람들은 떠나게 되면 학교 운영이 차질이 생깁니다.

혁신학교로 선정될 때는 의견이 안맞으면 떠날 수 있고, 초빙도 가능합니다만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교사를 그렇게 채울 수 없게 되어있거든요. 해보려는 사람들만 모여도 삐걱이는 혁신학교 운영에 이런 인사발령은 걸림돌입니다. 원하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갈 수 있게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데 공감합니다.


한국에서 혁신학교를 꾸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사회 시선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혁신학교는 초등학교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공부가 안되거든요.

이 책에서도 성적이 올랐다는 말은 없습니다. 체험 위주의 교육이다보니 학습 위주의 학교에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중고등학교는 혁신학교가 잘 없고, 그래서 초등학교 때 혁신학교를 다녀봤자 연계가 안됩니다. "혁신학교에서 온 애들은 밝은데.... 공부는 아니야."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하는 말입니다.

혁신학교는 교육보다 전인교육, 체험중심이라 가정에서 체험학습을 다양하게 시키지 못하고, 공부에 대한 관심도가 적은 저소득층 가정이 많은 동네에 설립되는 것도 문젭니다.

혁신학교가 많은 서울경기권은 좀 나은데, 다른 지방은 보통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혁신학교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취지는 좋은데 내 아이는 보내기 싫은 학교로 인식되고 있거든요.

하지만 우리 나라는 지금 혁신학교의 걸음마 단계고, 많은 사람들이 힘쓰고 있으니 분명 바뀌긴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함에 의문을 갖고 교사 개인, 단위 학교에 자율성을 주어야 작은 개선이 쌓여 큰 물살을 만들어 냅니다.

내 아이가 학교에 갈 때는 과연 어떻게 변해 있을 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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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육아법 - 스스로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0~7세 최강의 부모 습관
하세가와 와카 지음, 황미숙 옮김 / 웅진리빙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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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육아'가 아이의 공감력, 사고력, 창의력을 높인다

"혹시 자기만족을 위해 아이를 키우고 있지는 않나요?"

머리말부터 훅 들어오는 한마디.

'나는 비록 완벽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내 애는 내 실패와 단점을 보완해서 더 바른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

세상 모든 부모의 바람이죠.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의 성에 차지 않는 행동을 보면 바로 교육을 하곤 합니다.

이런 식의 교육을 받으면 정말 아이가 잘 자랄까요?

저자는 꽤 많은 교육 방식이 아이를 잘 키우는 쪽이 아니라, 오히려 불필요하거나 아이의 정신적 성장을 멈추게 만드는 나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서술합니다.

                                    

5부까지 있는 책의 목차 중 2부까지만 봐도 '헉? 이렇게 해도 된다고?' 내가 아는 보통의 육아법과는 너무 다릅니다.

- 인사하라고 시키지 않기

-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하지 않기

- 왜요?라고 물을 때 정답에 집착하지 않기

- 아이가 자기중심적이라도 문제라고 여기지 않기

등등등...

이렇게 적~당히 대~충 육아 해도 될랑가 싶지만

여기서 '적당히'란 어떤 일은 꼭 이렇게 해야만 한다며 집착하지 않고, '굳이 집착하지 않아도 될 일에는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완전히 방치하는 것과는 다른 거죠.

부모는 화를 덜 내게 되고, 아이는 자유롭고 자립적으로 자랄 수 있는 적당히 육아법,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알고 있던 지식과 180도 다른 육아법을 성공적으로 시작하려면, 우선 준비할 5가지가 있습니다.

                                                                     

마음 준비가 되셨다면 알아볼까요?


억지로 의욕을 끌어내지 않기

하고 싶어서 하는 일과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의 결과는 성취도, 학습, 기억에 있어 막대한 차이를 보입니다.

의욕없는 아이에게 "열심히 해! 이러면 안돼!"해봤자 의욕이 생길까요?

열심히 하라는 말에 오히려 의욕이 싹 사라져 버리는 효과는 어른들도 자주 느낍니다.

<비를 드니까 마당을 쓸라한다>

스스로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 일을 시킨다는 뜻으로,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쓸데없는 간섭을 해서 기분을 망쳐 놓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공부 좀 해보려고 방에 들어가려니 "이제 그만 놀고 공부할 때 안됐냐?"

있던 의욕도 꺾이게 만드는 이 말. 자주 들으셨죠...?

아이를 믿고 기다리면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부모는 그다음부턴 더 잘 기다릴 수 있습니다.

억지 의욕을 끌어내느라 부모는 짜증나고 아이는 위축되는 것보다 서로 간에 훨씬 값진 기다림이 된답니다.

부모의 분노와 짜증이 끓어 오를 때

참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도 스트레스를 받고 초조해집니다.

단전에서 끓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차가운 눈빛과 비수같은 말을 쏟아내고, 아이는 부모의 이런 태도에 더 스트레스를 받아 행동이 더 과해집니다.

이런 악의 순환을 끊으려면, 아이에게 참으라고 다그치지 말고 아이가 참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차분한 태도를 보면 마음의 안정을 되찾습니다.

아이의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눈을 감고 심호흡하거나 달달한 사탕을 하나 먹는 등 긍정적인 기분을 되찾고 아이에게 미소를 보여줄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달래야합니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라 훈육하기

생후 18개월까지는 훈육하지 않기

생후 18개월까지는 훈육하지 않기라니, 아무리 적당히 육아법이라지만 그랬다가 애가 잘못 들인 버릇이 평생가면 어쩌려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은 A-B-C의 단계를 거쳐 차례대로 성장합니다.

아직 A단계에 있는 아이에게 C단계를 제시해줘봤자 아이에겐 난해할 뿐입니다.

생후 약 18개월 이전의 아이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뇌가 사회규범을 이해할 만큼 발달하지 않은 아이에게 규칙을 지키게 하려고 하면 부모도 너무 힘듭니다. 이제 싹이 나왔을 뿐인데 꽃을 언제 피냐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셈이죠.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은 탓에 18개월 미만의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웃으며 앞으로는 잘못하지 않을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혹시라도 예의범절을 모르는 아이가 될까, 3살 버릇이 여든 갈까 걱정하는 건 좀 내려놔도 될 것 같네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라고 하지 않기

아이 키우면서 이 말을 제일 많이 하는 말 아닐까요? 어른의 입장에서는 이게 뭐가 어려워, 싶지만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미션이었네요.

만 6세의 아이들 중 99퍼센트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엄마아빠가 엄한 표정을 지으며 하지말라니까 안 할 뿐,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고 헤아려서 결정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이럴 땐 남에게 폐를 끼치는 다른 아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예절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런 예를 많이 접하면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감능력이 저절로 발달하게 됩니다.

집안 일을 도와주어도 보상을 제공하지 않기

'내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커서 집안 일을 돕는다니!' 엄마아빠를 위해 열심히 집안 일을 거드는 아이를 보면 얼마나 사랑스러울까요? 오늘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사달라는 거 다 사주고 싶을 것 같아요.

하지만,

보상에 길들여지면 돕는 기쁨이 사라집니다.

남을 돕는 행위 자체에 행복을 느껴야지, 그때마다 보상을 준다면 보상이 없어지는 순간 남을 돕지 않습니다.

고맙다는 말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아이의 실수를 바로잡지 않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뭐든 하겠다고, 자기가 말하겠다고 나서던 아이들이었는데,

초, 중, 고, 대를 지나면 의욕이 폭삭 사그라져버립니다.

혹시 내가 나섰다가, 발표했다가 틀리면 너무 부끄러우니까요.

좀 틀리면 어떻습니까. 가만히 있는 것보다 훨씬 낫죠!

어린 아이가 키워야 하는 건 정확한 지식이 아니라 적극성입니다.

아이의 틀린 부분을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면 아이가 나름대로 이해한 것이 헝클어져 버릴 뿐만 아니라, 탐구하려는 의욕도 사라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오류를 깨닫고 수정해나갈테니 가만히 내버려두세요.

물음표 살인마

왜? 왜요? 왜왜왜왜왜왜?

전세계 부모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 이라는 "왜요?"

오죽하면 <왜요?>라는 왜요?로 외계인을 퇴치하는 아이 그림책도 있습니다.

아이의 왜요?에 일일이 답하다간 머리가 빠질 것 같은데, 그렇다고 답을 안해주면 애가 슬퍼할까 걱정인 부모들.

너무 당연한 질문은 대충 넘겨도 됩니다.

혹은 상상의 답을 내놓아도 아이는 즐거워합니다.

하지만 설명해봐야 알아듣지도 못할 어려운 지식은 말해줘봐야 금방 잊힙니다. 오히려 앞으로 생각하는 힘을 빼앗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에 담겨 있답니다 ㅎㅎ

그림책 교육

독서의 효과 중 하나는 간접경험입니다.

책의 사건을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생생하게 느끼며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고, 상상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아이가 겪을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기에 책을 읽으며 경험하는 수많은 공감은 따뜻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뿐만 아니라, 학습 효과도 대단하죠.

그림책은 아이의 뇌를 활발하게 움직여줌으로써 지능이 향상됩니다. 어휘력, 추상적 사고력, 논리력, 읽는 힘이 모두 강화됩니다.

특히 그림책을 읽어주며 부모와 교감하는 경험은 아이의 인성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죠.

빨리 아이가 자라 그림책을 읽어주고 같이 활동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ㅎㅎ


                                    

중요한 부분엔 이렇게 밑줄이 되어있어 보다 효과적인 내용 파악이 가능합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바람. 당연한 생각입니다.

의욕은 곧 과욕이 되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이에게 분노와 짜증이 치미고 그런 내 모습에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마음껏 울면서 생각하고 반성하며 강해집니다.

지금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아이를 '적당히' 키우면 아이의 자립심은 몰라보게 커집니다.

부모가 이것저것 도와줘야 아이가 바르게 자랄 것이라는 압박은 부모와 아이 모두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도덕적이나 안전 상 문제가 될 때가 아니라면 바로 개입할 필요없습니다.

많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해나가며 스스로 배워나가거나 또래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내가 바로 교정해주는 게 가장 빠른 길 인 것 같지만, 바로 답지를 들이밀면 아이는 독립적으로 자랄 수 없습니다.

힘을 뺀 육아는 엄마아빠의 심신 안정, 충분한 잠, 부모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최고의 육아는 사랑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차가운 눈쌀과 말 대신, 사랑을 듬뿍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적당히 육아법>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강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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